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리뷰(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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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으로 가다] 2000년 한국호러영화 (김인수 감독 Bloody Beach 2000)
(2000년에 쏟아진 한국호러영화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만 본 것 같네요. --;) 올해(2000년) 충무로에서 만들어진 호러영화란 것을 몇 편 본 사람으로서는 이런 영화의 리뷰를 쓸 때마다 한계상황에 봉착한 듯 난감해진다. 여름방학이 다 끝나가도록 서울에서는 아직 개봉관도 잡지 못한 개그맨 출신의 김정식 감독의 데뷔작 로부터 시작하여, , , 그리고, 부천영화제에서 미리 선보였던 몇몇 작품들, 그리고 이번 주말에 개봉될 영화 까지. 여름 한 시즌동안 국내영화팬들이 극장에서 과연 한국산 호러물을 두 편 이상 볼까 의문스런 상황에서는 이런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이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다. 모르긴 해도 국내 영화발전과 평균적 영화팬들의 만족과 기쁨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폭넓은..
2019.08.17 -
[봉오동 전투] “1920년의 전투, 2019년의 한국” (원신연 감독 The Battle: Roar to Victory 2019)
100년도 안 되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고 다이나믹했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은 모두 역사를 만들어가는 당사자이다. 물론, 역사를 승리로 이끈 선구자도 있었고, 일방적인피해자도 있었으며, 가해자와 방관자도 섞여 있다. 우리는 모두 그들의 유족이며, 후손이다. 99년 전, 1920년. 우리 땅이 아닌 국경 너머 중국 땅에서 ‘봉오동 전투’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총을 든 독립군들이 추격해오는 일본군을 박살낸 역사적 사건이다. 190억 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로 그날의 승리를 담은 라는 영화가 만들어졌다. 영화에서는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이 열연한 이름 모를 전사들이 일본군과 싸우며 피를 흘린다. 영화 막판에는 홍범도 장군이 등장한다. 자, 봉오동 전투가 끝난 뒤 이들은 어떻게 ..
2019.08.16 -
[나탈리] 3D로 보여주마. 우리의 **장면을... (Natalie, 2010)
주말에 영화를 보러 갔다. 조조 타임에. 를. 다들 젊은 커플이거나 욕구불만의 중년 여성들이 오순도순 영화 보러 온 것 같은데, 이 아저씨 외따로 앉아 3D안경 쓰고 이 영화를 보려니 꽤나 민망도 하고 스릴도 넘친다. 어쩌겠는가. 3D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이니 말이다. 나탈리는 그런 영화이다. 남자 하나가 여자 하나를 어떻게 알게 되고 베드 위에서 함께 한다. 그걸 감독은 3D카메라 들이대고 실감나게 화면 잡으려고 노력한다. 여배우는 이 영화에 목숨 건 것 같이 아낌없이 다 보여준다. 또 다른 여배우는 그 여배우 못지않게 관객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기 위해 열심히 ‘몸짓’에 괴성을 내지른다. 관객은 영화시작하자마자 화면 가득 펼쳐지는 살색 향연에, 손을 뻗으면 잡힐 듯한 실감 영상에 “아, 아바타가 ..
2019.08.12 -
[강변호텔 ] 추레한 시인, 스산함 풍경, 애잔한 감독 (홍상수 감독 No.23 Hotel by the River, 2018)
(박재환 2019.4.10)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이 지난 달 말 개봉되었다. 1996년 이래 23년 만에 선보이는 23번째 장편영화이다. 홍 감독은 2009년 옴니버스 영화 의 단편 을 찍은 적이 있다. 그러니까 이번이 24번째 연출작이다. 그리고 은 김민희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이래 6번 째 함께 한 작품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철저한 사(私)영화이다. 그가 경험한 세상을, 그가 바라보는 시각으로, 그가 좋아하는 연기자를 데리고, 그의 방식으로(신속하게) 찍고, (해외영화제를 통해) 화려하게 공개하고, 정작 국내에서는 조용하게 “또 한편 만들었습니다”라며 흔적만 남긴다. 이번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홍상수 스타일의 홍상수영화’이다. 기주봉은 시인이다. 두 아들이 어릴 때 무정하..
