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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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더 킹: 헨리 5세 넷플릭스의 세익스피어 정복기 (데이비드 미쇼 감독 The King 2019)
넷플릭스는 ‘영화시장’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기존의 플랫폼업자들은 이미 극장에서 상영이 끝난 작품들에 대해 비디오판권을 사들여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것이 정통적이며, 안정적인 사업모델이었다. 인기신작들과 숨겨진 구작들을 적절히 전면에 내세우면서 말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직접 영화를 만들고, 드라마를 만들고, 자신들의 인터넷극장을 만들어 전 세계에 퍼뜨리며 판을 흔들고 있다. 한두 편이 아니라, 이제는 극장산업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만큼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말이다! ‘더 킹 헨리 5세’(원제: The King 감독:데이비드 미쇼)도 그러하다. 원래는 워너브러더스사가 배급을 맡을 예정이었던 작품인데 넷플릭스가 냉큼 손에 쥐고 자신들의 생태계를 통해 공개했다. 베니..
2019.11.11 -
[블러드 심플] 라이터, 생선, 그리고 세 발의 총알 (조엘 코엔, 에단 코엔 감독 Blood Simple, 1984)
씨네필에게는 문화왕국 프랑스의 시네마떼크를 추앙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시네필은 복사된 비디오테이프와 크라이테리온을 통해 금지된 걸작들을 애타게 ‘구해’ 보았었다. 그러다가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을 영접하고 있다. 물론, 최고의 방법은 여전히 커다란 스크린의 극장이다. 코엔 형제의 데뷔작 을 그렇게 맞이하게 되었다. 미국 개봉 34년 만에 말이다.세 살 터울의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 형제는 제작비 150만 달러를 힘겹게 구하고 8주간의 촬영을 거쳐 이듬해 을 완성한다. 형제의 영화사랑이 총집결된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는다. 영화는 치밀하고, 캐릭터는 영악하고, 결말은 드라마틱하다. 영화는 치정에 얽힌 엉망진창 살인소동극이다. 텍사스의 한 마을, 조그만 바의..
2019.10.21 -
[BIFF리뷰] 커밍 홈 어게인, “웨인 왕 + 이창래 + 이문세, 그리고 엄마의 갈비” (웨인 왕 감독 Coming Home Again 2019)
지난 3일 개막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00여 편의 다채로운 영화가 한국의 시네필에게 소개된다. 그중 (Coming Home Again)은 미국 내 아시아인들의 정체성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는 웨인 왕 감독의 신작이다. 홍콩 출신의 웨인 왕은 17살에 미국에 왔고, 올해 70살이다. 그가 이번에 관심을 보인 것은 미국에 뿌리를 내린 한국인사회 구성원의 이야기이다. 당초 웨인 왕 감독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최근 건강상태로 막판에 취소했다.BIFF에서 영화가 상영되기 전, 웨인 왕 감독이 영상으로 자신의 영화를 소개했다.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교포 1.5세)인 이창래 작가가 1995년 ‘뉴요커’에 쓴 에세이를 보고 인상에 남았다고 한다. 작가가 위암에 걸린 어머니를 1년여 병수발을 들며 느낀 복..
2019.10.11 -
[애드 아스트라] 우주 끝에서 만난 아버지와 아들 (제임스 그레이 감독 Ad Astra, 2019)
(박재환 2019.9.24) ‘트웰브 몽키스’에서 우주여행이나 시간여행을 하지 않았던 브래드 피트가 이번 신작SF 애드 아스트라>에서는 저 멀리 해왕성까지 날아간다. 무언가를 애타게 찾기 위해서 말이다. 지난 8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애드 아스트라>는 그동안 보아온 수많은 우주탐사 SF영화의 그림자를 잔뜩 품고 있다. 왜소한 인간이 저 광활한 우주로 떠나는 이유,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위험과 그 사이를 스며드는 적막감, 그리고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는 절대적 존재에 대한 경외감 등이 차곡히 우주공간을 채운다. 가까운 미래, 지구 대기권 밖에서 거대한 구조물 정비에 나섰던 우주인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는 갑자기 몰아친(혹은 쏟아진) 이상전류(power surges)로 아찔한 고공에서 ..
2019.09.24 -
[카프리콘 원 = 카프리콘 프로젝트] “NASA는 화성에도 가지 않았다” (피터 하이암스 감독 Capricorn One 1978)
(박재환 2019.9.20.) 어릴 적 TV에서 방송된 영화 중 세월이 한참 지나도 절대 잊히지 않는 작품이 있다. (찰턴 헤스턴이 나온) ‘혹성탈출’ 시리즈와 ‘레마겐의 철교’, 그리고 이 영화 ‘카프리콘 원’이다. 요즘 같이 영화채널이 넘쳐나고, DVD에 넷플릭스까지 있는 세상에선 보고 싶거나, 궁금한 영화는 언제라도 다시 볼 수 있지만 말이다. ‘카프리콘 원’은 1978년에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이다. 영화는 NASA의 화성탐사가 사기극이라는 이야기이다. 나사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간 것은 1969년이다.(올해가 50주년 되는 해!) 그 때부터 “나사는 결코 달에 가지 않았다”라는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지금도 유튜브엔 그런 주장이 넘쳐나고 말이다. 그런 음모론에 ‘창의력’이라는 로켓을 달아준 것..
