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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고아,복수의 씨앗] 군자의 복수는 10년도 짧다 (The Orphan of Zhao, 고선웅 연출,2025)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은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최근 다시 무대에 올랐다. ‘조씨고아’는 2015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처음 선을 보인 뒤 꾸준히 무대에 올랐고 이번에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10주년 공연을 맞이한 것이다. 캐릭터와 스토리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드라마틱한 전개로 오랫동안 공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답게 이번 공연도 연일 매진을 자랑했다.   ‘조씨고아’는 중국 원(元)나라의 기군상(纪君祥)이 쓴 희곡 <조씨고아>의 이야기를 판본으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중국의 역사서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다.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중국의 춘추시대, 진(晉)나라 때 일이다. 진의 영공(靈公)은 문신 조순과 무신 도안고의 보좌를 받으면 집권하고 있었다. 횡포한 도안고가 야심을 드러내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춘추’시대라 하면, 주(周)의 왕이 형식적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가운데 제후국의 공(公)들이 자기들의 영역을 책임지던 시절이었다. 그리곤 그들이 마구 싸우던 ‘전국’시대를 거쳐 결국 시황제가 중원을 통일하게 되는 것이다)  야심가 도안고는 충신 조순이 역모를 꾸민다고 상소하고 이를 빌미로 조씨 집안의 ‘9족’을 멸한다. 9족이 어디까지인지는 복잡한데 친가-외가-처가에 걸쳐 거의 모든 피붙이를 도륙하는 것이다. 여하튼 도안고는 조순 집안과 관계되는 300명을 다 죽인다. 그런데, 드라마틱하게 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도안고의 명을 받은 한궐 장군이 조씨 집안을 완전도륙내지만, 조순의 아들(조삭)의 처(姬)가 낳은 갓난아기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 것이다. 조씨 집안을 드나들던 의원 정영이 그 갓난아기를 책임지게된 것이다. 정영은 수많은 사람의 희생 속에 아이를 가까스로 빼돌린다. 하지만 도안고는 전국의 갓난아기를 다 죽이라고 명한 상태이다. 정영에게도 갓 낳은 아이가 있었다. 이제 정영은 조씨 집안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갓난아이를 살리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