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 고양이의 푸른 꿈

2020. 9. 29. 17:18공연&전시★리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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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와 <레미제라블>로 영화팬을 감동시킨 톰 후퍼 감독의 영화 <캣츠>는 지난 연말 개봉되어 76만 명의 관객이 들었다. 끔찍한 고양이쇼를 76만 명이 지켜본 것이다. 이제 다시 뮤지컬 <캣츠>를 보며 안구를 정화시킬 필요가 있을 듯하다. 지난 9일부터 샤롯데씨어터에서는 뮤지컬 <캣츠>40주년 내한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1981년 런던에서 시작된 고양이 쇼가 40년을 이어온 것이다. 이번에도 제각기 사연을 가진 고양이들이 무대 아래 객석에서부터 무대 위, 쓰레기통 옆에서 갸르릉거리며 신세한탄을 이어간다.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등 몇 편의 성공작을 잇달아 내놓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던 작품을 완성시킨다. 그냥 고양이들이 무대에서 차례로 올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대본은 미국출신의 영국시인 T.S. 엘리엇이 자신의 조카를 위해 썼다는 시집 <노련한 고양이에 관한 늙은주머니쥐의 책>(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이다. 시인 엘리엇은 시를 통해 많은 고양이를 만들어냈다. 고양이에게 이름 붙일 때도 꽤나 고심했다. 그렇게 세상에 선을 보인 이런 고양이, 저런 고양이가 자신들의 묘생(猫生)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들어볼까. 냐~옹. 젤리클. (‘젤리클’은 엘리엇의 어린 조카가 ‘디어 리틀’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해 나온 말이라고 한다) 그렇게 사랑스럽고, 아동친화적인 젤리클 동네의 고양이 이야기인 것이다.

밝은 달이 떠오르면 젤리클 고양이들이 모여든다. 우두머리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가 무대 중앙에서 올해의 행사를 진행한다. 이곳에서 살만큼 산, 충분히 가치 있는 묘생을 보낸 고양이 한 마리가 선정되고, 그 고양이는 하늘로 올라가서 새로운 제리코 고양이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줄거리는 뮤지컬 <캣츠>를 감상하는데 최소한의 정보이다. 그냥 무대는 이런 고양이, 저런 고양이, 즉, 멍거스트랩, 올드 듀터러노미, 그리자벨라, 럼 텀 터거,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스킴블상스, 맥캐버티 등 평범하지 않은 이름이 붙은 고양이들이 나와 제각기 춤추고, 노래하고, 자신의 삶을 보여준다. 어쩌면 맥락 없는 레퍼토리의 연속이다. 1981년 런던에서의 초연 이래 거의 달라지지 않은 포맷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답게 장엄한 노래와 신나는 멜로디, 감동적인 가사를 전달해 준다. 뮤지컬 <캣츠> 공연의 즐거움이란 고양이들이 객석 사이를 누비며 관람객에게 ‘젤리클 고양이’의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 가까스론 막을 올린 2020시즌 공연에서는 그런 근접 터치가 어려워졌다. 대신, 올드 듀터러노미가 처음 등장할 때, 고양이들을 이끌고 객석 사이 통로를 지나갈 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분장을 볼 수 있다. 고양이 얼굴 분장을 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이다. 무대에 올라서는 어느새 마스클 벗고, 신나게 고양이 잔치를 시작하는 것이다. 올해 공연에서도 2막 첫 장면에서는 청아한 목소리의 ‘한국어 메모리’를 들을 수 있다.

40년이 되도록, 코로나가 극성을 피워도 무대를 가득 채우는 고양이들의 울음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그리자벨라의 ‘메모리’(Memory)를 듣게 된다.

지난 9일 막을 올린 2020년 <캣츠> 내한 공연은 11월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역대급 찬사 속에서 공연 중인 <캣츠>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최대 20%의 특별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9월 30일(수), 10월 2일(금), 10월 3일(토)은 2시, 7시 2회 공연,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4일(일)은 3시 1회 공연이며 10월 1일(목)은 공연이 없다.

한편 10월 25일(토)부터 11월 6일(금)까지 공연을 예매할 수 있는 2차 티켓은 25일(금) 오후 2시에 오픈된다. 출연: 조아나 암필(그라자벨라), 앨리스 배트(젤리로럼), 해이든 바움(스킴블샹스), 나탈리 베니워스(카산드라), 브래드 리틀(올드 듀터러노미),댄 파트리지(럼 텀 터거) 등 (KBS미디어 박재환 2020.9.23)

[사진 = 뮤지컬 ‘캣츠’ 공연사진/ 에스앤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