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개봉영화(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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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 저 넓은 우주, 우리뿐일까 (픽사 애니메이션)
는 '토이 스토리'와 '인 아웃', '코코' 등 걸작 애니메이션을 만든 픽사의 최신 작품이다. 미국의 한 소년이 '지구에서의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애타게 '우주로의 픽업'을 원하다가 마침내 외계인의 UFO로 ‘빔업’되어 우주적 모험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부모를 여읜 소년 엘리오는 캘리포니아 해안 기지에서 우주쓰레기를 감시하는 공군소령인 고모 올가의 집에 살고 있다. 항상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외계인에게 납치당해 지구를 떠나고 싶어하는 엘리오는 항공우주박물관에서 본 보이저 우주선의 활약에 매료된다. 그리고 고모의 사무실에서 우주로 보내는 메시지에 자신을 데려가라는 메시지를 전 우주로 발신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광활한 우주에서 그 메시지를 캐치한 외계인이 UFO로 날아와서는 엘리오를 코뮤니버스로..
2025.09.07 -
[마운틴헤드] 세계를 불태우는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
최근(2025년 6월) 두어 달 동안 지구의 자전속도가 두 배는 빨라진 것 같다. 제 정신이 아닌 많은 뉴스 중 하나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일런 머스크의 브로맨스일 것이다. 천재 억만장자와 비정상적 대통령이 작심하고 충돌할 경우 누가 이길까, 그나저나 그 와중에 세계는 온전할까. 그 미묘한 시점에 이 작품이 나왔다.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HBO드라마 이다. 겨울별장 ‘마운틴헤드’에서 짧은 휴가를 즐길 요량으로 모인 미국의 최고 천재 네 명이 펼치는 블랙코미디이다. 억만장자들은 스키나 타고, 코카인 파티나 할 만큼 한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네 명의 부유한 천재들이 유타 주 파크시티 설산의 한 외딴 산장에 모인다. 서로를 ‘브루스터’라 부르는 이들은 미국의 IT와 세계의 인터넷을 좌지우지하는 인물이다.(마..
2025.09.07 -
[인생은 아름다워] 살아남은 자의 기억법, 그리고 삶의 의미
1999년 3월에 열렸던 제7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오래 기억될 장면이 하나 연출되었다. 이탈리아의 레전드 배우 소피아 로렌이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를 발표하자 로베르토 베니니는 기쁨에 들떠 벌떡 일어나 앞사람의 의자등받이에 우뚝 올라선다. 베니니는 남우주연상까지 두 개의 오스카를 손에 쥔다. 그 요란하고, 정신없는 시상식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이 영화도 혼란스럽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인류 최고의 비극이랄 수 있는 홀로코스트를 이렇게 동심의 눈으로, 판타지한 이야기로, 우스꽝스럽게 묘사해도 되는 것인지. 실제 홀로코스트를 너무 가볍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많다. 그 영화 가 지난 주 극장에서 다시 공개되었다. 26년 만에 다시 보는 ‘인생은 아름다워’는 여전히 아름다운가, 혹은 여전히 ..
2025.09.07 -
[귤레귤레 ’ 웃는 자, 우는 자, 화내는 자 (고봉수 감독 No.8)
현존(!)하는 한국영화계 최고의 작가주의 감독 고봉수 감독의 신작이 오늘(11일) 개봉한다. 고봉수 감독이 누군지 모른다고? ‘델타 보이즈’(2017)를 필두로 ‘튼튼이의 모험’, ‘습도 다소 높음’, ‘빚가리’ 등을 감독한 사람이다. 본 작품이 없다고? 그럼,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의 작품을 아직 못 봤다는 것이다. 고봉수 감독은 김기덕, 홍상수 감독만큼이나 넘치는 영화(제작)열정을 가지고 있다. 항상 영화를 만들 때마다 눈물겨운 ‘초저예산’ 제작담을 남기던 고봉수 감독이 이번에는 무려 ‘100퍼센트’ 해외로케를 감행한다. 튀르키예이다. 생각도 못한 카파도키아의 벌룬투어도 만나보게 된다. 고봉수 감독은 왜 저 멀리 튀르키예까지 갔을까. 자동차부품 수출업체의 대리 ‘대식’(이희준)은 팀장 원창..
