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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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움] 부동산 9번지의 비밀 (로칸 피네간 감독 Vivarium 2019)
‘비바리움’(Vivarium)은 동물사육장을 말한다.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작은 우리를 만들어놓고, 유리를 통해서 들여다보며 그 안에 갇힌 생물의 생태 과정을 관찰한다. ‘아쿠라리움’은 아쿠아(물)에 특화된 것이고, 비바리움은 생명체(viva-)에서 파생된 단어임을 알 수 있다.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직접적인 ‘제목’인 셈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나뭇가지 위의 새 둥지를 보여준다. 털도 아직 나지 않은 새끼들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런데 한 놈이 아직 부화하지 않은 알을 밀어내고, 다른 새끼를 둥지 밖으로 떨어뜨린다. 어미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혼자 다 받아먹으며 무럭무럭 자란다.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성장한다는 뻐꾸기란 놈이다. 동물의 왕국에서 자주 언급되는 특이..
2020.07.22 -
[밤쉘] 블론디, 뷰티, 브로드캐스팅, 그리고 회장님의 갑질 (제이 로치 감독 Bombshell 2019)
미국 미디어중에 CNN과 함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뉴스채널 ‘폭스뉴스’가 있다. 트럼프 때문에 유명해진 채널인데 앵커들의 뉴스 진행 모습을 보면 우리의 TV뉴스와는 조금 다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차이! 영화 을 보면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미국의 메이저 뉴스 네트워크의 적나라한 모습을 말이다. 오래 전 와 시리즈로 코미디에 일가견을 보여준 제이 로치 감독은 언젠가부터 정치적 코미디, 풍자극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제목만 봐도 느낌이 확 오는 , , , 에 이어 내놓은 작품이 바로 이 영화 이다. 한국에서는 친절하게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라고 부연 설명한 제목을 달았다. 트럼프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만드는 정의의 뉴스 기자를 이야기 하는 것일까? 대통령의 여자문제를 터뜨리는 것일까..
2020.07.21 -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픽사가 만든 디즈니 가족극장 (댄 스캔론 감독 Onward, 2020)
이전 마술사는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하고 외치면 손쉽게 마술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런데 호그와트 학교가 문을 열면서 다양한 마법의 주문을 외워야했다. 상황에 딱 맞는 주문을 적시에, 적합한 동작과 함께, 적절한 음으로 내질러야 마법이 통했다. 그게 쉽지가 않았다. 여기, 그런 이야기가 있다. 지난 주 개봉한 픽사/디즈니 애니메이션 은 원래 지난 3월 개봉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개봉은 하염없이 미뤄지다가 결국 여름이 다 와서야 극장에 내걸렸다. 오래 전 예고편이 공개되면서부터 새로운 스타일의 픽사 애니메이션을 기대해온 팬에게는 반가운 소식. 오래 전 엘프와 켄타우로스 등이 서로 어울려 잘 지내던 시절엔 마법사가 있었고, 마법사는 환상적인 마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었다. ..
2020.06.30 -
[에어로너츠] 무한의 공간, 저 위로!" (톰 하퍼 감독, The Aeronauts 2019)
하늘을 나는 인간의 꿈은 오래 되었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망토를 걸치고 담벼락에서 뛰어내리든지 우산을 펼치고 옥상에서 점프한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인간은 자신들 신체의 유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도구를 적극 이용한다. 라이트 형제 이전에 인간들은 '열기구'란 것을 발명했다. 프랑스 몽골피에 형제가 열기구를 발명했고, 1783년 인류는 마침내 창공을 날았다. 사람이 탄 첫 비행(!)에선 25분 동안 9킬로미터를 날아갔다고 한다. 이후,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열기구 붐이 일었다. 더 높이, 더 오래, 더 멀리 날기 위해 개발된 열기구는 대중에게는 환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했고, 과학자에겐 미지의 세계를 살펴볼 필수불가결한 장비였다. 19세기 중엽, ‘과학의 역사’에서 아름다운 페이지를 장식한 열기구 모험을 담은..
2020.06.15 -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뻐꾸기둥지 위를 날아간 새 (디자이리 아카반 감독 The Miseducation of Cameron Post 2018)
에는 인류역사에 오랫동안 존재해온 성적 취향에 대한 간절한 종교적 치료법이 등장한다. 물론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그다지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미국 청소년’ 카메론 포스트가 동성에 끌려 키스를 하게 되고, 그 현장이 발각되어 특별한 기관에서 정신적 치료를 받게 된다. 독실한 기독교에서 개설한 ‘캠프’에 입소하여 같은 증세의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회개하고, 기도하고, 간증하면 새로운 삶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가능할까? 아니 가당키나 한 일인가. 영화는 우리나라에 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에밀리 M. 댄포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은 열두 살 캐머런부터 따라간다. 캐머런은 소꿉친구 아이린과 장난스런 키스한다. 그리고 소녀는 성장을 한다. 10대 청소년의 흔들리는 성(性)정체성이 제도권 학교와 종교라는..
