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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무비] 유치함과 창의 사이 (A Minecraft Movie,2025)

게임 속 세상이 스크린 위로 펼쳐졌다. 더 화려하게, 더 현실감 있게, 더 웃기게. 수많은 게임들이 영화가 되었고, 그 바통은 이제 <마인크래프트>가 이어받는다. 스웨덴의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이 만든 이 블록의 세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가치를 알아보고 모장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전 세계 유저의 창의력을 끌어모았다. 정육면체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유저는 땅을 파고, 성을 쌓고, 좀비를 물리치며 자신만의 왕국을 만든다. 그렇게 자유롭고 무한한 탐험이 영화라는 프레임에 들어섰다. 워너브러더스와 레전더리, 그리고 모장이 손잡고 만든 <마인크래프트 무비>에는 잭 블랙과 제이슨 모모아가 출연한다. 두 사람은 엠마 마이어스, 다니엘 브룩스, 세바스찬 한센과 함께 블록 세상으로 빨려 들어간다. 관객 역시 그 포털을 통과해야 이 유치하고도 황당한 게임의 매력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잭 블랙이 연기한 스티브가 어릴 적 들어가지 못했던 뒷산 탄광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장면이다. 그곳에서 발견한 파란 큐브는 그를 마법 같은 오버월드로 데려가고, 스티브는 삽과 곡괭이를 들고 자신만의 낙원을 짓기 시작한다. 하지만 또 다른 포털이 열리고, 이번엔 ‘네더’라는 지옥으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황금에 집착하는 피글린 지배자 멀고샤에게 잡히며 창발적 모험은 끝이 난다. 그러는 동안 현실에서는 제이슨 모모아가 연기한 왕년의 비디오게임 챔피언 가렛이 큐브를 손에 넣고, '오버월드'에 빨려 들어간다. 이제 이 두 남자의 정신없는 여정이 펼쳐진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게임만큼이나 혼란스럽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자랑한다. 개봉 전까지는 불안이 컸다. <미키17>의 실패 여파 속에, 워너브러더스는 예고편부터 자신 없어 보였다. 그러나 개봉 후 결과는 놀라웠다. 관객들은 정교한 스토리보다는 잭 블랙과 제이슨 모모아의 몸 개그, 그리고 '치킨조키'가 벌이는 황당한 액션에 더 크게 반응했다.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게임에서 툭~ 튀어나온 아랍 영웅 (Prince of Persia: the Sands of Time, 마이크 뉴웰 감독,2010)

  이번 여름에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줄을 이어 한국, 아니 전 세계 극장가를 공략할 모양이다.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느껴지는)와 시시각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특수효과로 무장한 할리우드 영화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갈수록 영화라는 것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2시간을 꽉 채우는 즐거운 환상여행이란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조금만 기다리면 집에서 편안히 볼 수 있고, 조금만 공을 들이면 조잡한 불법동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최신 음향시스템과 남극바람을 선사하는 에어컨이 설치된 극장으로 몰려가는 것은 단순히 극장의 하드웨어적 환경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뭔가 신나고 재미있고 화끈한 영화를 즐기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영화팬의 마음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제리 브룩하이머이다. 이 사람은 TV드라마와 극장 영화를 오가며 항상 영화팬의 기대를 맞추거나, 앞서거나, 때로는 뒤따라간다. 디즈니를 통해 <캐리비안의 해적> 세 편을 만들면서 판타지 영화의 전범을 보였던 그가 또 다른 시리즈를 찾아 헤매더니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Prince Of Persia: The Sands Of Time)를 들고 나왔다. 기대하시라. 이번 여름은 페르시아의 왕자다!페르시아 왕자, 벽돌담을 뛰어넘다  항상 재미있는 로고를 선보이던 구글이 최근 흥미로운 로고를 메인에 걸었다. 왕년의 인기 아케이드 게임이었던 팩맨(Pac-Man)을 이용한 구글 로고였다. 팩맨은 일본의 게임사 남코(Namco)가 30년 전에 발표했던 기념비적 게임이다. 팩맨 탄생 30주년을 기념하여 구글이 자기들 메인에 팩맨을 내건 것이다. 팩맨 이후에도 많은 전자오락실용 게임, 286급 피시에서 돌아가던 게임이 많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테니스게임도 있고, 오목두기도 있고, 갤러그도 있었다. 허큘러스에서 컬러로 넘어가면서 사랑받았던 게임 중 하나가 바로 이 <페르시아의 왕자>이다.  터번을 두른 아랍계 남자가 ...

[파이널 환타지] 디지털 인간의 무게는? (히로노부 사카구치 감독 Final Fantasy : The spirits within, 2001)

