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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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브라이언 드 팔마, ISIS테러범을 뒤쫓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극장가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물론이고, 충무로 영화사들의 기대작들도 배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그 틈새를 노려 이런저런 영화들이 앞 다퉈 극장에 내걸리고 있다. 오래전 개봉된 작품들을 기획전/특별전이라고 이름 붙여 상영하기도 하고, 생소한 영화들이 명함을 내밀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특별한 영화가 한 편 도착했다. 감독이 ‘무려’ 브라이언 드 팔마이다. ‘캐리’(76년 작품)와 ‘드레스드 투 킬’(80), ‘스카페이스’,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1편)을 감독했던 거장이다. 게다가 영화(수입)사는 이 영화가 ‘무려’ 에 출연한 배우가 출연한 역작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궁금해질 수밖에. (Domino)라는 영화이다. 영화는 덴마크 ..
2020.06.04 -
[스페이스 포스] 광대한 우주, 우리가 찜 (Space Force, 2020)
미국의 국방 시스템은 전통적인 맨파워 측면에서 육군, 해군, 공군의 삼군 체제로 이뤄졌다. 물론 해병대와 해안경비대도 있고, 우리에겐 낯선 다른 (준)군사조직도 더 있다. 여기에 지난 연말 트럼프 대통령이 호기롭게 네 번째 군사 전력인 ‘우주군’(USSF)을 창설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이 잇달아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면서 대기권 밖 ‘스타워즈’가 현실화되자 취한 선택인 것 같다. 때맞춰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페이스 포스’가 공개되었다. 지난 주말 10부작이 한꺼번에 공개된 (Space Force)에서는 점점 현실화 되어가는 미국과 러시아, 혹은 미국과 중국의 최첨단 우주전쟁을 다룰지 관심이 간다. 아뿔싸 주인공이 ‘스티브 커렐’이다. 이제 미국의 우주전략은 그의 손에 달렸다. 기대하시라. “빰 빰~ 빠..
2020.06.02 -
[콜 오브 와일드] “그 개는 훌륭하다” (크리스 샌더스 감독 The Call of the Wild,2020)
영국 작가 잭 런던(1876~1916)은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잡초같이 자랐다. 어릴 때부터 온갖 힘든 일과 사회 밑바닥 생활을 다 경험했던 그는 뱃사람이 되어 세계 곳곳을 다니기도 했다. 그의 인생역정 가운데는 ‘1904년의 조선사람 엿보기’ 기행도 있다. 사회주의자였던 그가 남긴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소설이 이다. 오래 전에 ‘야생의 절규’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것 같다. 이 원작이 다시 한 번 영화로 만들어졌고 지난 주 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벅은 훌륭하다 소설의 주인공은 ‘벅’이라는 이름의 개다. 양지바른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밸리에 있는 밀러 판사의 대저택에 사는 개다. 세인트버나드와 셰퍼드의 피를 이어받은 벅은 커다란 덩치를 자랑한다. 어느 날 판사 집에서 일하는 사람 하나가 도박빚을 ..
2020.05.22 -
[언더 워터] 멋진 바다, 멋진 서핑, 멋진 갈매기, 그리고 상어 (자움 콜렛 세라 감독 The Shallows,2016)
2016년 개봉된 (원제:The Shallows)는 2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 1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린 가성비 최고의 여름무비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후 50년 동안 수많은 해상호러, 상어등장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이 영화는 손꼽을 만큼 재밌고, 스릴 넘치는 작품이다. 서핑 마니아인 의대생 낸시(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멕시코 해안의 보석 같은 서핑 장소를 발견한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아름다움이 가득한 해변, 에메랄드 빛 바다, 유혹하는 파도. 낸시는 파도와 바람에 흠뻑 취해 혼자 서핑을 즐기다 무언가가 부딪치고, 바다 속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상어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겨우 암초 위로 기어 올라간다. 저 멀리 해변이 빤히 보인다. 소리치면 들릴 듯하지만 아무도 없다. 만조가 ..
2020.05.18 -
[로마의 휴일] 러블리 오드리 (윌리엄 와일러 감독 Roman Holiday,1953)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꽁꽁 묶여 있는 동안 영화계는 그야말로 고난의 겨울나기를 이어가고 있다. 관객의 발길이 뚝 끊긴 극장가에서는 신작이 사라졌고 업계는 각종 기획전으로 애처롭게 영화팬을 불러 모은다. 최근 극장가에는 ‘오드리 헵번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반세기 전, 전 세계 영화팬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할리우드의 전설적 여배우 오드리 헵번을 대형 스크린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오드리 헵번(1929~1993)이 출연한 작품 중 (Roman Holiday,1953), ‘사브리나’, ‘화니 페이스’, ‘티파니에서 아침을’, ’샤레이드’, ‘마이 페어 레이디’ 등 대표작 6편이 상영되고 있다. 물론, 이들 작품은 TV에서도 수십 차례 방송되었고, OTT서비스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2020.05.14 -
[익스트랙션] 넷플릭스 스타일 마약대전 (샘 하그레이브 감독 Extraction2020)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에는 가정용 영상기기인 비디오(VCR) 붐이 일었었다. 이 시절을 산 사람들은 VHS방식과 베타 방식을 둘러싼 화질논쟁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사실, 그 시절 문제는 ‘소프트웨어의 부족’이었다.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것이었다. 대기업 자본이 들어와 숨통이 트일 때까지는 정말 B급 영화, 아니면 불법 영상물이 마구 유통되었다.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시장에 진출할 때를 떠올리면 가끔 그 시절 생각이 든다. 로마>와 킹덤> 너머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구색 맞추기 킬링타임용 무비가 즐비하다는 사실.(물론 지금도!) 그런 걸 보다가 문득, 깜짝 놀랄 작품을 만나게 된다. 사냥의 시간>에서 좌절한 순간 만나게 되는 이런 작품 말이다. 익스트렉션>(Extraction,2020)이다..
