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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Docs리뷰] 방탄학교 “미국은 안전하지 않다, 교실도!”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가 지난 9일 개막되었다. 경기도 고양과 파주 일대에서 열리는 ‘DMZ Docs’는 다큐멘터리만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대표적 장르영화제이다.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39개국에서 출품된 120여 편의 최신 다큐멘터리가 소개된다. 비경쟁부문의 글로벌비전 섹션에서 소개되는 토드 챈들러 감독의 [방탄학교](원제:Bulletproof)는 ‘극도로 위험한 미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교내 총기사건의 규모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럼바인](2002)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총기소지 규제가 ‘느슨한’ 미국에서는 어린 학생들도 너무나 쉽게 손에 총을 쥘 수 있다. 문제는 그들이 사회에, 체제에, 교우관계 등에 대..
2021.10.31 -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이민섭 감독,2019)
어릴 적 하던 말장난 중에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라는 것이 있다. 한글 띄어쓰기를 활용한 언어유희이다. 그런데, ‘가방’에 들어가는지 ‘방’에 들어가시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영화가 있다. 오늘 밤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 방송되는 이민섭 감독의 2019년 단편영화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이다. 오늘 독립영화관을 통해 방송되는 SF단편선 세 편 중 하나이다. 이제 독립영화/단편영화에서도 흥미로운 SF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물론 크리스토퍼 놀란이나 마블 같은 SF는 아니다. 참신하고, 여운이 남는 드라마이다. “민지야, 바람이나 쐬려 갈래?”라는 소리가 들리더니 교통사고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아버지(김종수)는 식물인간이 된다. 딸 민지(박수연)는 아버지의 기억을 이식한 ‘메모리 로봇’ 서비..
2021.10.31 -
[내가 날 부를 때] 나의 누나, 나의 동생
부산국제영화제에서나 만나볼 수 있던 중국영화가 조금씩 국내극장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9일 개봉되는 [내가 날 부를 때](원제:我的姐姐)는 올 4월 중국에서 개봉되어 8억 5천만 RMB(1533억 원)의 흥행수익을 올린 흥행작품이다. 중국의 스타급 감독의 작품도 아니고, 흥행 대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도 아니며, 중국공산당 창당100주년에 즈음하여 최근 몇 년간 극장가를 호령한 중국현대사 관련 영화도 아닌데 이렇게 높은 흥행수익을 올린 것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현재의 중국 여성의 지위를 엿볼 수 있다. 중국에서의 여성 지위라니?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자유롭고, 자의식 강하고, 존중받을 것 같은데 말이다. 영화는 중국 사천성 성도(成都 청뚜)를 배경으로 한다. 집을 떠나 간호사로 힘..
2021.10.31 -
[습도 다소 높음] 고봉수사단의 ‘위드 코로나’ 독립영화
혹시 [델타 보이즈]나 [튼튼이의 모험]이라는 영화를 보았는지. 썩 내키는 제목은 아니다. 영화포스터도 키치스럽다. 그런데, 영화는 꽤나 재밌고 진지하다. “저예산으로 어렵게 완성시킨 마이너의 이야기”라고 딱 한 줄로 정리할 영화가 결코 아니다. 그 영화를 만든 고봉수 감독이 [습도 다소 높음]이라는 여전히 내키지 않는 제목과 키치스러운 포스터를 들고 돌아왔다. 백승환, 차유미, 김충길, 신민재, 고성완 등 낯이 익은 배우들이 이번에도 저예산 작품에서 마이너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이번에는 무려 충무로배우 ‘이희준’과 영화평론가 전찬일 씨가 함께 출연한다. 영화 [습도 다소 높음]은 종로의 낭만극장에서 열리는 한 독립영화의 시사회 풍경을 담고 있다. 평소 관객 없는 이 극장은 코로나 때문에 더 손님이 없..
2021.10.31 -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25번째 MCU , 그리고 첫번째 영웅
이른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25번째 작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1일 개봉된다. 수많은 마블의 슈퍼히어로 계보에서 ‘샹치’는 낯선 이름에 속했다. 하지만 '샹치'도 곧 유명해질 것이다. ‘샹치’(Shang-Chi)는 만화책 시절의 마블이 1973년 내놓았던 코믹북에 처음 등장한다. 미국에서 불기 시작한 쿵푸 열풍에 힘입어 코믹북에 등장한 아시아계 캐릭터이다. 악당 푸만추의 아들이라는 업보를 가진 인간 영웅이다. 푸만추의 손가락에는 열 개의 반지가 끼워져 있다. (타노스의 글로브에 박힌 스톤처럼) 열 개의 반지에는 모두 각각의 능력이 있다. 즉, 10개나 있으니 푸만추의 능력은 가공스럽다. 샹치는 이런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작심한다. 그리고는 어벤저스 멤버가 되어 지구/우주 ..