2020.06.09 -
[도미노] 브라이언 드 팔마, ISIS테러범을 뒤쫓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극장가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물론이고, 충무로 영화사들의 기대작들도 배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그 틈새를 노려 이런저런 영화들이 앞 다퉈 극장에 내걸리고 있다. 오래전 개봉된 작품들을 기획전/특별전이라고 이름 붙여 상영하기도 하고, 생소한 영화들이 명함을 내밀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특별한 영화가 한 편 도착했다. 감독이 ‘무려’ 브라이언 드 팔마이다. ‘캐리’(76년 작품)와 ‘드레스드 투 킬’(80), ‘스카페이스’,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1편)을 감독했던 거장이다. 게다가 영화(수입)사는 이 영화가 ‘무려’ 에 출연한 배우가 출연한 역작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궁금해질 수밖에. (Domino)라는 영화이다. 영화는 덴마크 코펜..
2020.06.04 -
[스페이스 포스] 광대한 우주, 우리가 찜 (Space Force, 2020)
미국의 국방 시스템은 전통적인 맨파워 측면에서 육군, 해군, 공군의 삼군 체제로 이뤄졌다. 물론 해병대와 해안경비대도 있고, 우리에겐 낯선 다른 (준)군사조직도 더 있다. 여기에 지난 연말 트럼프 대통령이 호기롭게 네 번째 군사 전력인 ‘우주군’(USSF)을 창설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이 잇달아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면서 대기권 밖 ‘스타워즈’가 현실화되자 취한 선택인 것 같다. 때맞춰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페이스 포스’가 공개되었다. 지난 주말 10부작이 한꺼번에 공개된 (Space Force)에서는 점점 현실화 되어가는 미국과 러시아, 혹은 미국과 중국의 최첨단 우주전쟁을 다룰지 관심이 간다. 아뿔싸 주인공이 ‘스티브 커렐’이다. 이제 미국의 우주전략은 그의 손에 달렸다. 기대하시라. “빰 빰~ 빠..
2020.06.02 -
[콜 오브 와일드] “그 개는 훌륭하다” (크리스 샌더스 감독 The Call of the Wild,2020)
영국 작가 잭 런던(1876~1916)은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잡초같이 자랐다. 어릴 때부터 온갖 힘든 일과 사회 밑바닥 생활을 다 경험했던 그는 뱃사람이 되어 세계 곳곳을 다니기도 했다. 그의 인생역정 가운데는 ‘1904년의 조선사람 엿보기’ 기행도 있다. 사회주의자였던 그가 남긴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소설이 이다. 오래 전에 ‘야생의 절규’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것 같다. 이 원작이 다시 한 번 영화로 만들어졌고 지난 주 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벅은 훌륭하다 소설의 주인공은 ‘벅’이라는 이름의 개다. 양지바른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밸리에 있는 밀러 판사의 대저택에 사는 개다. 세인트버나드와 셰퍼드의 피를 이어받은 벅은 커다란 덩치를 자랑한다. 어느 날 판사 집에서 일하는 사람 하나가 도박빚을 갚기..
2020.05.22 -
[언더 워터] 멋진 바다, 멋진 서핑, 멋진 갈매기, 그리고 상어 (자움 콜렛 세라 감독 The Shallows,2016)
2016년 개봉된 (원제:The Shallows)는 2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 1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린 가성비 최고의 여름무비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후 50년 동안 수많은 해상호러, 상어등장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이 영화는 손꼽을 만큼 재밌고, 스릴 넘치는 작품이다. 서핑 마니아인 의대생 낸시(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멕시코 해안의 보석 같은 서핑 장소를 발견한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아름다움이 가득한 해변, 에메랄드 빛 바다, 유혹하는 파도. 낸시는 파도와 바람에 흠뻑 취해 혼자 서핑을 즐기다 무언가가 부딪치고, 바다 속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상어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겨우 암초 위로 기어 올라간다. 저 멀리 해변이 빤히 보인다. 소리치면 들릴 듯하지만 아무도 없다. 만조가 되어 ..