2019.08.12 -
지현우 vs 오만석 ‘살인광시대’ 영화 <살인소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635785
2019.08.12 -
[그녀의 전설] 김태용 단편 (김태용 감독 Where Mermaids Go, 2015)
(박재환 2018.7.10) 최근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 준 영화 의 민규동 감독의 이름을 들으면, 또 다른 이름이 떠오른다. 민규동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 동기인 김태용 감독과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함께 찍으면서 충무로의 무서운 신인감독으로 주목받았었다. 그후 김태용 감독은 를 찍었고, ‘만추’의 탕웨이와 결혼까지 한다. 그런데, 김태용 감독의 신작을 극장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런저런 단편을 찍고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말이다. 그의 작품을 TV에서 만날 수가 있다. 오늘밤 KBS 에서 방송되는 ‘그녀의 전설’이다. 물론 탕웨이가 나오는 작품이 아니다. 은 27분짜리 단편이다. 제주도가 배경이다. 해녀들이 푸른 바다에서 자맥질을 하며 미역이랑 성게를 따고 있다. 그..
2019.08.12 -
[독립단편영화 3편] 고란살, 소똥냄새, 그리고 치욕일기 (KBS 독립영화관)
오늘(2018.7.17) 밤 KBS 1TV 시간에는 지난 주에 이어 두 번째 상영(!)이 이어진다. 서정신우 감독의 , 형슬우 감독의 , 이은정 감독 등 세 편이 시청자를 찾는다. 서정신우 감독의 은 특별한, 혹은 보기에 따라선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한 남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 첫 장면은 정원(이유영)이 사주관상을 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명리학자’(점쟁이)는 정원에게 “고란살이 있네. 땅에 등을 대고 살 일이 없는 사주야. 딱히 어디 갈 데도 없고. 마침 올해 떠날 운이 있네.”란다. 정원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만으로 훌쩍 떠날 생각을 갖고 있긴 하지만, 사주를 본 것은 오빠(원태희)였기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오빠는 오래 전 사기를 당했고, 사업이 망해서 여동생 집에 몇..
2019.08.10 -
[여배우는 오늘도] 문소리 만세 (문소리 감독 The Running Actress, 2017)
(박재환 2018.5.29) 이창동 감독의 걸작영화 ‘박하사탕’(1999)에서 설경구의 첫사랑 윤순임을 연기하며 영화계에 데뷔한 문소리는 이창동 감독의 에 잇달아 출연했다. 이 작품에서 문소리는 뇌성마비장애인을 훌륭하게 연기하며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그 뒤 20여 년 동안 꽤 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충무로의 중견 여배우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최근 나온 작품 중에는 도 있다. 무슨 역할?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시위선동자로 목소리연기를 했다. 그 영화는 ‘남편’ 장준환 감독의 작품이다. 여하튼, 베니스에서 상탄 충무로 중견배우, 남편도 유명영화감독인 문소리는 평소 어떻게 지낼까. 그녀의 이야기를 그녀가 직접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물론 리얼 라이프를 담..
2019.08.10 -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이 영화가 궁금해? (홍상수 감독 Right Now, Wrong Then, 2015)
(박재환 2015.8.21) 지난 주말 막을 내린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대상인 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정재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9월 중으로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오늘 영화사 측은 영화제에 참석했던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로카르노 현장 소식을 리포트형태로 공개했다. 지난 8월 5일부터 15일까지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는 지난 8월 12일 출국, 4박 5일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상영 및 기자 회견, 시상식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특히 홍상수 감독은 빠듯한 공식일정 속에서도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 미국웹진 ‘인디와이어’, 그리고 프랑스 영화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
2019.08.10 -
[럭키볼]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곽민승 감독,2014)
(박재환 2015.11.27) 연말이면 한 해를 결산하는 각종 행사가 열린다. 영화계에서는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같은 충무로 주류영화제도 열리고, ‘서울독립영화제’ 같은 비주류/독립/단편 영화제도 열린다.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영화진흥위원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서울독립영화제’는 ‘미쟝센단편영화제’와 함께 오랫동안 한국 독립영화계의 보배 같은 역할을 해왔다. 올해도 꽤 많은 독립/단편영화들이 “나 좀 보소”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어제(26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41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개막작품으로 곽민승 감독의 ‘럭키볼’이 상영되었다. 이 작품은 서독제가 기획한 ‘단편영화제작지원 선정작’이다. ‘럭키볼’에 대해 오랫동안 충무로 뒤안길에서 독립영화를 위해 헌신한 조영각 영화제집행위원장은 “..
2019.08.10 -
[히말라야] 그 설산에 사람이 있다 (이석훈 감독 2015)
(박재환 2015.12.28) 영화 ‘히말라야’는 ‘국제시장’을 만든 JK필름 작품이다. 윤제균 감독은 감독데뷔작이었던 ‘색즉시공’부터 시작하여 장르가 무엇이었든 관객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했고, 충무로의 제작능력 내에서, 그리고 지금 어떠한 영화가 필요한지를 절묘하게 기획하여 작품을 내놓고 있다. 대단한 능력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전 세계가 ‘스타워즈’에 올인할 때 승부수로 ‘히말라야’를 띄운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서일 것이다. 이달 초 기자시사회가 끝나나자마자 나온 ‘히말라야’에 대한 평가는 그 간의 윤제균 작품에 대한 평가와 다름없었다. “과잉감성, 기획력만 돋보이는 휴머니즘 영화”라는 평가와 “실화를 바탕으로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휴머니즘 영화”라는 전혀 상반된 평가들..
