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스페셜 2019 렉카] 차 트렁크에서 사람을 보았네 (연출:이호 극본:윤지형 KBS 2TV 2019.10.11 방송)

2019.10.14 17:19TV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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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도 명맥이 유지된 ‘KBS 드라마스페셜’ 2019년 시즌의 세 번째 작품은 이호 연출 – 윤지형 극본의 액션드라마 <렉카>이다. 단막극에서는 보기 드문 카 체이싱 액션 장면이 돋보이는 범죄추적극이다. 

 

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경찰차보다, 앰블란스보다 먼저 도착하는 것이 ‘렉카’이다. 이번 드라마는 이 렉카 기사가 주인공이다. 태구(이태선)는 렉카업체 사장에게서 오늘도 질책을 받는다. 실적이 너무 저조하다고. 사고를 내서라도 실적을 올리라는 압박에 도로에서 한 건을 올리기 위해 대기 중이다. 그런데 저 먼 곳에 주차한 검은 승용차가 수상하다. 트렁크에 사람이 실린 것 같다. 태구가 가까이 다가가니, 승용차 운전자 도훈(장률)은 아무 일 없다며 꺼지라고 위협한다. 분명 범죄의 냄새가 느껴진다. 이후, <렉카>는 뭔가 의심쩍은 상황을 목격한 렉카 기사가 범죄의 실마리를 쫓아 밤의 도로를 달리며, 자신의 과거와 싸우며, 거악에 맞선다. 

 

<렉카>는 올해 개봉된 카 체이싱 영화 <뺑반>과 비교될 듯하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도전하는 ‘드라마스페셜’ 단막극이라니. 감독의 무모한 도전이 빛을 본다. ‘TV단막극’에, ‘드라마연출데뷔작’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렉카’의 액션은 훌륭하다. 감독은 단막극을 위해 배우에게 액션스쿨을 보냈고, 배우는 렉카 기술을 배웠고, 작품을 위해 차를 파손시키기도 한다. “우와~ 단막극이!”

 

<렉카>는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카 체이싱과 함께, 주인공 태구의 과거 이야기가 드라마의 흐름을 잡는다. 태구는 어린 시절 온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한다. 뒤집어진 차에서 어린 태구만이 경우 살아 나온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여동생. 태구의 얼굴에는 화상자국이 선명하고, 한쪽 다리는 전다. 이후 어렵게 살았을 태구의 모습은 렉카 업체 동료(강기둥)와의 대사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해라. 너랑 나 말고 누가 있냐. 부모 형제 없는 놈들끼리 잘 살아야지 하지 않겠냐.”고.

 

<렉카>에서 묘사되는 악당은 의외로 규모가 크다. ‘재벌3세’와 ‘여자 납치’, ‘살해 유기’ 등이 엮여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단막극 버젯’ 문제로 자동차 추격전에 신경 쓴만큼 악당의 세상을 그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허름한 셀프 주유소 뒷 건물에서 펼쳐지는 액션신이 숨 막히게 달려온 사건을 마무리한다. 태구는 ‘납치되어, 죽을 뻔한 여자’를 천신만고 끝에 구해낸다. 

 

여하튼, 주유소 액션 장면만도 기억해둘 만하다. 호러영화의 문법에 충실하다. 살벌한 육박전이 끝나고 으스름하게 해가 떠오르면 살아남은 청춘이 웃음 짓는다. 

 

이태선이 렉카 기사 태구로, 장률이 검은색 승용차를 모는 악당으로 나오고, 중견배우 조희봉이 동네 경찰, 정원중이 렉카업체 사장, 전배수가 자동차정비소 아저씨로 나온다. 장률의 끄나풀로 동네 양아치는 최근 영화 <엑시트>에서 “살려주세요”를 맛깔 나게 외치던 배우 유수빈이다. 

 

이 작품으로 입봉(연출데뷔)한 이호 감독과 단막극에서 카 체이싱이라는 액션과 한 사람의 과거지사를 잘 녹여낸 작가(윤지형)의 후속작품이 기대된다. (박재환 2019.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