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리뷰(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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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 웹드라마, 독립영화관 진출 (김양희 감독,2014)
오늘밤 12시 30분에 방송되는 KBS 1TV 시간에는 ‘웹드라마’ '후유증'이 소개된다. '웹드라마'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네티즌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널리 유통되기 시작한 동영상 콘텐츠이다.이전에 드라마를 보는 방식은 보통 이랬다. 신문의 TV편성표를 보고 방송시간을 기다려 TV앞에 앉아 진득하게 드라마를 보는 것이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고,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 보거나, PC웹에서 화면을 여러 개 띄워놓고 작품을 감상한다. 물론 드라마를 보다가 SNS를 하며 작품 평을 하고 친구와 수다도 떤다.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보니 러닝타임도 남다르다. 오늘 방송되는 웹드라마 ‘후유증’이 처음 포털에서 공개될 때는 5분에서 10분 남짓 분절된 5..
2017.08.18 -
[페어 러브] 안성기 이하나의 '페어 러브' (신연식 감독 Fair Love, 2009)
매주 주말 밤에 방송되던 'KBS 독립영화관'이 새해 들어 화요일 밤에 시청자를 찾는다. 내일(2015년 1월 20일) 밤 12시 30분에는 신연식 감독의 2010년 작품 ‘페어 러브’가 방송된다. 오십이 넘도록 연애 한 번 못해 본 남자가, 자신에게 사기를 친 친구가 임종 때 부탁한 딸을 찾게 되면서 펼쳐지는 일종의 러브스토리이다. 쉰 노총각은 안성기가, 철없는 스물다섯 아가씨 역은 이하나가 맡았다.안성기(형만 역)는 친구의 임종자리에서 부탁을 하나 받는다. 하나 뿐인 딸 이하나(남은 역)를 좀 챙겨달라는 간곡한 부탁이었다. 이 친구는 자신의 돈을 떼먹은 사기꾼이었지만 죽는 자리에서의 부탁이니 매몰차게 뿌리칠 수도 없었다. 부탁받은 친구의 딸은 스물다섯의 풋풋한 대학생. 빚쟁이 아버지 때문에 어릴 적부..
2017.08.18 -
[숲] “쑥덕쑥덕” 숲속의 비밀 (엄태화 감독, 2012)
오늘(19일) 밤 12시 30분, 시간에는 언제나처럼 신선하고, 잠자리 시간을 늦춰가며 볼 가치가 있는 독립영화가 시청자를 찾는다. 오늘 이 시간에는 ‘숲’과 ‘천상의 피조물’ 등 두 편이 방송된다. 이 중 엄태화 감독의 ‘숲’은 필견의 한국독립단편영화이다. 엄태화 감독은 2013년 ‘잉투기’라는 영화로 꽤 호평을 받았던 신예감독이다. 동생 엄태구가 열연을 펼친 ‘잉투기’는 이른바 인터넷에 빠져 현실과 사이버 세상을 구별 못하는, 아니, 일심동체가 되어버린 ‘찌질한 잉여’들의 불타는 청춘을 드라마틱하게 그렸다. '형' 엄태화 감독과 '동생' 엄태구 배우의 ‘숲’은 2012년에 만들어진 32분짜리 단편이다. 이 영화에는 최근 ‘응답하라 1988’에 성보라 역으로 낯익은 류혜영도 등장한다. 아니, 주요인..
