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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미 투 더 문] 지상최대의 쇼. 달 표면에 고양이가 산다 (그렉 벌렌티 감독, Fly Me to the Moon, 2024)

미소(美蘇) 냉전시기에 두 강대국의 자존심을 풍자하는 유머가 많았다. 그 중 하나가 ‘콘돔’이다. 이런 내용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혈기왕성한 젊은 선수들을 위해 콘돔을 많이 준비했는데 소련이 요청한 것은 터무니없이 큰 사이즈였다는 것. 미국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소련의 주문대로 만들고, 마지막에 ‘사이즈=S’라고 붙이는 것이었단다. 미국과 소련의 자존심 싸움은 그런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영화 <플라이 미 투 더 문>을 보면서 그런 한 시대가 떠올랐다.   영화는 우주경쟁에서 앞서가는 소련의 휘황찬란한 도전사를 보여준다. 유리 가가린이 먼저 지구의 인력을 박차고 우주로 날아간 것이다. ‘자유진영’의 대부 미국은 난리가 났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대가 다 가기 전에 미국인을 달나라에 보내겠다고 큰소리친다. 그리고 “이것은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도전하는 것입니다.”는 멋진 말을 덧붙인다. 과연 미국인은 뒤늦게 뛰어든 우주개발 레이스에서 소련을 꺾고, 달나라에 성조기를 꽂고,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소련인 유리 가가린이 지구 궤도를 돌자 충격 받은 미국은 NASA에 돈을 쏟아 붓지만 아폴로 1호는 이륙도 못하고 조종석 화재로 세 파일럿이 소사(燒死)한다. 케네디가 큰 소리쳤지만 의원님 생각은 다르다. ‘하느님에게 도전하는 것’을 용납 못하는 사람도 있고, ‘겨우 달나라 가서 기념사진 찍고 오는데 그 많은 돈을 허비하는 것을 싫어하는 유권자도 있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경쟁에선 이기고 싶지만 NASA의 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다. 여기에 구세주가 등장한다. 높은 곳(아마도 백악관)의 직접지시를 받는 듯한 ’비밀기관‘의 모 버커스(우디 해럴슨)이다. 그는 광고계의 재인(才人) 켈리 존스(스칼렛 요한슨)를 찾아내 케이프 커내버럴로 보낸다. 홍보책임자로!  소련의 특급 우주개발자를 납치하거나, ’Area 51‘에 숨겨두었다는 외계인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홍보전문가를 NASA에 보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