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애의 이력] “내 이혼을 모독하지 마세요.” (조성은 감독 With or Without You, 2015)

2017. 8. 19. 21:53한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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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서 화요일로 방송시간을 옮긴 KBS <독립영화관>은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가 극장에서 놓친, 괜찮은 ‘독립영화’를 소개한다. 오늘 밤 12시 30분에 방송될 영화는 작년 6월에 극장에서 아주 잠깐 상영되었던 조성은 감독의 <우리 연애의 이력>이다. 전혜빈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우리 연애의 이력’은 영화판 커플의 이야기이다. 아주 오래 전 아역배우로 <물안개>라는 영화에 출연하며 화려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던 여배우 연이(전혜빈). 지금은 영화감독 입봉을 꿈꾸는 만년 조감독 선재(신민철)과 짧은 사랑의 종지부를 찍는다. 이혼은 했지만 여전히 좋은 영화계 동료이자, 친구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둘이 계속 만나는 것은 어쩌면 끝내지 못한 시나리오 때문. 두 사람은 ‘우리 연애의 이력’이라는 가제가 붙은 시나리오를 함께 써가고 있다. 하지만 이 대본이 영화화 될지는 의문. 여배우 연이는 어릴 적 트라우마가 영화에 대한 애증의 마음으로 남아있다. 그녀는 언제나 팩소주를 빨대로 마시며 마지막 스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선재는 그런 연이 옆에서 언제나 지켜봐주고, ‘간호’해 주고 있다. 영화판은 웃기고 돌아가고 있고, 둘의 관계는 현실적으로 갈라지고 있다. 해피엔딩이 될까. 어떤 모습이 해피엔딩일까.

 

<우리연애의 이력>은 전혜빈과 신민철의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로맨스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영화판의 이야기는 장치일 뿐이다. 감독은 어쩌면 상처받은 연인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진정한 자신의 반쪽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주연배우와 함께 황승언, 이지훈, 예수정, 박충선, 장혁진, 방은희, 남태부, 황미영 등 조연진 하나하나가 모두 맛깔스런 캐릭터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의 매력은 대사가 찰지다는 것이다. 연애를 하는 두 사람, 이혼 직전의 커플, 주연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펼치는 두 여배우, 제작자와 감독의 헤게모니가 대사에서 생생하게 묻어난다. 물론, 그런 대사 중 압권은 전혜빈과 신민철이 시나리오 저작권을 두고 다투는 장면에서 일 것이다. 두 사람은 함께 나누었던 사랑의 순간을 시나리오로 옮기면서 행복했으리라.

 

영화에서 신민철의 조연출로 나오는 남태부는 랩으로 이들의 사랑을 전한다. “읽지 않을 시나리오를 쓰고/ 이별하지 않을 여인과 이별을 하네/ 비터 스윗/..... / ... / 사랑은 원래 엉망“

 

영화판의 장식으로 전혜빈의 매력과 사랑의 감정을 흥미롭게 풀어낸 <우리 연애의 이력>은 작년(2016년) 6월 29일 개봉되어 전국 관객 3,043명을 동원했다고 한다. <독립영화관>에서는 놓치지 마시기. (박재환) 

 

KBS독립영화관 2017.6.6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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