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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명장 관우] 소설 속 관우, 영화 속 조조를 만나다(關雲長/The Lost Bladesman,2011)

  <삼국지>에 대해선 꽤 많은 이야기가 있다. 서울대 수석합격자가 <삼국지>를 여러 번 읽었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에서 이문열의 <삼국지>조차 오류투성이라는 주장까지. 이미 오래 전에 청나라의 장학성(章學誠)이라는 사학자는 소설 <삼국지>에 대해서 ‘역사적 사실은 30%, 나머지 70%는 허구’(三實七虛)라는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물론 명나라 때 나관중이 지었다는 소설 <삼국연의>(삼국지연의)를 두고 하는 이야기이다. 유비와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맺고 제갈량을 끌어들여 조조와 열심히 싸웠고 결국 삼국(위,촉,오)을 정립했다는 이야기이다. 이 시절은 서기 200년대 무렵이다. 한나라가 망해갈 무렵부터 삼국이 정립하는 시기까지 통틀어 70년 정도의 이야기이다. 그 때 중원에서 말 달리며 싸웠던 영웅호걸들이 다 죽은 뒤 다시 100년 쯤 지나 진수(陳壽)라는 사람이 그 동안 남아있는 역사자료와 전해들은 증언들을 모아모아 <삼국지>(三國志)라는 역사책을 내놓는다. 이른바 국가가 공식 승인한 정사(正史)이다. 물론 당시는 위나라가 대세였으니 역사의 관점은 ‘유비의 촉’이 아니라 ‘조조의 위’에 맞춰진다. 그런데 세월이 1000년 쯤 더 지난 뒤 명(明)대에 이르러 나관중이란 사람은 역사책 <삼국지>(三國志)와 각종 설화, 민간전설, 야사 등을 참조하여 소설 <삼국연의>(三國演義)를 내놓은 것이다. 이때는 이미 조조는 천하의 간악한 놈이라는 덧칠된 상태이고 유비가 모범이 되는 인물로 대중의 정서는 바뀐 상태이다. 물론 관우는 유교적 충정의 화신으로 뚜렷이 자리 잡았고 말이다. 물론 우리는 그런 유비 중심의<삼국지>를 읽고, 배우고, 교훈을 얻어야한다고 교육받았고 말이다. 물론, ‘조조는 억울하다’, ‘조조에겐 배울 게 많다’며 조조 바로세우기 운동이 중국학술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일방적 조조 띄우기가 아니더라도 이미 소설<삼국지>와는 별개로 ...

[무간도3] 지옥에 빠진 유덕화

(박재환 2004.3.10) 유위강과 맥조휘가 공동감독을 맡은 [무간도] 씨리즈는 오랫동안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홍콩 영화계에 희망을 안겨준 반가운 영화이다. 2002년 연말에 개봉되었던 [무간도] 1편은 4천만 홍콩달러를 벌어들여 오랜만에 홍콩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곧바로 주위의 우려 속에 [무간도]의 두 주인공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에 해당하는 [무간도2]를 만들었고, 이 속편도 괜찮은 흥행 수익을 올렸다. 영화적 재미로 보자면 이 2편의 재미가 적잖게 있다. 지난 연말 유위강과 맥조휘는 다시 한번 주위의 우려와 관심 속에 씨리즈의 종결 편에 해당하는 [무간도3 종극무간]을 내놓았다.  3편에는 중화권의 대스타- 이른바 영화황제-황후 급에 해당하는 6명의 톱스타들이 공연하였다. 이는 홍콩영화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조합이다. 꼬일 대로 꼬인 영화 속 이야기를 풀어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런 빅 스타들을 한꺼번에 만나보는 것도 [무간도3]을 보는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무간도]시리즈는 상당히 복잡한 인맥과 플롯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3편의 경우에는 공개된 작품 자체 또한 상당히 복잡한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지난(2003년) 12월 12일 홍콩에서 개봉된 영화와 중국에서 개봉된 영화가 다소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극장에서 3주(홍콩에서 개봉 3주면, 웬만해서는 극장상영을 종료하고 비디오 출시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걸린 후 이른바 감독특별판이 상영되기 시작했다. 모두 예닐곱 장면이 추가되었는데 이는 관객에게 극중 상황을 좀더 이해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였단다. 우리나라에서 개봉될 영화도 아마 이 '감독판' 기준이 될 것 같다. 감독판은 오리지널(홍콩극장상영작)보다 12분 정도 늘어난 분량이다.   (3편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1,2편의 내용을 잠깐 복습하면 다음과 같다.) 홍콩 범죄단체인 삼합회의 중간급 보수 한침(증지위)은 원모심려(遠謀深濾) 차원에서 조폭 똘마니 유건명(여...

