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로드>의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의 이전 작품이 궁금했다. 이미 그 두 책을 읽었기에 그의 소설을 읽는다는 게 꽤나 고통스런 시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무얼 먼저 읽을까 생각하다가 <핏빛 자오선>을 읽었다. 미국 서부시대(Old West)를 배경으로 하였기에 우선 손이 갔다. 요즘 서부극에 필이 꽂혀 서부영화만 수십 편 잇달아 보고 있다. 민음사에서 나온 김시현 번역본이다.<핏빛 자오선>(Blood Meridian)은 매카시 작품답게 꽤나 묵직하고 읽기가 건조하다. 예쁜 문체나 유장한 문장 같은 것은 애당초 기대를 말아야한다. 게다가 우리가 잘 몰랐던 그 시절의 역사적 사실까지 더하여 꽤나 무시무시한 작품이다. 우선 이 작품을 읽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역사적 사실이 있다. 소설은 1849년에서 1850년 사이에 (지금의) 미국과 멕시코 국경일대에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때 이곳의 상황은 어떤가. 미국은 동부에서 서부로 급속하게 땅을 넓혀가는 - 그들의 입장에선 국경을 개척해가던 - 시기였다. 알라모 전투(1836)가 있었고, 마침내 미국과 멕시코의 전쟁(~1848)이 싱겁게 끝나고 미국은 엄청난 땅을 멕시코에서 빼앗는다. 지금의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와이오밍주 지역을 차지한다. (솔직히 말해 등신 같은) 멕시코는 그 넓은 땅을 빼앗기고도 남은 땅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입장이었다. 미군/탈영병 혹은 미국인 모험가뿐만 아니라 이 일대에서 원래 살았던, 그리고 미국 땅에서 쫓겨난 인디언까지 휘젓고 다니던 혼란스런 상황이었다. 멕시코 정부- 아니 지역단위 지도자, 주지사나 시장, 혹은 장군-는 새로운 방법을 택한다. 일종의 용병을 고용하는 것이다. 보통 미국에서 건너온 탈영병이나 무법자들이다. 그들은 멕시코 사람들과 계약을 맺고 인디언을 없애면 두당 얼마씩 받기로 한다. 한반도보다 더 넓은 땅, 그리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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