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 ] 아이슬란드에는 사람이 산다, 양이 산다, 그리고.... (발디마르 요한손 감독,2021)
발디마르 요한손 감독은 아이슬란드 사람이다. 영국 위쪽에 위치한 아이슬란드는 인구가 38만명 정도의 ‘오지’국가이지만 그 지리적 풍광 때문에 낯설지는 않다. 워낙 장엄한 천혜의 모습을 갖고 있기에 ‘프로메테우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왕좌의 게임’, ‘오블리비언’, ’인터스텔라‘ 등 수많은 영화의 로케지로 각광받은 땅이다. 바로 이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그리고 미국에서 개봉된 아이슬란드 작품 중에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가 한국에서도 개봉되었다. 바로 ’램‘(원제:Lamb)이다. 아마, 한국에서도 최고흥행기록을 세운 아이슬란드 영화가 될 것 같다. 영화는 괴기스러우며, 환상적이며, 지극히 인간적인, 그러면서도 ‘동물의 왕국’이다. 이 혼란스러운 영화를 어찌 사..
2022. 1. 24.
[긴 하루] 먹고, 마시고, 어떻게든 영화찍기 (조성규 감독,2021)
살다보면 참으로 길고긴 하루를 경험할 때가 있다. 뜻밖의 전화를 받고 허둥지둥 집을 나와 미친 듯이 돌아다니고, 사람을 만나고, 오해하고, 싸우고, 얻어터지고, 울고불고, 끼니를 거르며 뛰어다니다가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서 엎어져서는 “이게 무슨 일인감?”하고 말이다. 보통 째깍거리는 시계침을 BMG로 하는 액션스릴러 장르의 영화가 이렇다. 관객들도 영화를 보면 진이 다 빠질 만큼 피곤해진다. 그런데, 조성규 감독이 그리는 ‘긴 하루’는 어떨까. 분명 먹고, 마시고, 돌아다니느라 피곤해질 것이다. 그의 영화를 몇 편 봤다면 말이다. 오늘(30일) 개봉하는 영화 [긴 하루]는 조성규 감독 작품이다. 정확히 몇 번째 연출작인지는 모르겠다. 조성규는 영화제작, 배급, 시나리오, 감독 등 멀티형 영화인이다. 자신..
2022. 1. 24.
[드라이브 마이 카] 그 남자는 거기 있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2021)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시나요?” “예! 그렇고말고요.” 누가 싫다고 하겠는가. 장편도 좋고, 단편도 좋고, 소설도 좋고, 에세이도 좋다. 그 정도 읽었으면 하루키가 마라톤 광이며, 비틀즈 매니아라는 것도 잘 알 것이다. 하루키가 2013년 쓴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는 비틀즈가 1965년 발표한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여하튼 그 제목의 그 소설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상영시간은 179분. 충분히 길다.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고,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류스케 감독이 직접 부산을 찾은 가운데 소개되었고, 마침내 어제 한국극장가에 개봉되었다. 하루키를 좋아하거나, 류스케를 좋아하거나, 일본영화 감성을 좋아하신다면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 남편, 아내, 정부, 그리..
2022. 1. 22.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일본에서 분단국 민족으로 살아남기
(2021.12월) 9일 극장에서 개봉되는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크게 보아 일본 식민지배의 부산물이며, 좁혀보면 남북 분단의 비극이다. 해방이 된 후 일본에 체류하던 우리 민족은 수십만에 이른다. 그들은 고향을 찾아, 모국을 찾아 현해탄을 건넌다. 그런데 건너지 않은/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 그들이 나이 들고, 그들이 일본에서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이른바 재일동포 2세, 3세, 4세, 5세로 이어지며 그들의 정체성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들의 DNA와 그들의 이데올로기, 그리고, 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바로 김철민 감독의 [나는 조선사람입니다]이다. 이 작품은 일본의 조총련 사람들에게 카메라의 초점을 맞춘다. 사전적으로 말해 ‘재일조선인’은 일본 식민 지배의 결과로 일본에 거주하게 된..
2022.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