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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 크리스토퍼 놀란의 시간은 거꾸로도 흐른다
에서 그 어려운 차원의 문제를, 에서 그 심오한 꿈의 심층으로 들어갔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번엔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에 도전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다시 되돌아올 수 있을까. 그런데 신작 (원제:TENET)은 단순한 시간여행 영화가 아니다. 제임스 본드가 ‘미래의 Q’에게서 첨단무기를 전달받아 사방팔방, ‘뺑뺑이를 돌며’ 세계종말을 획책하는 빌런을 처치하는 스파이액션 영화이다. 그렇다. 설명을 들으면 말이다! 엄청 키 큰 여자, 빨간 줄 백팩 남자, 브룩스 브러더스 양복맨 영화는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오페라극장에서 벌어지는 테러 현장에서 시작된다. 테러리스트들이 총을 쏘며 공연장에 들이닥치고, 곧바로 테러진압요원들이 작전에 나선다. 공기흡입구를 통해 가스를 살포하고 객석의 사람들이 쓰러진다. 그..
2020.09.07 -
[에이바] 프로페셔널 킬러 제시카 차스테인
제시카 차스테인과 지나 데이비스. 여기에 존 말코비치와 콜린 파렐이 나온다니. 제시카 차스테인은 비밀스러운 기관의 킬러 역할이다. 굉장히 멋진 영화가 나오지 않겠는가. 9일 개봉하는 (Ava, 테이트 테일러 감독)이다. 에이바(제시카 차스테인)는 특급 암살자이다. 방금 공항에서 픽업한 타깃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다음 임무는 사우디 아라비아로 건너가서 파티에 참석한 한 장군을 처치하는 것이다. 임무수행 중 무언가 문제가 생긴다. 알고 보니 새로 조직의 책임자가 된 콜린 파렐이 에이바를 처치하기로 한 것. 이제 에이바는 살아남기 위해 조직과 싸워야한다. “죽거나 죽이거나”. 킬러의 운명이다. 에이바가 속한 조직이 어딘지는 알 수 없다. CIA보다는 사제에 가깝고, 에 등장하는 조직보다는 공적인 것 같다. ..
2020.09.07 -
[기기괴괴 성형수] 바르고, 찢고, 주물럭거리면 “나도 초미인!”
코가 조그만 높았더라면 큰일 날 뻔한 클레오파트라는 2천여 년 전 사람이다. 그 시절 유물을 살펴보면 이미 그 때부터 여자들은 화장을 했단다. 창포물로 머리 감는 자연친화적인 화장품인줄 알았는데 화학분석을 해보니 구리와 납 성분이 다량 함유되었단다. 그러니, 예뻐지려고 발랐던 것이 세월이 흘러,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적 미녀의 얼굴을 어떻게 망가뜨릴지는 짐작이 간다. 어쩌겠는가. 아름다워지려는 인간의 그렇게 오래되었으니. 코로나시절에 가장 괴기스러운 영화가 개봉된다. 국산 애니메이션 이다. 몇 년 전 네이버 웹툰을 통해 공개되어 꽤 인기를 끈 작품이란다. 오성대 작가의 원작 웹툰은 조경훈 감독에 의해 85분짜리 영화로 만들어졌다. 성형수의 수는 물 ‘수’(水)자이다.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성형을 가능하게 ..
2020.09.07 -
[카일라스 가는 길] 길 끝에서 만나는 힐링 (정형민 감독 Journey to Kailash , 2018)
‘힐링’이라는 말이 일상의 분잡함과 현대의 속도전에 지친 도시인의 영혼을 위로해 준다는 의미로 널리 쓰이기 전에, 그 영혼의 안식처가 되었던 곳은 주로 인도였다. 그리고, 언제가부터 티베트의 고산, 산티아고의 순례길 등이 그 목록에 추가되었다. 오늘 갈 곳은 ‘카일라스 산’이다. 정형민 감독의 다큐멘터리 이다. 카일라스 산은 중국 땅인 티베트의 서남부 강디스산맥에 우뚝 솟은 6656미터 높이의 영산이다. 중국어로는 깡런보치(岡仁波齊峰)봉이라고 불린다. 지리학적으로는 티베트 고원을 흐르는 수많은 대하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여기서 샘솟은 물들이 흘러 흘러 브라마푸트라강, 인더스강, 수틀레지강, 갠지스강이 된다. 이곳은 불교의 세계관에서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수미산(須彌山)으로 취급되며, 티베트불교를 비롯..
