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개봉영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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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왕사] 무더운 여름밤, 외로움과 죄책감의 무게 (중국 원쓰페이 감독,2021)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게 되는 중국 범죄영화 [열대왕사](熱帶往事)의 영어제목은 ‘Are You Lonesome Tonight’이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1960년 불러 아직까지 사랑받는 곡이다. 그런데 이 노래는 1927년 찰스 하트가 처음 불렀었다. 프랭크 시나트라도 불렀고. 영화 분위기로 보자면 양덕창 감독의 [고령가소년살인사건]에서 꼬마친구가 부른 곡에 가깝다. 영화는 광동성 광저우를 배경으로 한다. 낡은 승합차를 타고 다니며 에어콘을 수리하는 수리기사 왕쉐밍(펑위엔)은 어느 늦은 밤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다. 누군가를 들이받은 것이다. 겁에 질린 왕은 시신을 강가에 내다버린다. 그리고 무더운 여름밤 죄책감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왕은 양후이팡(장애가)의 집에 에어콘 수리를 나갔다가 자신이 친 사람..
2022.10.24 -
[원 세컨드] 필름시대의 부성애 (一秒鐘 장예모 감독,2021)
중국현대사를 ‘중국입장’에서 약술하면 이렇다. 1949년 모택동이 천안문광장에서 ‘5천년의 폐악’을 일거에 뒤집고 인민의 나라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을 선포한다. 그런데, 나라가 틀을 잡기도 전에 한국전쟁이 터지고 ‘미 제국주의’가 중국을 집어삼킬까 전전긍긍한다. 전쟁이 끝나자, 이번엔 자연재해가 이어지고 수백만이 굶어죽는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공산국가 중국이 생존할 길은 암담하다. 모택동은 홍위병을 앞세워 문화대혁명을 일으킨다. 전혀 문화적이지 않았던 인성말살의 10년동란(十年動亂)이 이어진다. 그리고 1976년, 모택동이 죽고 4인방이 몰락한다. 이 때 등소평이 전면에 등장하며 ‘돈이면 최고’인 현대중국이 비로소 탄생한 것이다. 10년간 문을 닫았던 대학도 다시 열리고, 신입생을 다시 뽑기 시작한..
2022.05.22 -
[엔드게임:나는 킬러다] 프로로 살다가 잃은 것이 있다면 (요효지 감독,2021)
한때 홍콩영화가 한국극장가의 흥행보증수표였던 적이 있다. 성룡과 주윤발을 필두로 장국영, 유덕화, 주성치 등이 극장가를 쥐락펴락하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유덕화는 지금도 영화를 찍고 있단다. 작년 개봉된 황정민 주연의 [인질]은 유덕화가 제작하고 출연했던 영화 ‘세이빙 미스터 우’를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내일(20일) 개봉하는 영화 ‘엔드게임: 나는 킬러다’는 유해진 주연의 한국영화 ‘럭키’를 중국에서 리메이크한 것이다. 물론, ‘럭키’는 일본영화 ‘열쇠도둑의 방법’(2012)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즉, ‘열쇠도둑의 방법’과 ‘럭키’, ‘엔드게임:나는 킬러다’는 같은 내용이라는 것이다. 무명배우와 청부살인업자의 뒤바뀐 인생을 담고 있다.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의 또 다른 버전인 셈이다...
2022.01.24 -
[청춘적니] 그녀와 함께 한 3650일 (굴초소+장정의)
최근 중국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얼핏 보면 말랑말랑한 대만 청춘영화로 오해하기 쉬운 ‘청춘적니’(靑春的你)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청춘의 너’라는 뜻이다. 중국 원제목은 ‘我要我們在一起’이다. ‘난 우리가 함께 하길 원해’란 뜻이다. 무슨 사연이 있기에 이렇게 간절하게 ‘함께 하기’를 기원할까. 영화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벌판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중국 서북부 신장지역. 뤼친양은 눈보라 속에서 위태롭게 측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오늘은 그녀를 안지 3650일. 내일은 그녀의 결혼식. 달려갈 것이야.”라고 말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화는 곧장 10년 전의 청춘의 한 때로 달려간다. 고등학생 뤼친양은 그야말로 ‘일견종정’(一見鍾情), 첫눈에 링이야오에게 반하고 만다. 하지만, 모든 청..
202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