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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지구최강, 우주최고의 셀럽 (브랫 래트너 감독, MELANIA,2026)



The Ultimate Icon of Global Glamour
 
지난 주말 미국에서는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한 편 개봉되었다. 마블 작품도 아닌데 홍보비는 그에 못지않다. 개봉 전날 워싱턴DC 트럼프-케네디센터에서 열린 공식시사회에는 미국 47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팸 본디, 피트 헤그세스, 크리스티 노엠, RFK 주니어, 카쉬 파텔 등 ‘ 슈퍼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New 람보’라도 만들어졌단 말인가? 놀랍게도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를 정면에서 다룬 다큐멘터리였다. 제목부터 거룩한 ‘멜라니아!
  이 영화는 시사회에 이어 미국 1500여 개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미국 매체 기자/평론가들은 기사에서 아주 고상한 예술영화를 본 듯한 상투적인 문구를 빠뜨리지 않았다. “극장에는 나 포함하여 두 사람, 세 사람이 앉아서 지루함을 끝까지 이겨내며 영화를 보았다!”는 식으로. 
 과연 어떤 영화일까. 우선, 영화의 정체부터. 이 영화는 멜라니아의 화려한 20여 일을 담고 있다. 트럼프가 치열했던 대선 레이스 끝에 당선을 확정한 날부터, 취임식까지,(그리고 다음날 아침까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얼마나 흥미로운가. 향후 펼쳐질 트럼프의 또 한 번 ‘위대한 미국 만들기’를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말이다. 트럼프의 부유한 친구인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은 무려 4천만 달러에 이 작품의 배급권을 획득한다. 그리고 마케팅 비용은 3,500만 달러를 더 쏟아 부으며 멜라니아 찬가를 만방에 퍼뜨릴 준비를 마친다. 디즈니보다 약 2,600만 달러 더 많은 금액이었다고들 한다. 
  영화가 개봉된 날 미국 TV 방송사의 입담 좋은 코미디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 영화를 헐뜯기(!) 시작한다. 지미 키멜은 “영화 '터미네이터' 이후로 유럽 출신 사이보그에 대한 영화에 이렇게 큰 기대감이 쏠린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또 다른 지미, 팰런은 “이번 주말 극장에는 멜라니아 다큐멘터리도 있고, 레이첼 맥아담스의 'Send Help'(직장상사 길들이기)도 있습니다. 원래 이 제목은 멜라니아 다큐멘터리의 제목이었다고 하네요.”란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영화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그럼, 지난 주말 한국에서 개봉된 <멜라니아>를 리뷰한다. (한국에서도 개봉했어요!) 그날  찾아간 극장에서는 밤 10시 50분, 한 타임만 상영했다. 야심한 시간, 제일 작은 상영관이었지만 텅텅 빈 좌석은 오싹하기까지 했다. 다행(?)인지 중년의 남성이 자리에 앉았다. ‘MAGA’모자는 쓰지 않았다.
  이 작품에 대한 악담과 비난은 ‘평균적인’ 지성의 미국 매체를 보면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니 여기, 한국에서 굳이 그런 이야기를 덧보태어 관세전쟁의 빌미를 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한국 관객에게는 <멜라니아>를 통해 미국과 미국 정치계, 미국 정치인, 미국 정치 풍토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와 더불어, 퍼스트 레이디의 패션 감각과 권력가에 줄을 대어야 하는 미디어업계의 현실도 덤으로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영화는 그 유명한 마라라고(Mar-a-Lago) 리조트를 조감하는 카메라로 시작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사저이다. 플로리다의 옥색 대서양 바다가 보이는 이 근사한 곳에서 하이힐을 신은 여자를 아래로부터 천천히 훑으며 주인고의 전신이 등장한다. “보라! 마라라고의 여신” 멜라니아 트럼프님이시다.
