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창조주에 대한 망가적 상상력 (오시이 마모루(押井守) 감독 攻殼機動隊 Ghost In The Shell,1995)

2019.08.13 10:08애니메이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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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환 1999.5.23) <매트릭스>를 보고 나면, <블레이드 러너><공각기동대>를 말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이 공각기동대는 사실 나에겐 상당히 어려운 영화이다. ‘포스트 사이버펑크 재패니메이션이라니!

 

공각기동대’(Kokaku kidotai; 영어제목은 Ghost in the Shell(혹은 CELL))는 영화에 등장하는 특수조직이다. 영어제목을 뜯어보면, ‘세포조직 속의 고스트’(유령)이다. 좀 더 상상의 나래를 펴면, 인체조직 속에 주입된 영혼, 시스템 속에 삽입된 명령어. 식으로 어떤 무감각체내에 포함되어지는 컨터롤러인 셈이다. 정확히 공각기동대는 ‘OP’‘MIB’처럼 하나의 특수한 정보조직체이다. 배경은 2029년 일본()이다.

 

얼핏 보아도 배경의 대부분은 홍콩과 중국의 광동-절강성 지역으로 보인다. 일본총리 산하의 비밀기관에는 경쟁 관계의 6()9()이 있다. ‘6은 외무부와 관련된 비밀임무를 맡고 있고, ‘9은 각종 범죄-미래니까 당연히 사이버 테러, 혹은 네트상의 헤킹 등-을 담당한다. 여기서 9(영어로는 Section 9 security force이다)공각기동대이다. 이들은 거의 전원이 안드로이드 혹은 사이보그들이다. 전기양을 꿈꾸는 사람들인 셈이다. 이들은 대부분 의체화되었다. 이 영화에선 의체화되다’, ‘인형사’, ‘고스트 해커’, ‘전뇌화 단계등 생경한 용어가 많이 쓰인다. 하지만, 이 영화의 원작만화를 보지 않은 나로서는 원래 가리키는 바가 무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영화 보면 대강 이해는 간다.

 

특수임무를 하기 위해서는 특수조직원이 필요할 터이고, 그런 조직은 아주 특별난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 이 영화의 주인공 쿠사나기(니키타 같은 타입)와 바트(터미네이터처럼 생겼음)가 이들이다. 이미 이들은 신체의 아주 일부분만을 제외하곤 기계화된-혹은 전뇌화된-존재이다. 600만 불의 사나이가 팔, 다리, 눈만 기계라면, 이제 2029년의 특수요원은 웬만하면 다 갈아 끼우는 모양이다. 이 만화-영화에서는 메가테크 바디라는 회사에서 의체(조금 생소한 말이지만, 의수, 의족을 생각하면 의체가 무엇인지 쉽게 이해된다)를 제조한다. 쿠사나기와 바트도 이 메가테크 바디에서 제조된 의체이다. 그들의 뇌와 척수만이 원래 인간인 모양이다.

 

쿠사나기 소좌(Major Motoko Kusanagi)는 공안 9과에서 인형사라고 알려진 컴퓨터범죄 조직을 쫓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인형사(Puppet Master)란 사이보그의 마인드를 해킹하여 임의로 조작하는 존재이다. 공안9과의 동료로는 바트와 토구사가 있다. 쿠사나기는 이 인형사란 것이 사실은 어떤 국가기관에 속해있던 도망간 프로그램이며 이는 정보의 바다에서 태어난것이라 한다. 각 조직기관은 이 인형사를 회수하기 위해 정치적인 파워 게임을 펼치고, 그 와중에 이 존재는 쿠사나기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쿠사나기는 사이보그로서의 자신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었고, 그 인형사에게 자신의 의체를 제공해줌으로서 통합되는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내용으로 보자면 무척 어렵게 재미있을 것같다. 사실 <블레이드 러너>어렵게 재미있긴마찬가지였다. 순전히 공장에서 만들어진 의체가 임무를 맡는다는 것은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위험한 임무나 인간몸뚱이로 해낼 수 없는 임무를 이런 로보트를 사용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 문제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의체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신체제가 제조또는 발생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고스트해킹으로 처음 나타난다.

 

영화에서 청소부는 고스트 해킹(자기의 뇌세포를 해킹 당한다)을 당한다. 원래 자신이 갖고 있던 기억은 삭제되고 인형사가 심어준 엉뚱한 기억을 자신의 과거인줄로만 알고 살아가는 것이다.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인간과 안드로이드를 구분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기억에서 찾아진다. 안드로이드는 처음 창조될 때 기억까지 입력되어진다. 하지만 진짜 과거는 없는 셈이다. 프로그래밍된 과거 속에서 현재의 존재로 기능하는 것이다. 공각기동대의 경우 이젠 그러한 입력된 과거고스트 해킹되어 지고 조작되어지는 것이다. <스트레인지 데이스>에서는 단순히 타인의 기억을 녹취, 기록, 밀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에서만도 끔찍한 사태진전을 보게 된다. 이제 그러한 개별적 과거를 조작까지 하게 되는 단계에 온 것이다. 앞으로 30년 뒤의 세상에선 말이다. (영화의 내용은 항상 현실을 앞서가니까 말이다. HAL처럼..) 그리고 타인의 신체로 잠입하여 새로운 영혼의 조종을 받게 되는 것은 바디 스내이처류의 영화에서 흔히 다룬 문제이다.

