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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시] 가련한 이웃 (송정우 감독, 4 PM, 2024)

   ‘이웃사촌’이라는 표현은 각박한 사회에 그나마 정을 주는 따듯한 공동체에 대한 표현일 것이다. 특히나 요즘 같은 ‘층간소음’이 공포스럽게 전해지는 아파트사회에서는 더욱 그리워지는 단어일 것이다. 여기 그런 ‘이웃’의 가능성을 만나보자. ‘무섭거나 정겹거나’! 오늘(23일) 개봉하는 송정우 감독의 <오후 네시>이다. 벨기에 출신의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대학교수 정인(오달수)은 마지막 강의를 마친 뒤 꽃다발과 학생들의 축하 사례를 받는다. 이제 안식년을 맞아 인생2막을 준비하는 순간이다. 아내 현숙(장영남)과 함께 캠퍼스를 빠져나오는 순간 트럭과 경미한 접촉사고를 겪는다. 그리고, 강변을 달려 고즈넉한, 근사한 집에 도착한다. 이제 전원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맞은 집에는 의사가 살고 있단다. 좋은 이웃이기를 기대한다. “편하실 때 한 번 들르셔서 따뜻한 차 한 잔 나누시죠”라는 메모를 남긴다. 그런데 다음날, 오후 네시에 옆집 남자 육남(김홍파)이 문을 두드린다. 반가운 마음에 문을 연 부부. 그런데, 이날 이후 불편하고,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그 남자의 ‘오후 네시’의 방문이 시작된다. 육남은 매일 오후 네시만 되면 거침없이 거실로 들어와서 소파에 앉는다. 그냥 앉아만 있다가 6시만 되면 휭 나가버린다. 정인이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화를 유도해도 그는 무뚝뚝하게, 짜증스럽게, 권위적으로 ‘그렇소’, ‘아니오’라는 대꾸만 하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아마도 철학을 전공한 듯한 정인은 온갖 현학적인 질문으로 답변을 유도해도 육남은 요지부동이다. 매일 2시간의 불편한 자리가 며칠씩 이어지고, 정인과 현숙은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는다. “아내와 같이 오시죠. 같이 저녁이나 들며 이야기 나누죠”라고. 그런데, 그게 또 다른 공포의 시작일 줄이야.  도시를 떠나 교외의 새집에서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가족에게 속내를 알 수 없는 이웃의 접근이 보여주는 공포는 몇몇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

[베테랑2] 액션 장인 류승완의 응징록 시즌2 (류승완 감독, Veteran 2: I, the Executioner,2024)

  초강력 스포일러. 대한민국 경찰 강력계 형사가 개고생 끝에 범인을 잡는다. 상처뿐인 형사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은 경찰서장도,  뉴스 앵커도, 국민도 아닌 가족이다!!!  지난 2015년 개봉되어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 최고의 흥행작 <베테랑>이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강력범죄수사대의 황정민, 오달수, 장윤주,, 김시후 오리지널 팀원 그대로 속편으로 돌아왔다. 전편의 초강력 빌런 유아인 자리에 정해인이 합류한다. 그런데 빌런이 아닐 수도 있다!  <베테랑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범죄현장을 급습하는 수사대의 활기찬 모습으로 시작된다. 오달수 팀장의 어정쩡한 지휘 아래 장윤주가 위장 투입되는 곳은 불법 주부도박 현장. 애매한 높이의 건물에서 이들은 어설픈 활극을 펼치며 변함없는 팀워크를 보여준다. 그리고 밥 한 끼 제대로 먹을 여유도 없이 일련의 강력범죄가 발생한다. 인터넷의 사이버렉카가 ‘해치’라며 호들갑을 뜨는 정의구현 비질란트의 등장이다. 대학원생을 성추행하고 자살로 모는 대학교수, 거리의 무법자 폭주족 등등이 법의 허점, 혹은 대단한 백으로 풀려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하늘을 때리고 ‘조회 수 적립금’에 눈이 먼 사이버전사들이 활개를 치면서 사회는 미쳐 돌아간다. 마치 ‘가진 자의 강고한 사회’와 ‘무능한 경찰’의 사회구조를 헤집고 누군가 속 시원한 대리복수를 해주기를 앙망하는 것 같다. 서도철 형사도 마찬가지. 죽을 고생 끝에 잡아들인 범죄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대신, 어디 칼 맞고 죽어버렸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들은 좋은 변호사에 나쁜 판사, 그리고 옐로 저널리즘과 불나방 같은 쇼를 거치면서 풀려날 것이니까. 류승완 감독은 그런 사회에 응징의 배트맨을 내보낸다. 이제 ‘가오’뿐인 서도철 형사는 딜레마에 빠진다. 더 멋진 ‘가오’가 나타났으니!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2>에서 전작을 너끈하게 뛰어넘는 화끈한 액션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웃사촌] '담 너머 동지가 산다' (이환경 감독, Best Friend,2020)