2020.09.04 -
[하워즈 엔드] 헨리, 마가렛, 헬렌, 그리고 아이보리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Howards End 1992)
영국의 소설가 E. M. 포스터(1879년~1970)의 작품은 영화와 BBC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꾸준히 독자층을 늘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만큼 매혹적이다. 마치, 그 시절 영국의 그 귀족 집안의 거실에 앉아 우아한 수다 떨기를 지켜보는 것 같으니 말이다. 포스터가 1910년 쓴 소설을 스크린으로 만난다. 신작은 아니다.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85), (87)에 이어 세 번째 내놓은 (92)이다. ‘하워즈 엔드’는 런던 교외에 있는 상류층 윌콕스 집안의 전원풍 저택을 말한다. 근대화를 넘어 현대화로 달려가는 길목의 영국에서 여전히 탐이 나는 부동산이다. 슐레겔 가문의 둘째 헬렌(헬레나 본햄 카터)은 윌콕스 가족의 저택 하워즈엔드에 잠시 머물다가 이 집안의 차남인 폴과 사랑에 빠지지만..
2020.08.31 -
[드라이브] 라이언 고슬링, 내가 달리는 이유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Drive 2011)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극장가에 ‘구작 재개봉’ 움직임이 있었다. 예전에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작품이 거듭 상영되며 세대의 공감을 이끌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재발굴’, ‘리바이벌’이 추세였다. 이번 주 개봉목록 가운데에는 드라이브>(Drive)라는 작품이 있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2011년도 작품이다. 그해 깐느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었던 작품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개봉한단다. 어쨌든 큰 화면에서 다시 한 번 볼만한 작품이긴 하다.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영화의 주인공이 이 영화에서 이름을 불린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는 오직 ‘드라이버’로 불린다. 첫 장면에서 그의 역할이 나온다. 그는 어디선가 불러주면 곧장 달려간다. 그리고 순식간에 어딘가..
2020.08.31 -
[7월 7일] ‘우리 기쁜 젊은 날’ (손승현 감독 On July 7, 2019)
신수원 감독의 , 이환 감독의 의 조감독을 했던 손승현 감독의 장편 이 개봉된다. 손승현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보니 아주 오래 전부터 독립영화계 연출부 생활을 해왔다. 어렵게 버티며, 자신의 연출작을 내놓은 것이다. 어려운 시절에 일단 버텨냈다는 것에 대해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영화 은 청춘 커플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그 결말(?)을 보여준다. 청춘은 아름답지만 그 청춘이 항상 싱싱하고, 푸르고,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닐 것이다. 영화는 그런 청춘을 보여준다. 현수(김희찬)의 꿈은 영화감독.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함께 사는 미주(정이서)의 삶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출근길 동네 애들이 난폭하게 모는 오토바이 때문에 다리를 다쳐 고통스럽게 출근한다. 통신사 고객응대팀에 근무하는 미주는 오늘도 ..