2017.08.18 -
[사랑해 진영아] 김규리 박원상 독립영화 (이성은 감독 My Dear Girl, Jin-young, 2013)
예전엔 주말 밤에 지상파TV에서 방영되는 오래된 할리우드 영화 보는 것이 영화팬의 낙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엔 극장개봉 영화도 시원찮았고, 지상파TV에서 보여주는 영화들이란 것도 한참 철지난 작품들이었다. 그런데 당시 영화평론가 정영일 선생님이 “이 영화, 절대 놓치지 마세요”라는 멘트에 밤늦게 ‘브라운관’앞에 기다린 영화팬은 많았을 것이다. 요즘은 멀티플렉스 관에서 할리우드와 동시간대에 신작들이 개봉되고 있고,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북유럽에서 동남아시아영화까지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관객층이 세분화되고 입맛이 까다로워지다보니 지상파TV에서는 ‘주말의 명화’시간이 사라지고 남은 것은 ‘영화정보 프로그램’들 뿐이다. 그나나 KBS에서는 ‘명화극장’과 ‘독립영화관’이 생존해 있다. 물론 둘 다 ..
2017.08.18 -
[낭만파 남편의 편지] "믿습니까?" (최위안 감독, 2012)
일요일 새벽 1시 5분에 KBS 1TV에서 방송되는 ‘독립영화관’에서는 영화팬들이 쉽게 볼 수 없는, 조금은 발품을 팔거나 손가락 수고를 해야만 볼 수 있는 충무로 영화나 단편영화들, 그리고 가끔 해외의 저예산 인디영화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다. 오늘 밤(9일 새벽 01시 05분)에는 ‘낭만파 남편의 편지’라는 작품이 소개된다.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었고 작년 아주 잠깐이지만 극장에도 내걸렸던 한국작품이다. 이 작품은 영문서적 번역가로 수많은 작품을 한글로 옮겼던 소설가 안정효가 1995년에 쓴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도 독특하지만 최위안 감독은 더 독특하게 영화를 완성시켰다. 작품은 경기도 부천의 한 작은 아파트에 사는 평범한 젊은 부부의 다소 맹랑한 ‘힐링 시도’시도를 이야기한다. ..
2017.08.16 -
[리뷰]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이 되는 어느 사회 (김성제 감독,2015)
김성제 감독의 영화 ‘소수의견’은 촬영을 끝내고도 1년 반이나 창고에서 필름을 썩혀야했다. 당초 이 영화의 배급을 맡기로 했던 CJ 측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개봉을 미루다가 결국 다른 배급사에 의해 가까스로 개봉이 되었다. 짐작은 간다. 얼핏 보아도 용산철거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에, 사법정의를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굉장히 불편한 영화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김성제 감독 말마따나 법정스릴러로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는 어떨까.‘서대문구 북아현 13구역 6블럭’ 뉴타운 재개발을 위한 강제철거가 진행된다. 곧 철거될 운명에 놓인 건물 하나를 본거지로 결사항쟁하는 철거민들이 있고, 진압장비를 갖춘 경찰과 용역이 진입한다. 멀리서 사회부 기자들이 흥분하여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화염병이 터지고 진압봉이 허공..
2015.06.29 -
[연평해전 리뷰] 진정한 ‘배달의 기수’
지금은 지상파에서 사라진 전설적 TV프로그램이 있다. ‘배달의 기수’라는 국방홍보영화이다. 지금은 대부분 희화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거론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군과 민의 소통과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전방과 후방이 따로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꽤나 진취적인 국방부 홍보영상물인 셈이다. 그런데 요즘은 국군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 때 국방부의 협찬을 받기도 어려울뿐더러, 충무로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도 드물다. 몇 년 전 ‘알투비’라는 공군‘협찬’영화가 기억될 뿐. 오늘 꽤나 의미 있는 영화가 개봉된다. 김학순 감독의 ‘연평해전’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지난 2002년 6월 29일, 대한민국이 온통 월드컵 분위기에 휩싸였을 때 서해안 연평도 바다에서 벌어졌던 남북한 군사충..