  지난 주말 극장가에서는 이환경 감독의 ‘휴먼’ 정치드라마 <이웃사촌>이 흥행 정상을 차지했다. 수요일 개봉되어 닷새간 동원한 관객 수는 20만 명에 그쳤다. 코로나의 위력을 실감한 주말이었다. <7번방의 선물>로 1280만 관객을 끌어 모았던 흥행감독의 신작이지만 <이웃사촌>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슈가 되었던 작품이라 흥행 결과가 주목되었다.  영화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어두웠던 정치사의 한 순간을 보여준다. 제작사는 구체적인 시기, 인물을 밝히기를, 혹은 알려지기를 꺼려하는 모양인데, 박정희 유신시절에서 전두환 정권 시절에 행해진 야당지도자 탄압을 모티브로 한다. 당시 ‘가택연금’을 당한 민주화 인사는 많았다. 아마도 영화를 만들 때 누구를, 어떤 사건에 초점을 맞출지 고민을 많이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로 나갔다가 기어이 귀국하고, 독재정권이 그의 대선 출마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으려고 한 정치인, 그리고 화물트럭과의 충돌사고로 죽을 뻔한 지도자는 DJ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영화사는 전라도 사투리도 빼고, 지팡이도 치우는 선택을 했다. 그래도 안다. 그가 누구인지를.  영화는 정말 끔찍한 음지에서, 더러운 임무를 수행하며 그것이 애국이라고 철썩 같이 믿는 요원 유대권(정우)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공항 씬으로 넘어간다. 망명 아닌 망명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재야정치인 이의식(오달수)이다. 민주화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할 이의식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는 국가기관은 그를 귀국하자마자 압송, 가택연금 조치를 취한다.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차단하며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집안에 갇힌 그를 ‘빨갱이’로 엮기 위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도청전문가 대권을 이웃집에 투입해서 말이다. 이제부터 담 하나 사이에 두고, 유력한 대권주자인 야당지도자와 독재정권의 하수인이 기묘한 ‘이웃사촌’이 되는 것이다. 빨갱이를 잡느냐, 인품에 감복하여 저도 모르게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한 ...

[괴물] 봉준호가 괴물이다 (봉준호 감독 The Host, 2006)

