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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블레이드] ‘애국자 성룡’ (天將雄師,이인항 감독,2015)

  지금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박스오피스 시스템에 의해 전국 극장의 매표현황이 거의 100% 집계된다. 이렇게 된 것은 몇 년 되지 않는다. 그래도 주먹구구식으로나마 대박 흥행기록이 등장한 것은 1979년이다. 성룡이 출연한 우스꽝스런 코믹쿵푸 ‘취권’이 근 10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최고 흥행 영화가 되었다. 당시엔 멀티플렉스극장도 없었고, 네이버영화정보사이트도 없었다.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서울 ‘국도극장’ 한 곳에서만 6개월간 상영되며 이룬 대위업이었다. 이후 성룡 영화는 해마다 우리나라 극장가 흥행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형도수, 용소야, 프로젝트A 등등. 그래서 자연스럽게 설 이나 추석같은 ‘명절에는 성룡영화’라는 공식이 세워졌다. 성룡은 글로벌 스타가 되었고, 그의 영화는 스펙터클 해졌으며, 당연히 그는 나이 들어갔다. 그 옛날의 아크로바틱한 코믹쿵푸는 한낱 추억거리가 되어갔다. 여하튼 성룡은 이제 거물이 되었다. 홍콩연예인협회 회장님이시고, 중국 정협(인민정치협상회의)위원이다.  성룡은 한국의 영화팬에게는 기부금 많이 내는 자선사업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성룡은 중국인 입장에서 보자면 대단한 애국자이시다. 그는 영화를 통해 항상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아마도 전작 ‘차이니즈 조디악’을 기억한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100년도 더 전에, 서구제국주의가 중국을 쳐들어왔을 때 무식한 영불군인들이 이화원을 불태우고 국보급 보물을 싹쓸이해갔었다. 성룡은 그 아픈 기억을, 그 나쁜 도적질을 영화를 통해 중국인을 교육시키고, 서구인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성룡이 국수주의자, 맹목적 팍스차이나 선봉자는 아니다. 성룡은 중국의 애국자일뿐더러 세계평화를 위해서 팔을 걷어붙이고 영화를 만든다. 신작 ‘드래곤 블레이드’가 그러하다.  ‘드래곤 블레이드’는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 진시황이 중원을 통일하고 한무제가 그 지평을 넓힌 중국의 강역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원의 서쪽, 모래언덕 너머 서역...

[초한지 천하대전] 항우 vs. 유방 (鴻門宴, White Vengeance,이인항 감독,2011)

  최근 흥미로운 중국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홍콩출신 이인항(李仁港) 감독의 <초한지 천하대전>이다. 중국원제는 <홍문연 전기>(鴻門宴)이다. 중국사를 안 배웠다고 하더라도 이 말은 삼국지의 적벽대전만큼 유명한 말이다. 지금부터 무려 2400년 전인 기원전 206년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의 재구성, 혹은 재해석이다. 때는 진시황이 죽고 중국천하가 또 다시 혼란에 휩싸였을 때. 중원을 석권하게 되는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일개 동네건달에서 한(漢) 제국의 황제가 되는 유방(漢高祖)과 ‘패왕별희’의 히로인 항우, 그리고 제갈량 버금가는 모사가 장량 등 드라마틱한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기대할만한 중국역사물이다. 유방, 항우를 이기다 영화의 시작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어느 겨울날 일단의 사람들이 유폐된 커다란 궁궐을 찾아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때는 한 고조가 세상을 떠난 뒤 12년. 태부가 학생을 데리고 찾아온 곳은 유방이 한을 세우는 역사의 길목이었던 ‘홍문연’이 열렸던 장소를 다시 찾은 것이다. 이곳에는 이름이 쓰이지 않은 위패가 모셔져 있었고 정체불명의 노인네가 이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방과 항우가 어떻게 천하를 두고 싸웠는지, 그리고 당시 ‘홍문연’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죽고 중국은 또다시 혼란과 분열의 시대에 빠져든다. 진승과 오광의 난이 일어나고 천하가 다시 혼라스러워지자 그 정의(?)의 대열에 항우도, 유방도, 그리고 한신(韓信)도 참여한다. 진시황 사후 옹립된 이세(二世)도 곧 죽임을 당하고 혼란은 가중된다. 겉으로는 초 회왕(楚懷王)의 권위 아래 항우와 유방이 자웅을 겨루는 형국이다.  초 회왕은 당시 진나라의 수도였던 함양 성을 먼저 점령하는 자를 관중의 왕으로 삼겠다고 일러둔 상태.(先入定關中者王之) 누가 봐도 막강한 군사력과 야심을 가진 항우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도도한 역사의 물결은 용인술과 극기, 인내의 유방에게 천하를 허락한다. 항우는 오...