2015.06.24 -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1938년, 케이죠(京城) 쇼조(少女) 사라지다 (이해영 감독,2015)
1938년의 한반도 풍경을 상상만이라도 해볼 수 있는 영화가 한 편 개봉된다. ‘천하장사 마돈나’와 ‘페스티발’이라는 독특한 영화를 만들었던 이해영 감독의 세 번째 감독 작품이다. 만약 그 두 영화를 봤다면 이번 영화도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박보영이 ‘늑대소년2’를 찍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1938년 녹음이 푸르른 어느 여름날, 세단차 한 대가 수풀 우거진 산길을 달려 경성에서 가까운 한 요양학교에 들어선다. 계모의 손에 이끌린 주란(박보영)은 소녀들만 있는 학교에 편입한다. 처음엔 폐병 환자처럼 쿨럭이던 주란에게 교장(엄지원)은 매일 아침 주사를 맞힌다. 모든 학생들은 건강해진다는 약을 먹고, 체육시간에는 멀리뛰기를 한다. 잘 달리고 멀리 뛰는 우수학생에게는 일본유학이라는 달콤한 약속도 ..
2015.06.17 -
[못] 죄와 벌 (서호빈 감독 2013)
16일 밤 12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된 KBS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서호빈 감독의 2013년도 작품 ‘못’이 방송될 예정이다. ‘못’은 부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영화사 새삶’이 만든 독립영화로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한국독립영화답게 낯선 연기자들이 출연하여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를 전달한다. 영화는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어느 고등학교 3학년의 겨울방학 바로 전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0대의 마지막방학을 앞두고 담임은 공자같은 잔소리를 한다. “실수는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실수라는 거야. 하지만 실수를 감추면 더 이상 실수가 아니야. 분명히 나쁜 일이고 잘못된 일이다.“ 그다지 와 닿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세월이 조금만..
2015.06.17 -
[무뢰한 리뷰] 못난 사랑 '무뢰한' (오승욱 감독,2015)
‘무뢰한’을 감독한 오승욱 감독은 서울대 미대(조소과) 출신이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에서 유려한 미장센을 먼저 논할 필요는 없다. 미술 대신 영화가 좋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살고 싶다’(93) 연출부를 거쳐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97) 조감독을 했다. 심은하가 출연한 멜로 ‘8월의 크리스마스’(98)의 각본도 썼고, 마침내 지난 2000년에 하드보일드 액션 ‘킬리만자로’로 영화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전국 관객은 겨우 9만 5천 명!) 그리고 15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감독작품이 바로 이 ‘무뢰한’이다. 15년의 세월이 걸린 것은 그만큼 충무로에서 작가주의 영화, 혹은 장르영화를 제대로 만든다는 것이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몇 번의 좌절 끝에 전도연과 김남길이 주연으로 나섰다.전도연은 한 ..
2015.06.03 -
[들개] 변요한-박정민 누가 ‘들개’인가 (KBS독립영화관 6/2)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날, 밤 12시 35분에 KBS 1TV에서 방송되는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아니 대한민국 극장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영화들이 주로 편성, 방영되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으면 재기발랄한 인디영화계의 새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기쁨이 주어진다. 오늘 밤(2015.6.2) 방송되는 작품 ‘들개’도 그러한 발견의 기쁨이 있는 ‘독립영화’이다. ‘들개’는 작년 봄에 극장에서 개봉된 김정훈 감독의 작품이다. 독립영화답게 혼자서 각본과 편집까지 해치운다. ‘들개’는 두 주연배우의 케미가 폭발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정구(변요한)는 고등학생 시절 ‘과학적’ 사고를 친 전력이 있다. 꼴도 보기 싫은, 폭력적인 선생 하나를 응징하기 위해 사제폭탄을 터뜨려 ..
