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리뷰(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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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인과연] “진기한 이야기가 이어질 듯” (김용화 감독 Along with the Gods: The Last 49 Days, 2018)
데뷔작 (2003)를 시작으로 , 까지 성공가도를 달리던 김용화 감독이 중국영화시장까지 욕심을 갖고 도전한 가 흥행에 참패하자 크게 낙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서서 더 큰 도전에 나선다. 웹툰 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주호민의 를 사랑하는 웹툰 독자들이 많았기에 영화화 소식에 우려의 소리가 높았다. 김용화 감독은 수백 억원을 투자받아 처음부터 2부작을 찍었다. 놀랍게도 한국영화의 판도를 바꿀 만큼 큰 흥행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겨울 개봉된 은 144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에 이어 역대 2위의 흥행성공을 거두었다. 김용화 감독은 서둘러 속편의 후반작업을 마무리하고는 여름시즌에 을 내놓았다. 어제까지 114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전편 못지않은 흥행파워를 보여주고 있다.탄탄..
2019.09.11 -
[신과 함께 죄와 벌] 성스러운 가족 (김용화 감독 Along With the Gods: The Two Worlds, 2017)
2003년 이정재, 이범수가 형제로 나온 오! 브라더스>로 감독 데뷔를 한 김용화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로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충무로의 흥행불패감독이 된다. 국가대표>는 드라마로서의 완성도와 함께 VFX측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어 대담하게도 한중합작으로 ‘고질라가 야구를 하는’ 영화 미스터 고>를 만들면서 흥행에 쓴맛을 본다. 허영만의 원작이 갖고 있는 ‘만화적 상상력’을 넘어서는 한방이 없었다. 어쩌면 중국적 요소를 과도하게 집어넣으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진 셈이다. 다행히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를 거치면서 CG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만화원작을 다루는 방식을 깨우친 모양이다. 심기일전, 와신상담 4년만에 주호민의 웹툰 신과 함께 죄와 벌>로 돌아온 것이다. 신과 함께>는 주..
2019.09.11 -
[암수살인] 부산 살인자의 추억 (김태균 감독 暗數殺人, Dark Figure of Crime, 2018)
영화 ‘암수살인’은 ‘부산’을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부산’ 출신의 곽경택 감독이 관여한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암수살인’이란 피해자(죽은 사람)는 있지만 증거도, 증인도 없어 경찰서 문서고에 사건철에 미제사건으로 존재하는 케이스를 말한다. 피해자는 보통 노숙자거나, 신원불상자여서 경찰이 폼 안 나는 그런 사건에 오랫동안 매달릴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피해자 가족은 원통하고 억울하게 눈물로 세월만 삼켜야한다. 이런 이야기는 에서 종종 소개되고, 이 땅의 아주 ‘특별한 경찰’이 정의감에 이런 사건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준다. 여기 그 이야기가 있다. 영화 (감독:김태균)이다.‘암수살인’은 부산의 평범하지 않은 한 형사를 보여준다. 김형민(김윤석)은 마약사범을 쫓는 형사지만 여느 강력계 형사와..
2019.09.11 -
[청년경찰] 최가박당 박서준 강하늘 (김주환 감독 Midnight Runners, 2017)
이상적인 버디 무비의 조합은 ‘경력짱짱’ 노련한 형사와 ‘의기충만’ 신참이 좌충우돌+우여곡절 불협화음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며 세상의 부조리에 일격을 가하는 모습이다. 프랑스영화 마이 뉴 파트너>, 강우석의 투캅스>, 멜 깁슨의 리셀 웨폰> 등 대부분의 형사물은 이러한 단짝 플레이로 적절한 긴장감과 웃음을 유발하고 마지막엔 감동을 안겨준다. 이번에 개봉하는 박서준과 강하늘의 청년경찰>은 이런 전통적 조합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둘 다 신참이라는 것. 신참, 왕초보 둘이 모여 봤자 그다지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이다. 대신, 감독은 서로 다른 성격을 결합시킨다. 하나는 몸이 조금 먼저 앞서는 다혈질 행동파, 다른 하나는 머리가 좀 더 돌아가는 학구파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티븐 시걸과 맥가이버가 손을..
2019.09.11 -
[군도: 민란의 시대] 사극전성시대 (윤종빈 감독 KUNDO : Age of the Rampant, 2014)
여름 극장성수기를 맞아 흥행대작들이 줄지어 개봉채비를 하고 있다. 이번 주 하정우, 강동원 주연의 ‘군도: 민란의 시대’(윤종빈 감독)를 필두로 영화팬들은 선택의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지난 주 ‘군도’는 기자시사회를 열고 그 베일을 벗었다. 하정우의 박박머리는 빛났고, 강동원의 조각같은 얼굴은 윤이 났다. 영화 ‘군도’는 조선조 철종 13년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의 기세가 급전직하 망조가 들렸던 시기이다. 삼남 땅 곳곳에서는 배고픔과 세정에 억눌린 민초들이 살아남기 위해 낫과 창을 들고 관아에 쳐들어가서 아전나리를 아작(!)내던 시기이다. 저 먼 한양의 구중심처의 철종임금은 “어허, 걱정되구려..”라고 할 뿐 적절한 리액션을 전혀 취하지 못하던 시대였다. 철종 13년(1862년) 조선은.... 양반..
