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의 아이] "생명은 방울방울"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 海獣の子供 2019)

2020. 9. 29. 17:29애니메이션리뷰


시각적으로 동공이 활짝 열리는 판타스틱한 애니메이션이 개봉한다. 지난 여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된 일본 애니메이션 <해수의 아이>(원제:海?の子供)이다. ‘바닷물’의 아이가 아니라 ‘바다괴물(짐승)’의 아이다.

영화는 <리틀 포레스트>의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2006년에서 2011년까지 잡지에 연재했던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다. 판타스틱한 이미지와 조금은 난해한 이야기의 <해수의 아이>는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에 의해 환상적인 영상물로 완성되었다.

일본의 한 고즈넉한 해안마을에 사는 루카는 외로운 소녀이다. 여름방학 첫날을 맞이했지만 상황은 더욱 위축된다. 학교 핸드볼팀에서 그야말로 훨훨 나는 활약을 보이지만 혼자 꿍하는 스타일의 루카는 팀원과 트러블이 생기고 결국 팀에서 쫓겨난다.

의기소침한 루카가 향한 곳은 아버지가 일하고 있는 아쿠아리움. 그곳 수족관에서 ‘우미’라는 이상한 소년을 만난다. 우미는 저 멀리 필리핀 바다에서 듀공과 함께 자랐다고 한다. 우미와 해변에 나왔다가 우미의 형 ‘소라’를 만난다. 바다 속에서 마치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유영하는 우미와 소라. 그런데 이 바닷가 마을에 기이한 자연현상이 벌어진다. 심해어들이 해변으로 밀려올라와 떼죽음 당하고, 거대 고래가 출연하고,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지고, 바다가 붉게 불타오르고, 새로운 하늘이 열리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해수의 아이>는 우주적 규모의 세계에서 인간 생명을 이야기한다. 영화 첫 장면은 아직 어린 루카가 아빠의 손을 잡고 아쿠아리움을 구경하는 장면이다. 루카의 작은 손을 따라 움직이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 그리고 이어 나타나는 거대한 고래의 이미지. 루카는 그때부터 바다와, 바다생명체와 작은 끈을 이어온 셈이다.

영화는 환상적인 바다 속 광경과 함께 소녀의 눈에 비친 자연의 신비, 생명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와 대비된 속된 인간들의 모습을 노정시킨다. 우미와 소라라는 특별한 존재, 그리고 그들이 가져오는 바다의 미스터리를 쫓는 어른들의 모습이 그러하다.

‘우미’는 바다, ‘소라’는 하늘을 뜻한다. 우미와 바다는 자연에서 태어나서 인간의 세상에서 노닐다가 인간속세의 무서움을 마주하게 된다. 루카는 그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삶의 놀라운 현상들을 배우고, 이치를 깨닫는 것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환상적이며, 은유적이다. 그리고, 때로는 직설적으로 자연의 운행원리를 읊는다. 인간의 탄생과 우주의 탄생이 합일하는 순간들이다.

원작자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그린 환상적 세계가 히사이시 조의 음악과 요네즈 겐시의 주제곡과 어울러 태고의 지구창조를 재현해내는 듯하다. 2020년 9월 30일 개봉(메가박스 단독)/전체관람가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