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에서 멸종한 공룡을 부활시키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오래전 공룡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 한 마리가 어떻게 호박(Amber)에 갇혀 광석의 일부가 되고, 세월이 흐른 뒤 그 광석을 캐서 모기를 발굴하고, 그 피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 황우석 박사 같은 사람이 공룡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간단한 것이다. 이제 옛날 피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영화 <이매큘레이트>는 성경책이랑 ‘쥬라기 공원’만 있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미국 소녀 세실리아(시드니 스위니)는 다니던 성당 사정으로 이탈리아의 한 수녀원으로 가게 된다. 어릴 적 호수 빙판에 빠져 7분간 심장이 멎은 적이 있기에 그 누구보다도 신심(信心)이 깊다. 이탈리아 성모 마리아 성당의 테데스키 신부는 세실리아를 반갑게 맞이하지만, 곧바로 악몽같은 수녀원 생활이 시작된다. 이탈리아어가 서툰 그녀는 주위에서 수군대는 말의 불온함을 곧 캐치한다. 그런데 악몽을 꾼 뒤 놀랍게도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성당의 의사 검진 결과 ‘처녀수태’란다. 이제 살아있는 기적의 징표로 떠받들어진다. 그런데, 점점 더 사악하고도, 끔찍한 성당의 비밀에 내던져진다. ‘처녀수태’는 기적이나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되어간다. 영화 제목 ‘이매큘레이트’(Immaculate)는 ‘흠이나 티가 전혀 없는, 깨끗하고 순결한’이란 뜻이다. 그런데 종교적으로는 무원죄 잉태설(Immaculate Conception)을 말한다.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성모 마리아가 잉태를 한 순간 원죄가 사해졌다는 로마 가톨릭의 믿음’을 뜻한다. 무염시태(無染始胎)라고도 한다. 세실리아가 임신했을 때 테데스키 신부가 ‘동정인지, 남녀관계가 있었는지’ 묻는 장면이 나온다. 세실리아에게는 불쾌하거나, 공포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영화는 세실리아의 이 기적 같은 잉태가 순조롭게 출산으로 이어질지 공포의 질주가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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