2015.06.02 -
[결정적 한방] 대한민국 판타지 정치드라마 (박중구 감독)
오늘 밤 자정을 지난 야심한 시간에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충무로에서는 잘 만들어지지 않는 장르에 속하는 ‘정치(적 소재를 다룬) 영화’가 한편 방송된다. 박중구 감독의 ‘결정적 한방’이라는 작품이다. 아마, 제목만 봤을 때는 ‘코미디’ 아니면 ‘케이프 무비’ 쯤으로 생각될 영화이다. 내용은 평생을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으로 몸 바친 4선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장관이 되어, 부정부패비리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순수한 열정 하나로 올바르게 만들어보려고 ‘용을 쓴다’는 내용이다. 그야말로 2015년 대한민국 상황에서 보자면 판타지 영화임에 분명하다. KBS사극 ‘정도전’에서 이성계 역을 맡아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중견배우 유동근은 이 영화에서 ‘시대가 원하는 정치인, 우리가 기다려왔던 신개념 장관’ 이한..
2015.04.22 -
[보호자] 랜섬 게임(유원상 감독 Guardian,2013)
어제 밤 KBS 1TV > 시간에는 보기에 따라 굉장히 잔인한 영화 ‘보호자’가 방송되었다. 영화 ‘보호자’는 유원상 감독의 2014년 작품이다. 평범한 가정의 초등학생 딸이 유괴되면서 그 가족이 겪는 불안과 공포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놀라운 것은 전화기 넘어 들러오는 유괴범의 요구사항이다. “딸을 무사히 돌려받고 싶으면 다른 아이를 유괴하라!”라는 것이다. 이제 자신의 딸을 되찾기 위해 아버지는 ‘옳고 그름’을 생각할 틈도 없이 극한의 선택에 내몰리게 된다. 아담한 꽃집을 운영하는 전모(김수현 분)는 아내와 딸, 아들과 함께 여느 가정처럼 행복하게 산다. 어느 날 학원에 갔어야 할 딸애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걸려오는 전화 한통. “당신 딸, 내가 데리고 있다.” 아버지는 꽃집을 하기 전에 소방..
2015.04.15 -
[이쁜 것들이 되어라] KAFA 독립영화 (한승훈 감독 2014)
어제 KBS 1TV > 시간에는 한승훈 감독의 ‘이쁜 것들이 되어라’가 방송되었다. 이 영화 독립영화 맞다. 작년 이맘 때 KAFA(한국영화아카데미)작품으로 ‘들개’(김정훈 감독), ‘보호자’(유원상 감독)와 함께 기자시사회를 갖고 영화 팬을 찾았었다. ‘이쁜 것들이 되어라’는 사랑스런 작품이다. 남자주인공 한정도(정겨운 분)는 한 마디로 ‘찌질하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위인이다. 비록 서울대 법대를 나온 사시준비생이지만 말이다. 사연은 이렇다. 초등시절, ‘타이거 맘’의 표본이라고 할 엄마의 성화에 ‘공부, 공부, 또 공부’에 내몰린다. 물론, 주인공이 되돌아보는 회상 씬은 조금 다르다. 어린놈이지만 예쁘고, 섹시하고, 짧은 스커트에 가슴골 깊이 파인 과외선생님에 현혹되어 열심히 공부했을 뿐이고 다..
2015.04.15 -
[조난자들] 강원도 펜션 서스펜스 (노영석 감독 Intruders, 2013)
오늘(2015.3.17) 밤 12시 30분, KBS 1TV >시간에는 가슴이 오싹해지는 스릴러 영화 한편이 방송된다. 지난 2008년 독립영화 ‘낮술’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노영석 감독이 다시 한 번 제작/감독/각본/음악 등 혼자 재주를 다 부린 스릴러 ‘조난자들’이다. 이 영화에는 TV드라마 ‘미생’에서 얄미운 하 대리 역으로 얼굴이 알려진 전석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조난자들’은 한겨울, 눈 덮인 강원도 어느 산장(펜션)에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찾아온 한 남자가, 고립된 곳에서 전혀 반갑지 않은 인간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펼쳐지는 불쾌하고, 불안하며, 위험한 하룻밤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영시간 99분 내내 단 1초도 그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한 영화이다. 상진(전석호)은 ..
201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