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복서] 병구 리턴 (정혁기 감독 My punch-drunk boxer, 2019)
오래전 주말 낮이면 TV에선 항상 프로 복싱을 중계해주던 때가 있었다. 특별한 오락거리가 없던 시절이었기에 두 남자가 사각의 링에서 원초적 혈투를 펼치는 이 리얼 스포츠 드라마는 꽤 인기가 있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엔 두 가지가 남아 있다. 시합이 끝나고 클로징 멘트를 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 옆으로 애 어른 할 것 없이 달라붙어 카메라에 얼굴 내보이려고 애쓰는 모습과, 시합 시작할 때 나오는 다이내믹한 음악, BGM. 찾아보니, 프랑스 군가 ‘Sambre et Meuse’와 영화 록키의 테마뮤직 ‘Gonna Fly Now’ 등이 사용되었다. 홍수환, 유재두, 염동균, 박종팔, 장정구, 유명우 등등 기라성 같은 챔피언들이 전설로 남은 가운데, 요즘 누가 복싱을 하나. 충무로에서 한다. 그 서글픈 스포츠를,..
2019. 10. 14.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이명흠 대위와 772명의 학도병 (곽경택 김태훈 감독 Battle of Jangsari, 2019)
* 이명흠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이명훈 대위의 모델이 된 군인이다.* 지난 25일 개봉된 영화 (감독:곽경택 김태훈)은 특별한 영화이다. 한국전쟁 당시, 한반도의 한 지점에서 일어난 전투를 다룬다. 공산당이 쳐들어왔고, 국군이 낙동강 밑으로 내몰렸고,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바로 그 시점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별로 이야기하려 하지 않고, 들으려고 하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그리고 영화가 전해준 이야기를 알고 나서는 좀 더 다르게 이 영화를 생각하게 만든다. 왜, 2019년에 이 영화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인천상륙작전과 장사리 상륙작전, 양동작전, 혹은 성동격서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북한인민군..
2019.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