  (박재환 2001.7.16.) 2년 전, 심형래 감독의 <용가리>가 처음 세종문화회관에서 상영된 후 쏟아진 비난은 지금 생각해도 비참할 정도였다. 영화의 기본도 안 된 상태에서 펼친 무모한 도전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평자와 네티즌의 의견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비난 속에 아주 가끔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CG쪽 관련종사자들의 냉혹한 자기비판적 글이었다. 그 동안 헐리우드의 영상혁명에 대해서는 너무나 관대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정작 자국의 영상기술발전에 등한시 해오던 영화팬들이 심형래의 그러한 도전에 돌을 던질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사실 그가 사기꾼이 아닌 이상 그러한 열혈 도전의식이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CG기술은 언제나 그 수준에서 맴돌게 될지도 모른다. <파이널 환타지>를 보고나선 우선 떠오른 생각이 그러한 <용가리>의 도전 정신이었다.  익히 알려진 대로 <파이널 환타지>에는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영화사상 최초의 인간 캐릭터가 등장한다. 사실 이것은 조금 논란의 소지가 있을 듯하다. <토이 스토리>의 픽사가 내놓았던 <게리의 게임>이라는 단편은 말할 것도 없고, 작년에 개봉된 영화 중에 <신밧드 2000>이란 영화에서도 실제등장 인물은 모두 CG로 만들어진 캐릭터였다.  인형이나, 공룡, 외계인이 아닌 사람을 CG로 창조해내었다는 것이 <파이널 환타지>에서 말하는 '세계최초'라는 주장이다. 아마 <스타워즈 에피소드1>에서 '자자 빙크스'라는 외계생물체 캐릭터에 대해 감탄, 혹은 실망한 사람이라면 이번 <파이널 환타지>의 인간 캐릭터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파이널 판타지>는 이미 10편까지 제작된 인기 비디오게임 <파이널 판타지>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3천 만장 이상이 팔렸고, 게임 제작사인 스퀘어 사가 1억 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제작비를 쏟아 부...

[툼 레이더] 헐리우드판 단적비연수 (사이먼 웨스트 감독 Lara Croft: Tomb Raider 2001)

(박재환 2001.6.19.) 지난 주말에 미국에서 개봉된 <툼 레이더>는 단 사흘 만에 4천 7백만 불을 벌어들이는 엄청난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지난봄부터 기대해마지 않았던 게임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의 열혈 팬이라면 이번 극장판에 무척이나 실망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작심하고 오락영화의 본령을 만끽하며 보려 해도 이 영화는 어디 한 곳 폭소나 환호성을 내지를 데가 없다. 이따금 펼쳐지는 액션과 지루한 폼 잡기에 어이없는 웃음만을 지을 뿐이다. 사실 <툼 레이더>는 그렇고 그런 많은 기획영화 중의 하나이다. 제 아무리 오리지널 게임이 초베스트셀러 인기 품목이었다 하더라도 스크린으로 옮겨지고 나면, 원작의 재미나 감흥은 고스란히 사라지고 정말 껍데기뿐인 명찰만 남는다. <스트리트 파이터>, <슈퍼마리오>, <윙 코맨더>, 최근의 <던전 앤 드래곤>까지. 하지만 그래도 <툼 레이더>에 좀 더 기대를 가진 것은 그것이 단지 전 세계에 3천만 카피가 팔린 초절정 인기 게임이라서가 아니다.  그 인기 게임의 인기 캐릭터인 라라 크로프트 역에 누가 캐스팅될 것인가 하는 순간부터 이 영화의 마케팅은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길을 걷기 시작했다. 캄보디아에서 요란스럽게 진행한 기자 초대회까지 가졌던 <툼 레이더>는 영화제작 틈틈이 재미있는 기사거리를 제공해주었다. 4륜 구동자동차 랜드로바가 멋지게 쓰일 것이며, 라라 크로프트가 에릭슨 무선단말기를 효율적으로 선전해줄 것이며, 펩시가 화면 어딘가를 장식할 것이라는 등, 영화내외적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펼쳐졌다. 하지만 개봉을 앞두고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최종 편집권이 박탈될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흘려 나오면서 이 영화의 완성도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컴퓨터 게임은 게이머의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하지만 논스탑 액션물인 영화에서는 라라 크로프트의 원맨쇼를 꾹 참고 지켜봐야 한다는 결점이 있다. 라...

[던전 드래곤] 용과 마법이 숨쉬는 시절 (Dungeons & Dragons, 코트니 솔로몬 감독,2000)

 PC게임으로 인기가 높은 <디아블로>같은 형태의 게임을 롤 플레잉 게임(RPG)이라 한다. 말 그대로 게이머가 '검투사'나 '마술사' 등 일정 역할을 맡아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주어진 설정 속에서 난관을 차례로 극복하고 마침내 황금과 명예, 혹은 미인을 차지하는 게임이다. 이 말은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테이블탑 롤 플레잉 게임에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 나라의 윷놀이처럼 말판을 움직이는 게임은 이미 영화 <쥬만지>에서 보아왔다. 미국의 TSR사에서 만든 첫 번째 <던전 앤 드래곤 (Dungeons & Dragons)>이란 게임은 1974년에 출시되었었다. 그것이 카드게임과 PC게임으로 나왔고 현재까지 2천 5백만 명의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게임은 이미 1983년에 미국 CBS에서 만화로 만들어져 시리즈로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 게임의 열성 팬이었던 코트니 솔로몬 감독은 91년에 이 게임의 영화화 판권을 사들이고, <매트릭스>를 제작한 조엘 실버를 끌어들여 마침내 극장판 <던전 드래곤>을 완성한 것이다. 영화의 내용은 마치 컴퓨터게임의 시놉시스를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마법'과 '드래곤'이 존재하는 신비의 왕국 이즈멜은 엄격한 신분제 계급사회이다. 드래곤의 지휘권을 지닌 왕족과 강력한 마법의 힘을 가진 '메이지', 그리고 노예취급을 받는 시민계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즈멜 최고의 마법사 프로피온(제레미 아이언스)은 사비나 여왕(도라 버치)을 실각시키고 자신이 왕국을 지배하러한다. 여왕을 구하고, 이즈멜을 구하는 영웅의 역할은 당연히 최하계급의 좀도둑 리들리(저스틴 왈린)의 몫이다. 이 정도의 내용이면 컴퓨터게임의 화려한 동영상과 환상적인 장면변환에 익숙한 게이머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매트릭스>적 영상과 <스타워즈>적 수법을 써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