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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리뷰

[프레이] 약탈자 프레데터, 디즈니 수정주의 영화로 거듭나다 (디즈니플러스,2022)

by 내이름은★박재환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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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에서 지난 5일 공개된 ‘프레이’(Prey)는 1987년 개봉한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프레데터’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프레데터'는 1980년대 남미의 정글을 배경으로 미군(코만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외계 약탈자와 죽음의 전투를 펼쳤다.  이 'B급 영화'는 ‘외계침입자’의 독특한  형상과 공격방식, 그에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이 꽤나 역동적이고, 창의적이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그 덕분에 ‘프레데타2’, ‘프레데터즈’, ‘더 프레데터’ 등이 30여 년간 이어질 수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라는 변종 스핀오프 작품도 나왔고 말이다. ‘프레이’ IP를 가지고 있는 20세기폭스가 디즈니로 넘어가면서 ‘프레데터’는 디즈니의 손에서 지구인 사냥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프레이’는 ‘사냥감’라는 뜻이다. 



댄 트라첸버그(Dan Trachtenberg) 감독의 ‘프레이’는 그동안 ‘프레데터’ 시리즈를 책임진 근육질의 마초맨들이 나오지 않는다. 디즈니는 영리하게도 ‘프레데터’의 기원, 즉, 그 외계 괴물이 언제 처음 지구로 왔을까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그 이전에 왔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감독은 1719년의 코만치 인디언이 돌아다니던 대자연의 평원에 불시착한, 혹은 뚜렷한 목적을 갖고 착륙한 그들을 다룬다. 주인공은 ‘백인’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아메리칸 원주민이다. 이제 특별한 ‘프레데터’에 맞서는 인간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 코만치족 소녀 나루(앰버 미드선더)는 오빠 타베(다코타 비버스)처럼 전사가 되고 싶지만 부족에서 그에게 바라는 임무는 아마도 힐러, 치료사인 모양이다. 사냥과 추적은 남자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무리 속에서 나루는 언젠가는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누구보다도 강인하고, 관찰력이 뛰어난 나루는 그들의 땅에 새로운 위협체가 나타났다는 것을 제일 먼저 알아차린다. 나루는 직감적으로 사냥의 원리를 터득한다. 미끼를 나무에 걸어두고 짐승을 사냥하는 법도, 손도끼에 줄을 묶어서 무기로 사냥하는 법도.

‘프레데터’의 외형은 35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하다. 마스크가 벗겨졌을 때 보이는 끔찍한 곤충 같은 모습도 유사하다. 아마도 오랜 진화의 결과, 그와 같이 우주 그 어디를 가든 최강의 공격력과 최고의 은신술을 지닌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여전히 사냥꾼이며, 사냥 후 해골을 수습하는 전리품 수집가이다. 아마도 처음 지구에 온 그들은 용의주도하게 인간의 땅에서 벌어지는 모든 습격과 사냥, 도주의 형태를 분석한다. 늑대도, 곰도, 인간도 그들에겐 간단한 사냥의 대상이 될 뿐이다.

‘디즈니+’에서 볼 수 있는 ‘프레이’는 ‘디즈니’ 브랜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많다. ‘프레데터’는 사냥감을 잔인하게 공격하게, 획득한 사냥감은 잔혹하게 분해하며, 잔해를 수집한다. 피가 넘치고, 내장이 쏟아지는 경우도 있다. ‘레버넌트’의 곰이 인간에게 한 행동은 약과인 셈이다.


‘인간’, 아메리칸 원주민 나루는 이런 프레데터를 상대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피가 나면 죽일 수 있다”는 명제는 이번 편에서도 통한다. 은신술의 대가인 프레데터도 녹색의 피를 흘리는 생명체이니 말이다.

이번 ‘프레이’는 여태 나온 ‘프레레터’ 시리즈보다 흥미로운 면이 있다. 18세기 아메리칸 평원을 다루면서 여성전사를 내세운 정치적 함의는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서부영화에서 다뤄왔던 당시의 ‘모피사냥꾼’에 대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시기상으로는 프랑스인들이 큰 강을 따라 비버 사냥을 하던 시기이다. 그들도 충분히 잔인하지만, 더 잔인한 프레데타에게 당하는 것이다.

‘프레이’ 마지막에 한 프랑스인들이 나루에게 전해주는 권총(부싯돌 피스톨)은 흥미롭다. 그 총에는 ‘라파엘 아돌리니 1715’라는 글자가 각인되어 있다. 대니 글로버가 주연을 맡았던 ‘프레데터2’ 마지막 장면에서 ‘프레데터’에게서 건네받은 총이다. 재미있는 연결고리를 남긴 셈이다. 그렇다고 이게 무슨 ‘외계+인’급 신검은 아니다. 

‘프레이’는 영어와 불어가 나오고, 인디언 말도 들려온다. 코만치어란다. 디즈니(훌루)는 코만치어 버전도 함께 촬영했단다. 후시녹음으로 완성해서 선택언어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디즈니플러스에는 ‘코만치어’가 없다. 사실 이 영화는 제작단계에서부터 ‘정치적 올바름’을 떠나 정체성을 제대로 세우려고 노력한 작품이다. 나루와 타베 역을 맡은 배우들이 멀리나마 인디언 피가 흐른다. 프로듀서 제인 마이어스(Jhane Myers)도 네이티브이다. 그 점에서 이 영화를 보면 오랫동안 미국 서부극을 지배했던 ‘착한 백인들에 의한 인디언 제거’ 방식이 ‘수정주의 서부극’을 지나, 이제 외계 침입자에 맞서는 인디언의 이야기까지 진화한 셈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세계 곳곳의 문화권과 마찰을 빚으며 개선되는 것처럼, 이제는 스트리밍의 영역에서도 그런 모습을 엿보게 되는 셈이다.

‘프레이’는 아놀드 슈왈츠네거급 액션이나 에일리언 급 스펙터클은 없지만 충분히 대자연의 웅장함과 어두운 숲에서의 추격전만으로도 보는 묘미를 준다. 게다가 그 모든 ‘우주전쟁’의 주인공은 18세 인디언 소녀라는 것이다. 대단한 성장기이다. 참, 사운드가 굉장하다!

▶프레이 감독:댄 트라첸버그 출연:앰버 미드선더, 다코타 비버스 2022년 8월 5일 디즈니+ 공개  #영화리뷰 @박재환 KBS미디어

 

[리뷰] ‘프레이’, 약탈자 프레데터, 디즈니 수정주의 영화로 거듭나다 (디즈니플러스,2022)

디즈니+ \'프레이\'디즈니+에서 지난 5일 공개된 ‘프레이’(Prey)는 1987년 개봉한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프레데터’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프레데터\'는 1980년대 남미의 정글을 배경으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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