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리뷰(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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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의 술맛](남연우 감독) 그리고 [그늘 아래, 28도] (선종훈 감독)
(박재환 2017.5.27) 27일 밤 KBS 1TV 시간에 방송되는 두 편의 단편영화는 마치 같은 감독이 연출한 것처럼 비슷한 정서를 리얼하게 담아냈다. 남자와 여자가 있다. 물론 사랑했던 사이. 그런데, 어떤 이유로 헤어지고 그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갈 때 이 남자의 심적 갈등과 방황을 그린다. 마치,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듯 감독은 카메라를 남자의 심장에 바짝 들이댄다. 은 남연우가 감독, 각본, 편집에 남자 주인공까지 다 한 전형적인 사적 드라마의 독립영화이다.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남자(남연우)와 여자(김예은)는 오랜만에 마주친다. 다른 친구들도 이미 다 알고 있듯이 둘은 오래 사귀었던 사이. 지금은 헤어졌단다. 어색한 순간 여자는 “나 곧 결혼해” 하며 청첩장을 건네준다. 그 순간 남자의 심정..
2017.08.19 -
[흔들리는 물결] ‘죽음을 본 남자, 삶을 만난 여자’ (김진도 감독 Blossom, 2015)
KBS 을 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이번 주에는 ‘대명컵 CSI 국제승마대회’ 중계방송으로 평소보다 2시간 늦은, 정확히 (2016년 5월) 21일(일) 02시라는 야심한 시간에 시작된다. 그 특별(?)한 시간에 방송되는 영화는 김진도 감독의 2015년 독립영화 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소개되어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남자주인공 연우(심희섭)는 단양의 한 병원 영상의학과에서 일하고 있다. 어린 시절 여동생이 교통사고로 죽는 현장을 목격한 -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화물차에 치어 순식간에 죽음을 목도한다 –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연우는 매일 밤, 자신의 방에 갇혀 소주를 들이키며 혼자 괴로워할 뿐이다. 그런 어느 날 그 병원에 새 간호사 원희(고원희)가 온다..
2017.08.19 -
[여름밤] 이지원 감독 단편영화 (이지원 감독 Summer Night, 2016)
(2017년 4월) 27일(목) 전주에서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식과 함께 열흘간의 화려한 영화축제가 시작되었다. 이에 맞춰 KBS 시간에는 2주간 ‘전주국제영화제 기획’ 특집 영화들을 내보낸다. 우선 29일(토)에는 지난 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한국단편영화 3편을 소개한다. 대상을 수상한 이지원 감독의 을 비롯하여, 한국 단편경쟁부문 화제작이었던 최윤태 감독의 과 이준섭 감독의 가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단편대상뿐만 아니라,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상, 대구단편영화제 대상,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최우수작품상 등 많은 영화제에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지원 감독이 각본과 편집까지 맡은 은 취업준비생 소영은 고3수험생 민..
2017.08.19 -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밤] “불효자는 웁니다” (김하나 감독 Eternal Daughter, 2015)
(2017년 4월) 15일 밤에 방송되는 KBS 영화는 우울한 영화이다. 장애인과 빈곤, 노동문제, 그리고 삶의 좌절을 그린 작품이다. 김하나 감독의 2015년 단편영화 이다. 러닝타임 36분. 영화가 시작되면 여자주인공 홍매(한지희)가 음식찌꺼기를 남의 봉투에 넣다가 들켜 한소리 듣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홍매는 좁은 연립주택에서 다리 한쪽이 없는 아버지(최연식)를 모시고 힘겹게 살고 있다. 비닐봉투 공장에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돈을 모은다. 삶이 어렵더라도 꿋꿋이 사는 효녀일지도 모른다. 그런 홍매의 형편을 잘 아는 청미(방은정)는 공장에서 밀린 야근수당을 받기 위해 나서자고 부추긴다. 하지만, 홍매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오직, 열심히 돈을 벌어, 아버지에게 의족을 하나 달아드리는 것이 유일한..
2017.08.19 -
[초인]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서은영 감독 Overman, 2015)
(2017년 2월) 26일(일) 새벽 1시 35분 방송되는 KBS 1TV 시간에는 2016년 극장 개봉되었던 서은영 감독의 이 방송된다. 운동선수 최도현은 치매 어머니를 홀로 모시는 고등학생이다. 체조밖에 모르던 그가 동네 도서관에서 수백 권을 책을 읽은 소녀 최수현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몰랐던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된다. 설렘, 떨림, 두근거림. 신비로운 소녀 수현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영화 은 질풍노도 청소년의 섬세하고도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포착한다. 책 속이 명문장들과 함께. 고등부 체조선수 도현 역을 맡은 김정현은 밉지 않은 말썽쟁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의 김정현은 은 그의 첫 장편영화이다. SBS드라마 에서 공효진이 연기한 표나리의 남동생 표치열 역으로 등..
