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리뷰(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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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 '여고생' 김태리 (김소연 감독 2015)
'그 영화' 때문에 본 이 영화, 지난 연말 개봉된 장준환 감독의 는 1987년의 대한민국 민주화운동 현장의 뜨거운 현장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다. 에는 그 때에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김태리(1990년生)가 청바지 차림에 ‘마이마이’를 손에 든 여대생으로 출연한다. 배우 김태리라면 박찬욱 감독의 를 먼저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데뷔작 이란 작품도 챙겨볼 만하다. 은 김소연 감독이 2015년 내놓은 단편영화이다. 감독이 최종적으로 내놓은 작품의 러닝타임이 64분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복잡한 지하철에서 흔들리듯 주위를 둘러보는 ‘문영’(김태리)을 보여준다. 한 아주머니가 서울지리를 묻지만 문영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며 한바탕 훈수를 든다. 그제서야..
2018.07.11 -
1987년,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1987년 한국史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피울림을 뒤로 한 채 전두환은 대통령이 되었고, 1986년 아시안게임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대학가 데모는 일상화되었고 최루탄 냄새는 넘쳐나지만 장세동의 안기부와 남영동의 대공수사팀은 열심히 빨갱이를 만들고, 사로잡으며 전두환 정권을 공고히 했다. 이제 노태우에게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하고, 88서울올림픽만 성공적으로 끝내면 전두환은 위대한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런데.....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이날 새벽,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생 박종철이 (경찰청의 전신인)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의 수사관에게 연행되어 조사받다가 죽는 사고가 일어난다. ‘빨갱이 만들기와 때려잡기’에 혈안이 된 그들이 가혹행위 펼치다 벌어진 사건이다. 남영동의 책임자와 전두..
2018.07.01 -
[강철비] 남과 북의 워게임 (양우석 감독 2017)
[2017.12.14] 최근 북한 핵 사태와 관련하여 제기하는 문제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이 어디를 목표로 하는 것이냐”는 것. 사실 이 문제는 전쟁종말 단계에 처한 최종책임자의 자포자기적 심정을 상정한다면 부질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그런 민족주의적 시각으로 접근하면 문제가 꼬인다. 그리고, 미국의 압도적인 핵 무력 앞에서 실제 김정은이 핵 버튼을 누를 수 있을까하는 심리적인 문제도 있다. 이런 특수한 한반도 상황에서 비상사태가 벌어진다. 과연 진짜 핵전쟁이 발발할 수 있을지, 타겟은 어느 나라인지를 상상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4년 전 정치인 이전의 인간 노무현을 담은 영화 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던 양우석 감독이 신작 를 내놓았다. 양우석 감독은 웹툰(작가)으로 이란 작품..
2018.07.01 -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아버지와 아들과 찰리 채플린 (임대형 감독 2017)
[2017.12.7] ‘미국의 경우’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TV에서 항상 만나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 종교영화 와 함께 프랭크 캐프라 감독의 (It's A Wonderful Life,1946)이란 작품이다. 세모에 어울리는 희생과 사랑이 듬뿍 넘치는 감동의 드라마이다. 근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크리스마스에 어울릴 영화가 만들어졌다. 임대형 감독의 영화 라는 작품이다. 기주봉, 오정환, 고원희, 전여빈이 출연하는 독립영화이다. 게다가 흑백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충청남도 금산에 사는 모금산 씨는 직업이 이발사이다. 오래된 사진 속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시골의 작은 ‘마을이발소’에서 손님의 머리를 깎아준다. 최근 보건소에서 몸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내는 오래 전에 먼저 저 세상으로 보냈고..
2018.07.01 -
[리뷰] 꾼 “조희팔을 잡든가, 적폐를 치우든가”
[2017..11.21] 2008년 신문 사회면을 떠들썩하게 만든 희대의 사기꾼 사건이 있었다. 그럴듯한 피라미드 사기에 넘어가서 너도나도 ‘투기’에 뛰어든 조희팔 사건이다. 원래 돈을 끌어 모아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돈을 불리고 일정한 타이밍에 튀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였다. 조희팔은 충남 태안군 마검포항을 통해 중국으로 밀항한다. 피해자는 3만 명을 넘어섰고,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 4조원을 웃돌았다. 자살하는 사람도 속출한다. 이런 사기꾼의 사기행각의 뒤를 봐주는 공권력(경찰,검찰,정치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추론. 과연 어느 수준까지 배후가 밝혀질까. 어쨌든 조희팔은 2011년 중국에서 죽었다면서 화장까지 한 상태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여기서 끝날 일은 아닐 것이다. 조희팔의 진짜..