2019.09.11 -
[소셜포비아] 죽음을 희롱하는 넷월드 (홍석재 감독 Socialphobia, 2014)
(박재환 2015.3.16.) 인터넷의 폐해는 히키코모리의 양산만이 아니었다. 누구나 알몸으로 열린 세상에 내던져질 가능성이 활짝 열린 것이다. 지난 2010년, 미국의 한 대학생(테일러 클레멘티)이 친구의 장난으로 SNS에 동성애 현장이 중계된 것 때문에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학생은 자신의 SNS로 강물에 뛰어들어 죽겠다고 유언을 남기기도. 이제는 전화를 이용한 고전적인 보이스피싱에 더불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이른바 ‘몸또’ 피해자가 생기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홍석재 감독은 불과 몇 년 사이 ‘정보의 바다’에서 어느 순간 ‘범죄의 잡탕’이 되어버린 기이한 인터넷 세상의 희한한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소셜포비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야기한 불행과 비극, 부정적 현상을 전해준다. ‘..
2019.09.11 -
[도둑들] 2%가 부족한 사람들 (최동훈 감독 The Thieves, 2012)
2004년 개봉된 최동훈 감독의 은 기존 충무로의 범죄물 답지 않게 튼튼한 시나리오에 깔끔한 구성, 그리고 살아 숨 쉬는 듯한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았다. 그리고 최 감독은 이어 허영만 원작만화 로 한국형 범죄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른다. 보통 이 정도 되면 한 템포 쉬어갈만도 한데 그의 세 번째 작품 또한 빅 히트를 기록했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가 네 번째 작품 을 찍는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불안불안했다. 버젯이 너무 커졌고 나오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프리 프로덕션’단계에선 아직 빅 스타 급에는 끼지 않았던 김수현마저 어느새 빅 스타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한국의 내로라는 스타를 불러 모았고 게다가 홍콩 느와르의 알짜배기 연기자..
2019.09.06 -
[후궁 - 제왕의 첩] 크라잉 게임 (김대승 감독 The Concubine, 2012)
권력은 나눠가질 수 없다!최근 극장에서 개봉된 김대승 감독의 후궁-제왕의 첩>이 화제이다. 김대승 감독은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가슴 저미는 노스탤지어 순애보로 호평을 받으며 감독데뷔를 한 사람이다. 그리고 이어서 혈의 누>라는 굉장히 재미있는 사극으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가 가을로>를 거쳐 내놓은 네 번째 감독 작품이 바로 후궁-제왕의 첩>이다. 제목에서부터, 그리고 조여정의 포스터 사진 때문에 이 영화는 기자시사회 이후 내내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그 화제성에 걸맞게 흥행스코어도 좋았고 말이다. 물론 ‘조여정의 뒤태’를 능가하는 깊이와 심오함과 이야깃거리가 있는 영화가 바로 후궁>이다. 재미가 아주 좋으오~왕의 여자, 여자의 왕예로부터 왕좌는 절대권력이었다. 형(정찬)은 왕이 되고 아우 성원..
2019.09.06 -
[다른 나라에서] '다른 관점에서' (홍상수 감독 In another country, 2011)
홍상수 감독처럼 영화를 쉽게 만들고, 홍상수 감독영화처럼 어렵게 읽히는 영화도 드물 것이다. 홍상수 감독이 1996년에 이란 기묘한 제목의 데뷔작을 내놓았을 때 한국의 영화계는 막 새로운 물결이 넘실거리려고 할 찰나였다. 그 징후는 영화저널의 탄생이었다. 그 전 해에 주간지 과 지금은 사라진 월간지 가 잇달아 창간되면서 영화저널다운 영화저널이 영화팬 손에 쥐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읽기가 재밌어지고 다양하지기 시작한 것이다. 1996년 홍상수 감독의 과 김기덕 감독의 가 나란히 개봉되었고 영화저널을 통해 새로운 자양분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6년이 흐른 뒤 이제는 조선희 편집장이나 정성일 영화평론가 없이도 인터넷이란 열린 공간을 통해 넘치는 평자들이 홍상수 영화를 이리 재어보고 저리 분석하..
2019.09.05 -
[남쪽으로 튀어] 유토피아를 찾아 (임순례 감독 South Bound , 2012)
임순례 감독의 신작 ‘남쪽으로 튀어’가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 같더니 어느새 종영되었다. 같은 한국영화라도 ‘7번방의 비밀’과 ‘베를린’ 같이 블록버스터 급 흥행가도를 달리는 영화가 있는가하면 이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극장에서 사라져버리는 영화가 있다. 하지만 임순례 감독 작품이니 볼 가치가 있고, 김윤석 주연 영화이니 믿을 구석이 있다. 게다가 원작소설이 재미있단다.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의 소설이다. 원작소설까지 읽고 이 영화를 봤으면 이 영화가 더 재밌거나 이 리뷰가 더 충실할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국민연금도 싫고,TV수신료도 내기 싫다 최해갑(김윤석)은 학창시절 민주화운동 좀 해본 사람이다. 하지만 PD냐, NL이냐 이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사회구성체 논쟁에서 저만치 떨어져 나와..
