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영화리뷰27 [누가 총통을 쏘았나] 대만 대통령선거 총격사건의 재구성 (幻術, 티빙) [박재환 2022.03.10] 대한민국의 앞으로의 5년을 이끌 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선거 운동기간 후보와 진영 간에 펼쳐졌던 다이내믹한 열기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기고, 흥미로운 정치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현대사의 궤적에서 한국과 아주 흡사한 과정을 겪은, 그야말로 데칼꼬마니라고 할 수 있는 대만 정치판 이야기이다. 2004년,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일 하루 전날 발생한 총격사건을 둘러싼 음모론이다. 티빙에 올라온 영화 ‘누가 총통을 쏘았나’(원제:幻術,2019)라는 영화이다. 흥미진진하다. 먼저,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대만현대사를 잠깐 알아둘 필요가 있을 듯하다. 1910년 마지막 황제 푸이가 5천년 왕정시대를 끝장내고 대륙은 인민의 나라가 된다. 모택동(마오쩌뚱)의 중국공산당과 장.. 2022. 5. 22. [해탄적일천] 여자의 길, 대만의 운명 (양덕창 감독,1983) 세계영화사를 다룬 책에는 1950년대와 60년대를 장식한 프랑스 누벨바그에 대한 설명이 있다. 기존 영화들이 답습(!)한 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상미학을 추구한 일련의 감독들이 나열되어 있다. 시차는 있지만 낡은 것을 깨부순다는 의미에서 다른 나라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서극과 허안화 등이 이끈 홍콩, 후효현과 양덕창이 이끈 대만의 경우이다. 중국어로는 ‘신낭조’(新浪潮)이다. 그냥 ‘새로운 물결, 파도’라는 뜻이다. 6일, 대만 양덕창(양더창, 에드위드 양) 감독의 ‘해탄적일천’이 개봉한다. 양덕창 감독의 데뷔작이자, 대만 신낭조의 신호탄이 된 작품이다. ● 도시와 어촌 마을, 남편이 사라졌다 영화가 시작되면 파도가 치는 해변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하다. 한.. 2022. 1. 24. [영혼 사냥] 장진 금마장 주연상 수상작 (緝魂, 대만 2021) 지난 27일(토) 대만에서는 제58회 금마장 영화시상식이 열렸다. 중국이 요즘처럼 영화산업의 규모를 할리우드만큼 키우기 전까지는 ‘홍콩’ 금상장과 ‘대만’ 금마장이 중국어권의 양대 영화제로 명성을 떨쳤었다. 중멍훙(鍾孟宏) 감독의 [폭포]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이날 시상식에 남우주연상은 장진(張震/장쩐)에게 돌아갔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 [듄]에서 닥터 유에 역으로 나왔던 장진은 오래 전 데뷔작 [고령가소년살인사건](1991)을 시작으로 몇 차례 금마장 후보에 올랐지만 번번이 수상은 불발에 그쳤었다. 이번에 다섯 번째 만에 수상의 영광을 누린 것이다. 장진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펄쩍펄쩍 뛰었다. 장진에게 무한한 기쁨을 안겨준 영화는 [집혼](緝魂/The Soul)이다. 넷플릭스에 [영혼 사냥]이라는 .. 2022. 1. 22. [괴짜들의 로맨스] “코로나시대의 사랑, 혹은 격리된 자의 동병상련” 내일(2021.11월 17일) 또 한편의 대만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된다. 중국영화는 한국 영화관에 발붙이기(!)가 참 힘든데 대만영화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꾸준히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고, 극장에서도 개봉된다. 틈새시장을 잘 개척하는 것 같다. 이번에 개봉되는 [괴짜들의 로맨스]는 작년(2020)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소개된 작품이다. 익숙한 타이베이를 배경으로 ‘소통과 단절’이라는 청춘의 관심사를 잘 담아내면서 부천에서 넷팩상을 수상했고, 1년의 숙성 기간을 거쳐 마침내 극장가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중국어발음이 여전히 익숙지 않은 한국관객을 위해 그냥 남녀주인공으로 부르겠음^^) 영화가 시작되면 남자 주인공의 증세를 간단히 소개해 준다. ‘OCD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 청결에 대한.. 2021. 11. 