       <괴물>은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에 이은 봉준호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이다. 봉준호 감독은 상상력이 넘쳐나던 학생시절, 아파트에서 내다보이는 한강을 가로지르는 많은 다리 중의 하나인 잠실대교를 바라보며 별 생각을 다해 보았단다. 그중에는 ‘에일리언’에 나옴직한 괴물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상상도 했었단다. 그리고, 감독이 되어 그 상상을 형상화시킨다. 한강다리 어느 교각 밑에는 ‘에일리언’ 같은 괴물이 살고 있다고. 그것은 할리우드가 상상한 외계에서의 온 괴생물체가 아니다. 어디서, 어떻게 나왔을까.  햇살 가득한 한강 둔치. 변희봉 네 가족은 이곳에서 생업으로 매점을 운영 중이다. 큰 아들 강두(송강호)는 매점 안에서 자거나, 손님에게 구워줄 오징어 다리 하나를 떼먹는다. 중학생 딸 현서(고아성)가 구닥다리 핸드폰에 짜증내는 것도 일상인 듯. 현서의 삼촌(박해일)은 무엇이 불만인지 대낮부터 술이고, 고모(배두나)는 양궁 경기에서 오늘도 결정적인 순간에 활시위(스트링) 놓는 것을 주저한다. 적어도 변희봉 네 가족의 한강매점은 너무나 평범하다. 그런데, 한강에서 괴물이 등장한다. 사람들을 물고는 정신없이 원효대교 교각 사이로 사라진다. 현서도 괴물에게 물려간다. 이제 남은 가족들이 현서를 찾아 괴물과의 사투를 펼치기 시작한다.  천만관객을 돌파한 <괴물>은 ‘반미’(反美)영화라는 평가도 받았다. 물론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미군 용산기지에서의 독극물 한강 무단방류에서 그런 소리는 들을 만하다. 굳이 봉 감독을 사회파감독이라고 한다면 그의 모든 작품은 의미심장할 것이다. <플란다스의 개>에서의 대학교수들의 계급사회를 시작으로 <기생충>에서의 사회적 계급론까지. (물론, 단편 <지리멸렬>의 풍자는 더할 나위가 없다) 미군의 환경범죄는 2000년 실제 발생했던 맥파랜드(Albert McFarland) 사건을 고...

[자물쇠 따는 법] 소년, 최강의 복수 (김광빈 감독 2016)

  지난 (2017년 7월) 13일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3일까지 다양한 장르영화의 축제를 펼친다. BIFAN에 맞춰 KBS <독립영화관>시간에는 ‘판타스틱 단편선’이 방송된다. 작년 BIFAN 단편작품상을 수상한 <자물쇠 따는 방법>(감독 김광빈)을 비롯하여 <서울의 달>(감독 양익제), <비제이핑크>(감독 김혜영), <은희>(감독 윤서현) 등 BIFAN을 통해 소개된 작품이 시청자를 찾는다. 김광빈 감독의 <자물쇠 따는 방법>은 20분의 짧은 영화지만 충분한 드라마와 재치 넘치는 대반전이 영화팬을 즐겁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른바 달동네. 11살 소년 명진의 삶은 녹록지 않다. 아버지는 없고 엄마가 ‘사장님’에게 하는 행실이 못마땅하다. 그리고 얹혀사는 (외)삼촌은 전형적인 백수다. 골목길에서 여고생 누나가 보이자 황급히 달아난다. 명진은 줄곧 삼촌에게 자물쇠 여는 법을 알려달라고 조른다. 끈적거리는 사장님(오달수!)이 마을에 나타났다. 오늘도 어머니랑 놀 모양이다. 사장아저씨가 인심 쓴다고 지갑을 꺼낸다. 하필이면 5만원짜리뿐. 사장아저씨는 어쩔수 없이 명진에게 5만원을 용돈으로 준다. 학교에선 담임선생님이 줄톱을 갖고 온 명진을 타이른다. 그런데, 선생님은 자신의 지갑이 없어졌다고 명진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런 고달픈 하루를 보낸 명진이 집으로 오는 골목길. 일진 누나에게 붙잡힌다. 그리고 5만원을 빼앗긴다. 일진 누나는 아지트 삼는 빈집의 장롱 속 깡통에 ‘삥 뜯은 돈’을 보관하고 있다. 자물쇠를 채우고 말이다. 명진은 오늘도 삼촌에게 자물쇠 따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조른다. 명진의 삼촌은 제대로 가르쳐 줄까. 명진은 그걸 배워서 어디에 써먹을까. 김광빈 감독의 <자물쇠 따는 방법>은 보는 어른이 다 미안할 정도의 대반전을 마지막에 선사한다. 김광빈 감독의 <자물쇠 따는 방법>은 우리가 흔히 아는 달동네 편모슬하의 가난한...