2025.09.07 -
[광장] 열혈남아 소지섭, 넷플릭스 천하평정
넷플릭스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K-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넷플릭스가 최인훈의 소설을 드라마로 만드는가 싶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수많은 K-조폭작품 목록에 피 한 바케스를 더하는 것이다. 오세형-김균태 작가의 웹툰 은 인기가 많았단다. 네이버웹툰으로 잠깐 보니 손가락으로 휙휙 페이지를 넘겨봐도 되는 ‘액션 느와르’이다. 조그만 모바일 화면을 뚫고 나온 넷플릭스 은 어떨까. 한국의 암흑가(조폭)은 두 개의 파벌이 완전 장악하여 겉으로는 평화롭다. ‘주운’(허준호)파와 ‘봉산’(안길강)파이다. 이들은 마치 일본 야쿠자처럼 겉으로 보면 기업인지 조폭인지 알 수 없다. 주운과 봉산의 두 오너 밑에는 참모, 칼잡이, 행동대원이 있고, 외곽에는 검찰과 경찰, 언론이 악의 카르텔을 구축하..
2025.09.07 -
[브링 허 백] 죽은 내 딸을 되살리기 위한 엄마의 강령술
요즘 극장가(멀티플렉스)에 개봉되는 영화를 보면 옛날 영화 리바이벌 상영이나 ‘단독 상영’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대니 필리포와 마이클 필리포 형제 감독의 영화 은 CGV에서 단독 개봉하는 신작 호러영화이다. 를 재밌게 본 영화팬이라면 이 영화에도 관심이 있을 듯하다. 독특하고 무섭다. 그리고 비호감 지수가 특히 높을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하다. 불길한 모성애로 가득한 독특한 호러물이다.앤디와 파이퍼는 이복남매이다. 시각장애를 가진 여동생 파이퍼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것이 오빠 앤디로서는 마음 아프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가 샤워실에서 혼자 쓰러져 죽어있다. 이제 앤디와 파이퍼는 고아가 된 것이다. 앤디는 동생을 보살피며 함께 살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아직 18세가 안 된 미성년자이기에. ..
2025.09.07 -
[미치광이 피에로] 장 뤽 고다르, 누벨바그 걸작
‘누벨바그 걸작’이라고 했지만 요즘 누가 누벨바그를 추앙할까. 마치 ‘바로크의 걸작’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서지학적 명제이다. 물론, 아직도 영화사적으로 영화를 보고, 이미지적으로 영화를 탐독한다면 극장에서 를 만나볼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 ‘누벨바그’는 익히 알려진 대로 1950~60년대 영화사의 페이지를 장식한 프랑스의 영화사조이다. 그 동안 이어져온 영화들의 제작방식이나 미학에 저항하는 일단의 움직임이었다. 굉장히 현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장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의 실존주의 철학에 기초하고, 관념적인 영화미학에 반대하는 방식이다. 어떻게? 느슨한 이야기 구조, 즉흥적 연기, 야외에서의 촬영방식 등등이다. 프랑스의 영화잡지 의 열혈 청년평론가들이 그렇게 직접 카메라를 들고 영화..