[무간도Ⅱ혼돈의 시대] 被遺忘的時光

(박재환 2003.12.10) 지난 (2003년 12월) 8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는 유덕화, 양조위, 황추생, 여명, 진혜림, 유가령 등 홍콩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무간도3]의 거창한 시사회가 열렸다. 살인과 음모로 가득한 흑사회 조폭드라마가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수도 한가운데에서 성대한 홍보전을 펼쳤다는 것은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어쨌든 추락하는 홍콩영화에 날개를 달아준 [무간도]는 영화팬으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선 곧바로 홍콩 영화답게 속편 제작이 이어졌다. [무간도]의 대모인 맥조휘 감독은 원래 무간도의 뒷이야기(3편)에 흥미를 느꼈지만 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완결된 작품을 구성하기 위해 프리퀄에 해당하는 2편을 만들어내기로 했단다.    모든 영화가 다 그러하듯이 2편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무간도>의 전체 이야기를 하나의 대하소설 같은 통속드라마로 이해하려면 2편은 꼭 거쳐야 하는 과정임에는 분명하다. 1편의 내용은 결국 경찰이 된 조폭 똘마니와 조폭 똘마니가 된 애송이 경찰의 살벌한 '살아남기 한판승부'를 다루고 있다. 진영인(양조위)은 언젠가는 경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착한 사람'이고, 유건명(유덕화)은 자신의 과거를 어떻게든 지우고 새 삶을 살아보려고 하는 (그렇게 보이는) '나쁜 사람' 역을 맡았다. 이처럼 선악의 경계가 분명한데 그들의 현재 위치를 벗어나는 것이 그리 쉬울까? 무엇보다 그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자신들 말고도 또 누군가가 자신들과 같은 '워띠'(臥底=신분을 숨기고 잠입한 스파이)라는 것이다.     (3편이 아주 거창한 작품일 것이라는 가정하에!) <무간도>의 온전한 이해를 위해서는 관객은 1편에서 잠깐 본 진영인과 유건명의 신분변환 과정에 대해서 좀더 심화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 유위강 감독과 맥조휘는 똑똑하게도 1편에 나왔던 이야기만으로 2편의 과거를 ...

[원망수] 선남선녀 미남미녀의 러브스토리 (願望樹,맥조휘 감독,2001)

(박재환 2003.11.24)  최근에 개봉된 홍콩영화 <트윈 이펙트>를 보면 주인공인 트윈스 멤버(종흔동, 채탁연)보다 더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유덕화의 젊은날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목구비 뚜렷한 진관희가 바로 그이다. 실제 진관희는 <무간도>에서 유덕화의 어린 시절 역할을 맡아 우리나라 팬에게도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진관희의 영화 데뷔작은 <특경신인류2>, 바로 <젠 와이캅>이다.   캐나다에서 자란 진관희를 홍콩연예계에 데뷔시킨 사람은 다름아닌 성룡이다. 성룡은 자신이 제작을 맡은 영화를 홍보하며 진관희를 '비밀병기'라고 치켜세웠으며 홍콩영화계의 거물 양수성 회장도 진관희를 미래의 톱스타라고 말했다. 게다가 장국영 또한 진관희를 후원해 주었다. 이처럼 홍콩의 거물 영화인들이 보증해준 진관희는 사정봉과 함께 홍콩의 미래를 짊어질 확실한 차세대 스타로 급부상했다. 이미 1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흥행대박을 터뜨린 단독 주연작품은 없다. 하지만 그의 스타가도는 천천히 확실히 펼쳐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가 <젠 와이 캅>다음에 출연한 작품이 바로 <원망수>라는 멜러물이다.    <원망수>는 몇년 전부터 홍콩영화제작의 한 유형을 보여준다. 홍콩 영화계가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으면서 그 타개책으로 신진인물을 등용하고 해외 로케 촬영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중 일본을 배경으로한 영화가 몇 편 만들어졌는데 이 영화도 바로 그런 유형이다.  <원망수>의 전체 줄거리는 이렇다. 진관희는 갑작스런 형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일본에 간다. 형의 유분을 평소 사랑하던 일본의 설산의 한 나무-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원망수-  밑에 뿌리기 위해서이다. 온 산하가 새하얀 눈으로 뒤덮힌 일본의 고산지대. 이 곳에 또다른 홍콩사람이 찾아온다.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에 슬픔에 빠진 아만다이다. 아만다는 언니의 유골을 평소에 사랑하...

[무간도] 영웅의 죽음 (無間道,2002)

(박재환 2003.1.13) 작년(2002) 12월 12일 홍콩에서 개봉된 <무간도>는 어제(2003.1.12)까지 5,234만 홍콩달러를 벌어들여 재작년 역대 최고 흥행수익을 올린 <소림축구>의 개봉성적에 도전하고 있다. 오랫동안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던 홍콩 영화계는 새로운 영화방식으로 오랜만에 활짝 웃고 있다.   사실 <무간도>는 폼만 남발하는 카메라맨 유위강이 메가폰을 잡았고, 거의 분간하기 힘들 정도의 비슷비슷한 영화에 열심히 출연하는 양조위, 유덕화 등이 출연하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홍콩 스타일의 액션물이다. 그런데 왜 이 영화가 홍콩영화팬에게 이런 엄청난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장예모의 <영웅>을 가볍게 따돌리면서 말이다. 대중문화에서 성공하는 작품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무엇인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까한다.   <무간도>는 유위강과 공동감독을 맡은 맥조휘(麥兆輝)가 수년 간 붙잡고 있었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맥조휘는 우리나라 영화 팬에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다. 진관희 주연의 멜로물 <願望樹>과 오진우와 진효동이 출연한 <愛與誠> 등의 작품이 있다. (유덕화가 춤꾼으로 나온 <애군여몽>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정식 시나리오가 완성도 되기 전에 촬영부터 들어가는 홍콩에서는 보기 드물게도 이 영화는 3년간 그의 손아귀에서 여러 번 수정작업을 거치며 완성된 것이다. 이처럼 오래 숙성시킨 시나리오답게 날림공사나 부실영화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이 영화의 음악은 베이징에서 20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투입되어 정성들여 녹음되었다.     제목 <무간도>는 영화 초반에 설명을 해 준다. 불교용어로서 8대 지옥 중 최악의 지옥을 일컫는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최악의 경우를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되면 기고한 운명과 임무를 맡은 두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