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693)
-
[연애 빠진 로맨스] “지금, 뭘 기대하시나요” (정가영 감독)
정가영 감독 작품을 혹시 보셨는지. ‘밤치기’(2017), ‘조인성을 좋아하세요’(2017), ‘하트’(2019) 등 독립영화를 찍었다. 물론 저 영화에 조인성은 나오지 않는다. 감독, 각본에 연기까지 너끈히 해치우는 정가영 감독의 의도는 너무나 분명하여 보기 민망하기도 하다. 정가영 감독의 신작은 ‘연애 빠진 로맨스’이다. 전종서와 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이른바 ‘상업영화’이다. 정 감독은 여기서도 자신의 장기를 펼친다. 영화가 시작되면, 서른 즈음의 남자 ‘박우리’(손석구)가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 잡지사 편집실, 지금 편집장(김재화)이 펑크 난 ‘섹스 컬럼’ 집필을 그에게 떠넘긴다. 문창과 나온 실력을 발휘하라면서. 난감하다. 그 시각 서른으로 달려가고 있는 여자 ‘함자영’(전종서)의 모습이 보인다..
2022.01.22 -
[지옥: 두 개의 삶] 연상호 '지옥'의 시발점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이 최근 글로벌 차트에서 탑을 차지했다. [오징어게임]에 이어 다시 한 번 K콘텐츠 파워를 과시한 작품이다. 연상호 감독은 영화 [부산행]으로 K좀비를 널리 알린 인물이다. 그런데, 연상호 감독은 그 전에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으로 꽤 호평을 받은 애니메이터이다. [지옥]이 넷플릭스에 공개되기 전에 두 권의 단행본으로 먼저 세상에 나왔다. 연상호와 최규석이 그리고 쓴 만화책 [지옥]은 넷플릭스 [지옥]의 원형이다. 그런데, 이 [지옥]은 연상호 창작세계에서 꽤 오래된 프로젝트이다. 그가 대학(상명대 서양학과)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다는 단편 애니메이션에서 그 근원을 찾아볼 수 있다. 연상호 감독의 단편 [지옥: 두 개의 삶]은 두 편의 단편이 묶인 연작이..
2022.01.22 -
[비 워터] 이소룡, 친구여 물이 되거라 (디즈니플러스)
지난 주 한국에서도 디즈니플러스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스타 채널과 함께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한 챕터 자리를 잡고 있다. 다큐 매니아라면 이 채널을 절대 비켜가지 못할 것이다.디즈니플러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는 이런 작품도 있었다. “비 워터‘(Be Water) 불세출의 쿵후스타 이소룡(브루스 리)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이소룡 다큐멘터리는 그의 사후 꽤 많이 나왔다. 반세기가 지나도 여전히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각종 설이 나돌고 있으니 그야말로 전설임에 분명하다. 미국에서 만든,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볼 수 있는 브루스 리의 생애가 궁금하다. 흥미진진! ■ 이소룡 (1940년.11.27 캘리포니아 출생 ~ 1973.7.20. 홍콩 사망 향년 32세) 이소룡(李小龍,..
2021.11.20 -
[도와줘!] 벼랑 끝에서 만난 곽민규-변중희 (김지안 감독)
한해를 결산하는 독립영화 축제인 서울독립영화제2021이 다음 주, (2021년 11월) 25일(목)부터 12월 3일까지 9일간 열린다. 한국 독립영화의 든든한 백(TV스크린) 역할을 하고 있는 KBS [독립영화관]에서는 오늘 밤, 서울독립영화제 특별기획으로 ‘변중희 배우전’을 내보낸다. 변중희 배우는 작년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을 수상한 한국 독립영화계의 스타이다. 변중희 배우가 출연한 , , 등 세 편의 단편영화가 시청자를 찾는다. 이중 (감독 김지안, 2020)은 작년 BIFAN과 미쟝센단편영화제 등에 상영되었고, 7회 카톨릭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상영시간 25분의 단편이다. 곽민규 배우가 연기하는 ‘공시생’ 종수는 지금 극한의 상황에 내몰렸다. 집주인은 방을 빼라고 채근하고, 각종 공과금이 밀..
2021.11.20 -
[반근팔냥] 미스터 부를 아시나요 (허관문 감독,1976) 왓챠
할리우드의 초대형 스트리밍업체의 대공세를 맞이한 국산 OTT라인업을 살펴보다 반가운 영화를 만났다. 홍콩영화 [미스터 부] 시리즈가 올라와 있는 것이다. 엄격하게 이야기하면 ‘미스터 부’는 프랜차이즈 물은 아니다. 홍콩의 허관문(許冠文)형제가 1974년 출연한 이후 일련의 코미디 영화가 일본에 소개될 때 [미스터 부] 시리즈라며 홍보용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불세출의 홍콩 액션스타 이소룡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뒤 골든 하베스트를 구한 사람이 바로 허관문이다. 허관문은 1970년대 혜성같이 등장한 엔터테이너이다. 코미디언이자 TVB 쇼프로그램 진행자였다. 쇼 브러더스가 만든 [대군벌](72)이 흥행 성공한 후 세 편을 더 찍고는 이소룡 사후의 골든 하베스트와 작업하며 은인이 된다. 그 첫 작품이 바로 ..