2018.07.01 -
[부라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막장드라마가 아니다!” (장유정 감독 ,2017)
(박재환 2017.11.6) 개봉을 2주일쯤 앞두고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마동석과 이동휘 형제가 펼치는 고향방문을 납득하기까지, 이하늬의 ‘반쯤’ 미친 듯한 연기를 이해하기도 전에 스르르 잠이 들었다. 문득문득 눈을 뜨니, 여전히 안동 종가집의 ‘초상’ 치르는 장면을 보게 되고, 형이란 작자는 가보 찾느라 집을 들쑤시고 있으며, 동생은 무슨 개발동의서를 받느라 열심이다. 마지막에 정신 차리고 보니, 원수지간이었던 형제는 어느새 돈독한 정을 되찾았고 이하늬와 함께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게 뭐지? 이른바 “재미도, 감동도 없는?” 주말에 극장을 찾아 다시 를 보았다. 우선 언론시사회와 일반극장 관람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기자/평론가 시사회장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무겁다. 잘 안 웃는다. 그런데 일..
2017.11.07 -
침묵 (정지우 감독, 최민식 박신혜, 2017)
[리뷰] 침묵 ‘진실, 거짓말, 그리고 CCTV’ [박재환 2017-11-06] 1999년 ‘IMF로 실직한 중산층 가장’ 최민식이 펼치는 치정극 로 상업영화에 화려한 데뷔를 한 정지우 감독이 18년 만에 다시 최민식과 손잡고 전형적 ’멜로 법정극‘으로 돌아왔다. 은 2014년 개봉된 중국영화 라는 오리지널 작품이 있다. 영화는 원작을 충실히 따른다. 돈 많은 기업가(최민식)의 딸이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피해자는 바로 그 기업가가 곧 결혼하기로 했던 연예계 톱스타(이하늬). 남자는 그 여자를 사랑했지만, 이제 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혹은 딸을 무죄를 만들기 위해 최고의 법정드라마를 펼쳐야한다. 최고의 변호사를 모시고, 최고의 검사의 창을 막아야하는 것이다. 오리지널 영화에서는 기업총수를 손홍뢰가..
2017.11.07 -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2017)
[리뷰] 남한산성, 1636년의 조선역사에서 배워야할 것 [박재환 2017-10-12] 김훈의 베스트셀러 을 읽고 있으면 분통이 터진다. 임진왜란을 겪고, 정묘호란을 겪었지만 조선의 왕들은, 그리고 도매금으로 신하들과 백성들은 절대적 교훈을 전혀 얻지 못한 셈이다. 세계사적 - 그래 보았자 중국과 일본과의 역학관계가 전부일 테지만- 시각이 우물 안 올챙이였고, 자기 당파에 대한 우월감은 최고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여하튼 인조는 서인세력이 일으킨 정변 덕분에 왕위에 오른다. 광해군을 쫓아낸 그 정변 말이다. 그리고, 13년 뒤 병자호란을 맞이한다. 정묘호란 때는 강화도에라도 도망갔지만 이번에는 허겁지겁 남한산성으로 들어간다. 영화에서 산성의 민초가 그런다. “아니, 한양성에서 끝장낼 일이지 왕이 여기까지 ..
2017.10.12 -
유리정원 (BIFF2017개막작, 신수원 감독 문근영 김태훈, 2017)
[리뷰] BIFF 개막작 ‘유리정원’ 녹색의 피가 흐르는 사람들 [박재환 2017.10.12] ‘명왕성’, ‘마돈나’ 등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온 신수원 감독의 신작 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세계적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영화제의 막을 여는 작품으로 선정되었으니 기대를 가질만하다. 은 문근영과 김태훈이 주연을 맡았다. 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문근영은 대학부설 생체에너지연구소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생명공학 연구원이다. 어릴 때 한쪽 다리가 성장을 멈추면서 몸의 잡지 못한 채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다. 지도교수 서태화 밑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은 녹혈구. 어릴 적 식물에서 ‘녹혈구’를 추출하여 생명을 연장시키겠다는 꿈의 프로젝트에 매달려있다. 하지만, 산학협..
2017.10.12 -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마동석 윤계상, 2017)
[리뷰] 범죄도시, ‘유쾌하게 통쾌하게 패버린다’ [박재환 2017-10-9] 지난여름 개봉되어 5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은 개봉 뒤 뜻밖의 암초를 만난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림동과 묘사하는 조선족 악당이 지역사회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이었다. 대림동을 안 가본 사람들조차, 나 등의 영화를 통해 ‘한국형 차이나타운’과 ‘한국에 정착한 중국계 조폭세력’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를 한 작품이 더해진다. 강윤성 감독의 이다. 가리봉동을 배경으로 설치는 흉악무도한 중국(조선족) 조폭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2004년 이곳에서 펼쳐진 ‘조선족 폭력배’를 일망타진한 한국경찰의 활약상을 다룬다. 물론 그 경찰은 ‘귀요미+핵주먹’ 마동석이다. ..
