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은 참 ‘살아남기 어려운’ 나라이다. 잊을만하면 대형사고가 발생하니 말이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똑 같다. 적나라하게 현장모습을 전하는 생방송, 요란스런 정치권, 들끓는 여론, 희생양 찾기, 어느 순간 급전직하 ‘유족타령’, 그리고 다함께 망각하기. 참으로 잔인하지만 늘 그래왔다. 살아남은 사람, 그리고 그 주위사람의 고통은 애써 외면했는지 모른다. 한번 돌아보게 하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차승원은 작은 칼국수가게를 하는 동생 집에서 일을 거들고 있다. 다 큰 아저씨가 일하는 품새가 조금 어수룩해 보인다. 그래도 시간 나는 대로 열심히 운동하여 팔뚝 근육은 마동석급이다. 무슨 사연이 갖고 있을까. 병원에서 어린 소녀 샛별(엄채영)을 만난다. 샛별의 머리를 보니 항암치료 중인 모양이다. 샛별은 다짜고짜 대구로 가자고 한다. 지하철 내려가는 입구에서 차승원이 주춤하며 “지하철은 위험해~”라고 말한다. 그렇게 둘은 고속버스를 타고 대구로 향한다. 이제 차승원을 걱정하는 동생 가족과 소녀를 염려하는 할머니도 그들을 쫓아 서둘러 대구로 향한다. 관객은 삼성라이온즈 유니폼과 이승엽, 그리고 동성로 토착 조폭과 뒤엉킨 코미디를 보면서, 점차 소녀가 대구로 내려가는 이유와 차승원이 대구로 내려가는 것을 꺼려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 영화를 보기 전에 전해들은 이야기와 함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영화는 어느 순간에 그날의 사고현장과 맞닥친다. 시커먼 터널 속에서 불타오르는 지하철의 모습, 그 아비귀환 속으로. 영화는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참사를 다룬다. 그 날 소방관으로 선로에 뛰어들었다가 부상을 입은 남자와 현장에서 비극을 안고 태어난 아이, 그리고 그 주위 사람들이 잊으려고 발버둥 치던 그 트라우마가 무엇일까. 차승원은 ‘코미디여야 하는’ 전반부를 연기하면서도 후반부의 ‘진정성’을 위해 연기에 고심했다고 한다. 관객은 초반의 이상한 코믹쇼에 빠져들면서 ‘미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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