2025.09.07 -
[하이파이브] "초능력자가 히어로가 되는 법, 친구가 되어라"
‘장기이식’(臟器移植)은 사람 신체의 일부를 떼어내 다른 사람의 몸에 옮겨 거부반응을 최소화 시키고, 궁극적으로 원래 본인의 장기였던 것처럼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수술일 것이다. 사람과 비슷한 동물이나 인공장기도 나오지만, 대부분은 사람의 몸에 의존한다. 오랫동안 ‘신체발부는 수지부모하여, 불감훼상이 효지시야’라는 금언 때문에 머리카락 자르는 것조차 기겁했던 민족이지만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주는 것만큼 대단한 희생이 어디 있을까. 기증자의 숭고함에 경배 드리고, 이식받은 자가 하루속히 쾌차하기를. 여기, 아주 특수한 기증자가 있다. 영화초반 한 사람이 앰블런스로 병원에 실려 온다. 그는 죽으면서 ‘심장, 폐, 각막, 신장, 간’ 등을 남긴다. 그런데 이 사람이 특별한 초능력자였던 모양이다. 이제 그의 장..
2025.09.07 -
[해피엔드] 진앙 위의 일본, 흔들리는 우정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에 이르기까지 스크린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장식한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음악 세계를 만나볼 수 있었던 다큐멘터리 를 감독한 소라 네오 장편극영화 감독데뷔작 가 지난 달 30일 개봉되었는데 영화팬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근(近)미래의 도쿄. 고등학교 음악동아리의 다섯 친구들-유타, 코우, 아타, 밍, 톰-은 '무엇이 그리 불만이지' 밤거리를 쏘다니며 젊음과 치기, 분노와 좌절을 분출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그들은 테크노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지만 유타와 코우는 기어코 잠입에 성공한다. 이제 이들 다섯 친구의 행복하지 않은, 일탈과 불만, 불안한 일본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한국계도 있고, 미국계도 있고, 중..
2025.05.26 -
[썬더볼츠*] 각성하는 히어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한동안 전 세계 극장가를 호령하던 마블의 슈퍼히어로 무비들이 힘을 잃어갈 때 새로운 기대주가 등장했다. 가 지구에 도착하기 전, 기존의 슈퍼 히어로 옆에서 애매하게 얼쩡대던 반(反)히어로들이 운명적으로 뭉쳐서 그럭저럭 팀을 구성한다. 일단 우리는 그들을 ‘썬더볼츠’라고 부르자! 임시로 붙인 팀 이름이니 별표, 애스터리스크(*)를 붙여두자. 나중에 어찌 되든 말이다. 사랑하는 언니도 죽고, ‘찐’ 아버지는 연락도 없고, 마음속은 온통 공허로 가득한 엘레나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서 넋이 나간 듯 뛰어내리면 오늘도 의미 없는 임무에 나선다. 새로이 CIA국장이 된 발렌티나 알레그라 드 폰테인의 지시에 따라 그녀의 옥스(OXE) 비밀 아지트를 파괴하는 임무이다. 하원의원이 된 버키 반즈는 발렌티나의 ..
2025.05.12 -
[엑스테리토리얼] 아프간 PTSD, 가스라이팅,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넷플릭스,2025)
지난 달 말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어 차트 정상을 차지한 넷플릭스 영화 은 독일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넷플릭스 덕분(!)에 독일 신작도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보는 동시대적 감성을 향유하게 된 것이다. 제목 ‘엑스테리토리얼’은 ‘치외법권’을 일컫는다. 사법권이 미치지 못하는 범죄물이 아니라, 한 국가의 권력이 통용되지 않는 국제법상의 특수한 땅을 말한다. 여기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미국 영사관이다. 그 영사관 내에서 어떤 엄청난 국제적 음모가 꾸며지고 있는 것일까. 영화가 시작되면 사라(잔 구르소)가 어린 아들 조쉬와 함께 공원을 거닐고 있다. 아이들이 장난치다 조쉬를 스치는 순간, 마치 아들의 위협을 감지한 듯 순식간에, 본능적으로 아이를 제압한다. 사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전직 특수부대원이었다...