[삼국지 용의 부활] 부활하는 조자룡 (이인항 감독 三國志見龍卸甲 , Three Kingdoms: Resurrection Of The Dragon ,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올해는 확실히 중국영화의 해인 모양이다. 중국이 깃발을 휘날리고 할리우드와 홍콩, 한국의 자본들이 앞 다투어 참여한 중국 대작영화들이 줄줄이 만들어지고 개봉되고 있다. 어떤 영화들? 오우삼이 할리우드 작품 활동을 접고 다시 중원으로 돌아와서 [적벽]을 준비 중이며, 성룡과 이연걸이라는 불세출의 액션 스타 두 명이 함께 출연하는 [포비든 킹덤]도 주목받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빅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그 라인업에 [삼국지-용의 부활]도 관심을 끈다.  우리가 다 아는 ‘유비-관우-장비’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자룡(趙子龍)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다. 이 영화는 하마터면 양조위 등이 출연하는 오우삼 감독의 [적벽] 때문에 아류작 신세가 될 뻔도 했지만 나름대로 무게감 있는 작품이다. 이인항 감독이 8년 동안 다듬었다는 시나리오에는 <삼국지>의 영웅적 캐릭터의 무게감이 서려있다. 타이틀 롤 ‘조자룡’ 역은 유덕화가 맡았다. 우리가 익히 아는 조자룡은 ‘유비-관우-장비’의 뒷줄에 서 있는 젊은 맹장 아니었던가. 유덕화가 그런 조자룡 역을 맡기엔 너무 나이든 것 아닌가. 하지만 이인항 감독은 ‘젊은’ 조자룡에서 ‘칠순’ 조자룡에 이르기까지 한 영웅의 궤적을 따라간다. 그 덕분에 유덕화의 얼굴에는 한층 더 경륜이 쌓인다.  三國志 - 三國演義 - 그리고, 영화 [삼국지 용의 부활]  영화 보기 전에 소설 [삼국지]는 읽었을 터이다. 진시황의 시대를 지나 유방과 항우가 싸웠던 중원. 한(東漢)은 무너지고 다시 혼란에 빠진다. 도처에서 황제가 되려는 군웅들이 일어선다. 나중에 위-촉-오를 세우는 영웅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이 그렇게 건곤일척의 전쟁을 펼치더니 결국 사마염의 진(晉)이 패권을 잡게 된다. 그리고 진수(陳壽)라는 사람이 역사서 [삼국지]를 편찬하면서 이들 삼국지 인물을 기록에 남겼다. 그리고 천 년이 더 흐른 뒤 14세기 명나라 때 나관중은 소설 삼국지인 [삼국연의]를 짓는다. 그리고 다시 ...

[흑협] 배트맨 이연걸 (이인항 감독 黑俠 Black Mask 1996)

(박재환 2003.2.6.) <흑협>의 감독은 장국영이 나왔던 <성월동화>나 유덕화의 <파이터블루>의 이인항 감독이다. '멜로 더하기 액션' 혹은 원래는 액션물인데 멜로라는 외피만 걸친 작품을 잘 만드는 감독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확실히 서극 작품이란 걸 알 수 있다. 서극은 이 영화에서 제작과 각본을 맡았다. 액션감독은 <와호장룡>과 <매트릭스>의 우아한 쿵후 씬을 만들어 국제적인 스타가 된 원화평 할아버지가 맡았다.  북방의 어느 나라 혹은 어느 곳에서 '701부대'라는 특수부대가 있었다. 이 부대에서는 비밀리에 놀라운 인체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부대원을 상대로 뇌신경 조직의 통증세포를 축출시키는 수술을 진행한다. 그렇게 하면 이 사람은 외부에 의한 신체적 고통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초인적인 전사가 되는 것이다. 물론 슈퍼맨 양성 프로그램이었지만 중단되고 만다. 여러 가지 후유증이 생겼기 때문. 701부대원에 대한 제거명령이 떨어지고 탈출을 시도한다. 이연걸도 그 중 한 명. 그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도서관 사서로 조용하게 살아간다. 그의 유일한 친구는 강력계 형사 유청운. 그를 유일하게 짝사랑하는 사람은 도서관 직장동료 막문위. 이들이 보기에는 이연걸은 바보멍청이순둥이이다. 남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 길을 가다가 강도가 나타나서 "돈 내놔!"하면 "아, 돈이 필요한가 보죠?"하며 지갑에게 다 꺼내준다. "너 손목시계 풀어!"하면, "시계가 필요하군요."하고 내놓는다. (바보 이연걸!) 어느 누구도 이연걸이 살인병기 701부대의 훈련교관이었다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홍콩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일어난다. 마약조직들이 몰살을 당하는 것이다. 알고 보니, 누군가가 전 세계 마약공급-조직을 천하 통일하려는 음모를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알고 보니 이들 ...