2017.10.09 -
아이 캔 스피크 (김현석 감독, 나문희 이제훈 주연, 2017)
[리뷰] 아이 캔 스피크, ‘옥분 할머니에게 그러면 안 돼!“ 영화의 시작은 느와르이다. 으스스한 분위기의 비오는 밤, 재개발 직전의 상가건물에 나타난 수상쩍은 사람과 그 모습을 카메라에 몰래 담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정체불명의 영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사진을 찍던 사람은 나옥분(나문희) 할머니. 이 일대의 민원왕이자 오지랖대왕이시다. 소상공인의 사소한 불법행위를 일일이 채증하고, 서류를 꾸며 구청에 신고하는 그야말로 ‘깬’ 시민정신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할머니의 이런 철두철미 고발정신은 다른 사람에게는 엄청난 불편함일 뿐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시장통 사람들에겐. 그리고 구청 민원관련 공무원들은 매번 일거리를 만들어오는 이 할머니가 부담스럽다. 이때 이곳에 새로 9급 공무원(이..
2017.10.08 -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끝나지 않을 이야기 (조정래 감독 Spirits’ Homecoming, Unfinished Story, 2017)
[리뷰] 귀향, “20만, 238, 44, 37, 36, 35...” '위안부' 태그의 글 목록 www.kinocine.com [박재환 2017-09-11] 작년 2월 개봉되어 358만 관객을 동원했던 조정래 감독의 이 다시 관객을 찾는다. 의 원래 이야기에 할머니들의 증언이 첨가되고 후반부 이야기가 추가된 이다. 조정래 감독은 왜 같은 이야기를 또 만들었을까. 그리고, 우리는 왜 이 영화를 다시 봐야할까. 이유는 바로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 개봉된 은 평화롭기 그지없던 시골마을 한 소녀가 일본군에게 붙잡혀 트럭에 실려, 기차에 실려, 고향을 떠나 저 먼 이국 땅에서 짐승만도 못한 일본제국군인에 의해 꽃잎이 떨어지고, 청춘을 희생당한 이야기를 그렸었다.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에 중국 땅에 ..
2017.09.13 -
살인자의 기억법 (원신연 감독,2017)
[리뷰] 살인자의 기억법, "기억해 범인을!" [박재환 2017-09-07] 소설가 김영하의 소설 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과 , 로 스릴러에 재간을 보여준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설경구가 치매 걸린 왕년의 연쇄살인범을, 김남길이 그와 마주치는 순경을, 김설현이(AOA의 설현)이 살인범의 딸이자 두 위험한 남자의 연결고리가 된다. 물론, 소설을 읽은 사람은 “어? 그랬던가?”하는 의문이 먼저 들 것이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소설을 읽은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만족할 만한 영화가 되었다. 원신연 감독은 원작소설의 흥미로운 인물과 사건을 영화적 재미로 완성시켰다. 영화의 첫 장면은 마지막 장면과 연결된다. 가방 하나를 든 설경구는 안개에 싸인 터널 앞에 서 있다. 살인범의 회한, 치매 환자의 ..
2017.09.07 -
석조저택 살인사건 (정식,김휘감독,2017)
[영화리뷰] 석조저택 살인사건, 살인의 해부 [박재환 2017-05-10] 김휘 감독의 영화 는 미국 소설가 빌 S. 밸린저의 서스펜스 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제목으로 쓰인 ‘tooth and nail’은 영어관용구로 ‘결사적으로, 필사적으로, 죽을 둥 살 둥’이라는 뜻이란다. 누군가가 절박하게 진실을 위해 싸우는 것을 형용했으리라. 살인으로 포장된 오랜 이야기를 들춰내기 위한 법정공방이 시작된다. 1947년 경성, 비 내리는 어느 날. 거대한 ‘석조’ 저택에서 총성이 울린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달려가서는 한 남자를 체포한다. 그곳에서는 불타버린 시신의 흔적과 잘린 손가락 하나만이 발견된다. 체포된 남자는 손가락만 남기고 불타죽은 어떤 사람의 살인범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영화는 이 살인사건에..
2017.08.22 -
특별시민 (박인제 감독,2017)
[리뷰] 특별시민, ‘글라스 하우스 오브 카드’ [박재환 2017-05-08]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19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정치적 선거의 묘미’를 살린 영화가 개봉되었다. 충무로에선 거의 만들어지지 않은 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이다. 상업영화로, ‘정치(적 음모)’를 내세운 영화는 강우석 감독의 이후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 (은 귀여운 편에 속한다) 영화 의 박인제 감독은 이전에 이라는 영화를 만들었었다.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을 모티브로 음모론적 시나리오를 거칠게 완성한 영화였다. 이번에는 칼을 갈고 서울시장의 특별한 선거운동, 그 이면을 담는다. 영화가 시작되면 다이나믹 듀오 최자와 개코의 흥겨운 랩쇼가 펼쳐진다.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한 중년의 아..
2017.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