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낱 우스갯소리로 들리겠지만 서기 2000년 1월 1일 00시를 앞두고 IT업계에서는 ‘밀레니엄 버그’(Y2K)라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혹은 마케팅 수단)였다. 수십 억 년의 지구, 수백 억년의 우주의 나이와 비교하면 단지 새로운 ‘1000년’의 시작일 뿐인데 ‘밀레니엄’의 공포와 환희를 당시 지구인은 그렇게 즐긴 것이다. 대만의 명감독 후효현은 이 때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제목에서부터 시대의 미묘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가 2001년 개봉되었었다. 그때 감독 나이는 54살이었다. 장년의 그는 인류역사의 한 획을 긋는 밀레니엄에 즈음하여 대만의 청춘을 이렇게 바라보고, 스크린에 담은 것이다. 영화는 ‘밀레니엄 그 해’에서 10년의 시간이 지난 뒤에 ‘10년 전’을 회상하는 여자 주인공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