2020.08.31 -
[후쿠오카] 해협을 건넌 장률 감독 (장률 감독 FUKUOKA , 2019)
장률 감독은 중국 연변(지린성 옌볜)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재중동포’라고도 하고, ‘조선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 있을 때는 대학 중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소설을 씁네하며’ 보낸 세월도 있었단다. 그리고 영화감독이 되기로 작심하였고, 아예 한국에 정착하여 정력적으로 신작을 내놓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문학적 정서는 이런 배경에서 기인할 것이다.그의 ‘무려’ 열 두 번 째 작품은 후쿠오카>이다. 중국과 한국의 도시를 거쳐 처음으로 일본 땅에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다. 전작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에서 ‘일본 적산가옥’이 등장하더니 이번엔 일본 현지 로케이션을 감행한 것이다. 장률 감독의 스펙을 생각하면 엄청난 도전인 셈. 궁금한 것은 무대가 확장되는 것과 함께 그의 인간에..
2020.08.27 -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옌롄커) 그래서. 몸을 바쳤다...
2005년 봄 중국 광동성에서 발행되는 격월간(雙月刊) 문예지 화성>>(花城) 3월호에는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작품 하나가 실렸다. 문단의 중견작가 염련과(閻連科,옌롄커)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爲人民服務)라는 중편소설이었다. 게재 당시 이미 많은 부분이 삭제된 상태였지만 발간되자마자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의 긴급 회수명령이 떨어졌다. 3만 부 대부분이 회수되었고 이른바 ‘오금’(五禁)조치가 내려졌다. 이 작품에 대한 출판·홍보·게재·비평· 각색이 금지된 것이다. 그 소설이 한국에서 작년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중국당대문학걸작선’의 첫 번째 작품으로 번역출간된 것이다. 이 책이 중국에서 호들갑을 떨며 수거되고 금지된 이유는 그동안 신의 영역으로 모셔졌던 ‘모택동’ 신격화를 희화화했고, 혁명전통을 희화..
2020.08.26 -
[반교:디텐션] 비정대만 非情臺灣 (쉬한치앙徐漢強 감독 返校 Detention 2019)
작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대만영화 (返校, Detention)(감독: 쉬한치앙/徐漢強)이 지난 주 한국극장가에 정식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대만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소개되면서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대만현대사의 비극을 지나칠 수 있다. 실제 는 우리나라의 ‘택시운전사’와 ‘1987’을 섞어놓은 것만큼 큰 아픔과 생채기를 품고 있는 작품이다. 먼저, 오랫동안 대만현대사의 비극을 이야기할 때 후효현(허우샤오센) 감독의 를 많이 언급한다. 일본이 항복한 것은 1945년이었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쪼개질 때, 중국 대륙에서는 공산당과 국민당이 건곤일척의 싸움을 계속했고 장개석의 국민당군은 후퇴를 거듭하더니 결국 대만까지 내몰렸다. (국민당은 패색이 짙어지면서 대만을 수복의 전초기지로 준비..
2020.08.18 -
[작은 소망] 삶의 끝, 절박한 소원 하나! (전우생 田羽生 감독 小小的愿望 The Last Wish,2019)
지난 주 극장가에 중국영화가 한 편이 조용히 내걸렸다. (小小的願望)이란 작품이다. 작년 중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한국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이 출연한 (2016)이 원작이다. 개봉 당시 30만 관객을 동원했던 는 솔직담백하게, ‘온리 그것!“만을 목표로 달려가는 고등학생의 청춘의 치기를 유감없이 담아낸 청춘 코미디이다. 그 영화가 어떻게 중국의 영화제작자 눈에 든 모양이다. 중국영화 을 감상하기 전에 먼저 알아둬야할 것은 지금, 현재 중국에서는 영화등급제도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즉, 모든 영화가 눈높이를 낮춰, 누구나 볼 수 있는 수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온리 그것!’인 이 작품의 온전한 재미를 중국영화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 그 의문..
