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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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살인 “그래서, 범인은 당신!”
수사물, 형사극의 장르는 다양하다. 지금은 최첨단 과학장비가 위력을 발휘하는 CSI스타일의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순전히 ‘감’과 ‘촉’으로 승부하는 탐정이야기가 사랑을 받던 때가 있다. 셜록 홈즈가 일궈놓은 추리소설 영역에서 유명세를 떨친 탐정으로는 아마도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가 창조해낸 ‘에큐르 포와로’(Hercule Poirot)와 미스 마플(Miss Marple)이 있을 것이다. 사실 미스 마플은 영국 할머니이고, 포와로는 벨기에 사람이다. 그래서 읽을 때 에뀌드 뽀와르라고도 한다.실로 오랜만에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의 ‘뽀와르 탐정’이 주인공인 영화가 만들어져서 개봉한다. 크리스티 여사가 1934년 발표한 추리소설 (Murder on the Orient Express)이다. 이..
2018.07.01 -
[퍼니셔] 넷플릭스+마블 '메멘토 모리' (The Punisher,2019)
세상에 악당은 많다. 대학살을 저지르는 미치광이 독재자부터 도시의 어둠을 먹고사는 연쇄살인마, 정치판의 더러운 족속들과 돈만 아는 재벌자식까지. UN이 어찌 못하고, 공권력이 움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평범한 사람, 일반시민들은 몽상을 하게 된다. 직접 총을 들고, 정의의 복수를 펼치는. 오래 전 찰스 브론슨의 가 총을 들었고, 만화 가 소심하게나마 그랬다. 이제, 자경단 수준을 뛰어넘는 슈퍼 ‘어둠의’ 히어로가 나섰다. 배트맨 말고! ‘퍼니셔’는 마블코믹스의 1974년의 에 처음 등장했다. 원작에서 ‘퍼니셔’는 월남전에서 돌아온 전쟁용사이다. 뉴욕 센트럴시티파크에 사랑하는 가족과 놀려나왔다가 테러를 당한다. 눈앞에서 아내가, 아들이, 딸이 피살당하는 것이다. 마피아 갱들의 총격전에, 그리고 목격..
2018.07.01 -
[저스티스 리그] 배트맨,원더우먼,아쿠아맨,플래시,그리고 슈퍼맨!
라이벌이 있어 건전한 경쟁을 펼친다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는 것은 할리우드에서 펼쳐지는 슈퍼히어로 대전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헐크 등을 거느린 마블(디즈니)과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을 보유한 DC(워너브러더스)의 블록버스터 전쟁이 그러하다. 물론, 이들의 쌈박질을 지켜보노라면, 지구가, 아니 우주가 이렇게도 위험한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마블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DC가 와신상담, 히어로와 히로인을 모아모아 대결전을 펼친다. 으로 워밍업한 후 본격 출격에 나선다. 마블이 슈퍼히어로를 잔뜩 모아 ‘어벤저스’를 구성했듯이 디시는 ‘저스티스 리그’(중국에서는 ‘정의연맹‘으로 정직한(?) 번역을 한다)를 만들었다. 배트맨과 슈퍼맨, 원더우먼은 원래 유명했다. 여기에 ..
2018.03.11 -
[토르: 라그나로크] 토르와 헐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이제는 백만 광년 전 이야기같이 들리지만 얇은 ‘만화책’(코믹북)으로 우주적 상상력을 전해주었던 마블이 세계극장가를 완전 장악한지가 10년이 되어 간다. 이른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최신작은 (Thor: Ragnarok)이다. 마블로서는 17번째, ‘토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으로서는 (11), (13)에 이어 세 번째이다. (15)에서 토르(크리스 헴스워스)는 ‘뭔가’를 찾기 위해 사라진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눈썹이 아니라 뿔’이 근사하게 솟은 우주최강존재 수르트에게 사로잡힌 토르는 망치(묠니르)의 힘으로 벗어나지만 ‘라그나로크’의 환영을 본다. 제목으로 쓰인 ‘라그나로크’는 토르 동네 신화에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고향(별) 아스가르드가 완전히 파괴되는 ..
2017.10.26 -
'블레이드 러너 2049' 완벽가이드 (ver 1.00)
리들리 스콧 감독의 불멸의 SF 의 속편이 35년 만에 만들어졌다. ‘안드로이드’를 쫓는 ‘블레이드 러너’가 어떤 존재인지, ‘부엉이’가 왜 등장하고, ‘기억’은 무엇인지 영화의 이해를 돕기 위한 관람가이드를 제공한다. 혹시, 오리지널 (1편)를 본지 오래 되었다면, 원작소설과의 연관성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전편과 속편의 연결고리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을 읽어보시길. 혹시, 스포일러에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은 읽지 마시실. 배경 물론 지구이다. 지구의 상황에 대해 영화에서는 뚜렷한 설명이 없다. SF작가 필립 K. 딕이 1968년에 쓴 원작소설에서는 간단한 서술만이 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처음에는 1992년이었다가 이후 개정판에서는 2021년이다. (영화에서는 2019년 11월이다) 핵전쟁이 일어난 ..