2019.08.10 -
[하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박재환 2016.1.14) ‘킹스 스피치’(10)로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톰 후퍼 감독의 신작 ‘대니쉬 걸’(The Danish Girl)이 내달 개봉된다. 이 영화는 의학사(史)에서 최초로 성전환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덴마크의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작년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스티븐 호킹 역을 맡아 열연했던 에디 레드메인이 바로 그 베게너 역을 맡았다. 여하튼 ‘남자’ 에이나르 베게너가 수술을 받은 뒤 ‘여자’ 릴리 엘베가 된 것은 1930년이 일이다. 그런데, ‘대니쉬 걸’ 개봉에 앞서 ‘트랜스젠더’를 다룬 또 한 편의 영화가 개봉된다. 한국영화이다. (차승원의 ‘하이힐’도 트랜스젠더를 다룬 영화였다!) 김세연 감독의 ‘하프’라는 작품이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
2019.08.10 -
[장기왕] “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는 퇴직금” (정다원 감독,2017)
★★★2019년 8월 10일(토) 00:45분 KBS 1TV 독립영화관 방송★★★ 올 봄 개봉되어 깜짝 흥행성공을 거둔 라미란-이성경 주연의 영화 의 감독은 정다원이다. 영화의 내용 때문에, 그리고 이름 때문에 여자인줄 알았는데, 어럽쇼 남자였다. 그 남자감독 정다원은 2017년 이란 작품으로 데뷔했다. 이미 ‘반칙왕’을 거쳐 ‘족구왕’,‘오목소녀‘ 까지 등장했기에 ’장기‘와 ’가락시장‘, 그리고 ’레볼루션‘의 결합이 궁금해질 것이다. 영화는 사회에 갓 진출한 청춘의 이야기이다. 고등학교 때 연극무대에 잠깐 올랐던 두수(정두원)는 가락시장 청과물센터에서 겨우 일자리를 구한다. 밤 12시 출근, 아침 10시 퇴근,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 두면 위약금 3배 낸다는 노예조건으로 일하기 시작한다. 걱정하시는 엄마..
2019.08.09 -
[월하의 공동묘지] 전설의 고향 (권철휘 감독 A Public Cemetery Of Wolha, 1967)
*** 놀랍게도 1999/7/25 MBC-TV방영 영화 리뷰 입니다 ** (박재환 1999.7.25.) 우선은 MBC영화담당자의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는 칭찬부터 한 마디. 여름이면 쏟아지는 각종 납량물 중에 이 영화가 포함되었다니 우선은 반가웠다. 이런 영화 요즘 어디 가서 구해보기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오래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화질이나 음질 등은 괜찮은 편이었다. 한국영화는 10년만 지나면 비 내리는 게 다수인데 말이다. 는 제목만으로도 한국 귀신영화의 대표작이 될만한 작품이다. 1967년에 극장개봉 되었으니 나보다 더 오래된 영화이다. 감독 권철휘씨는 처음 보는 감독이다.--; 그리고 출연하는 배우들도 상당히 낯선 편에 속한다. 요즘은 이들 출연하는 배우 영화 보는 것이 에이젠슈타인 영화보는 것..
2019.08.06 -
[얼굴] 신승수 감독의 햇빛사냥꾼 (신승수 감독, 1999)
PC통신에 이 영화 홍보사가 올린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이 영화를 상당히 사회학적 의미로 해석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과연 그럴까? 감독이 이야기하고자하는 것이 정말 사회학적으로 반추할 수 있는 우리 자신들의 페르소나인가? 이 영화에 대해서는 사전지식 없이 보았다. 그냥 '우 순경'을 다룬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 우순경 사건이란 1982년 4월 26일 경남 의령군 산골마을에서 한 순경이 술에 만취되어 총으로 마을 주민을 마구 쏘아 죽인 끔찍한 사건이었다. 그가 왜, 무엇 때문에, 어째서 그런 참혹한 일을 저질렀을까. 적어도 영화를 만들겠다는 사람이라면 몇 가지 상상의 뼈와 미화의 살을 바를 것이다. 전두환 군사독재에 대한 항거? 산골마을 사람이 갖고 있는 배타적 집단 따돌림에 반발? 아니면 애인..
2019.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