2017.08.19 -
[지리멸렬] 봉준호 감독 ‘지리멸렬’ 대한민국 위선자들
(2017년 2월) 4일(토) 밤 12시에 방송되는 KBS 1TV KBS 은 300회 특집기획으로 ‘위대한 시작’을 준비했다. 이경미 감독의 , 박찬욱 감독의 ,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이 방송된다. 단 한편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다.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09), ‘설국열차’(2013) 등으로 명감독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연세대 사회학과 출신이다. 그가 만든 걸작 단편이 바로 ‘지리멸렬’이다 ‘지리멸렬’은 당시(1994년)의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허위와 위선적인 모습을 통렬하게 풍자한다. 런닝타임 30분의 이 단편은 옴니버스로 꾸며졌다. 세 편의 이야기와 그것을 수렴하는 마지막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는 사회학과 교수님이 등장하신다. 대..
2017.08.19 -
[심판] 박찬욱 감독의 흑백단편영화 (1999)
[2017년 2월 4일 KBS독립영화관 방송분 리뷰] 밤 12시에 방송되는 KBS 1TV KBS 은 300회 특집기획 ‘위대한 시작’이 방송된다. 이경미 감독의 , 박찬욱 감독의 ,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이다. 단 한편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의 숨은(?) 걸작 ‘심판’을 지상파 KBS에서 만난다니. 논란은 있지만 작년 개봉한 는 국내외 평자들로부터 심오한 스릴러라는 호평을 받았다. 물론 그 이전에 깐느에서 거장으로 인정받았지만 말이다. 서강대 학생시절부터 씨네필로 유명했던 박찬욱 감독은 (1992)으로 호기롭게 충무로에 데뷔했지만 곧바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97년 내놓은 가 흥행대실패하면서 더욱 그러했다. 이후 영화에 열정은 치열하고도, 처연한 영화비평으로 연명한다. 그러다가 2000년 ..
2017.08.19 -
[철원기행] 가족의 굴레 (김대환 감독,2015)
(박재환) 이번주 KBS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설기획' 특집으로 김대환 감독의 2015년 작품 이 방송된다. 방송시간은 토요일에서 일요일 넘어가는 밤 12시 35분이다. 영화 ‘철원기행’은 평생을 강원도 철원의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아버지가 정년퇴임을 하는 날, 각자 떨어져 살던 어머니와 두 아들 그리고 며느리가 한 자리에 모인다. 초라하기만 한 퇴임식에 이어 순조롭지 않은 중국집에서의 저녁식사 자리까지 오랜만에 모인 가족의 풍경은 그리 화목해보이지 않는다. 연거푸 술잔만 들이키던 아버지는 뜬금없이 이혼하겠다고 폭탄선언한다. 폭설이 내린 철원에서 2박 3일간 예기치 않은 동거를 하게 된 가족. 말수가 적고 고집이 센 아버지와 감정을 숨기지 않는 독설가 어머니, 의뭉스러운 큰 아들과 다정하지만 조급한..
2017.08.19 -
[양치기들] 비밀과 거짓말 (김진황 감독 The Boys Who Cried Wolf, 2015)
(박재환) 2017년 1월 14일(토) 밤 12시 00분, KBS 1TV 시간에는 김진황 감독의 2016년 작품 이 방송된다. 한때 주목 받는 배우였으나, 지금은 역할대행업을 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완주. 어느 날 그는 죽은 피해자의 엄마라는 여인에게 살인사건의 가짜 목격자 역할을 의뢰 받게 된다. 망설이던 완주는 어마 어마한 보상금의 유혹에 목격자 역할대행을 수락하고 경찰을 찾아 완벽한 거짓 진술을 마친다. 그러나, 살인사건 뒤에 또 다른 진실이 있음을 알게 된 그는 자신이 큰 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사건이 일어나던 날 죽은 피해자와 함께 있었던 ‘광석’과 ‘영민’을 찾아 가는데. 거짓말을 파는 남자 ‘완주’를 중심으로 그의 친구이자 역할대행업체 사장인 ‘명우’, 침묵으로 다른 의미의 거짓을..
2017.08.19 -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 (임지은 감독,2014)
2017년 1월 8일 KBS독립영화관 방송분 리뷰 (박재환 2017.1.7) 2017년 새해 첫번째로 찾아오는 KBS 1TV 은 짧지만 재기발랄한 한국의 독립영화 5편이 소개된다. 방송시간은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야심한 1시 10분이다. 이 시간에 잠들지 않았다면, KBS 1TV에서 이들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김민지 감독,2015), (김민지 감독,2015), (심민희 감독,2015), (임지은 감독,2014), (김한결 감독,2015) 등 다섯 편이다. 는 성결대학교에서 영화공부를 한 임지은의 감독/각본/편집 작품이다. 대학 영화학과 졸업영화 촬영 중에 일어나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창작자= 감독의 고민이 유머러스하게 녹아있다. 이름부터 진정성이 마구 느껴지는 ‘진지한 감독’은 배..
