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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 동쪽마녀 엘파바, 그리고 글린다 (Musical Wicked, 2021)

미국의 작가 엘 프랭크 바움(L. Frank Baum)이 어린이소설 <오즈의 마법사> 첫 권을 내놓은 것은 1900년이다. 그리고 주제가 “오버 더 레인버우”로 유명한 주디 갤런드 주연의 영화 <오즈의 마법사>가 나온 게 1939년이다. <오즈의 마법사>에는 100년도 더 전에 나온 이 이야기는 오랫동안 정신세계를 지배한다. 정치체제에서 인종차별 문제까지 말이다. 그런 이미지는 뮤지컬 <위키드>의 등장과 함께 더 확고해졌다.  뮤지컬 <위키드>는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맥과이어는 엘 프랭크 바움의 클래식을 충분히 비튼다. 커다란 줄거리에서부터, 등장인물, 그들의 사연과 운명까지 말이다. 워낙 많이 알려진 원작이기에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이러한 시도는 오히려 참신했고, 흥미로웠다. 소설 <위키드>는 캔자스 시골마을의 도로시가 주인공이 아니다. (허리케인에 날려간) 도로시의 오두막 집에 비참하게 깔려죽은 사악한 서쪽마녀(Wicked Witch of the West)의 언니인 ‘동쪽마녀’ 엘파바의 이야기이다.  뮤지컬 <위키드>는 어쨌든 ‘깔려죽은’ 마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악명 높은 서쪽마녀가 죽었다니 “Good news! ”란다. 지금 에메랄드시티의 ‘인싸’인 글린다는 학창시절 소문난 찌질이였다는 엘파바와의 관계를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엘파바는 눈에 띄는 녹색 피부와 촌스러운 스타일로 금세 학교의 ‘앗사’가 되었으니. 그런데 엘파바에겐 ‘오즈의 마법사’를 능가하는 마법을 힘이 있었다. 처음엔 부딪치고 갈등하던 엘파바와 글린다가 자연스레 좋은 룸메이트로, 그리고 소울메이트로 진화한다. 한없이 무겁고 침울했던 소설 위키드는 환상적이고 신나는 알록달록한 뮤지컬로 변신했다.  1막 마지막에 주인공 엘파바가 무대 위로 날아오르며 부르는 'Defying Gravity'는 관객의 꽉 막힌 가슴을 뻥 뚫어버릴 만큼 폭발적이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두 여자 이야기 (Musical Marie Antoinette, 2014 샤롯데씨어터)

서기 1789년이면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금시기였다고 할 수 있는 정조시대였다. 프랑스에서 이른바 대혁명이 일어나던 해이다. 루이 16세가 그 동안의 적폐를 이겨내지 못하고 마침내 와르르 무너진 해이다. 바스티유 감옥이 함락되었고 그 후 프랑스는 혁명의 열기와 광기로 대혼돈의 시기를 맞이하였다. 1793년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차례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드라마틱한 시기이다. 시민사회의 발흥, 민주제도의 확립 등 정치사상적으로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던 시기인데, 요즘에는 ‘레미제라블’ 같은 작품의 영향으로 비주얼하고, 영화적인 감흥이 더 높다. 이 시기를 다룬 뮤지컬 작품이 무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옥주현, 김소현, 윤공주, 차지연이 열연하고 있는 EMK뮤지컬컴퍼니의 ‘마리 앙투아네트’도 이 시기를 다룬다. 지난 달 1일 샤롯데 씨어터에서 스타트를 끊은 뒤 두 달 가까이 뮤지컬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소설가 엔도 슈사쿠는 아사히 신문에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재했다. 그 소설을 기반으로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짝을 이뤄 뮤지컬로 완성했다. 두 사람은 ‘엘리자베스’, ‘모차르트!’, ‘레베카’를 내놓으며 한국 뮤지컬 팬에게도 인기가 높은 편. 유럽무대에 올랐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번에 처음 한국무대에 오르면서 한국프로덕션에 맞게 새로운 곡도 많이 추가 되고, 내용도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미하엘 쿤체는 “이번 서울공연이 세계 초연이라고 할만하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제목에는 영어 이니셜 ‘M.A.’가 함께 따라붙는다. 당연히 마리 앙투아네트를 뜻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그녀와 함께 ‘마그리드 아르노’(역시 M.A)라는 여자가 비중 있게 등장한다. 물론, 우아하고 사치스런 왕궁의 마리와는 완전히 대비되는 삶을 사는 파리 뒷골목 빈민가의 평민 역이다. 두 여자의 대조적인 삶과 운명적 만남, 그리고 ‘한국 막장드라마’ 버금가는 혈연적 요소를 가미시켜 ‘프랑스대혁명’의 위대함과 뮤지컬의 장엄함, 그리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