2019.09.20 -
[스페이스 카우보이] 노인들의 우주여행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Space Cowboys, 2000)
(박재환 2000/10/5)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처음 본 것은 아마도 TV에서 방영된 몇 편의 ‘마카로니 웨스턴’이었을 것이다. 그리고는 더티 해리> 시리즈가 소개되었고, 엄청 인상 찌푸리는 무법자 이미지에서 언젠가부터 스타감독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해인가 용서받지 못할 자>로 확실한 작가감독이 되었다. 이번 베니스 영화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평생공로상을 안겨 주었다. 영화예술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지속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스페이스 카우보이>는 여러모로 재미있는 영화이다. "암스트롱이 달나라에 발을 내딛는 순간 자살하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다면...." 여기 그러한 사람들이 온다. 저 광활한 우주를 향해, 한없이 미약한 인간이 만든 부실한 우주선을 타고 지구..
2019.09.20 -
[에일리언 1] 미지의 공포 (리들리 스콧 감독 Alien, 1979)
(박재환 2002/7/15) 우리나라에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에일리언2>편이 먼저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확실히 2편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에 비해 뒤늦게 소개된 오리지널 에일리언>은 그 암울한 영상으로 인해 한동안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비디오 세대는 확실히 '작품'을 알아보는 법. 게다가 무삭제본과 DVD가 나오면서 1편에 대한 평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DVD의 경우에는 극장공개에서 잘려나간 장면을 포함시켜 SF영화 팬들을 열광시켰다. 미래의 어느 날, 우주화물선 노스트로모호(The Nostromo)는 승무원 7명과 광석 2000만 톤을 싣고 지구로 귀환 중이었다. 이들이 동면에서 깨어나서 평화롭게 우주를 유영하던 중 어떤 전파음을 포착하게 되고 사전..
2019.09.20 -
[혹성탈출 종의 전쟁] 혹성탈출 종의 전쟁, 노바의 홍수 (맷 리브스 감독 2017)
(박재환 2017.8.23) 저 먼 우주 끝으로 우주탐사를 다녀온 인간(인류)이 착륙한 행성이 유인원의 세상으로 변해있더라는 이야기를 담은 SF 은 1968년 첫 번째 작품이 나온 이래 꽤 많은 속편이 만들어졌다. 2001년에는 팀 버튼 감독이 다시 한 차례 을 만들었고, 2013년부터 새로운 시리즈(프랜차이즈)가 리부팅 되었다. (2011), (2014)이 만들어졌고 그 종결편인 (2017)이 개봉되었다. 물론 그 중간에 TV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리즈로도 제작되었다.이 끝나지 않을 인류와 유인원의 전쟁을 다룬 의 시작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이 1963년에 출간한 소설 이 원작이다. 피에르 불의 또 다른 작품은 놀랍게도 SF가 아니라 전쟁소설 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포로가 되어 노역에 시달린 ..
2019.09.19 -
[미션 임파서블3] 패밀리맨, 이단 헌트! (J.J. Abrams 감독 Mission: Impossible III)
(박재환 2006.5.16.) 미국 영화잡지 프리미어>>에서는 연례 특집으로 '할리우드 파워맨 100'을 선정 발표한다. 해마다 상위권에는 메이저 스튜디오의 사장들과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흥행감독 등과 함께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빠지지 않는다. 톰 크루즈 출연 작품은 흥행보증 수표나 다름없다. 그런 머니메이커 톰 크루즈는 영화배우이며 영화제작자이며, 또한 미국 대중스타로서 끊임없이 뉴스거리를 만드는 살아있는 대중문화 아이콘이다. 그의 최신작 미션 임파서블3>은 개봉 전부터 흥행대박이 예상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개봉 첫 주말 한국 극장가는 온통 미션 임파서블의 화끈한 액션과 논스톱 액션으로 열광하는 영화팬으로 가득 찼다. 미션 임파서블>은 일찍이 1966년부터 미국 CBS에서 방송된 외화시리즈가 원작이다..
2019.09.18 -
[타임 머신] 백 투 더 퓨쳐 (죠지 팔 감독 The Time Machine 1960)
(박재환 2002/11/21) ... 영화채널 중에 'TCM채널'은 오히려 스카이라이프에만 있고 케이블TV에는 없는 경우이다. 이 채널은 제인 폰더의 남편으로 더 잘 알려진 CNN사장 테드 터너가 만든 클래식영화 전문 채널이다. '테드 클래식 무비!' 이 채널은 스카이라이프를 이용하는 영화팬에겐 굉장히 반가운 채널이다. 우리가 보기 힘든, EBS-TV에서 어쩌다 한번쯤 방영하는 1930,40,50년대의 고전영화를 전문적으로 보내주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클라크 게이블, 에바 가드너, 에드워드G.로빈슨, 미키 루니, 말론 브란도 등등. 우리나라엔 비디오로도 안 나왔고, DVD로도 출시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그러한 영화들을 종일 방송하는 채널이다. 이 정도 소개하면 될 듯하고. 앗, 그런데 TCM을 국내에 공..