20. [남색대문] “말할 수 없는 비밀” 중국영화가 아니라 ‘대만영화’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물론, 한국에 소개되는 대만영화의 경우에 말이다. 대만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되거나 가끔 개봉까지 성사된다. 그리고 요즘은 넷플릭스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 대만영화는 폭풍노도의 고통스러운 청소년기를 그리거나, 대륙을 공산세력에게 빼앗기고 작은 섬나라로 내쫓긴 비애를 이야기하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비틀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물론 그 정체성에는 ‘중국인’이냐 ‘대만인’이냐 하는 ‘인동’(認同)의 문제와 ‘남’이냐 ‘여’냐 하는 주제도 포함하고 있다. 오늘(18일) 개봉하는 대만영화 [남색대문](원제:藍色大門)은 지난 2002년 대만에서 개봉되었던 구작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몇몇 기획전을 통해 소개되었었다. 개봉 20년.. 2021. 8. 24. [BIFAN리뷰] '친애하는 세입자' 남겨진 유산 (親愛的房客 대만 정유걸 감독) 지난 주 막을 올린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코로나 속에서도 힘겹게 진행되고 있다. 오프라인 상영에는 많은 난관이 있지만 OTT플랫폼 웨이브를 통한 온라인상영이 그나마 영화팬들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월드판타스틱블루’ 섹션을 통해 소개된 대만 영화 ‘친애하는 세입자’(원제:親愛的房客)도 웨이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정유걸(鄭有傑 쩡요지에) 감독의 작품으로 지난 해 대만에서 개봉되어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대만영화는 몇 가지 경향이 있다. 학원 로코물, 어두운 역사에 발을 걸친 호러물, 그리고 LGBTQ 성향의 영화들이다. 어떤 영화인지 한 번 알아보자 영화는 대만 북부 항구도시 지룽(基隆/기륭)을 배경으로 한다. 제삿날인 모양이다. 가족 구성이 의아한데 곧 저.. 2021. 7. 15. [BIFAN리뷰] 개막작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어’ (대만 구파도 감독) 어제 개막된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 속에서 펼쳐진다. 개막작은 대만 구파도 감독의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원제: 月下/Till We Meet Again)가 선정되었다. 구파도(九把刀) 감독은 다작의 작가이기도 하다. 괴기, 공포, 로맨스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소설과 영화와 만화로 만들어내고 있다. 영화 데뷔작은 한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2011)이다. 부천에서는 그의 학원호러물 가 2017년에 상영되어 꽤 인기를 끌었다. 당초 올해 초 대만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던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대만 코로나 사태가 엄중해 지면서 개봉이 지연되고 있다. 그 덕분(?)에 부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셈. 영화는 동네에서 농구 시합을 하는 .. 2021. 7. 15. [JIFF리뷰] 짱개 “나는 어느 나라 국민이지?” 들어가기 전에 우선 설명부터. 국가인권위원회는 작년 8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함께 성별·장애·종교·성적지향·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모욕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혐오표현 대응 안내서'를 전국 학교에 배포했다. 여기에는 중국인을 비하하는 '짱개'나 흑인을 지칭하는 '흑형' 등을 혐오표현이라 적시했다. 그런데 [짱개]를 내세운 영화가 소개된다. 난감하다. 그런데, 감독이 ‘자신의 처지’를 그보다 더 적확하게 내세울 수가 없었나보다. 지난 주 막을 올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천국] 섹션에서 상영되는 작품 중 장지위(張智瑋) 감독의 영화 제목이 바로 (Jang-Gae: The Foreigner)이다. 