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된 마블-소니의 히어로무비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이 예상대로 태풍급 흥행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역대 스파이더맨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큰 책임이 따르는 ‘스파이더맨’의 결정적 순간이 떠올랐다. 토비 맥과이어는 ‘거미인간’이 된 후 돈을 벌기 위해 어둠의 경기(레슬링)에 나선다. “3분만 버티면 3천 달러를 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어 복면을 쓰고 링에 오르는 것이다. 슈퍼히어로의 슬픈 데뷔식이다. 함께 떠오른 영화가 있다. 김지운 감독의 2000년 개봉영화 [반칙왕]이다. 송강호가 쫄쫄이를 입고, 타이거마스크를 쓰고 링에 오른다. 무엇을 위해? 챔피언벨트를 위해? 상금을 위해? 사랑을 위해? ‘큰 힘도 없고, 큰 책임도 없는’ 소시민 송강호의 도전이다. 은행원 임대호(송강호)는 오늘도 콩나물 지하철에 갇혀 지각한다. 출근하자마자 부지점장(송영창)의 괴롭힘을 당한다. 임대호는 직장상사의 헤드락 고문이 지긋지긋하다. 실적부진에 쏟아지는 질책에 오늘도 의기소침해하는 그의 프로레슬링 체육관 포스터가 나타난다. ‘울트라 타이거 마스크’라니! 김일과 천규덕, 여건부와 안토니오 이노끼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물론, 그때는 프로레슬링이 진짜인줄 알았을 때이다. 임대호는 왕년의 프로레슬러 ‘울트라 타이거마스크’ 사진에 반해 레슬링을 배우겠다고 나선다. 이해가 간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집안에서의 고민, 기타등등이 쌓이고쌓여서 어딘가 해소시킬 곳, 발산할 것이 필요했으니. 그렇게, 낮에는 은행원 밤에는 레슬러의 이중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1998년 [조용한 가족]이라는 뜻밖의 하이브리드 코믹호러로 데뷔한 김지운 감독은 두 번째 작품 [반칙왕]에서도 코믹과 호러의 교묘한 결합을 시도한다. 대체적으로 코미디이며 몇몇 장면에서는 확실한 호러분위기이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강한 드라마가 자리하고 있다. 직장인의 애환으로 보기 시작해서는 현대 도시인의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짝을 찾지 못하는 찌질한 청춘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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