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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다 갈매기는]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박이웅 감독, 2024)

 바닷마을의 30대 남자는 무엇을 꿈꾸는가. 치열한 생활전선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어촌마을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바다에서의 거친 삶과 뭍에서의 힘든 생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풍어와 만선의 꿈은 사라지고 낙오된 삶에 대한 회환과 분노가 많은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으니. 여기에 ‘베트남 신부’가 끼어든 풍경이 있다면? 영락없이 오늘의 한국사회의 이면일 것이다.  <불도저에 탄 소녀>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박이웅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아침바다 갈매기는>이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에 이어 곧바로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부산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 ‘KB 뉴 커런츠 관객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등 3개의 트로피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어떤 이야기일까.  강원도 양양의 남애항에서 주로 찍은 어촌마을의 사람들을 지켜보자.  동해안 한 어촌마을. 어부들은 새벽같이 고깃배를 타고 바다로 나선다. 그물을 던지고, 거두고, 실망한다. 축 처진 어깨로 항구로 돌아와서는 선술집에서 소주로 타들어가는 속을 삭일지 모른다. 늙은 선장 영국(윤주상)은 하나뿐인 그의 선원 용수(박종환)와 함께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다. 용수는 베트남에서 이 먼 나라까지 ‘시집 온’ 아내(카작)와 살고 있다. 어촌마을 특유의 억척같은 삶을 살았을 용수의 어머니 판례(양희경)는 며느리에게 한국이름 영란을 지어주었다.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든지 아등바등, 악착같이 버틸 것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용수는 지긋지긋하고 내일이 안 보이는 이곳을 떠날 궁리를 한다. 도회지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저 먼 베트남으로 ‘사라지고’ 싶어 한다. 어떻게? 새벽에 바다로 고기 잡으러 갔다가 실족사하는 것으로. 그리고는 몰래 베트남으로 밀항해서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겠다는 것이다. 영란이 보험금과 이런저런 보상금을 받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보았다.  그런데 용수의 계획과는 달리...

[소설가 구보의 하루] 걷고 방황하다 길을 찾다 (임현묵 감독)

  임현묵 감독의 ‘흑백’ 독립영화 <소설가 구보의 하루>가 오늘(9일) 개봉된다. 문득 박태원 작가의 중편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읽어본 영화팬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소설가 박태원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발표한 것은 1934년이다. 박태원은 한국전쟁 발발 초기 월북하여 북에서 작가 생활을 계속하며 대작 <갑오농민전쟁>을 집필했다. 여하튼,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흥미롭다.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구보씨는 번듯한 직장을 구하라는, 그리고 참한 아가씨 선을 보라는 엄마의 걱정 반 근심 반 잔소리를 뒤로 하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하루밤낮을 서울 거리를 돌아다니며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만나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늦은 밤, 혹은 새벽에 집으로 돌아온 구보씨가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임현묵 감독은 일제 강점기 룸펜의 방황기를 2021년 버전으로 바꾼다. 무명소설가 구보는 집을 나서며 엄마의 걱정 가득한 소리를 뒤로 한다. 그의 앞날을 걱정하는 출판사 사장은 “네 글도 좋지만, 요즘은 읽지 않아”라며 자서전 대필이라도 하라고 권한다. 굶어죽어도 순수문학을 계속하고 싶은 구보는 그길로 서울 밤거리를 배회한다. 역시 이 사람, 저 사람 만난다. 예전에 사귀었던 여친도 만나고, 걷다보니 대학로 연극판 리허설 현장에 이른다. 그곳에서 친구를 만나 소설과 연극과 삶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보아도 문학적이고, 연극적이고, 고답적인 스토리라인이다.  임현묵 감독의 이 영화를 보면 문득 정성일 감독이 생각난다. 한국최고의 영화평론가로 휘황찬란한 말의 성찬을 펼치는 그는 2010년 <카페 느와르>라는 영화를 직접 감독했다. 그 영화는 ‘세계소년소년교양문학전집’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내용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백야’가 이어지는 구조였다. 아마, 감독은 계속해서 ‘세계문학전집’을 영화로 만들려는 원대한 목표가 있었던 모양이다. ...