2017.10.21 -
[블레이드 러너 2049] 종(種)의 기적 (드니 빌뇌브 감독, 2017)
우주괴물 (오리지널)을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이 1982년 내놓은 는 개봉당시의 혹평이 전설이 될 만큼 이제는 SF영화의 걸작으로 남아있다. 필립 K. 딕의 원작소설 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 작품이다. 이 소설을 리들리 스콧 감독은 시종 칙칙한 화면에 묵시록적 이야기로 변환시켰다. 그리고. 35년의 세월이 지난 뒤 그 속편이 만들어졌다. 감독은 작년 (Arrival)로 놀라운 외계인과의 접촉을 선보였던 캐나다 퀘벡 출신의 드니 빌뇌브가 맡았다. 속편의 배경은 2049년이다. 전편의 배경에서 30년의 시간이 흐른 지구를 만나볼 수 있다. 그 동안 ‘알파고’가 나왔으니 안드로이드는 얼마나 더 진화했고, 지구환경은 얼마나 더 악화, 아니면 정화되었을지 궁금해질 수밖에. 속편의 주인공 K(라이언 ..
2017.10.21 -
[킹스맨 골든 서클] 더 크게, 더 소란스럽게, 그리고 덜 참신하게 (매튜 본 감독,2017)
2015년 개봉되어 612만 관객을 동원한 매튜 본 감독의 의 속편이 만들어졌다. ‘MI5’라는 정상급 정보조직에 ‘제임스 본드’라는 전설적 요원을 가진 영국이 창조해낸 새로운 스파이는 런던의 작은 양복점을 거점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맹활약을 펼치는 ‘킹스맨’들이다. 런던의 한 고달픈 청년이 힘든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멋진 슈트를 차려입고,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화려한 액션을 펼치는 ‘시크릿 에이전트’로 거듭나는 과정이 영화팬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으며 속편 이 만들어진 것이다. 1편에서 올드맨 해리 하트(콜린 퍼스)와 신입루키 에그시(태런 에저튼)는 최고의 콤비가 되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을 물리친다. 그 과정에서 에그시에게 최고 요원의 자질과 최상 남자의 매너를 가르쳐준..
2017.10.09 -
[에이리언 커버너트] 데이빗과 월터의 전쟁 (리들리 스콧 감독,2017)
올해 연세 80살(1937년생)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로 돌아왔다. 스콧 감독은 일찍이 1979년에 첫 번째 을 선보였다. 이후 제임스 카메론, 데이비드 핀처, 장 피에르 주네 등 재능 넘치는 감독들이 속편을 만들며 ‘에이리언’의 신화를 만들어왔다. 그런데, 스콧 감독은 2012년 ‘에이리언’인 듯 아닌듯한 영화 를 내놓았다. 이후, 스콧 감독과 몇몇 감독들에 의해 에이리언의 속편, 전편, 번외편 등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도니 마침내 스콧 감독이 노구를 이끌고 의 속편 를 내놓았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1편을 내놓은 뒤 그 뒷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아무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를 만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감독이 말하고자한 ‘에이리언’의 비밀은 무엇일까. 시간적으로..
2017.08.22 -
[클로저] 사랑은 생물 (마이클 니콜스 감독, 2004)
지난 2~3년 사이에 극장에서는 심심찮게 ‘오래된 영화’의 재개봉이 이어지고 있다. ‘좋은 영화를 큰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어하는’ 영화 팬에게는 반가운 일. 예전에는 나 , 같은 대작영화가 10년 주기로 꾸준히 극장에 내걸리기도 했었다. 비디오시대와 DVD시대를 지나 웬만한 영화는 어떻게든 디지털버전으로 볼 수 있는 세상에 ‘시네마떼크’도 아니면서 이런 영화관람 방식이 정착되었다는 것은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20일 개봉되는 영화 는 지난 2004년에 개봉되었던 영화이다. 지상파TV인 KBS의 시간에도 한 차례 방송된 적이 있는, 그야말로 볼 사람은 다 봤을 영화인데 다시 극장에서 개봉된다. 어떤 특별한 매력이 있을 것이다.는 원작이 있다. 1997년 영국의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연극으로 무대에 먼저 ..
2017.08.22 -
[나는 부정한다] 역사적 망언에 대한 역사적 심판 (Denial, 믹 잭슨 감독 2016)
일본의 정치인들은 잊을만하면 한국인의 분노케 하는 역사적 망언을 일삼는다. 그리고, 이 땅에서도 무분별한 몇몇 사람이 ‘컨센서스를 형성한’ 사안에 대해 기막힌 주장을 내뱉으며 공분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서 잠깐 유럽으로 눈을 돌려보자.서구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사적 컨센서스는 뭐가 있을까. 아마도 나찌 치하에서 벌어진 유태인 학살, 홀로코스트에 대한 인식일 것이다. 인류문명에 있어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잔학한 ‘역사적’ 사실이었다. 500만에서 600만에 이르는 인류가 아우슈비츠 등 나찌의 가스실에서 인위적으로 생명이 제거되었던 끔찍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발생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있다. 그것도 제법 많다. 머리를 빡빡 밀고 “하이 히틀러” 하며 손을 내뻗는, 네오나찌즘을..