2021.10.31 -
[애비규환] 정수정, 가족의 탄생 (KBS독립영화관)
이 영화 속도전이다. 고3 호훈(신재휘)의 과외선생 토일(정수정)은 시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필이 받아 뽀뽀하더니, 덜컥 임신하게 된다. 너무나 흔한, 혹은 절대 흔하지 않은 싱글맘, 십대 커플의 이야기가 펼쳐질 듯하지만 영화는 예사롭지 않은 가족 이야기로 진행된다. 낙태와 사회적 안전망을 이야기하는 청소년 계도 드라마가 아니다. 가정의 달에 공영방송 KBS에서 방송함직한 가족드라마이다. 오늘(2021.8.27)밤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 방송되는 최하나 감독의 데뷔작 [애비규환]이다. 물론 엄청나게 비참한 지경을 말하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을 비튼 말이다. 아무래로 ‘아버지’이야기가 나올 듯하다. 대학생 신분에, 과외하는 학생과 연분이 생겨 아기를 가진 ‘토일이’의 선택은 무엇일까. 임신 ..
2021.10.31 -
[리뷰] 자마 ‘해변의 자마, 밀림의 비쿠냐 포르토’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2017)
(2021년 8월) 25일 개봉하는 아르헨티나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자마](원제:ZAMA)는 우리에겐 낯선 공간, 잘 알지 못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인간의 고통을 담고 있다. 그 남자의 고통은 시대적 상황에서 기인한다. 18세기 말, 스페인에서 왕에 의해 저 먼 남미 땅, 식민지에 왕실관리로 근무하고 있는 관리는 악화되기만 하는 상황에서 발버둥 친다. 영화는 1956년 안토니오 베네디토라는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옮겼단다. 영화는 따라잡기 힘들만큼 느릿느릿, 띄엄띄엄 서서를 이어간다. 식민지 작은 마을에 근무하는 디에고 데 자마(다니엘 지메네스 카초)는 치안판사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지만 그다지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거나 원주민을 수탈하는 제국주의 충실한 종으로 보이진 않는다. ..
2021.10.31 -
[여름날 우리] 15년, 사랑이 지나가면
“여름날 우리?” 여름이라고 특별한 추억이 있을까. 그래도 누구에게나 불꽃처럼 솟아오르는 사랑노래가 들려오는 짧았던 여름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김영광, 박보영 주연의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중국영화 [여름날 우리](중문제목: 你的婚禮)는 고등학생 때, 그녀가 처음 내 눈앞에 나타났던 그 여름날을 이야기한다. 저우슈치(허광한)는 수영부 특기생. 공부에는 관심 없고 수영실력도 특출하지 않다. 대신 싸움 잘하는 사고뭉치이다. 이날도 교무실에서 선생님에게 잔소리 듣는 데 그녀, 요우잉츠(장약남)가 눈앞에 들어온다. 전학 온 것이다. 이후 저우슈치는 요우잉츠의 눈에 들기 위해,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수영도 열심히! 둘이 좀 친밀해 지는가했더니 어느 날 그녀가 연기같이 사라진다. 그..
2021.10.31 -
[인질] 드루와, 살려는 줄게 (필감성 감독 2021)
노벨상에서 대중연예시상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상식에서 선택된 사람은 감격에 겨워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남긴다. 2005년 청룡영화상에서 [너는 내 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황정민의 수상소감도 오래 회자된다. 이병헌(달콤한 인생), 조승우(말아톤)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무대에 오른 황정민은 “(많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멋진 밥상을 차려놔요. 그럼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 거든요. ”라고 말한다. 함께 고생한 스태프와 동료배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는 아주 문학적인 표현이다. 그런데, 그 대사를 통째로 갖다 쓰는 영화가 나왔다. 그것도 황정민 자신이. “잘 차린 밥상” 영상이 나오고 곧 황정민 주연의 신작영화 [냉혈한]의 제작보고회 열리는 청담동 극장 상황이 펼쳐..
2021.10.31 -
[눈물] 가난한 연인의 데이트 (오성호 감독, 2018년)
오늘 밤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오성호 감독의 [눈물]과 [연애경험]이 시청자를 찾는다. 둘 다 젊은 남녀의 현실적 사랑을 담은 꽤나 공감 가는 작품이다. [눈물]은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섹션에서 상영되었고, 이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단편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눈물]을 보고 나면 현진건의 단편소설 [빈처]가 생각날 것이다. 한국현대문학사에서 주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현진건의 단편 [빈처]는 1921년 발표된 소설이다. 외국에서 공부한 인텔리겐치아 남편은 하는 일 없이 독서와 창작을 한답시고 집에만 있는 무명작가이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6년간 내조한다. 돈 나가는 세간은 이미 다 팔아치웠고, 이제 남은 모본단 저고리라도 처분하여 아침거리를 장만하려 한다. 가난하지만 행복..
