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늘(29일) 개막식과 함께 열흘간의 영화축제를 시작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주는 코로나로 잔뜩 위축된 상황에서 축제를 열어야하지만 미지의 영화에 대한 전진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전주영화제 개막작은 세르비아의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의 <아버지의 길>이 선정되었다. 복잡한 근현대사의 아픔을 갖고 있는 발칸의 날아온 <아버지의 길>은 지켜보기에 가슴 아픈 영화이다. ‘이데올로기’와 ‘민족감정’이 할퀴고 간 그 땅엔 가난만이 남은 모양이다. 보스니아의 어느 산골 마을, 빌랴나가 아들과 딸을 데리고 남편의 공장을 찾아온다. 남편이 몇 달간 월급도, 약속한 수당도 받지 못했다면서 울부짖는다. “우린 너무 배가 고파요. 애들이랑 그냥 죽어버릴래요”라며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붙인다. 그제야 사람들이 달려든다. 남편 니콜라는 산에서 벌목하는 일용직 노동자. 소식을 듣고 달려오지만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다. 부인은 살아남았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한다. 아이들은 끔찍한 트라우마가 예상된다면 복지센터 사람이 데려갔단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후속 지원제도’가 그런대로 갖춰진 모양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복지센터라는 곳을 갔더니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진다. “집에 전기는 들어오는지, 수도는 나오는지, 냉장고는 있는지? 벽에 칠을 제대로 되어 있는지” 물어본다. 아이들이 기본적인 것도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는 살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 따지는 원칙’이란다. 빈털터리 일용직 노동자 신세인 니콜라는 이미 끊긴 전기와 수돗물을 겨우 끌어다 놓지만 복지센터 사람의 반응은 이렇다. “욕실에 난방장치가 없군요, 애들 방에 장난감은? 보일러는? 애들 컴퓨터는?” 어쩌면 최소한의 요구일 테지만 일용직 아버지에게는 너무나 높은 벽이다. 그런데 니콜라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복지센터의 관리자라는 사람이 아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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