2020.05.18 -
[로마의 휴일] 러블리 오드리 (윌리엄 와일러 감독 Roman Holiday,1953)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꽁꽁 묶여 있는 동안 영화계는 그야말로 고난의 겨울나기를 이어가고 있다. 관객의 발길이 뚝 끊긴 극장가에서는 신작이 사라졌고 업계는 각종 기획전으로 애처롭게 영화팬을 불러 모은다. 최근 극장가에는 ‘오드리 헵번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반세기 전, 전 세계 영화팬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할리우드의 전설적 여배우 오드리 헵번을 대형 스크린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오드리 헵번(1929~1993)이 출연한 작품 중 (Roman Holiday,1953), ‘사브리나’, ‘화니 페이스’, ‘티파니에서 아침을’, ’샤레이드’, ‘마이 페어 레이디’ 등 대표작 6편이 상영되고 있다. 물론, 이들 작품은 TV에서도 수십 차례 방송되었고, OTT서비스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2020.05.14 -
[익스트랙션] 넷플릭스 스타일 마약대전 (샘 하그레이브 감독 Extraction2020)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에는 가정용 영상기기인 비디오(VCR) 붐이 일었었다. 이 시절을 산 사람들은 VHS방식과 베타 방식을 둘러싼 화질논쟁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사실, 그 시절 문제는 ‘소프트웨어의 부족’이었다.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것이었다. 대기업 자본이 들어와 숨통이 트일 때까지는 정말 B급 영화, 아니면 불법 영상물이 마구 유통되었다.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시장에 진출할 때를 떠올리면 가끔 그 시절 생각이 든다. 와 너머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구색 맞추기 킬링타임용 무비가 즐비하다는 사실.(물론 지금도!) 그런 걸 보다가 문득, 깜짝 놀랄 작품을 만나게 된다. 에서 좌절한 순간 만나게 되는 이런 작품 말이다. (Extraction,2020)이다. 아마, 포스터만 보자면 “아, 시..
2020.04.27 -
[타이거 킹:무법지대] 넷플릭스판 ‘인간과 동물의 왕국’
아마도 다큐멘터리 매니아라면 NGC이나 히스토리채널보다는 넷플릭스를 찾는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넷플릭스에는 영화만큼이나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올라오고 있다. 그중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것이 범죄관련 다큐이다. 미국 사회를 뒤흔들어놓은 웬만한 흉악범죄, 미스터리는 다 극화된 것 같다. 그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 바로 (원제:Tiger King: Murder, Mayhem and Madness)이다. 지난 주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공개된 7부작이다. 은 최근-지난 1월-에 판결이 난 ‘조셉 말도나도 패시지’라는 인물을 둘러싼 동물원 복마전이다. 이 사람은 ‘조 이그조틱’(Joe Exotic)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사람이다.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마술사이고, 게이이고, 동물애호가이고, 동물원운영자이며..
2020.04.21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지구인, 외계인, 은하영웅 (제임스 건 감독 Guardians of the Galaxy Vol., 2 2017)
* 2020년 4월 18일, KBS2TV '봄 특선영화' 방송리뷰 입니다 * 18일(토) 밤 10시 30분, KBS 2TV에서는 봄 특선영화로 디즈니-마블의 (2017)가 방송된다. 오래전 흑백시절 TV로 과 로 자란 세대는 크리스토퍼 리브가 나오는 컬러 ‘극장판’ 은 경이로운 SF영화였다. 그러다가 세대가 바뀌면서 이제는 마블 천하가 되었다. ‘아이언맨’을 필두로 만화책 기반의 마블은 할리우드 CG기술에 힘입어 일련의 옛 만화영웅들을 줄기차게 부활시켰다. 그렇게 지구를 지키는 별의별 슈퍼히어로 군단 가운데 일반 영화 팬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진 캐릭터도 있었다. 물론 알고보면 대단한 핏줄과 엄청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었으니 바로 피터 퀄(크리스 프랫)이다. 지구인, 외계인, 은하영웅 2014년 개봉된 1..
2020.04.17 -
[앤서니 위너] 7선 의원자리를 날린 트윗 (Weiner ,2016)
대한민국의 또 다른 미래를 위한 2020총선이 끝났다. 정책과 이슈, 그리고 비전을 걸고 날카롭게 맞부딪친 선거를 통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새로운 의회상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정치인이 나섰지만 좌절한 사람이 더 많다. 정파를 떠나, 한번 추문에 휩싸인 정치인은 재기하기가 어렵다. 여론, 유권자가 무섭다는 것이다. 여기 반면교사로 삼을만한 이야기가 있다. 미국의 정치가 앤소니 위니(Anthony Weiner) 이야기이다. 그는 1991년, 미국에서 역대 최연소인 27살에 뉴욕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후 뉴욕 주 거물정치인 찰스 슈먼 의원의 보좌관을 거치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부상한다. 찰스 슈머 자리를 이어받아 뉴욕에서만 7번이나 하원의원에 당선된다. 의원시절 지지..
2020.04.15 -
[맨 오브 더 이어] 화이트하우스 스캔들 (베리 레빈슨 감독 Man Of The Year, 2006)
내일(2020.4.15)은 대한민국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선량을 뽑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선거를 앞두고 OTT 서비스에 올라온 영화 중 [선거]로 검색했을 때 눈에 띄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제임스 스튜어트가 ‘필리버스팅’ 열변을 토하는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는 없지만 대신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Man of the Year,2006)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다. 물론 ’맨 오브 더 이어‘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해마다 연말이며 그해 지구촌의 운명을 가장 많이 좌우한 인물을 선정하는 스페셜 에디션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을 말한다. 그럼 로빈 윌리엄스가 어떤 인물로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을까. 감독은 의 명감독 베리 레빈슨이다. 톰 돕스(로빈 윌리엄스)는 TV코미디 프로그램 진행자이..
2020.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