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이라는 표현은 각박한 사회에 그나마 정을 주는 따듯한 공동체에 대한 표현일 것이다. 특히나 요즘 같은 ‘층간소음’이 공포스럽게 전해지는 아파트사회에서는 더욱 그리워지는 단어일 것이다. 여기 그런 ‘이웃’의 가능성을 만나보자. ‘무섭거나 정겹거나’! 오늘(23일) 개봉하는 송정우 감독의 <오후 네시>이다. 벨기에 출신의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대학교수 정인(오달수)은 마지막 강의를 마친 뒤 꽃다발과 학생들의 축하 사례를 받는다. 이제 안식년을 맞아 인생2막을 준비하는 순간이다. 아내 현숙(장영남)과 함께 캠퍼스를 빠져나오는 순간 트럭과 경미한 접촉사고를 겪는다. 그리고, 강변을 달려 고즈넉한, 근사한 집에 도착한다. 이제 전원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맞은 집에는 의사가 살고 있단다. 좋은 이웃이기를 기대한다. “편하실 때 한 번 들르셔서 따뜻한 차 한 잔 나누시죠”라는 메모를 남긴다. 그런데 다음날, 오후 네시에 옆집 남자 육남(김홍파)이 문을 두드린다. 반가운 마음에 문을 연 부부. 그런데, 이날 이후 불편하고,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그 남자의 ‘오후 네시’의 방문이 시작된다. 육남은 매일 오후 네시만 되면 거침없이 거실로 들어와서 소파에 앉는다. 그냥 앉아만 있다가 6시만 되면 휭 나가버린다. 정인이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화를 유도해도 그는 무뚝뚝하게, 짜증스럽게, 권위적으로 ‘그렇소’, ‘아니오’라는 대꾸만 하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아마도 철학을 전공한 듯한 정인은 온갖 현학적인 질문으로 답변을 유도해도 육남은 요지부동이다. 매일 2시간의 불편한 자리가 며칠씩 이어지고, 정인과 현숙은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는다. “아내와 같이 오시죠. 같이 저녁이나 들며 이야기 나누죠”라고. 그런데, 그게 또 다른 공포의 시작일 줄이야. 도시를 떠나 교외의 새집에서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가족에게 속내를 알 수 없는 이웃의 접근이 보여주는 공포는 몇몇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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