2025.05.12 -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괴로운 밤, 마동석이 샌드백 치는 영화
마동석의 핵 펀치가 커다란 스크린에서 다시 한 번 불을 뿜는다. 이번에 마동석의 핵주먹을 맛볼 상대는 악마들이다. 현생의 악당들을 평정한 마동석이 이제 마계의 존재들을 쳐부수는 것이다. 화끈한 불맛이 필요한 극장가에 일대 센세이숀을 일으킬 작품 아닌가. 그런가? 지난 30일 개봉된 영화 는 ‘고스트버스터스’처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의뢰를 받고 악마를 무찌르는 ‘데몬 헌터스’이야기를 전해준다. 구마의식을 치르는 신부님 대신 주먹과 라틴어 주문으로 악마를 혼쭐내는 퇴마사가 등장한다. 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원(경수진)이 병동에 있는 동생 은서(정지소)의 이상증세를 관찰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언젠가부터 은서의 몸에 악령이 든 것 같다. 도시는 악마를 숭배하는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잔혹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
2025.05.06 -
[바이러스] “이게 다, 바이러스 때문이야...”
내달 7일 개봉하는 영화 는 파란만장한 사연을 갖고 있다. 영화의 원작은 2010년 출간된 이지민 작가의 소설 이다. 작가의 또 다른 소설 는 정지우 감독에 의해 로 영화화 되었다. 도 충무로의 부름을 받았다. 누가 보아도 영화적 스토리 라인에, 괜찮은 흥행요소가 한 가득이다. ‘로맨스 영화’에서 조건이나 여건, 성격이 안 맞는 두 청춘이 기어코 이어지려면 어떤 마법 같은 설정이 필요할까. 돈 많은 재벌? 출생의 비밀? 첫눈에 빠지고 마는 매력덩어리? 다 필요 없다. 이지민 작가는 ‘러브 바이러스’를 사랑의 묘약으로 끌어들인다. 여기에 전염되면 다국적제약회사의 그 어떤 신약도 소용이 없다. 소설 는 그렇게 영화로 만들어진다. 2019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열심히 찍었다. 그런데 맙소사!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5.05.02 -
[파과] 킬러의 정명론(正名論) (민규동 감독, 이혜영 김성철 주연)
과일가게에서 ’낙과‘(落果)나 ’못난이 사과‘ 같은 상품을 만날 때가 있다. ’정품‘보다는 조금 싼 가격으로 유통된다. 그런데 ‘파과’라니. ‘파과’는 상품성이 없는 과일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구병모 작가의 소설에서는 ‘파과’를 ‘낙과’ 정도로 이야기한다. 흠이 있어서 사람들의 손이 잘 가지 않지만 충분히 맛있는 상품이라고. 구병모 소설 는 민규동 감독의 영화에서 ‘킬러’의 유통기한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때는 1975년.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어느 날 밤, 소녀 하나가 비틀대더니 쓰러진다. 그 소녀를 거두어준 사람은 미군부대 앞에서 장사를 하는 류(김무열) 부부이다. 소녀는 그 가게에서 식모살이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정당방위에 준하는 첫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식당주인 류는 소녀에게서 ‘킬러’의 자질, ..
2025.05.02 -
[펭귄의 비밀] 펭귄은 살아있다 (디즈니플러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넷플릭스와 함께 한국 OTT시장에서 치열하게 구독전쟁을 펼치는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에서는 디즈니, 마블 작품뿐만 아니라 훌륭한 다큐멘터리 채널도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이다. 이 채널에서 지난 21일, '지구의 날'에 맞춰 (원제:SECRETS OF THE PENGUINS) 3부작이 공개되었다. 의 제임스 카메론이 총괄프로듀서를 맡았고, 샤크호러 (The Shallows, 2016)의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제작진만으로도 끌리는 자연 다큐일 것이다. NG(내셔널지오그래픽)의 은 예전에 MBC에서 만든 의 감동을 기억하는 분이시라면 꼭 챙겨보시길 권한다. 제임스 카메론은 남극, 나미비아, 남아프리카, 에콰도르(갈라파고스),아르헨티나, 사우스조지아섬 등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
202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