감독의 영문표기(Chang Chih-wei)를 봐서 그가 대만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다. .. 2021. 5. 4. [겟 더 헬 아웃] 엉망진창이네~ 개판 좀비판 국회의사당 어느 나라든 여론조사를 하면 가장 신뢰도가 낮은 등급을 받는 직업군이 정치인이다. 영화평론가보다 더 낮은 등급을 받는다. 해외뉴스에서는 멱살잡이를 넘어 격투기를 펼치는 국회의원 모습을 심심찮게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한때(?) 그랬다. 난장판 국회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나라가 바로 대만이다. 대만은 총통(대통령)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고, 의원이 바뀌어도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만큼 다혈질인 모양. 그런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한 영화가 (Get The Hell Out 감독:왕이판)이라는 작품이다. 중문제목은 ‘逃出立法院’(‘입법원=국회’를 탈출하라)이다. 얼마나 난장판이기에? 상상을 초월한다. 작년 대만에서 개봉되었고, 지난 주 개막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불면의 밤] 섹션에서 소개되.. 2021. 5. 3. [리뷰] 마이 미씽 발렌타인 ' 빠른 여자, 느린 남자' 아시아의 코로나 방역 우수국가는 단연 대만이다. 적절한 대응으로 남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모든 대형 행사가 취소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축소되는 와중에 지난 11월 열린 대만 금마장 영화시상식은 예년과 다름없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최고의 승자는 대만영화 이었다. 다행히 후효현이나 양덕창 감독 작품 말고도 대만영화는 우리나라에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같은 말랑말랑한 영화에서 알고 보면 끔찍한 에 이르기까지. 금마장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5개 부문을 휩쓴 은 어떤 영화일까. 영화는 나이 서른에, ‘발렌타인데이’에도 혼자 집에서 국수를 말아먹으며 라디오의 남들 사연을 들으며 한숨을 쉬는 여자(샤오치)와 시내버스를 몰며 이것저것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남자(아타이)의 이야.. 2021. 1. 14.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다이어트와 정체성 (謝沛如 감독 大餓 Heavy Craving ,2019) 작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대만영화 (大餓/Heavy Craving)가 라는 제목으로 개봉된다. 다이어트를 보여주는 좀더 직접적인 제목으로 공개되는 셈이다. 영화는 105킬로그램의 뚱녀가 어떤 이류로 다이어트를 시도하다가 부딪치는 사회적 편견과 자아승리를 다룬 여성영화이다. 물론, 그렇게 보지 않아도 된다. 표준 체중/체형에 대한 관점이나 타인의 시선은 언제나 주관적인 판단이 따르니 말이다. 올해 서른 살의 주인공 쥐앤(차이지아인/蔡嘉茵)은 엄마(커슈친/柯淑勤)가 운영하는 방과후돌봄센터(安親班)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만들어 아이들의 점심으로 내놓는다. 아이들은 쥐앤을 ‘공룡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놀리지만 참을만하다. 오랫.. 2020. 9. 21. [공포분자] 공포는 디테일에 있다 (양덕창 감독, 恐怖分子 The Terroriser 1986) 양덕창(楊德昌/양더창, 에드위드 양) 감독은 후효현(허샤오센)과 함께 대만이 자랑하는 세계적 감독이다. 과 을 비롯하여 대만 신낭조를 대표하는 걸작들을 남긴 감독이다. 이중 과 , 는 이른바 양 감독의 ‘타이베이 3부작’으로 불린다. 흔들리는 대만의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필름에 잡아낸다. 코로나사태 속에 (원제: 恐怖分子)가 17일 한국에서 개봉된다. 1986년 대만에서 개봉된 이래 무려 34년 만에 한국극장가에 정식으로 선보이는 셈이다. 물론 이 영화는 시네마떼크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적이 있다. 그리고 오래전 ‘분도비디오’라는 전설적 단체에 의해 비디오도 출시된 적이 있다. 그 영화를 이제 극장에서 정식으로 만나보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만에서 디지털 리마스터링 되었지만 여전히 화면은 클래식.. 2020. 