2017.08.22 -
[히든 피겨스] 위대한 역사에 벽돌을 쌓았던 여인들 (2017)
냉전시대 유머 중에는 국가적 자존심을 콘돔 사이즈로 희화한 것들이 있다. 미국과 (옛) 소련은 은 그런 사소한(?)것에도 깔깔대며 “우리가 최고”라고 프로파간다 전쟁을 이어갔다. 영화 ‘히든 피겨스’는 갑자기 그 시절 정서로 시작한다.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지구궤도에 올리더니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궤도)를 한 바퀴 도는 ‘인류역사상 최초의 지구 밖 여행’을 성공하자 라이벌국가 미국은 발칵 뒤집어진다. ‘미소경쟁’에서 한 발자국 처진 것이다. 이것은 작은 차이가 아니다 큰 차이를 부를 것이다. 곧 소련의 인공위성이 미국의 상공에서 구석구석을 훔쳐볼 것이다. 미국의 선택은? “우리가 먼저 달에 갈 것이다”이다.그런데 그게 쉽냐? 로켓 발사 실험이 계속되고, 우주인을 안전하게 보내고, 돌..
2017.08.22 -
[미녀와 야수 혹은 '야수와 미녀' (빌 콘돈 감독,2017)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하는데, 원래는 프랑스의 전래이야기이다. 그러니 당연히 원형이 되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이전에 존재했을 것이다. 1700년대에 프랑스에서 처음 나왔던 잔 마리 르프랭스 드 보몽 부인의 동화는 1946년 프랑스의 시인이자 감독이었던 장 콕토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었고, 1991년에 디즈니가 장편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전 세계적인 흥행성공을 기록했다.원전이라고 할 프랑스 동화에는 저주에 걸려 야수가 되어 성에 갇혀 사는 왕자, 그리고, 마음씨 착한 벨 아가씨, 진정한 사랑으로 죽어가는 야수가 멋진 왕자로 부활한다는 익숙한 이야기구조가 들어있다. 여기에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악당 가스통과 왁자지끌한 마을 사람..
2017.08.22 -
[콩: 스컬 아일랜드] 해골섬의 묵시록 (조던 복트-로버츠 감독, 2017)
추리소설 ‘셜록 홈즈’의 작가로 유명한 코넌 도일의 또 다른 클래식 작품으로 ‘잃어버린 세계’(1912)가 있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쥐라기 공원’ 이전에 판타스틱한 세상을 독자에게 알렸다. 아마존 밀림 어딘가에는 문명화된 도시 현대인에게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지하 속 미지의 세계로 가는 연결통로가 있고 그 곳에는 공룡이 멸종되지 않고 아직도 살아있다는 내용의 모험담이다. 물론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어졌고, 스필버그의 영화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그런데 그 영향을 미친 작품이 또 하나 등장했다. (Kong: Skull Island)이다.아마존은 아니고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쪽으로 방향을 바꾼 ‘킹콩’영화는 1933년 처음 세상에 등장한 이래 수도 없이 리메이크되었다. 킹콩의 아내, 아들,..
2017.08.22 -
[로건] 위대한 로씨 - 로건과 로라 (제임스 맨골드 감독,2017)
마블의 슈퍼히어로 중 어느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가 없다. 그런데 그중에 지존은 역시 울버린일 것이다. 휴 잭맨이 2001년 에서 처음 울버린을 맡은 이래 이번 까지 17년 동안 9번의 울버린을 연기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있듯이 휴 잭맨은 이번 을 마지막으로 ‘울버린’과 안녕을 고한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그 위상에 걸맞은 최고의 작품으로 은퇴식을 마련했다. ‘로건’은 울버린의 또 하나의 이름이다.영화는 2029년을 배경으로 한다. 세상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사람이 운전대를 잡고 있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은 여전히 우울하다. 2029년의 로건은 리무진으로 고객을 모시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숨어 지낸다. 어렵게 번 돈은 국경 외진 곳에 함께 숨어 지내는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
2017.08.22 -
[더 큐어] 알프스 요양소, 뱀장어, 그리고 근친상간 (고어 버빈스키 감독,2017)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CF감독 출신으로 변화무쌍한 필모그라피를 자랑한다.마이클 조던의 나이키CF를 필두로 수많은 반짝이는 광고를 찍더니, 라는 코미디로 할리우드에 입문한다. 이어 일본 호러 ‘링’을 리메이크했다.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흥행 대성공도 맛보았고, ‘론 레이저’로 스튜디오에 최악의 실패도 안겨주었다. 장르불문 흥행여부와 관계없이 비주얼리스트로 각광받는 고어 버빈스키의 최신 작품은 고딕 호러에 가까운 ‘더 큐어’이다. 이상하고도 이상한 심리스릴러이다.영화는 맨하튼의 고층건물의 한 사무실. 모두가 퇴근한 시간에 한 남자가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물을 마시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진다. 높은 건물, 적막한 사무실, 모니터의 불빛, 어항 속 금붕어, 쏟아지는 물. 첫 장면부터 관객을 사로잡는 비..
2017.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