2021.11.20 -
[괴짜들의 로맨스] “코로나시대의 사랑, 혹은 격리된 자의 동병상련”
내일(2021.11월 17일) 또 한편의 대만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된다. 중국영화는 한국 영화관에 발붙이기(!)가 참 힘든데 대만영화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꾸준히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고, 극장에서도 개봉된다. 틈새시장을 잘 개척하는 것 같다. 이번에 개봉되는 [괴짜들의 로맨스]는 작년(2020)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소개된 작품이다. 익숙한 타이베이를 배경으로 ‘소통과 단절’이라는 청춘의 관심사를 잘 담아내면서 부천에서 넷팩상을 수상했고, 1년의 숙성 기간을 거쳐 마침내 극장가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중국어발음이 여전히 익숙지 않은 한국관객을 위해 그냥 남녀주인공으로 부르겠음^^) 영화가 시작되면 남자 주인공의 증세를 간단히 소개해 준다. ‘OCD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 청결에 대한..
2021.11.20 -
[이터널스] “인간을 만들고, 진화시키고, 마블영화 보게 하고....”
마블의 26번째 슈퍼히어로 무비 [이터널스](원제:Eternals, 클로이 자오 감독)가 이달 초 개봉되었다. 이 영화를 더 재밌게 보려면 ‘가오갤’(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을 다시 보거나, 원작 코믹스를 찾을 필요는 없다. 차라리 ‘단군신화’를 보는 게 나을 듯하다. 하늘의 황제 환인은 항상 인간세상에 뜻을 두고 있는 서자 환웅에게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며 천부인(天符印) 세 개와 함께 삼천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지금의 묘향산)으로 내려 보낸다. 그곳에서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인간 세계를 교화시키는 것이다.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고 마늘을 던져주는 것이 이야기가 하이라이트이다. 한국 사람이면 다 아는 이야기이다. 지금으로부터 반만년 전 이야기이다. 미국은 사이즈가 훨씬 큰 신화를 만들었다. ..
2021.11.20 -
[독립영화관] 김소형 감독 단편 ‘우리의 낮과 밤’
오늘(2021.11.5) 밤 KBS 1V [독립영화관]에서는 김소형 감독의 단편 , , 등 세 편이 시청자를 찾아간다. 2020년 작품 [우리의 낮과 밤](상영시간:26분)은 김소형 감독이 각본과 함께 직접 연기도 펼친다. 영화는 현실적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철(김우겸)은 밤에 출근하여 아침에 퇴근하는 제빵사이고, 지영(김소형)은 아침에 출근하여 저녁에 퇴근하는 피부마사지사이다. 결혼은 언감생심이고 같은 집에 살고, 한 침대에 산다지만 둘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아침 7시에서 8시 사이일 뿐이다. 한 사람은 출근해야하고, 또 한 사람은 밥 먹자마자 잠에 곯아떨어진다. 어쩌다 월차를 맞춰 함께 지내고 싶지만 직장생활에 변수도 많다. 애틋한 연인은 언제 휴가받아 같이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여..
2021.11.20 -
[더 하더 데이 폴] 넷플릭스 블랙 웨스턴 무비
한 때 할리우드에서는 서부극이 쏟아져 나왔었다. 존 웨인, 게리 쿠퍼, 알란 랏드 같은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카우보이, 보안관, 건맨으로 분해 정의의 총잡이로 영화팬을 열광시켰다. 그러다가, 서부극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서부영화는 마치 미국역사책에서나 찾아보는 아이템으로 변해버렸다. 그런 서부극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스파게티 웨스턴’으로 불리던 킬링타임용 영화들이 쏟아질 때도 있었고, 수정주의 서부극이란 것도 있었고, 흑인의 분노를 대변하던 익스플로이테이션의 한 하위장르로 ‘Blaxploitation’도 있었다. 2021년에 넷플릭스에서 뜬금없이 내놓은 (원제:The Harder The Falls)이 바로 그런 장르에 속할 듯하다. 시대상을 반영하듯, 아니면 넷플릭스가 그런 시대의 흐름을 적극 활용한 지..
2021.11.20 -
[듄] 무앗딥의 각성, 퀴사츠 해더락의 탄생 (드니 빌뇌브 감독,2021)
“a long time after in a galaxy far far away...”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2015)로 영화팬을 열광시킨 드니 빌뇌브 감독은 소설을 영상화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테드 창의 아주 짧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컨택트](Arrival)로 만들었고, 필립 K. 딕의 매혹적인 소설(안드로이느는 전기양을 꿈꾸는가)과 그 영화(블레이드 러너)를 바탕으로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그 기세를 이어 마침내 SF소설계의 오르지 못할 산으로 여겨지던 [듄]의 영화화에 뛰어든 것이다. [듄]은 프랭크 허버트가 쓴 연작소설이다. [듄]을 필름에 담을 때는 마치 김용의 무협소설을 영화 혹은 TV드라마로 만들 때처럼 취사선택의 기로에 서야한다. 세상에 없는 ..
