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미] 애니메이션 ‘요덕스토리’

2022. 10. 24. 13:12애니메이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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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1998년 12월 20일, KBS 1TV ‘KBS스페셜’에서는 ‘1998년 지금 북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일본의 한 단체가 그해 9월 무렵의 북한 모습을 몰래 찍은 모습이었다. 1시간 남짓의 영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중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살기위해 먹을거리를 찾아 시골장터 진창을 뒤지는 어린아이, ‘꽃제비’의 모습이었다. 이후, ‘남과 북’이, 세계정세가 어떻게 변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꽤 많은 서구 액티비스트와 영화인들이 북으로 직접 들어가서 북한의 실상을 필름에 담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북한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의도적이었든지, 의식적이었든지 남쪽의 사람들은 북쪽의 진실을 불편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진실이 어떻든 간에 말이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리멤버 미]는 애니메이션이다. 그것도 일본의 영화감독이 만든 것이다. 2020년 프랑스 앙시에서 소개된 기막힌 작품이다.

영화 '리멤버 미' (True North)


영화는 북한의 한 어린이, 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년은 아마도 능라도5.1경기장에서 카드섹션에 동원되어 연습 중인 모양이다. 북한의 장엄한 집단광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그 일사불란한 장면들 말이다. 평양의 중산층 아파트에 사는 이들 가족은 ‘일본’에서 북으로 온 북송동포인 모양이다. 아버지는 훌륭한 통역가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어느 날 이들 가족은 한밤에 트럭에 실려 간다. 아버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소년은 여동생, 엄마와 함께 어디론가 끌려간다. 산길을 꼬박 달려 도착한 곳은 ‘조선인민경비대 2915군부대’이다. 함경도 요덕수용소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서 10년. 소년과 가족의 지옥 같은 수용소 생활을 보여준다. 위대한 조국을 배신한 죄는 고된 노동과 헌신으로 씻어야한다는 것이다. 상상을 초월할 방식으로 말이다.

‘꽃제비’와 ‘요덕스토리’는 한국의 식자(識者)층은 다 안다. 다만, 언급하기를 꺼려한다. 통일의 저해요소라고 외면하려할 뿐이다. 김태균 감독의 [크로싱]과 곽경택의 [태풍] 초반부에 잠깐 언급되던 북한 실상은 이제 아우슈비츠 이야기보다 더 먼 나라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된듯하다. 

영화 '리멤버 미' (True North)


‘리멤버 미’의 영어제목은 ‘트루 노스’(True North)이다. 유럽의 인권국가들은 중국 신장 위구르의 수용소를 감시하고, 그 인권탄압을 비난한다. 한국은 바로 윗동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근대적 작태에 애써 눈을 감고 있다. ‘시미즈 에이지 한’ 감독은 10여 년 전 ‘14호 수용소 탈출’이라는 책을 받고는 이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한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40여 명의 탈북민의 증언을 들었다고. 이게 진실이 아니라고? 그럼 정말 다행이겠지. 

풍선에 매달려 북녘 땅으로 날려간 남조선의 드라마와 퇴폐적 걸그룹의 노래가 그들에겐 어떤 의미가 되는지, 어떤 생존의 수단이 되는지 잠깐 목도할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이 이런 이야기를 만들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영화인이, 정치인이, 그리고 국민이 말이다. 보면서 목표를 잡지 못한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북한에는 12만 명의 정치범이 이런 수용소에 감금되어 있다고 한다. 

참, '시미즈 에이지 한' 감독은 재일교포란다. 부계(父系)로는 재일 교포 2세, 모계로는 4세에 해당한단다.  ▶리멤버 미 ▶감독: 시미즈 에이지 한 ▶2022년 6월 29일 개봉/12세관람가

 

[리뷰] ‘리멤버 미’ 애니메이션 ‘요덕스토리’

영화 \'리멤버 미\' (True North)오래전 1998년 12월 20일, KBS 1TV ‘KBS스페셜’에서는 ‘1998년 지금 북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일본의 한 단체가 그해 9월 무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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