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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마] 그 시절, 충무로 실록 (Netflix Aema, 이해영 감독 2025)

 요즘 같은 시대에는 애처롭게 느껴질 그 시절 풍속사(風俗史)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 공개되었다. 지난 22일 넷플릭스글로벌 OTT 서비스. 1997년 미국에서 시작됨에 공개된 이해영 감독의 6부작 오리지널 <애마>는 1982년 개봉된 안소영 주연의 영화 <애마부인>의 제작과정에 빗대 당시 처절했던 충무로 영화인의 열정과 밑바닥에서 끌어 오르던 민초들의 민주화 염원, 그리고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불온한 시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글로벌 OTT 서비스. 1997년 미국에서 시작됨 <애마>는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모(진선규)가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파격적 영화를 만들기로 하면서 시작된다. “이제 벗기는 영화, 본격적인 성인영화의 시대가 되었어. 주제는 성욕이야!” 이른바 전두환 시절의 ‘3S’(스크린,스포츠,섹스)의 시대에 발맞추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전속계약에 묶어놓았던 톱스타 정희란(이하늬)은 이제 지긋지긋한 에로물은 그만 찍고 싶다. 예술영화를 하는 권도일 감독(김종수)이 준비하고 있는 <육식의 밤>에 출연하고 싶어 한다. 제작자 구중모는 신인감독 곽인우(조현철)의 시나리오 <애마>를 찍기 위해 오디션을 통해 신인 여배우 신주애(방효린)를 캐스팅하고, 희란에게는 의도적으로 조역 에리카를 맡긴다. 곽 감독은 주체적 여성상의 애마를 그리고 싶지만 1980년대 충무로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문공부는 사전검열을 통해 시나리오에 줄을 그어대고, 영화사 대표는 더욱 노골적으로 참견하고, 정희란은 에리카를 재해석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신인배우마저 애마를 변화시킨다. 이제 곽인우 감독은 ‘은근하게, 하지만 노출에 진배없이~’ 자신의 ‘애마’를 필름에 담아야한다. 그 과정에서 촬영현장의 에피소드, 청와대의 홀딱쇼, 문공부의 칼질은 애달픈 그 시대의 유산이다. 과연 신인감독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을까, 신인 여배우는 인간성...

[애비규환] 정수정, 가족의 탄생 * MORE THAN FAMILY *

  이 영화 속도전이다. 고3 호훈(신재휘)의 과외선생 토일(정수정)은 시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필이 받아 뽀뽀하더니, 덜컥 임신하게 된다. 너무나 흔한, 혹은 절대 흔하지 않은 싱글맘, 십대 커플의 이야기가 펼쳐질 듯하지만 영화는 예사롭지 않은 가족 이야기로 진행된다. 낙태와 사회적 안전망을 이야기하는 청소년 계도 드라마가 아니다. 가정의 달에 공영방송 KBS에서 방송함직한 가족드라마이다. 오늘(2021.8.27)밤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 방송되는 최하나 감독의 데뷔작 [애비규환]이다. 물론 엄청나게 비참한 지경을 말하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을 비튼 말이다. 아무래로 ‘아버지’이야기가 나올 듯하다.  대학생 신분에, 과외하는 학생과 연분이 생겨 아기를 가진 ‘토일이’의 선택은 무엇일까. 임신 5개월째가 되어서야 아버지(최덕문), 어머니(장혜진)에게 임신사실을 알리며, 결혼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런 폭탄선언의 경우 대부분의 부모가 보일 반응은 비슷할 것이다. 토일은 호훈의 부모님(남문철 강말금)에게도 사실을 알린다.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다. 토일의 가족에게는 사연이 있다. 토일은 갑자기 대구로 내려가서 친부를 한번 찾아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제 친아버지(이해영)가 소동에 합류한다. “누굴 닮아서 이러니~”의 현장을 목도하며 축복받은 결혼식이 될지, 자의식 과잉의 싱글맘이 될지 그 결과를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하며 힘겹게 돈을 모아 결혼하려는 청춘의 단계보다 훨씬 이전에,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애 아빠와 철부지 여대생이 덜컥 임신을 했을 경우,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가. 최하나 감독은 ‘가족의 이야기’와 ‘콩가루 가족’이야기를 코믹하게 비틀어 전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걸그룹 f(x)의 크리스탈(정수정)과 장혜진, 최덕문, 이해영, 강말금, 남문철 등 얼굴과 함께 그 역할이 바로 떠오르는 쟁쟁한 조연진이 참여하며 소박한 가족의 거창한 가족 만들기 전쟁이 완성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

[독전] “니가 이 선생이니?” (이해영 감독, Believer, 2018)

  ‘천하장사 마돈나’와 ‘페스티발’, 그리고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의 이해영 감독이 이번에는 제작비가 113억 원에 이르는 꽤 영화를 만들었다. 액수만 클 뿐 아니라 마약유통을 둘러싼 범죄조직과 경찰이라는 스케일 큰 이야기를 다룬다. 기대도 될 뿐만 아니라 우려도 되는 지점이다. 이 영화는 두기봉(조니 토) 감독 작품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알려졌기에 말이다. ‘마약’과 ‘경찰이야기’라면 세계최고의 조련사 아니던가. 게다가 중국마약을 다룬다면 급이 다를 것인데 말이다. 여하튼 이해영 감독은 엄청난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전쟁을 펼친다. 조진웅은 오랫동안 마약조직의 수수께끼 같은 우두머리 ‘이 선생’이란 놈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마약팀 형사이다. 오늘도 함정수사까지 펼치며 작전에 나서지만 실패한다. 하지만, 그 시각 마약공장에 폭발사고가 나고, 기적적으로 생존자(류준열)가 발견된다. 이제부터 형사 조진웅과 마약조직의 의심스러운 떨거지 류준열의 아슬아슬한 공조수사가 펼쳐진다. 목적은 오직 하나 ‘이 선생’을 잡는 것이다. <독전>의 재미는 미스터리 보스 ‘이 선생’을 잡는다는 목표를 두고 펼치는 선(線)들의 전쟁이다. 형사 라인에서는 조진웅을 필두로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마약반 형사들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작전을 펼칠 것이다. 도중에는 돌발사태가 발생하여 피해를 당할지도 모른다. ‘마약조직’은 훨씬 위태롭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보스가 있고, 그 보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호시탐탐 자신의 세력을 확장시키는 중간보스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보스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행동대원이 즐비할 것이다. 물론, 이해영 감독은 패거리의 전쟁을 만들지 않는다. 김주혁과 차승원이라는 배우의 장기를 뽑아내어 그들의 카리스마를 스크린에 폭발시킨다. 김주혁은 중국 길림성의 마약왕을 연기한다. <황해>의 면가(김윤석)나 <신세계>의 정청(황정민) 정도면 그 동네 악당의 잔인함을 예상하게 한다. 김주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