2021.11.20 -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여자의 몸, 남자의 칼
올해 83살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다시 한 번 두꺼운 갑옷과 무거운 칼을 들고 싸운다. ‘에일리언’(1편)과 ‘글래디에이터’의 명장 리들리 스콧의 신작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1386년 프랑스 땅에서 벌어진 두 기사의 ‘사생결단’ 결투를 담고 있다. 서부극의 두 남자처럼 먼저 총을 뽑아 상대를 쓰러뜨려야 자신이 살아남는 것이다. 둔탁한 갑옷의 두 기사는 말 위에 앉아 기다란 창을 들고 마주 달려온다. 말에서 떨어지자 이번에는 칼을 뽑고, 도끼를 들어 상대를 죽이려 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 상황을 아주 특별하게 묘사한다. 이른바 ‘라쇼몽’ 방식으로! 미국의 역사가 에릭 재거는 2004년, 이 사건을 파헤친 책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The Last Duel: A True Story of..
2021.11.20 -
[그림자꽃] 나는 북조선의 공민이다 (이승준 감독,2021)
1989년 당시, 한국의 대학생이었던 임수경이 방북하여 김일성 주석과 포옹하는 장면이 뉴스 화면을 장식하면서 한국 사회에 일대 핵폭탄급 혼란이 야기됐다. 이후 북한에 대한 우호적, 체제 옹호적 발언이 나오면 다른(!) 진영에서는 조건반사적으로 “그렇게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라는 말이 나온다. 남쪽의 자유민주주의를 만끽하며 북쪽의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사람을 ‘빨갱이’라 지칭하며 북송을 권하는 ‘분리의 레토릭’이다. 그런데, 이게 가능한 일일까? 가고 싶다고, 보내고 싶다고 갈수 있는 국가시스템일까? 오늘(27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특별한 경우를 다룬다.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탈북자’이야기이다. 은 한 ‘탈북’인사를 뒤쫓는다. 그런데 이 사람은 자신이 ‘탈북자’가 아니..
2021.10.31 -
[운디네] 물속의 연인 (크리스티안 펫졸드 감독) KBS독립영화관 리뷰
게르만 민족이 뭐 특별난 인종이라고 우리네 사랑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독일감독 크리스티안 펫졸드는 꾸준히 독일 사람의 로맨스를 작품에 담고 있다. 지난여름 극장을 찾았던 에서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돌아온 여자의 슬픈 로맨스였다. 오늘(2021.10.22) 밤 KBS 에서는 펫졸드 감독의 (원제:Undine)가 시청자를 찾는다. 운디네(폴라 비어)는 베를린 슈프레강이 내다보이는 박물관(Berliner Stadt-Modelle)에서 일하고 있다. 도시개발 전문 역사학자인 그녀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 탐방객에게 베를린 도시의 역사와 건물의 내력을 설명해 주는 가이드이다. 이날 아침, 운디네는 남친 요하네스로부터 이별을 통보받는다. 절망한 그녀 앞에 크리스토프(프란츠 로고스키)가 나타난다. 크리스토프는 ..
2021.10.31 -
[쁘띠 마망] 병약한 엄마, 야무진 딸 (셀린 시아마 감독)
격정적인 바이올린 연주의 비발디 ‘여름 3악장’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셀린 시아마 감독의 신작이 이달 개봉되었다. ‘워터 릴리스’, ‘톰보이’, ‘걸후드’ 등을 내놓으며 영화팬을 매료시킨 셀린 시아마 감독의 신작에서는 또 어떤 섬세한 영혼의 숨겨진 비밀을 전해줄지 기대된다. 신작 ‘쁘띠 마망’(Petite Maman)은 8살 여자아이의 이야기이다. 제목이 ‘작은(쪼그만) 엄마’라니. 무슨 이야기일까. ‘쁘띠 마망’은 축축한 느낌과 신록의 푸르름이 동시에 느껴지는 유럽 어느 전원도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방금 양로원에서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린 넬리는 할머니에게 작별인사를 못한 게 아쉬운 듯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며 “잘 있어요”라고 인사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나무지팡이..
2021.10.31 -
[BIFF리뷰]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박송열 감독
"우리 삶의 질도 중요하니까" 《탈무드》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단다. “부부가 사이가 좋으면 칼날 같은 침대도 편하고, 사이가 나쁘면 운동장만큼 넓어도 비좁다”는 뭐 그런 내용. ‘조강지처’니 ‘가난한 날의 행복’ 같은 이야기는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취업난에 집값폭등 시절에는 말이다. 지난 주 막을 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제의 위상과 경륜만큼 주어지는 상(賞)이 많다. 특히 ‘한국영화의 오늘_비전’과 ‘뉴 커런츠’ 섹션에 소개되는 한국영화는 항상 주목된다. 올해 상영작 중 박송열 감독의 가 ‘KBS독립영화상’과 '크리틱b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제목부터 흥미롭다. 영화는 박송열 감독과 원향라 부부의 커플 무비이다. 과연 그들의 침대 사이즈를 보자! 젊은 부부가 있..
202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