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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리뷰

[라스트 씬] 그 많은 극장은 어디로 갔나 (독립영화관)

by 내이름은★박재환 2020.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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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극장이란? 즐겨 찾는 극장은? 슬리퍼 신고 마실 나가듯 찾는 가까운 극장이 있는 세상이다. 빵빵한 사운드나 엄청난 아이맥스 명당자리를 굳이 찾아가는 극장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내 인생의 영화만큼이나 개인적인 추억을 소환하는 극장이다. 

이번 주 KBS독립영화관에서 방송되는 영화는 다큐멘터리 <라스트 씬>(감독:박배일, 2019)이다. 박 감독은 <라스트 씬>에서 부산의 국도극장과 서울의 인디스페이스·아트시네마,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광주의 광주극장을 담는다. CGV도 롯데시네마도, 메가박스도 아니다. 소극장이자, 예술극장이자,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다. 이런 극장을 찾아가 본 적이 있으신지. 그렇겠죠? 그래서 경영난에 문을 닫는 극장이 속출한다. 박배일 감독은 부산 국도극장의 마지막 한 달을 기록에 남긴다. 

엄청난 시설을 갖춘 특화된 멀티플렉스도 아닌 이런 극장에는 어쩌면 대단찮은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시네필 같은 사람만이 또 다시 찾아온다. 소극장의 관객은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기대하며, 이 어두운 극장 안에 살며시 자리를 잡을까. 그들에겐 그곳이 ‘시네마천국’이며 그것이 엘라이자 에스포지토가 찾던 인생극장일 것이다. (샐리 호킨스가 나온 ‘세이프 오브 워터’ 이야기임!)

시네코아, 씨네코드 선재, 하이퍼텍 나다‘가 사라졌고, 이제 국도극장도 문을 닫았다. 이제 그 사라진 극장목록에 ’국도&가람예술관‘이 추가된 것이다. 이들 극장이 사라지는 것은 한국 독립영화/예술영화/다양성영화 시장의 위축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그 많던 영화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OTT가 이런 영화들을 모두 품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국도극장’은 원래 부산 남포동에 있던 대형극장이었다. 오래 전, 부산국제영화제 행사가 남포동에서 치러질 때만 해도 이곳엔 부산극장, 대영극장, 국도극장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전에는 부산,부영,제일,대영,연흥,왕자극장 등이 줄지어 영화관객을 불러 모았었다. 이들이 차례로 간판을 내리고 멀티플렉스가 들어서면서 ‘국도극장’ 브랜드는 예술관으로 명맥을 유지하더니, 다시 한번 쪼그라들면서 대연동으로 이사가야했다. 그리고 10년을 더 버티다가 장렬히 최후를 맞이한 것이다. 2018년 1월 31일 날 말이다.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국도극장에서 본 ‘벤허’를 기억할지 모르고, 누군가는 쪼그만 ‘국도극장’에서 본 ‘패터슨’을 기억할지 모른다. 

어쩌면 코로나와 넷플릭스 때문에 더 많은 ‘사라진 극장’의 기억을 갖게 될지 모른다. 영화는 넘쳐나는 데 말이다. 오늘밤 KBS 독립영화관은 그런 극장을 이야기한다. 단지 ‘독립’ ‘예술’ 영화가 상영되는 장소 하나가 사라진다는 부재를 슬퍼하는 작품이 아니라, 모든 기억의 단락을 주지시키는 작품이다. 금->토 넘어가는 밤 12시 10분, KBS 1TV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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