[양치기들] 비밀과 거짓말 (김진황 감독 The Boys Who Cried Wolf, 2015)

  (박재환) 2017년 1월 14일(토) 밤 12시 00분,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김진황 감독의 2016년 작품 <양치기들>이 방송된다. 한때 주목 받는 배우였으나, 지금은 역할대행업을 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완주. 어느 날 그는 죽은 피해자의 엄마라는 여인에게 살인사건의 가짜 목격자 역할을 의뢰 받게 된다. 망설이던 완주는 어마 어마한 보상금의 유혹에 목격자 역할대행을 수락하고 경찰을 찾아 완벽한 거짓 진술을 마친다. 그러나, 살인사건 뒤에 또 다른 진실이 있음을 알게 된 그는 자신이 큰 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사건이 일어나던 날 죽은 피해자와 함께 있었던 ‘광석’과 ‘영민’을 찾아 가는데. 거짓말을 파는 남자 ‘완주’를 중심으로 그의 친구이자 역할대행업체 사장인 ‘명우’, 침묵으로 다른 의미의 거짓을 말하는 목격자 ‘광석’, 진실을 외면하는 또 다른 목격자 ‘영민’(윤정일) 등 각각의 인물들이 ‘완주’와 얽히게 된다. 역할대행업으로 거짓말을 팔며 살던 ‘완주’가 어느 순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거짓말을 증명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몰입하게 만들 것이다. 시나리오를 직접 쓴 김진황 감독은 “어릴 때부터 누구보다 솔직하다 자부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회생활을 하고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솔직함’이 인간관계에 있어 뜻하지 않은 트러블을 유발하곤 했다.”면서 “솔직함을 원하는 것 같지만, 너무 솔직하면 불편한 현실. 그런 것에 대한 괴리감에서 ‘거짓말’에 대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영화 <양치기들>을 통해 ‘거짓을 말하는 자와 침묵하는 자들의 비겁함’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인다. (박재환) [양치기들] 비밀과 거짓말  (김진황 감독 The Boys Who Cried Wolf, 2015)

[출출한 여자2] 먹방웹드라마 시즌2 (윤성호, 김인선, 윤세영 감독 2016)

  (2016.10월) 1일 밤 12시 30분 KBS <독립영화관> 시간에 방송되는 ‘출출한 여자 시즌2’는 전편에 이어 ‘먹방 웹드라마’를 표방하며 2~30대 싱글의 배고픈 로맨스를 그린다. 이들은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란다. 싱글녀 제갈재영(박희본)은 사랑도, 일도, 우정도, 가족도 여전히 쉽지가 않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가고, 새롭고 이상한 친구를 만나고, 새 직장에 들어가고, 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 친구와 맞닥뜨리는 것만도 쉬운 일이 아닌데 덜컥 새로운 질병마저 찾아온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미지의 맛으로 가득한 ‘제갈재영’의 싱글라이프. 그녀의 허기를 달래줄 애틋한 한 끼 밥상의 위로를 만난다. <출출한 여자>시리즈는 단순한 먹방 컨텐츠에 국한되지 않고 음식을 통해 일상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이야기 본연의 매력으로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다. 1편에서는 이병헌, 이랑, 박현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이번 시즌 2에서는 윤성호, 이우정, 윤세영, 김인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외롭고 배고픈 싱글녀로 박희본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그를 둘러싸고 박민지, 박종환, 테오가 열연한다. 이들 외에 이정은과 윤박이 특별출연, 이우정, 양현민, 백수장, 배유람, 조한철, 최필립, 이윤주 등이 우정출연한다. 한편, <출출한 여자>시즌1은 지난 해 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베이징에서 개최한 ‘ K스토리 인 차이나’행사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뒤, 10월에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의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E-IP)마켓에서 최초로 리메이크 계약을 체결하였다. <출출한 여자>를 제작한 기린제작사는 중국 베이징알파트랜스미디어와 <출출한 여자>에 중국판 리메이크 및 공동 제작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마치며 한류 웹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