2020.08.18 -
[유월] "뭐 어때요 괜찮아요. 아니 굉장해요” (이병윤 감독 Yuwol: The Boy Who Made the World Dance, 2018)
오늘(2020.8.14) 밤 KBS 1TV 시간에는 ‘바이러스에 관한 단편영화’ 두 편이 시청자를 찾는다. 좀비영화 열풍과 코로나19 사태에 시의적절한 영화인 듯하다. 이우동 감독의 과 이병윤(예명:BEFF) 감독의 은 각기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로 한국 독립영화계의 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병윤 감독의 은 2018년 서울무용영화제에서 선을 보인 무용영화, 댄스무비이다. 아니 댄서가 드라큘라에게 물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웬 바이러스? 영화는 한 초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한다. 소년 유월(심현서)은 한시도 몸을 가만있지 못하고 온몸을 배배 꼰다. 온통 댄서의 열정에 가득한 아이 같다. 그런데 담임선생님 혜림(최민)은 그런 유월과, 그런 학생들이 끔찍히도 싫은 모양이다. 마치 ‘B사감과 러브레터’의 ..
2020.08.14 -
[병(病)] 코로나 시대의 에이즈공포 (이우동 감독 Sick, 2019)
오늘(2020.8.14) 밤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바이리스’를 다룬 두 편의 한국 독립단편영화가 소개된다. 이우동 감독의 과 이병윤(예명:BEFF) 감독의 이다. 각기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로 한국 독립영화계의 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AIDS, 후천성면역결핍증이 대중적으로 각인된 것은 1980년대 중반 헐리우드 스타 록 허드슨의 발병과 죽음이 뉴스에 오르내리면서였다. 이후 오랫동안 AIDS는 천형으로 여겨졌고, 환자에게는 접근조차 꺼려하는 전염의 공포가 넘쳐났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한국단편독립영화가 바로 이우동 감독의 작품 단편 (病)이다. 상영시간은 38분. 1990년 경상도 시골의 한 작은 병원, ‘폐병’환자 한 사람이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이 사람이 에이즈에 걸렸단다. ..
2020.08.14 -
[오케이 마담] 하와이 상공, 무명의 헌신 (이철하 감독,2020)
박정희 시절의 중앙정보부, 전두환 정권의 안전기획부(안기부), 그리고 국가정보원(국정원)까지. 이 명칭도 곧 바뀔 듯하다. 할리우드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인지 이런 정보기관에 대해서는 제임스 본드, 이단 헌트, 제이슨 본 같은 멋진 요원을 떠올리거나 민주인사를 잡아서 고문하고, 간첩조작사건도 뚝딱 만들어내는 사악한 집단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시대(?)가 좋아져서인지 이제 ‘국정원요원’이 등장하는 영화가 심심찮게 충무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12일 개봉된 영화 에도 국정원이 등장한다. 영화 속에는 ‘김현희’부터 ‘흑금성’, 그리고 북한과의 공작전이 마구 펼쳐진다. 영화는 2009년 마카오에서 벌어진 북측 공작조의 ‘끝내지 못한’ 미션을 보여준다. 임무수행 중 철승(이상윤)은 ‘철목련’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
2020.08.14 -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두 남자와 한 소녀, 그리고 박정민 (홍원찬 감독,2020)
3년 전 로 감독 데뷔를 한 홍원찬의 두 번째 영화 가 개봉된다. 영화 는 서울의 한 식품회사 본사 영업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이다. 저성과자로 낙인찍힌 배성우와 인턴직원으로 정규직 전환이라는 실낱같은 기대를 품고 있는 고아성이 정글과 다름없는 직장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펼친다. 호러인 듯, 사회물인 듯 나름 긴장감을 갖고 끝까지 보게 되는 작품이었다. 홍원찬 감독은 , , , 등의 작품의 각색 작업에 참가하며 스릴러의 감각을 키워왔다. 그런 홍 감독이 의 황정민과 이정재를 캐스팅하여 제대로 각 잡고 만든 영화가 이다. ‘히트맨’ 인남(황정민)은 방금 일본에서 한 암흑가 거물을 암살한다. 그는 오래 전 특수기관의 암살전문요원이었던 모양이다. 그가 있는 직장(혹은 부서)이 해체되고 그..
2020.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