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곤지암>의 정범식 감독은 2007년에 <기담>이란 영화로 데뷔했었다. 감독 자신이 공포영화에 일가를 이루고 싶다고 했지만 2014년에 조여정과 클라라를 데리고 <워킹걸>을 내놓았을 때 심한 배신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 정범식 감독이 이번에는 작심하고 공포의 원류로 돌아왔다. 영화 <곤지암>은 할리우드 ‘블레어위치’ 못지않은 언플로 영화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언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CNN이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를 선정한 모양이다. 그 리스트 가운데 한국의 곤지암정신병원이란 게 있는 모양이다. 기실, 곤지암이란 지역에 있는 남양정신병원이었고 언젠가부터 폐건물이 되어 버린 곳이란다. 감독은 이곳을 ‘영화적’으로 재설계한다. 거창하게, 무섭게. 정 감독은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이 1961년 5월 16일 개원했고, 1979년 10월 26일 폐쇄되었단다. 탁구 치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 원장이 청와대에서 훈장도 받고 그랬단다. 이곳이 정말 정신병원이었다는 소문도 있고, 비밀스런 고문 장소였다는 소문도 있다. 하이라이트는 환자가 집단자살하고 원장도 목매달아 죽은 후 폐쇄되었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설정이다. 정 감독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밑밥으로 깔고 작금의 청춘의 놀이문화를 끌어들인다. 유튜브와 드론, 고프로(카메라), 별풍선(여기서는 광고수주라는 현실적 계산이 깔려있다) 같은 디지털적 관찰과 동참의 유희를 펼친다. 공포영화를 즐기는 영화팬에게 가장 중요한 어느 정도 무섭냐는 것이리라. 공포감의 정도는 지극히 상대적이다. 귀에 거슬리는 “끼릭끼릭” 소리에도 모골이 송연할 경우가 있고, 갑자기 눈앞에 뭔가가 나타났을 경우 기겁할 수도 있다. 이 영화는 초반에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 헌팅’에 동참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어두운 저 구석에서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고, 불이 꺼지는 순간 누군가 뒤에서 얼음장 같은 손을 올릴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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