9. 17. [루빙화(魯氷花)] 아름답고 슬픈 대만영화 (양립국 감독,魯氷花 1989) 는 의 이미지와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대만영화이다. 가난한 시골 소년의 순수한 꿈과 좌절을 통해 빈부 격차와 교육 문제, 그리고 독재 정치에 대한 풍자를 하나 가득 담고 있는 영화로, 가족 관계에 대한 묘사도 뛰어나다. 먼저, 영화보기 전에 대만에 대한 진짜 짧은 브리핑. 대만의 장개석 독재와 우리나라 박정희의 개발독재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아마 이 영화가 아스라한 추억들을 상기시켜줄지 모른다. 개인의 창의력이 말살되고, 국가-민족 문화창달이라는 거창한 국정지표에 내몰리던 그런 시절의 이야기이다. 오늘날 대만은 ‘자유중국’이라는 국가명칭 때문에 꽤나 민주국가로 이해하지만, 그 나라도 한때는 백색테러와 공산대륙수복이라는 허황된 이데올로기로 온 국민이 신음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장개석이 죽고, .. 2020. 2. 14. [타이페이 스토리] 흔들리는 대만 (양덕창 감독 青梅竹馬 Taipei Story 1985) 지금은 고인이 된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살아생전 아시아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미지의 영화에 대한 그의 열정으로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후효현) 감독이 부산을 자주 찾았었고, 그의 작품이 한국영화팬에 꾸준히 소개되었다. 갑자기 그가 생각나는 작품이 개봉된다. 지금은 세계적인 명장감독 소리를 듣는 대만 허우샤오센(후효현)이 ‘주연’ 배우로 출연한 1985년도 작품 이다. 감독은 양덕창이다. 영어이름인 ‘에드워드 양’으로 더 많이 알려진 대만영화인이다. 공대를 나온 양덕창은 미국에 유학 갔다가 영화를 배우고 귀국한다. 후효현 등과 함께 ‘타이완 뉴웨이브’(대만 신낭조)를 이끈 사람이다. ‘스크린 쿼터제’ 같은’ 자국영화 보호정책이 전혀 없는 대만에서는 대만영화.. 2019. 11. 20. [몬몬몬 몬스터] “교복 입었다고 청춘물이 아니고, 귀신 나온다고 호러가 아니다” (구파도(九把刀) 감독 報告老師! 怪怪怪怪物! Mon Mon Mon Monsters, 2017) 로 대만청춘영화의 정점을 찍었던 구파도 감독의 다음 작품 역시 학교이야기이다. 그런데 호락호락한 학원물이 아니다. 사회드라마인 듯 하더니 공포감에 짓눌린 비명소리로 가득한 호러이다. 영화는 대만의 어두운 뒷골목, 노숙자 세계에서 시작한다. 어둠이 내리면 꾀죄죄한 노숙자들이 지하도 어느 한쪽 구석에 주섬주섬 자리를 차지한다. 이때 어디선가 나타난 ‘괴물’ 둘이 노숙자를 낚아채더니 날카로운 손톱과 ‘이빨’로 뜯어먹기 시작한다. 이어 밝은 세상, 우리네 고등학교 모습과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은 대만의 고등학교를 보여준다. 급우에 대한 괴롭힘(‘霸凌’), 따돌림이 있고, 나쁜 짓하는 패거리가 있다. 그 안에는 맨날 당하기만 하는 놈이 정해져 있다. ‘린슈웨이’는 오늘도 ‘런하오’ 일당의 밥이 된다. 도둑으로 몰.. 2019. 9. 24. [아름다운 빈랑나무] 타이페이 러브 스토리 (임정성 감독 愛你愛我 Betelnut Beauty 2001) (박재환 2001/4/30) '빈랑'(Betelnut)나무는 아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다년생 식물로 얼핏 보면 야자수 같아 보인다. 이 나무의 열매는 토토리보다 조금 큰 데 입안에 넣고 씹으면 자극적인, 때로는 역겨운 알싸한 맛이 온 입안에 가득 돈다. 문제는 한번 씹으면 입안이 온통 벌겋게 된다는 것이고, 주기적으로 그 붉은 침을 뱉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빈랑을 씹는 사람 주위는 마치 코피라도 한 반가지 흘린 것처럼 온통 핏빛이다. 사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열매가 환각성분의 중독성 식물이며 구강암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고 알려진 것. 대만정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빈랑규제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빈랑은 담배만큼이나 인기있는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이 영화의 전주영화제 소개 제목은 라고 했지만 사실.. 2019. 8. 5. [청초한 감성] 금성무 임지영 임심여의 '학교패왕' (금오훈 감독 校園敢死隊 School Days 1995) (박재환 2006.8.7.) 