2019.09.17 -
[쓰리 킹즈] 보기드문 미국산 전쟁코미디
... 이 영화는 이래로 힘들게 만난 무척 잘 만든 블랙코미디이다. 영화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동 아라비아 반도에 위치한 인구 200만도 안 되는 작은 나라, 하지만 석유가 펑펑 쏟아져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훌쩍 넘는 쿠웨이트는 입헌군주제 국가이며, 20세기 초부터 강대국의 보호국-속령으로 현대사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웃한 이라크와 이란,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에 둘러싸여 민족주의적 성향을 간혹 보이면서도 여전히 친서방주의적 국가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이란과 이라크가 그렇게 오랫동안 싸울 때에도 여전히 국가의 안위를 보존한 것을 보면 굉장한 '실리적' 외교노선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같다. 미국의 군사작전 암호명인 작전(Operation Dese..
2019.09.17 -
[씬 레드 라인] Humen in War (테렌스 말릭 감독,1999)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에서는 초반부에 존 트라볼타가 콧수염 기르고 전쟁을 독려하는 장군으로 잠깐 나온다. 그리고 후반부에선 죠지 클루니가 "전우는 가족과 같네 어쩌구.." 하고 설교를 하는 역으로 나온다. 테렌스 말릭이 이 영화를 기획하고 있자, 할리우드의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카미오로 출연하기를 자청했다고 한다. 실제로 니콜라스 케이지는 출연하고 싶다고 핸드폰 전화번호까지 넘겼었는데 말릭 감독이 통화하려하니 이미 번호가 바뀐 상태. 케이지는 바뀐 번호를 알려주지 않아서 감독의 분노를 샀다고 한다. 왜 이들 미국배우들이 이 감독 영화에 나오려고 했을까? 로버트 알트만처럼 헐리우드의 파워 감독도 아닌데 말이다. 테렌스 말릭 감독의 데뷔작 는 오손 웰즈의 이래 최고의 데뷔작으로 ..
2019.09.17 -
[양들의 침묵] 음메헤~ 뚝!
최근 외신을 보니 조디 포스터가 얼마 전에 백만 달러짜리 '베이비 시스템'을 설치했다고 한다. 미국에서의 어린아이 사랑은 끔찍할 정도이다. 베이비시터라고 해서 애 봐주는 사람에게 갓난애기 맡겨놓아도 실제 애기를 보는지, 학대하는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학대하는 경우가 많아서 미국에서는 그걸 감시하는 산업-집안 곳곳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엄마는 직장에서 인터넷으로 그걸 모니터링하는 방식-이 우리나라 시큐리티사업(에스원같은)만큼이나 돈 많이 버는 사업이란다. 조디 포스터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몇 개월된 아기가 있는데 이 아기를 보기 위해서 백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했다고. 무슨 소린가 했더니 위성시스템이란다. 조디 포스터가 현재 태국에서 주윤발과 함께 - 대머리 율 브리너 나왔던 유쾌한 뮤지컬 의..
2019.09.17 -
[상하이 눈] 웨스트 와일드 카우보이 재키 찬
이 성룡영화라는 것은 110분의 본영화가 끝나고 이어지는 NG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룡의 매력은 그 NG장면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연기를 하다 실수하여 겸연쩍어하는 모습이나, 커다란 위험을 넘긴 후 파안대소하는 주먹코 성룡에게는 일반 톱스타들에게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까지 느낄 수 있다. 성룡(재키 찬)의 미국 진출은 이미 10여년 전에 나 같은 영화로 한차례 시도한 적이 있었다. 지금와서는 성룡의 최고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크로바틱한 묘기나 목숨을 건 스턴트 장면이 오히려 당시에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었다. 단지 아시아에서 온 이소룡의 아류, 혹은 우스꽝스런 포즈의 묘기꾼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성룡은 조용히 아시아 땅에서 차츰차츰 인기와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
2019.09.17 -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은밀하고 사적인 이야기
이 영화는 작년에 와 두 편으로 미국 평단의 스포트라이트를 스티븐 소더버그가 29살의 나이에 만든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다. 그는 에서는 촬영감독까지 맡았었다. 이 영화에서는 각본과 편집까지 혼자 했다. 그가 L.A.를 여행하며 8일만에 완성한 시나리오로 1,80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완성시킨 이 영화는 그때보나 지금보나 확실히 문제작이다.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고, 그해 깐느에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제임스 스페이드는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말이다. 이때까지 작가 감독이 귀했던 미국영화계에서 그는 새로운 영상작가로 각광받게된 것이다. 는 제목만으로 보아도 백만 불짜리 영화이다. 적어도 제목만으로도 한번쯤은 보고 싶어지는 영화이니 말이다. 이 영화는 꽤 오래 전에 극장에서 상영되었..
2019.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