[파이터 블루] 유덕화의 불타는 투혼 (이인항 감독 阿虎: The Fighter's Blue , 2000)

 (박재환 2001/6/7) 지금은 정말 애정을 가진 일부 열혈 팬들의 지지에 의해서만 홍콩영화가 한국의 극장가에서 상영되고 있다. 이소룡이나 성룡 같은 스타를 열외로 하더라도, 주윤발이나 임청하, 왕조현 같은 1세대 스타들이 떠나간 자리엔 여명이나 곽부성, 그리고 최근에는 고거기 같은 신인들이 언제나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예전의 폭발적 흥행력을 제공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대열에서조차 비교적 멀리 떨어진 인물이 바로 한 시절을 풍미했던 유덕화이다.   그는 <영웅본색>, <동방불패> 같은 홍콩 영화들이 최고의 인기를 누릴 때 빼어난 외모와 감미로운 노래솜씨로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유지했었다. 그가 오천련과 나와서 LPG 가스통을 머리에 얻어맞고 코피를 쏟으며 죽어가던 <천장지구>나, 왕가위 영화 중 가장 오락적이었던 <열혈남아>에서 비장한 최후의 장면에선 많은 순진한 홍콩영화팬들이 눈물을 마구 쏟아놓았었다. 하지만, 그런 전설적인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잊힌 멜로디가 되었고, 언젠가부터 '성룡'처럼 유덕화도 나이 들어가는 것이 스크린에 보이기 시작하며 그도 멀어져갔다. 게다가 홍콩영화의 습관적 재탕 제작 스타일은 점점 홍콩영화 자체에 대한 환멸로 이끌어 갔다. 물론, 한국에서는 홍콩영화가 비디오 가게에서조차 천대받는 실정이 되었지만 홍콩에서는 여전히 인기 있는 스타가 바로 유덕화이다. 그는 홍콩 스타답게 수준을 가늠하기 힘든 영화들에 한해 두어 편씩 출연해왔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두기봉 감독의 <암전>이나, <니딩 유>에서는 경륜에 걸맞은 연기력을 선보여주기도 했다. 그것은 그가 그동안 흘려온 피와 땀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말일 것이다.   1961년 홍콩에서 태어난 유덕화는 까오중(高中: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을 나온 후, 홍콩 TV방송국의 연기훈련반에 들어간 후, TV드라마에 먼저 얼굴을 비쳤다. 1982년 허안화 감독의 ...

[성월동화] 꿈같은 홍콩에서의 몇날 밤 (이인항 감독 星月童話,1999)

 이인항 감독은 대만 가수 장청방의 새로운 뮤직비디오 [選擇結束]을 연출했다. 이연걸 주연의 <흑협>으로 소개된 감독이다. 팜플렛 보니 이인항 감독은 허안화 감독 밑에서 <서검은구록>(書劍恩仇錄(87)의 조감독을 했단다. 이 영화 제작진 명단에 허안화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 황백명도 제작진 이름에 올랐다. 얼마 전 이 사람이 하세편(賀歲片,설 영화)을 새로 만들 것이며 장국영이 출연할 것이라고 언론에 흘렸고, 장국영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단다.   <성월동화>는 일본과 홍콩의 합작 영화이다. 이 영화가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총 쏘고 달리는 액션에 대한 기대 때문이거나, 장국영의 개인적 카리스마, 히토미 역의 일본배우 다카코 토키와의 풋풋한 매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에는 드라마가 있다. 그것도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로맨스, 우연, 사랑, 스쳐지나가는 하룻밤의 사랑, 애절한 기다림, 갑자기 다가온 그 사람, 그리고 말려드는 사건. 등등. 이러한 줄거리는 바로 흥행의 제 1요소인 것이다.   장국영은 알려진 대로 1인 2역이다. 한 사람은 동경에서의 깔끔한 다쯔야. 그는 곧 히토미와 결혼할 것이다. 그리고 홍콩으로 부임하여 행복하게 살 것이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죽는다. 혼자가 된 히토미. 히토미는 살아생전 함께 홍콩의 야경을 보기로 약속했었는데. 그래서 혼자 홍콩에 간다. 다쯔야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녀의 눈 앞에 ‘그’가 나타난 것이다. 그가 키스를 한다. <영웅본색>이후 최고로 멋진 경찰 – 비록 의심이 좀 가는 비밀경찰 역이지만 – 로 나왔다. 이제부터 누명선 홍콩 비밀경찰 가보역의 장국영과 옛 연인의 그림자라도 찾아볼까 홍콩으로 날아온 히토미가 위험스런 사랑의 도피행각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아마 그러한 숨 막히는 극한 상황에서의 사랑이 더욱 낭만적이고 영화다울 것이다.   장국영(56년생)도 이미 마흔 넷이라는 사실이 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