2017.08.19 -
[프랑스영화처럼] ‘함부로 애’트‘하게’ (신연식 감독 Like a French Film, 2015)
(2016년 11월) 19일 밤, KBS 1TV 시간에는 신연식 감독의 이 방송된다. 이 영화는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고, 올해 초 극장에서 아주 잠깐 개봉되었다. 신연식감독 영화답게, 그리고 소개영화답게, 그리고, 한국 독립영화의 현실답게 ‘달랑’ 4759명(영진위 통계)의 관객이 들었던 영화이다. “만이라도 좀 봐주세요. 제발!!!” 신연식 감독은 자신의 영화사 루스이소니도스(Luz Y Sonidos)를 통해 독특한 자신만의 영화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 (2009), (2012), (2014) 등. 은 네 편의 단편을 엮어 만든 옴니버스이다. ‘옴니버스’라면 주제가 같아야할 것인데, 딱히 주제를 이끌어내기는 그렇다. 첫 번째 단편의 제목은 ‘타임 투 리브’(A time to leave)이..
2017.08.19 -
[집 나온 남자들] 대책없는 남자들 (이하 감독,2010)
(박재환) (2016년 11월) 5일(토) 밤 12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이하 감독의 2010년 작품 이 방송된다. 이하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으로 단편 (2003)으로 주목 받은 뒤 충무로에 진출, 문소리, 지진희 주연의 영화 (06)을 만들었다. 그 실패(!)를 거울삼아 만든 작품이 바로 이다. 지진희와 함께 양익준, 이문식이 필사의 추적극을 펼친다.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음악평론가 지진희는 노래를 소개하다말고 폭탄 멘트를 던진다. 나름 멋있어 보이려고. “아내와 이혼하겠습니다.”고. 뜬금없고 맥락 없는 발언. 그리고는 친한 동생 양익준과 함께 무작정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다. 뒤늦게 아내가 걱정이 되어 전화도 해보지만 연락이 안된다. 집에 와서 보..
2017.08.19 -
[출출한 여자2] 먹방웹드라마 시즌2 (윤성호, 김인선, 윤세영 감독 2016)
(2016.10월) 1일 밤 12시 30분 KBS 시간에 방송되는 ‘출출한 여자 시즌2’는 전편에 이어 ‘먹방 웹드라마’를 표방하며 2~30대 싱글의 배고픈 로맨스를 그린다. 이들은 배가 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란다. 싱글녀 제갈재영(박희본)은 사랑도, 일도, 우정도, 가족도 여전히 쉽지가 않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가고, 새롭고 이상한 친구를 만나고, 새 직장에 들어가고, 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 친구와 맞닥뜨리는 것만도 쉬운 일이 아닌데 덜컥 새로운 질병마저 찾아온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미지의 맛으로 가득한 ‘제갈재영’의 싱글라이프. 그녀의 허기를 달래줄 애틋한 한 끼 밥상의 위로를 만난다. 시리즈는 단순한 먹방 컨텐츠에 국한되지 않고 음식을 통해 일상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이야기 본연의 매력으로..
2017.08.19 -
'하트바이브레이터' “소문 들었어?”
강제규 감독의 ‘쉬리’를 전후하여 한국영화는 ‘산업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한국영화 초고속 성장의 밑바탕에는 충무로 영화인의 노고와 그 전(前)의 아카데믹한 열정이 깔려있다. 한국영화(산업)의 실무자를 양성하는 기관 중에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는 영화에 열정을 가진 재원들이 단편과 장편을 실제 만들어보면서 ‘영화’와 ‘영화산업’에 자연스레 진입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롯데시네마 타워월드에서는 ‘KAFA 십세전’이라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KAFA에서 장편을 만드는 과정을 도입한지 10년을 맞이하여 열리는 행사이다.오늘밤 12시 35분에 방송되는 KBS 독립영화관 시간에서도 KAFA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판타스틱 단편선 기획’의 첫 번째..
2017.08.19 -
[어떤이의 꿈] 펜타포트 락페와 ‘어떤이의 꿈’ (조성규 감독 Life is but an empty dream, 2015)
충무로에서 가장 즐겁게, ‘제멋에’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손꼽히는 조성규가 지지난 여름에 뚝딱 만든 영화가 오늘(2016.8.27) 밤 KBS독립영화관 시간에 방송된다. 신화의 멤버였던 김동완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이다.영화 은 해마다 여름의 한복판에 펼쳐지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배경이다. 영화에서는 2014년의 페스티벌이 나온다. 김동완의 역할은 락페스티벌의 스태프이다. 사연이 있다. 자신의 밴드와 함께 락 페스티벌 헤드 라이너가 되어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5년째 페스티벌에서 행사진행과 인력관리에 헌신하고 있다. 무대에 오르는 꿈을 가진 밴드 보컬. 하지만 매년 혹시나 하고 품었던 무대에 대한 희망은 점점 포기 쪽으로 기운다.올해에도 공연 성공을 위해 최적의 스태프를..
2017.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