   다큐멘터리 <멜라니아>를 극장에서 보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것을 기대할까? 미국 퍼스트 커플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 정계와 재계를 가로지르는 배신과 욕망의 카르텔? 그냥 평균 남녀의 고급진 삶? 설마, 위대한 미국인의 정신세계나 세계평화의 수호자를 지켜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하이힐을 신은 멜라니아의 높은 눈으로 바라보는 위대한 미국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두 번째 미국 대통령 당선을 확정한 남편의 전화를 받은 멜라니아 여사는 이제 두 번째 ‘영부인’이 될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우선은 취임식 때 입을 옷부터. 모델 출신답게 디자이너와 패션에 대한 수준 높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변방의 한국관객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취임식 전후로 이어질 그 많은 행사에 입고 갈 옷이 한두 벌이 아니란 것을. 옷에 맞는 하이힐까지. 그리고, 이제 백악관 안방마님으로서 해야 할 일이 더 있다. 입주할 집을 꾸미는 것이다. 벽지도 새로 바꾸고, 가구도 장만해야한다. 기타 등등. 취임식은 2025년 1월 20일이다. 전 입주자(!) 바이든이 집을 나가면 5시간 만에 가구를 모두 교체해야 한단다. 흥미로운 이사 이야기이다. 
  물론, 영부인이 패션과 살림살이만 신경 쓰는 것은 아니다. 영부인의 위대한 업무가 시작된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모델 출신의 멜라니아 여사는 부군이 미처 다 못 챙기는 전 세계적 이슈를 세심하게 살펴본다. ‘아이들의 미래’(‘Be Best’ 이니셔티브 캠페인)에 대한 관심. 프랑스 대통령 부인(마카롱 여사)과 전화하고, 요르단 왕비와 소통한다. 그리고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사람의 무사 귀환을 축원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건 '자리가 권력을 말한다'를 실제 보여주는 것이리라. 
  아마도, 카터 대통령 장례식을 다녀온 뒤, 홀로(물론, 경호원을 잔뜩 거느리고) 뉴욕의 대성당을 찾아 ‘그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추모하는 모습, 자신의 비서를 뽑기 위해 직접 면접하는 모습, 이동하는 차량에서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을 부르는 모습 등에서 너무나 ‘인간적인 영부인’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바빠서인지 그런 것을 언급하지 않지만 말이다.
 이 영화는 성룡과 크리스 터커가 콤비 플레이를 펼쳤던 <러시 아워>의 브렛 래트너가 연출을 맡았다. 여러 불미스러운 일(성폭행 혐의)로 업계에서 퇴출된 줄 알았던 그 감독이 이런 백악관 미담을 만들 줄이야.
 브렛 래트너는 자신의 화려한 컴백을 성사시켜준 주인공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은데, OST로 사용된 노래들이 하나같이 심상찮다. 롤링 스톤스의 ‘Gimme Shelter’를 시작으로, ‘Billie Jean’(마이클 잭슨),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티어스 포 피어스), ‘It's a Man's Man's Man's World’, 라벨의 ‘볼레로’까지. 선곡으로만 보자면 안티도 이런 안티가 없을 것 같다.
  이 영화에는 도널드 트럼프와 멜리니아 트럼프뿐만 아니라 많은 유명 인사가 나온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취임식의 화려한 축제 속에 빠질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일런 머스크도 보이고, 제프 베이조스도 보인다. 클린턴도, 부시도, 오바마도, 바이든도, 카말라 해리스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2미터 5센티 장신의 배런 트럼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야 (뉴스에서) 늘 보던 사람이지만, 쇼윈도 부부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 영화는 신비주의 컨셉을 보여주던 멜라니아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는 작품이다.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내조를 잘하고. 무엇보다, 실적호조에도 수만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제프 베이조스가 이 작품에 거금을 투자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을 공략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주는 영화이다. 무엇? 왕관에 다이아몬드도 기꺼이 박아줘야할 것이다. (박재환.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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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원제: Melania) ▶감독: 브랫 래트너 ▶출연: 멜라니아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배런 트럼프 ▶제작: 아마존 MGM 스튜디오 ▶개봉: 2026년 1월 30일 ▶상영시간: 104분 ▶상영등급: 12세이상관람가
박재환 영화리뷰 kinocine.com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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