 

또한 이 영화는 기존기억의 조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문제를 다룬다. 전 지구를 뒤덮는 광범위한 네트워크 체제 속에서 영혼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럼, 창조주의 이야기? 이 영화는 망가라는 가벼운 선입관에서 커게 벗어나서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작품에서나 볼 수 있는 성서적 계시까지 등장한다. 인간의 창의력과 과학기술에의 몰입은 나무인간에 마음을 불어넣는 동화적 창조(피노키오처럼)에서부터 시작하여,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블레이드 러너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의 종말까지 생각할 수 있다.

 

시체로 발견되어 9국에 넘겨진 안드로이드가 하는 말. “나는 살아갈 것이고, 생각할 것이다. 온통 이 정보화된 시스템 속에서 창조되었으니 말이다하지만 실제 그러한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 존재-물리적인 형태는 없다. 그 놈은 네트상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그는 정보의 바다에서 창조된 것이다.

 

이 만화에서 창조된 놈이 말하는 대사 중에 거울과 관련한 자아-타아의 이해 관계를 다루는 것이 있다. 이는 성경에서 따온 것이란다. “우리가 이제는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이제는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이 대사는 성경 고린도전서 13장에 나오는 글이란다. 그 마지막 귀절은 아주 유명한 믿음, 소망, 사랑 중 그중 으뜸은 사랑이다이란다. 쿠사나기는 그동안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다가 인형사를 통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1988년의 오토모 카츠히로의 <아키라> 이래 최고의 사이버펑크로 인정받는 재패니메이션이다. Manga Video, 고단샤, 그리고 반다이의 자금지원으로 만들어진 <공각기동대>(미국에선 줄여서 GitS라고 표현하기도한다)는 일본만화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외국자금지원으로 제작된 것이란다. 그런 까닭에 제작 초기부터 일어판(아시아권 대상)과 영문판이 함께 기획되었다고 한다.

 

원작만화(망가)는 시로 마사무네(士郎正宗)이다. <어비스><터미네이터>CG영화의 신기원을 연,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영상기술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은 이 영화를 두고 일정한 수준의 문학수준과 영상효과에 도달한 진정한 첫 번 째 성인용 애니메이션이라고 극찬했다.

 

이 영화에서 놀라운 영상장면은 ()광학미채라는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게 뭔지 만화동에서 찾아보니 이렇게 설명되어있다. ‘광파이버를 응용하여 태양광선을 굴절시켜 모습을 감추게 하는 기술이란다. 어제 <매트릭스> 메이킹 다큐 보니 헬리콥터가 건물에 들이박는 장면에서 마치 빨려들듯이 흡수되는 장면이 있었다. 아마 워쇼츠키 감독은 공각기동대의 광학미채 씬에서 고안해놓은 모양이다. 마지막의 건물 위에서 펼쳐지는 대결구도는 그 건물의 외형과 추적추적 내리는 비의 이미지로 보아 <블레이드 러너>에서 차용된 장면임에 분명하다. 그 위에서 다족형 전차는 <로보캅>의 변종 로보캅일 터이고 말이다.

 

하지만 감독의 힘은 그러한 아이디어를 어디서 차용했든지 간에 훨씬 강화된 미래의 이미지와 만화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쿠사나기의 신체 분해 장면과 바트가 산산조각 나는 장면은 일반 하드고어 호러물에서조차 쉽게 볼 수 없는 과학과 신비의 파격적 만남이니 말이다. 그렇게 많은 부분에서 차용한 이 만화는 또한 많은 영화에 영감을 준다. <터미네이터2><코드명J>(Johnny Mnemonic), <5원소> 등등에 말이다. 문제는 장면의 차용과 변형이 아니라, 전체적 구성과 상상력이다. 광범위한 네트워크에서 새롭게 탄생되는 존재와, 자아의 의문 등은 궁국적으로 만화적 차원에 머물 수만은 없게 만드는 것이다.

 

감독 오시이 마모루는 이 영화를 두고 인형사 쿠사나기의 혼례라고 했다. 쿠사나기는 마지막에 합체된다. 그리고 바트의 집에서 깨어나선 언제까지라도 머물려 있어도 좋다는 바트의 말을 뒤로 하고 자신의 네트로 발길을 돌리며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미국인 관점에서 보아도 많은 폭력씬과 누드씬이 있다. 마치 방금 몸통과 머리를 쑤욱 분리시켜 놓은 듯 머리통 아래로는 각종 회로와 전선이 대롱거리고, 떨어져나간 팔 부위에는 각종 기계장치가 관객을 놀라게 한다. 이미 사람과 기계가 합쳐진 것이 현실이라 관객은 이미 그러한 가상현실을 끔찍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미래는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뇌(電腦)는 중국어로 컴퓨터를 말한다. (박재환 1999/5/23) 

 

 

 

 

GHOST IN THE SHELL / 攻殻機動隊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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