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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자] 혼돈의 시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Unforgiven 1992)

  (2003/3/7) 헐리우드 영화인 중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만큼 할 말이 많은 사람도 드물 것이다. 이른바 B급 마카로니 웨스턴의 총잡이였던 그가 작가주의적 영화를 양산하며 아카데미 감독상뿐만 아니라 베니스 영화제로부터의 오마쥬도 받을 정도의 작가주의적 영화를 만들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정치판에도 뛰어들어 말파소라는 작은 마을의 시장님이 되어보기도 했다. 그의 작품 중 초기 이른바 마카로니 웨스턴이나 ‘더티 해리’ 시리즈 말고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단연 <용사받지 못한 자>일 것이다. 이 작품은 최근 만들어진 서부극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잇다. 초야에 묻혀 살던 왕년의 건맨이 어떻게 또다시 총을 들게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은 고전적인 웨스턴의 구도였다. 그런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총잡이는 정의의 총잡이가 아니라 무법자 출신이며 그가 총을 든 것도 다수의 정의라는 맥락에서 보자면 원칙에 어긋난다. 그런 면에서 착하게 살려고 하는 남자가 사회의 인정-정확히는 기존 질서의 유지자로부터 배제당하면서 분노와 복수의 불을 내뿜는다는 다소 변형된 안티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 미국 북서부 와이오밍 어느 마을, 윌리엄 머니라는 서부의 사나이가 있었다. 알고 보니 이 남자는 1880년대 미국 서부를 짓밟던 극악무도한 총잡이였다. “그에게는 여자도 아이도, 피도 눈물도 없었다.”라는 전설만이 전해지고 있었을 따름이다. 하지만 이제 그는 총도 제대로 겨누지 못하며 말안장에도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노친네가 되어 돼지우리를 치며 늦게 얻은 아들, 딸과 조용히 지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에 의해 개과천선하여 숨어 지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는 이미 죽은 뒤였다. 어느 날 그에게 스코필드 키드(제임즈 울벳)라는 얼치기 총잡이 하나가 찾아온다. 저 멀리 한 마을에서 어떤 불한당들이 여자를 난도질했는데, 그 여자 측에서 거금의 현상금을 내놓고 악당을 죽여 달라고 했다는 것. 이런 소문은 금세 서부 전역에 퍼졌다는 것이...

[딥 임팩트] 커다란 돌멩이, 지구를 강타하다 (미미 레더 감독 Deep Impact 1988)

  한때 땅 위를 돌아다니던 거대 공룡이 어떻게 멸종-사라졌을까. 여러 가지 說이 있지만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은 단연 '운석 충돌설'이다.  현재 지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지구충돌의 흔적들을 통해 과학자들이 계산한 것이 있다. 1908년에 반경 약 50m(겨우!)의 운석이 시베리아의 퉁구스카 지역에 떨어졌다. 지표면에 충돌한 것이 아니라. 지표상공 10Km높이에서 폭발하여 그 잔해들이 지표를 뒤덮었다고 한다.(대기권에 초속 16Km속도로 진입하는 대기권에서 타버리거나 폭발한다) 그때 충격은 핵폭탄 15개의 폭발력에 해당하였고 주위 약 2,300㎢의 지역을 폐허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공룡을 한순간에 멸종시킨 것으로 보이는 '충돌'은 유카탄 반도에 있는 지름 300Km짜리 운석공(돌멩이는 이미 흙먼지가 되어 사라졌고 커다란 웅덩이만 남아있다)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 300Km짜리 운석이 지표면에 부딪치면서 생긴 피해면적이 약 7만㎢. 문제는 충돌과 함께 20만㎦의 먼지를 대기 중으로 방출해 태양광을 차단하여 지구에 빙하기를 가져왔고 공룡은 얼어 죽었다는 것이다. 뭐, 그런 사전지식만 갖고 <딥 임팩트>를 보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충돌이 지구역사에 한 차례 있었다면 앞으로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밀레니엄 지구멸망론에 근거하여 헐리우드에서는 비슷한 내용의 거대한 재난영화를 동시에 두 편이나 만들었으니 바로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이다. 미국 청소년들이 과학 선생님의 지도 아래 밤하늘 별들을 쳐다보고 있다. 그러다가 똑똑해 보이는 소년 '레오 비더먼'이 새로운 별을 하나 발견한다. 어쨌든 소년이 발견한 이 행성사진을 근거로 한 천문학자가 행성궤적을 계산한다. 이 행성은 2년 후에 지구에 정면충돌할 것이며 엄청난 재앙을 안겨줄 것이라는 것. 이 행성의 이름은 '울프-비더만'으로 명명된다. 어쨌든 이 '울프-비더먼'은 ...

[너스 베티] 나의 꿈, 나의 우상 (Nurse Betty, 닐 라부티 감독,2001)

  <너스 베티>는 두 개의 꿈을 나란히 따라가는 영화이다. 하나는 캔사스의 촌동네에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성 '베티'를 통해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것이며, 또하나는 이미 나이든 홀애비 킬러가 정열을 찾아가는 여정을 코믹하게 그린다. 베티는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마냥 줄곧 캔사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현실에 붙박이처럼 고정되어 살아가던 존재이다. 그녀는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이며 TV드라마 <사랑의 이유(A Reason to Love)>의 닥터 데이빗의 열성팬이다. 그가 그 드라마에 빠져있는 시간 그의 남편은 여비서와 놀아나고 있다. 베티는 점점 그러한 무미건조한 현실을 망각해가고, 남편의 뷰익 LeSabre를 몰고는 이 동네를 뜰 생각뿐인 것이다. 마치 <델마와 루이스>처럼 말이다.   한편, 마약딜러에 고용된 히트 맨(프로페셔널 킬러) 모건 프리먼과 크리스 락 부자는 뷰익에 숨겨진 마약의 행방을 좇아 베티의 뒤를 쫓는다. 전형적인 히트맨으로서의 냉혈성을 지닌 모건 프리먼은 베티의 사진과 베티가 좋아하는 TV드라마에 의해 조금씩 알수 없는 방향으로 그의 삶을 전개시켜나간다. 이 영화는 작년 깐느영화제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할만큼 매력적인 줄거리를 갖고 있다. 아내는 안방에서 녹화해둔 <사랑의 이유>를 보고 있고, 문밖에서는 히트맨에 의해 남편이 머리가죽이 벗겨지고 끝내 총에 맞아 죽는다. 미국에서 R등급받은 이 장면이 우리나라에서는 15세로 통과되며 살아남은 엽기성은 그동안 잔잔하게만 진행되어오던 이 영화의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정체성을 흔들어놓고, 베티의 미래를 알수 없는 골짜기로 밀어넣는다. 마침내 베티는 '정신착란'의 상태에 도달하게되고, 마침내, 그녀 자신은 '데이빗의 약혼녀'라는 망상에 빠져들어 데이빗 라벨를 찾아 캔사스의 집을 나서게되는 것이다.   영화는 팬덤 신드롬에 빠진 '열성팬' (빠순이?)이 어떻게 자신의 우상을 만나 같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