2019.09.05 -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고통스런 ‘사랑’과 비극적 ‘추억’ (박신우 감독 Into The White Night, 2009)
한석규, 손예진, 고수 주연의 영화 백야행>이 곧 개봉된다. 백야행>은 일본의 인기 작가 히가시노 케이코(東野圭吾)의 동명의 소설 백야행>(白夜行)이 원작이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는데 영화는 한국에서 먼저 만들어졌다. 원작이 일본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이미 한국에서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 대중문화의 규모가 어떠한지 알 수 있는 실례일 것이다. 한국의 신인감독이 왜 일본작품을 데뷔작으로 선택했는지, 한석규와 손예진, 고수라는 만만찮은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선뜻 출연하게 된 백야행>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소설, 드라마 그리고 영화 히가시노 케이코는 추리, 서스펜스 등 많은 작품을 발표했고 많은 작품들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죽은 아내의 영혼이 딸에게 스며든 아버..
2019.09.02 -
[초능력자] 루저, 아니면 히어로! (김민석 감독 Haunters, 2010)
(박재환, 2010.11.4.) 우월적 유전자라도 지니고 태어난 듯 눈부신 외모를 자랑하는 강동원과 고수가 주연을 맡은 영화 초능력자>가 다음 주 개봉된다. 이미 신예 김민석 감독의 예사롭지 않은 연출력과 두 배우의 아우라가 창출하는 포스가 보통을 넘는다는 입소문이 파다했기에 초능력자>의 시사회장은 한껏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강동원은 의형제>와 전우치전>으로 흥행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렸고, 고수 또한 제대 후 백야행> 등으로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며 충무로의 다크호스가 되었다. 분명 초능력자>는 올 연말 기대되는 한국영화임에는 분명하다.저주받은 초능력영화는 초인(강동원)의 어린 시절을 잠깐 보여준다.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우중충한 1991년의 서울이다. 소년은 가정폭력의 희생자이다. 아버지는 어머니..
2019.09.02 -
[오늘] 송혜교의 용서, 남지현의 반성, 이정향의 밀양 (이정향 감독 Reason to Live, 2011)
(박재환, 2011.10.8.) 최근 전 국민을 분노케 한 사건이 있다. 영화 의 경우와 모 대학 의대생들의 파렴치한 행위이다. 엄연한 법치주의 국가에서 일어난 관련사건은 국민의 정서와는 엄청나게 괴리된 판결행위로 인해 국민의 공분을 살 지경이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른바 전관예우가 대변하는 탄탄한 이너 써클 때문인가. 아니면 아무리 끔찍한 사건이라도 한 달만 지나면 금세 잊어버리는 국민 탓일까. 그런 잘잘못을 떠나 이런 일에는 항상 발 벗고 나서는 인권단체가 있고 종교인들이 있다. “죄 없는 자 돌을 던져라”라거나 “한 마리 길 잃은 양....”식으로. 혹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금언까지. 그런 복잡한 ‘보통사람의 법감정’을 향해 이정향 감독의 신작 은 중요한 화두를 던진..
2019.08.31 -
[단적비연수 - 은행나무침대2] 한국형 대작영화의 전형? (박제현 감독 Gingko Bed 2, 2000)
(박재환 2000.11.12.) 단적비연수>의 극장개봉을 앞둔 지난 2일, 서울 시네코아에서는 지방배급업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첫 시사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른바 흥행업자들 외에 영화관계자, 기자들도 다수 참석하여 지난 1년 동안 그들이 가장 기대하고 흥분해마지 않았던 강제규필름의 단적비연수>를 관람하였다. 녹음과 편집, 그리고 컴퓨터그래픽 작업 등 후반작업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된 이 영화는 평론가들로부터 거의 실망에 가까운 평을 받아야했다. 그런데, 배급업자들은 '감각적으로' 흥행요소를 찾아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 영화가 서울에서만 60개, 전국에서 140개 스크린에 내걸리는 선택을 하였다. 이른바 비천무2>라는 말은 비천무>의 작품성을 희화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기도 하..
2019.08.31 -
[악마를 보았다] 뷁~ 언퍼니 게임 (김지운 감독 I Saw The Devil, 2010)
(박재환 2010.8.12) 김지운 감독은 , , , , 의 감독이다. 그가 이병헌과 최민식이라는 당대 한국 최고의 배우를 캐스팅하여 만든 영화 가 언론매체의 관심을 받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이미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터라 제작사나 감독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문제 장면을 삭제하여 겨우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오후 늦게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일반적으로는 기자시사회는 영화 개봉을 열흘 정도 앞두고 열린다. 그래야 충분히 기사화되어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개봉을 앞두고 네티즌 시사회를 잇달아 열어 인터넷에 붐을 조성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숙성기간 없이 오늘 바로 개봉된다. 어..
2019.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