이 영화를 두고 ‘홍콩영화’라고 하는데 ‘대만영화’이다. 대만영화는 여러모로 보아 흥미롭다. 1960년대에는 호금전 감독 같은 사람이 있어 대만영화의 존재를 만방에 알렸고, 임청하라는 불세출의 영화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대만영화는 확실히 변방에 속한다. 비록 후효현이나 양덕창, 채명량 감독 같은 하늘을 찌를 듯한 명성을 가진 감독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대만당국의 잘못된 영화정책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만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자기나라 영화를 보지 않고 할리우드 영화만을 찾는다. 자국 영화의 상황이 급속하게 나빠지기 시작하던 90년대에 만들어진 대만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대만고딩; 학교패왕, 혹은 캠퍼스돌격대 이 영화 제목부터 조금 복잡하다. 대만에서는 [교원감.. 2019. 8. 5. [쿵후선생] East Meets West... (이안 감독 推手 Pushing Hands 1992) (박재환 2001.8.16.)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의 진원석 감독의 신작 가 채 20명도 되지 않는 관객이 든 가운데 상영되었다. 미국의 한 인터넷 업체의 흥망성쇄를 디지털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타리였는데, 당시 어려웠던 모 인터넷업체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막 떠난 나로서는 감동이 남달랐을 수밖에. 이날 영화상영이 끝난 후 진원석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는데, 진 감독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시아인으로서 이안 감독 이야기를 꺼내었다. "한국에서는 날 알아주지 않아도 미국에서는 인디 계에서 활약하고 있으니 나름대로 국위선양하는 것 아니냐. 우리 동네에 이안 감독이 산다. 마주쳤을 때 인사하니 반가워하더라." 면서 이안 감독에 대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저 사람 미국에 건너와서는 저런 영화도 다.. 2019. 8. 5. [방랑=달콤한 타락] 남매는 그렇게 사랑했었네. (임정성 감독 放浪/Sweet Degeneration 1997) (박재환 2002/11/11) 의 영어제목은 ‘Sweet Degeneration’이다. 1998년 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으로 소개되었고 오래 전 케이블채널 ‘예술영화TV’에서는 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되었었다. TV에서 대만영화가 방송된 극히 드문 예이다. 이 영화의 감독은 린쩡썽(임정성)이다.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로 소개됨)의 감독이다. 감독이나 출연배우나 모두 우리나라 영화팬에게는 아주 낯선 인물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린쩡썽 감독은 해외영화제에선 꾸준히 자신의 작품을 소개해온 인물이다. 그는 아내 가숙경(柯淑卿)과 함께 영화사를 차렸고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꾸준히 해외에 대만영화의 힘을 보여주었다. 은 임정성 감독 자신의 자전적인 요소가 강하게 포함되어 있다.. 2019. 8. 5. [안녕, 나의 소녀] 101빌딩이 나오지 않는 대만영화 (사준의 감독 帶我去月球 Take Me to The Moon,2017) 후효현(허우샤오시엔) 감독의 ‘비정성시’나 채명량(차이밍량) 영화로 대표되던 대만영화의 아우라는 진작에 사라졌다. 최근 한국영화팬에게 대만영화란 아련한 그 시절의 추억과 첫사랑을 강조하는 말랑말랑한 노스탤지어 감성영화가 대세이다. 해마다 부산과 부천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를 통해 빠뜨리지 않고 대만의 그런 최신 감성영화가 소개된다. 영화제를 통해 충분히 입소문이 난 영화는 시간이 조금 지나서도 극장에서 꼭 개봉된다. 비록 보는 사람은 제한적이지만, 본 사람들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마도, 대만을 여행하며 지우펀의 아날로그적 풍광과 101타워의 현대적 아름다움, 그리고 각종 먹거리와 함께 묘하게 겹치는 회고적 동질감을 대만영화에서 느끼는 모양이다. 16일 개봉하는 대만영화 (감독: 사준의.. 2018. 7. 11. 