2021.10.31 -
[올드]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당신은 급속도로 노화한다!”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계의 보배이자 전 세계 영화팬의 ‘변함없는’ 기대주이다. 그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영화팬들은 그의 어떤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정확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하튼 엄청난 신비로움과 [식스센스]급 대반전을 기대하게 된다. 18일 개봉된 [올드](원제:OLD) 역시 마찬가지이다. 예고편 공개와 함께, 도대체 저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왜 벌어졌는지, 어떻게 마무리될지 기대를 하게 된다. 물론, “예고편이 전부였다”라는 악평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말이다. '카파' 가족은 열대 리조트에 휴가를 온다. 리조트 매니저가 이들 가족에게 특별한 휴가지를 소개해준다. 아무도 찾지 않는 은둔의 백사장이 있다고. 밴(운전수로 샤말란 감독이 카미오 출연한다!)을 타고 그들이 ..
2021.10.31 -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여자의 몸, 남자의 칼
올해 83살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다시 한 번 두꺼운 갑옷과 무거운 칼을 들고 싸운다. ‘에일리언’(1편)과 ‘글래디에이터’의 명장 리들리 스콧의 신작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1386년 프랑스 땅에서 벌어진 두 기사의 ‘사생결단’ 결투를 담고 있다. 서부극의 두 남자처럼 먼저 총을 뽑아 상대를 쓰러뜨려야 자신이 살아남는 것이다. 둔탁한 갑옷의 두 기사는 말 위에 앉아 기다란 창을 들고 마주 달려온다. 말에서 떨어지자 이번에는 칼을 뽑고, 도끼를 들어 상대를 죽이려 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 상황을 아주 특별하게 묘사한다. 이른바 ‘라쇼몽’ 방식으로! 미국의 역사가 에릭 재거는 2004년, 이 사건을 파헤친 책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The Last Duel: A True Story of..
2021.10.25 -
[파출부] ‘한 컬레 덧신으로 남은 엄마 (이하은 감독 )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021년 10월) 6일(수) 개막식과 함께 열흘간의 영화축제를 시작한다. KBS 독립영화관에서는 이에 맞춰 오늘(2021.10.1) 밤 ‘부산국제영화제 특별단편선’을 내보낸다. ‘조지아’(감독: 제이 박), ‘바람 어디서 부는지’(김지혜 감독), ‘파출부’(이하은 감독) 등 작년과 재작년 부산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세 편의 독립영화가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이중 ‘파출부’는 [시동]에서의 노랑머리로 유명한 최성은 출연한 작품이다. 무더운 여름날, 복날이란다. 재하(최성은)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엄마가 일하던 삼계탕집에 하루 일하러 나간다. 복날 일손이 딸려서 재하에게 부탁이 온 것이다. 재하는 엄마가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였는지 궁금해서 그 삼계탕집을 찾아온 것이다...
2021.10.06 -
[인터뷰] 정호연, 넷플릭스 프린세스 (넷플릭스)
지난 달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승자는 한 사람이 아니었다. 수많은 관련자들이 잭팟을 터뜨렸다. 그 중에는 정호연(27)도 있다. 새터민 출신의 새벽을 연기한 정호연은 개성 있는 마스크와 우수에 젖은 분위기로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한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13년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에 입상하며 모델 활동을 시작한 정호연에게 ‘오징어 게임’은 첫 연기 도전이었다. 정호연을 만나 ‘오징어 게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새벽 역의 정호연입니다 즐겁게 45분 동안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라고 화상인터뷰 zoom을 통해 취재진에게 인사를 던진다. Q. 새벽은 우리 사회의 약자에 속하는 새터민이다. 배우가 해석한 새벽이의 성격과 연기 포인트가 있다면. ▶정호연: “새..
2021.10.06 -
[남색대문] “말할 수 없는 비밀”
중국영화가 아니라 ‘대만영화’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물론, 한국에 소개되는 대만영화의 경우에 말이다. 대만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되거나 가끔 개봉까지 성사된다. 그리고 요즘은 넷플릭스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 대만영화는 폭풍노도의 고통스러운 청소년기를 그리거나, 대륙을 공산세력에게 빼앗기고 작은 섬나라로 내쫓긴 비애를 이야기하거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비틀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물론 그 정체성에는 ‘중국인’이냐 ‘대만인’이냐 하는 ‘인동’(認同)의 문제와 ‘남’이냐 ‘여’냐 하는 주제도 포함하고 있다. 오늘(18일) 개봉하는 대만영화 [남색대문](원제:藍色大門)은 지난 2002년 대만에서 개봉되었던 구작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몇몇 기획전을 통해 소개되었었다. 개봉 20년..
202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