[베테랑] 정의가 조금 실현됐다고 봐야지~ (류승완 감독 Veteran, 2015)

  (박재환 2015.8.20) 현재 절찬리에 상영 중인 ‘베테랑’을 만든 영화제작사 ‘외유내강’은 남편 류승완(감독)과 아내 강혜정 (제작사 대표)의 이름조합이다. 두 사람의 드라마틱한 연애담은 충무로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사건으로 곧잘 기사화된다. 극적인 효과를 좀 주자면 영화가 좋아 무작정 영화판에 뛰어든 고졸 류승완과 그 남자의 야망에 필이 꽂힌 대졸 인재 강혜정이 한국 충무로의 액션사(史)를 다시 쓴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외전이라면 고등학교까지 중퇴한 철부지 도련님 류승범 이야기까지 있고 말이다. 여하튼, 류승완 감독이 충무로에서 힘들게 조감독하며 자투리 필름으로 찍은 단편들의 결합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영화평자들은 환호작약했다. 액션영화란 것은 마초맨들이 나와 얼마나 리얼하게 싸우고, “의리의리”를 외치느냐는 것이 다이지만 이게 또 액션매니아에게 쏙 들게 찍기란 쉽지 않다. 류 감독은 어릴 때부터 성룡영화 팬이어서 그런 아크로바틱한 몸놀림에 조예가 깊다. 류승완 감독은 확실히 이안의 ‘와호장룡’ 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무술감독 정두홍독과 함께 내놓는 작품은 성룡의 아크로바틱 쿵푸액션에 서울액션스쿨의 피땀이 깊이 밴 작품이다. 충무로 영화제작자들이 좋아하는 액션은 ‘무대포’ 광역수사대 형사들이 ‘언터처블’ 악당들을 화끈하게 두들겨 패는 것이다. ‘베테랑’에서는 그런 광수대의 팀웍과 절대악당이 등장한다. 형사들의 애환과 직업의식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아니 적당한 비리쯤은 눈감아줄 만큼 아량도 있다. 요즘 각광받는 악당은 재벌 3세이다. 재벌들이 부의 세습을 거듭하며 이제 도전의식이나 '노블리스 오블리제' 같은 것은 쓰레기통에 처박은 지 오래이다. 그들은 특권의식과 사법제도의 유연함에 기대어 저들만의 게임의 룰로 세상을 바라볼 뿐이다. 류승완 감독은 그동안 신문 사회면과  ‘PD수첩’에 나올법한 나쁜 놈들의 케이스를 열심히 모았다.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그 악역을 근사하게 해낸다. 그래서 광수대...

[변호인] 노무현이 아니라 송강호의 영화 (양우석 감독 The Attorney,2013)

