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의 초기대 작품들과 아카데미를 노린 할리우드 작품이 진을 치고 있는 가운데 꽤 특이한 홍콩 영화가 한 편 슬그머니 극장에서 개봉된다. 홍콩 팽호상(彭浩翔) 감독의 <드림 홈>이다. 2010년 홍콩에서 개봉되었던 작품인데 꽤 늦게 한국에서 소개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꽤 살펴볼 구석이 있는 작품이다. 비록 수위가 높은 폭력과 선정적 화면이 있지만, 그 밑바닥엔 그보다 더 뜨거운 지옥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내집 마련의 꿈’이다. 홍콩 원제는 ‘維多利亞壹號’이다. ‘빅토리아 1호’이다. 아마, 홍콩을 가본 사람이라면, 가보지 않았더라도 고층 빌딩이 즐비한 홍콩의 시그니처 야경 사진을 보았을 것이다. 바로 그 빅토리아 하버에 위치한 건물을 생각하면 된다. 홍콩의 주거환경, 부동산 상황은 알 것이다. 끔찍할 정도라는 것을. 그럼, 홍콩의 민초들은 내 집 마련을 어떻게 할까. 2010년 작품으로 살펴본다. 영화는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아시아금융의 중심이었던 홍콩의 사정은 어땠을까. 영화의 시작은 한 고층건물(아파트)의 경비실을 습격하는 복면여성을 보여준다. 은밀하게 경비실에 잠입한 그 여자는 잔혹하게 경비원을 살해한다. 그리고 화면은 금융회사 전화상담원을 비춘다. 그는 하루 종일 전화기를 들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려고 매달린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낡은 연립주택(唐樓)에서 자랐고,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집들이 하나둘 철거되고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보아왔다. 홍콩 서민으로서는 새집으로의 이사는 꿈도 꾸지 못한다. 홍콩 부동산은 끊임없이 폭등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집값, 부동산업자들의 강제 퇴거(철거) 등이 그들을 더욱 빈곤의 나락으로 몰고 간다. 상담원 정려상(鄭麗嫦,Josie Ho)은 빅토리아 하버가 보이는 꿈의 아파트 ‘빅토리아1호’를 사려고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하지만 아버지가 병에 걸리고, 의료보험 혜택도 못 받게 되자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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