2020.04.27 -
[타이거 킹:무법지대] 넷플릭스판 ‘인간과 동물의 왕국’
아마도 다큐멘터리 매니아라면 NGC이나 히스토리채널보다는 넷플릭스를 찾는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넷플릭스에는 영화만큼이나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올라오고 있다. 그중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것이 범죄관련 다큐이다. 미국 사회를 뒤흔들어놓은 웬만한 흉악범죄, 미스터리는 다 극화된 것 같다. 그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 바로 타이거 킹:무법지대>(원제:Tiger King: Murder, Mayhem and Madness)이다. 지난 주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공개된 7부작이다.타이거 킹>은 최근-지난 1월-에 판결이 난 ‘조셉 말도나도 패시지’라는 인물을 둘러싼 동물원 복마전이다. 이 사람은 ‘조 이그조틱’(Joe Exotic)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사람이다.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마술사이고, 게이이고, 동..
2020.04.21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지구인, 외계인, 은하영웅 (제임스 건 감독 Guardians of the Galaxy Vol., 2 2017)
* 2020년 4월 18일, KBS2TV '봄 특선영화' 방송리뷰 입니다 *18일(토) 밤 10시 30분, KBS 2TV에서는 봄 특선영화로 디즈니-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2017)가 방송된다.오래전 흑백시절 TV로 원더우먼>과 헐크>로 자란 세대는 크리스토퍼 리브가 나오는 컬러 ‘극장판’ 슈퍼맨>은 경이로운 SF영화였다. 그러다가 세대가 바뀌면서 이제는 마블 천하가 되었다. ‘아이언맨’을 필두로 만화책 기반의 마블은 할리우드 CG기술에 힘입어 일련의 옛 만화영웅들을 줄기차게 부활시켰다. 그렇게 지구를 지키는 별의별 슈퍼히어로 군단 가운데 일반 영화 팬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진 캐릭터도 있었다. 물론 알고보면 대단한 핏줄과 엄청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었으니 바로 피터 퀄(크리스 프랫)이다.지구인,..
2020.04.17 -
[앤서니 위너] 7선 의원자리를 날린 트윗 (Weiner ,2016)
대한민국의 또 다른 미래를 위한 2020총선이 끝났다. 정책과 이슈, 그리고 비전을 걸고 날카롭게 맞부딪친 선거를 통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새로운 의회상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정치인이 나섰지만 좌절한 사람이 더 많다. 정파를 떠나, 한번 추문에 휩싸인 정치인은 재기하기가 어렵다. 여론, 유권자가 무섭다는 것이다. 여기 반면교사로 삼을만한 이야기가 있다. 미국의 정치가 앤소니 위니(Anthony Weiner) 이야기이다. 그는 1991년, 미국에서 역대 최연소인 27살에 뉴욕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후 뉴욕 주 거물정치인 찰스 슈먼 의원의 보좌관을 거치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부상한다. 찰스 슈머 자리를 이어받아 뉴욕에서만 7번이나 하원의원에 당선된다. 의원시절 지..
2020.04.15 -
[맨 오브 더 이어] 화이트하우스 스캔들 (베리 레빈슨 감독 Man Of The Year, 2006)
내일(2020.4.15)은 대한민국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선량을 뽑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선거를 앞두고 OTT 서비스에 올라온 영화 중 [선거]로 검색했을 때 눈에 띄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제임스 스튜어트가 ‘필리버스팅’ 열변을 토하는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는 없지만 대신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Man of the Year,2006)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다. 물론 ’맨 오브 더 이어‘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해마다 연말이며 그해 지구촌의 운명을 가장 많이 좌우한 인물을 선정하는 스페셜 에디션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을 말한다. 그럼 로빈 윌리엄스가 어떤 인물로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을까. 감독은 의 명감독 베리 레빈슨이다. 톰 돕스(로빈 윌리엄스)는 TV코미디 프로그램 진행자이..
