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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파 남편의 편지] "믿습니까?" (최위안 감독, A Letter of Romantic Husband, 2012)

  일요일 새벽 1시 5분에 KBS 1TV에서 방송되는 ‘독립영화관’에서는 영화팬들이 쉽게 볼 수 없는, 조금은 발품을 팔거나 손가락 수고를 해야만 볼 수 있는 충무로 영화나 단편영화들, 그리고 가끔 해외의 저예산 인디영화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다. 오늘 밤(9일 새벽 01시 05분)에는 ‘낭만파 남편의 편지’라는 작품이 소개된다.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었고 작년 아주 잠깐이지만 극장에도 내걸렸던 한국작품이다. 이 작품은 영문서적 번역가로 수많은  작품을 한글로 옮겼던 소설가 안정효가 1995년에 쓴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도 독특하지만 최위안 감독은 더 독특하게 영화를 완성시켰다.   작품은 경기도 부천의 한 작은 아파트에 사는 평범한 젊은 부부의 다소 맹랑한 ‘힐링 시도’시도를 이야기한다. 이들은 결혼한 지 9년 되었고 둘 사이에는 유치원 다니는 딸애가 하나 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이들 부부에게 지독한 권태감을 안겨준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삶 때문에 절망에 빠진 남편은 잃어버린 과거의 낭만을 되찾기 위해 아내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한다. 설렘을 주기 위해 익명으로, 한 문장마다 신중하고도 진심을 담아 사랑을 담아서. “두 번째 결혼생활을 해 봅시다.” 그리고 계속 편지를 보낸다. “아파트에서 보는 당신의 모습이 힘들어 보인다”고. “다시 젊음을 찾는 사랑을 해 보자”고. 그런데 이런 편지를 받은 아내의 반응은 뜻밖이다. 그 편지가 남편이 보낸 것이라곤 상상도 못 하고, 혼자서 누군가가 자신을 일상의 권태에서 구원해주기 위해 보낸 것이라 생각한다. 발신자 없는 편지가 거듭될수록 아내는 남편 몰래 작은 희열을 느낀다. 남편은 반응이 전혀 없는 아내에게 다시 절망한다. 남편은 아내를, 그 아내는 그 남편을 사랑할까. 메아리 없는 편지, 중산층의 9년차 부부가 위태롭다.   안정효는 한때 충무로 영화판에서 인기가 있던 소설가였다. <은마는 오지 않는다>(1991)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