  변호인, 노무현이 아니라 송강호의 영화 작년 12월 19일, 온 나라를 둘로 쪼개놓을 듯 한국을 뒤흔든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때부터 딱 1년이 지난 바로 그날, 12월 19일에 정치색 짙은 영화 한 편이 개봉된다. ‘변호인’(양우석 감독, 제작 위더스 필름)이란 영화이다. 개봉도 되기 전부터 이 영화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담은 영화로 널리 알려졌다. 줄거리도 대강 노출되었다. 1980년대 초 부산에서 세무전문변호사로 이름을 떨치던 ‘학벌 낮은’ 송우석 변호사가, 어떻게 빨갱이로 내몰린 대학생의 변론를 맡게 되면서 당시 전두환 정권의 용공조작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명백히 ‘부림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의외로 빨리 만들어진 ‘노무현 대통령의 영화’이고, 예상 못한 시점에 공개되는 ‘대한민국 민주화세력의 기록물’인 셈이다. 그럼, 이 영화는 얼마나 노무현의 길을 걸었고, 얼마나 민주화의 정신을 녹였을까. 그리고 실제로 얼마나 재미있을까. 야학선생 임시완, ‘전환기의 역사인식’을 읽다 서울대, 연고대 출신들이 법조계를 꽉 잡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상고를 나와 판사가 된 송우석(송강호). 하지만 ‘출신의 벽’은 높았을 것이다. 뒤에서 수군대는 이야기를 듣는데 진이 난 그는 판사자리를 그만두고 부산으로 내려와서 변호사 사무실을 연다. ‘大부산상고’ 출신답게 등기 대행 업무를 시작하며 돈을 끌어 모으기 시작하더니 곧 세무전문변호사로 부산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힌다. 하지만 ‘힘든 시절’ 끼니를 해결했던 돼지국밥집 주인(김영애)의 착한 아들 진우(임시완)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 그의 잘 나가던 속물근성 변호사 캐리어는 끝이 나고, 영화도 ‘치열한 민주화투쟁’의 법정드라마로 바뀐다. 전두환, 공안, 용공조작, 그리고 부림사건 영화의 배경은 1981년이다. 바로 그 전 해, 전두환이 집권한 것이다. 전두환 식 표현을 빌자면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았으면서...” 공안통치를 시작한다. 그런 공포의 시기에 놀랍게도 1980년 연...

[자칼이 온다] 재중의 날 (Code Name: Jackal, 오상호 감독,2012)

프레드릭 포사이드의 베스트셀러 소설 ‘자칼의 날’은 알제리의 독립을 허용한 프랑스의 샤를르 드 골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프로페셔널 킬러 자칼과 이를 막으려는 프랑스 경찰들의 활약상을 숨 막히게 묘사한 작품이다. 원작소설도 걸작이지만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영화도 걸작 스릴러이다. 그 ‘자칼’이 온단다! 이번엔 여자 킬러이고 제거해야할 대상은 한류 톱스타이다. 여자킬러는 (영화홍보문구에 따르면) ‘레옹에게 사사받고 솔트에게 인정받은’ 전설의 킬러이다. 한류 톱 가수는 돈 많은 재벌 마나님의 은밀한 스폰서를 받는 안하무인 스타이다. 생뚱맞은 구조지만 기획성 영화로는 쏠쏠한 재미가 있을 듯하다. 한류 톱스타로는 진짜 한류 톱스타인 JYJ의 김재중(영웅재중)이 나오고 킬러는 인기 TV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히로인 송지효가 나온다. 대충 만들어도 관객이 들 기세이고 적당히만 만들어도 대박칠 아이템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막상 막이 오르니. 헐~ 호텔이라는 이름의 여관 영화의 구조는 그랜드호텔식으로 이어진다. 한적한 시골마을(성주라고 나오지만, 영화 크레디트를 보면 파주인 듯)의 한 호텔에서 집중적으로 전개된다. 말이 호텔이지 얼마 전까지 ‘모텔’이었던 신장개업 장급여관 같다. 시설이나 용도로 보아. 결정적으로 카운터 보는 매니저가 그렇단 이야기. 이곳에 선글라스를 쓴 한 남자가 투숙한다. 한류 톱가수이지만 한적한 이곳에 은밀히 들어온 이유는 스폰서인 재벌마나님과의 밀회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한류 톱스타를 죽이기 위해 킬러가 바로 윗방에 투숙한다. 이 킬러는 그동안 수많은 청부살인을 저질렀지만 흔적하나 남기지 않아 경찰의 애를 태우던 놈이었고 이번에 경찰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다. 정확히 어디서 누구를 죽일지는 모르지만 유명킬러가 떴다는 것.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이 잠복에 들어간다. 서울에서 내려온 경찰과 시골마을의 닳아빠진 형사가 한 방에 머물면서, 실제 있을지도 모를, 누군지도 모를 킬러를 찾기 시작한다. 킬러는 어떻게 짜릿한 밀회를 기다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