2020.04.14 -
[이어즈&이어즈] 앞으로 15년, 세계는 이렇게 변한다 (Years and Years,2019)
영국드라마는 ‘영국식 악센트’를 넘어서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닥터 후>에서 보여준 창의력과 블랙 미러>에서 보여준 절망적 미래관은 수많은 작품에서 황당한 상상력과 매력적 스토리라인으로 확대된다. 2019년 BBC에서 방송된 이어즈 & 이어즈>(Years and Years)도 그러한 ‘암울한 미래’에 대한 영국식 창의력이 빚어낸 드라마이다. 이 작품은 닥터 후>와 퀴어 애즈 포크> 등을 만든 러셀 T 데이비스가 쇼러너로, 영국 BBC One와 미국 HBO에서 만든 작품이다. 드라마는 2019년에 시작되어 2029년, 2034년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한 가족이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이야기는 1회부터 다이내믹하게 기존의 글로벌 질서(체제)를 무너뜨리며 직진한다. 영국에선 비비언 룩(엠마 톰슨)이라는 사업가가 ..
2020.03.18 -
[스펜서 컨피덴셜] 탐정 스펜서를 기억하시나요? (피터 버그 감독 Spenser Confidential,2020)
넷플릭스가 지난 주말 공개한 마크 월버그 주연의 ‘넷플릭스오리지널’ 탐정 스펜서>(Spenser Confidential)는 족보가 있는 작품이다. 미국 소설가 로버트 B. 파커는 1973년부터 ‘탐정 스펜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을 40여 권 내놓았다. 전직 경찰 스펜서는 부정과 비리, 부패가 판을 치는 보스턴에서 법망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못된 무리들을 재주껏 처단하는 통쾌함을 안겨준다. 그의 곁에는 해결사인 호크와 몇몇 도우미가 있다. 이 정의의 스펜서 이야기는 미국 ABC에서 로버트 유리히, 에버리 브룩스, 바바라 스톡 주연의 드라마 ‘Spenser: For Hire’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KBS에서 탐정 스펜서>라는 제목으로 방송되었다. 이 추억의 드라마를 넷플릭스가 오리지널로..
2020.03.09 -
[인비저블맨] (리 워넬 감독 The Invisible Man,2020)
* 스포일러 주의 * 100년도 더 전에 소설 을 쓴 사람은 , 등 걸작 SF소설을 남긴 H.G.웰즈이다. 소설 에서는 젊은 고학생 그리핀이 ‘신체가 투명해지는 약물’ 개발에 매달린다. 의학과 물리학을 공부했다는 그는 약물실험을 거듭하더니 마침내 몸이 점점 옅어지기 시작하며 ‘투명인간’이 된다. 그리고, 타인과의 교류가 끊기면서 미쳐가고,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웰즈의 상상력은 이후 할리우드에, 미국 방위산업체에, 오늘날 실리콘벨리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투명인간’은 불가능할지라도 다른 스텔스 기술은 조금씩 나오고 있고, 진화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 ‘투명인간’ 이야기가 리 워넬 감독의 (The Invisible Man)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다. 모자 쓰고, 붕대를 얼굴에 감은 ‘투명인간’의 모..
2020.03.05 -
[컨테이젼]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Contagion, 2011)
광활한 우주공간에선 티끌 같은 존재에 불과한 지구에서, 인류는 오랜 세월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며 생존해왔고 진화해왔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전 인류 공멸의 위기에 내몰려있다. 공룡이나 바퀴벌레뿐만 아니라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인류는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병균의 습격을 여러 차례 받았다. 14세기 유럽을 휩쓴 흑사병으로 당시 유럽 인구 절반이 죽었다고 한다.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5천만 명이 사망했단다. 최근에는 사스(SARS)에, 조류 인플루엔자에, 신종 플루 같은 것이 유행했다. 다행히 인류는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우리들 주위엔 더 독하고 더 끔찍한 바이러스가 호시탐탐 인류 절멸의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 모른다. 이런 전 인류적 전염병은 대체로 사람 사이의 접촉으로 이루어진다. 악수를 통..
2020.02.26 -
[작은 아씨들] 150년간 이어온 소녀의 꿈 (그레다 그윅 = Greta Gerwig 감독, Little Women 2019)
소싯적 읽은 세계명작동화전집에는 도 끼어 있었다. 지은이는 ‘올코트’였을 것이다. 로 할리우드의 차세대 유망감독으로 부상한 그레타 거윅은 영리하게도 가 아니라 로 1860년대의 미국을 보여준다. 멀리 보면 역사, 가까이로는 가족의 소중함을,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녀의 꿈을 이야기한다. 지금 와서 더욱 주목받는 자의식 강한 여성을 앞세워서 말이다. 루이사 메이 올코트가 1868년 발표한 소설 은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그레타 거윅 감독은 엠마 왓슨, 시얼샤 로넌, 플로렌스 퓨, 티모시 샬라메, 메릴 스트립을 캐스팅하여 다시 한 번 고전적 품격에 도전한다. 이 영화는 이 휩쓸던 이번 아카데미시상식에서 6개부문 후보에 올랐었고, ‘의상상’을 수상한다. 확실히 ‘의상’만큼은..
2020.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