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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 비리형사를 위한 나라는 없다 (오승욱 감독, Revolver,2024)

오승욱 감독이 ‘킬리만자로’(2000)와 ‘무뢰한’(2015)에 이어 세 번째 작품 <리볼버>로 돌아왔다.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1993)의 연출부와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1997)조감독을 거쳐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의 시나리오를 쓴 그의 이력서를 보면, 확실히 뭔가 대단한 작품을 내놓을 것 같은 예감이 ‘미학적’으로 든다. 그는 딜레마에 빠진 경찰이나, 집단에서 배제된 악당, 쉽게 말하자면 어두운 영역에서조차 소외당한 인물을 그리는 데 탁월한 소질이 있는 것 같다. 조직과 사회, 관계에서 소외된 인물은 애처롭게 자기의 존재감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자존심을 찾기 위해 아등바등 댄다. 이번 작품 또한 그렇다. 전도연은 누구로부터 내쫓기고, 어떻게 자신의 알량한 이름을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것일까. 7일 개봉된 <리볼버>의 전직 여형사 하수영 이야기이다.   하수영(전도연)은 형사였다. 강력계 형사로 ‘물 좋은 강남’의 기업형 술집을 ‘나와바리’로 그런 곳에서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며 커리어를 유지했을 것이다. 분명 조직 내에서 이어오는 라인에서 적당히 눈감고, 위기를 관리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을 것이다. 그중에는 임석용(이정재)도 있다. 어느 날 감사의 표적이 되고, 조직의 안전을 위해 혼자 모든 것을 뒤집어쓰고 교도소로 간다. 분명 가기 전에 ‘충분한 돈과 괜찮은 아파트’를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런데 만기출소 후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 술집마담(임지연) 뿐. 자신의 역할, 존재감이 제로가 된 하수영은 약속된 것들을 손에 넣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돌진한다. 손에는 ‘리볼버’와 ‘삼단봉’만이 쥐어져 있다. 쏘든지, 때리든지, 아니면 자기가 죽든지.   오승욱 감독의 전편들처럼 이번 작품 속 전도연은 비장미 넘치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이다. <리볼버>는 원래 하수영의 완전한 추락과 그 상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