나의 소녀시대(프랭키 챈 감독,我的少女時代,2015) 나의 소녀시대, “유덕화가 날고, 주성치가 왕이었던 시절” [박재환 2016-05-24] 중국영화가 아니고, 대만영화를 정말 사랑한다면 부산 해운대일대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꼭 찾아가 보시길. 해마다 그해 최고의, 최상의 대만영화가 상영되는 곳이 바로 부산영화제이다. 대만은 해마다 부산영화제에 대규모(!) 대표단을 꾸리고, 1년내에 자국에서 만든 최고의 화제작들을 모아 부산에 출품한다. 그리고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 해마다 호텔에서 '대만영화의 밤'을 개최하여 대만영화가 살아있음을 알린다. 작년의 경우에는 대만출신 장애가가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장이기로 하였거니와 그해 ‘대만영화의 밤’은 특별히 화려했다. 대만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동호 (당시) BIFF명예위원장과 중국의 지아장커도 참석하여 축하.. 2017. 8. 20. [여친남친] 여자친구 남자친구 대만청춘 대만의 역사나 사회분위기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대만영화를 보면 오해하기 쉽거나 단편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한동안 대만영화의 대표작품은 후효현 감독의 이었다. 그런데 는 대만의 불행하고도 비극적인 현대사를 다뤘음에도 대부분의 한국 영화팬들은 이 영화를 ‘매혹적인 양조위의 눈빛연기’ 정도로 받아들인다. 어쩔 수 없다. 낯선 나라의 낯선 이야기는 본래의 색깔은 퇴색하는 선글라스 쓴 감상일 소지가 깊으니.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꾸준히 대만영화가 소개되고 있는데 대부분 대만의 역사를 가슴에 품은 멜로드라마이다. 이번 17회(2012) 부산영화제에서도 그런 대만영화 작품이 하나 소개된다. 이라는 제목의 2012년도 신작이다. 중국어 원제는 이다. 조금 뉘앙스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냥 친구니? 아니면 .. 2012. 10. 9.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아날로그 시대의 로맨스 지난 8월 24일은 한국과 중국이 국교가 정상화된 지, 그러니까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한 지 20년이 되는 날이었다. 20년 전 1992년 8월,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맺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하나 있었다. 대만과 국교를 단절해야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했고 그 정책을 받아들이는 국가와 수교를 맺었다. 당연히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대만을 포기하고 중국을 국가로 승인했다. 일본(72), 미국(79)과 비교하자면 한참 뒤늦게 한국은 ‘정치적인 이유와 역사적인 명분’으로 끝까지 형제의 연을 맺어온 대만을 포기하고 중국과 수교를 맺은 것이다. 오늘날 대만이란 나라와 정식 국교를 수립한 나라는 10개가 채 안 된다. 대부분 경제적인 지원을 명분으로 ‘명목상’ 외교관계를 갖고 있다. 대만은.. 2012. 8. 26.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추억을 공유합니다 지난 주말 대한민국 극장가는 온통 로 초토화되었다. 극장은 많고, 좌석은 남아돈다지만 특별히 여름 성수기를 맞아 ‘지난 주말’ 극장을 찾은 영화팬들로서는 불만이 없을 순 없을 것이다. 몇몇 영화들은 트랜스포머가 설치는 영화관에서 틈새를 노려 겨우 상영된다. 이번 주말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다. 7일 개봉예정인 라는 대만영화도 그러하다. 대만영화는 가만 보면 꽤 흥미롭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해운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이 기간에 대만영화는 꼭 서너 편 상영된다. 그때가 되면 대만의 영화당국 책임자와 영화감독, 배우들이 부산을 꼭 찾아 자기네들 영화 홍보에 열을 올린다. 이들 대만영화는 아자기하고 쏠쏠한 재미가 있다. 아마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인도 춤 영화, 태국 호러 말고는 이들만큼.. 2011. 7. 4.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