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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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이웃들] 세스 로건의 이웃웬수
아파트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뉴스가 낯설지 않은 세상이다. 도대체 건축 규정이 어떻기에, 그리고 공동생활을 하는 입주민들의 사회규범이 어느 수준이기에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 이런 경우 미국에서는 어떻게 처리될까. 참을 수 없는 소음 등의 이유로 이웃간에 원수지간이 되어버리는 코미디 영화가 곧 개봉된다. 제목부터 정직한 ‘나쁜 이웃들’( Neighbours)이다. 미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소음에 분노게이지가 폭발하여 이웃사촌이 원수가 될까. 그리고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궁금하긴 하다.세스 로건, 옆집에 악동무리 입주하다신혼부부 맥(세스 로건)과 켈리(로즈 번)는 꿈에 그리던 조용한 주택가에 이사 온다. 전형적 미국 중산층. 앞마당 잔디밭, 흰 페인트칠이 된 담 너머 옆집 사람과는 “굿모닝~..
2014.07.03 -
[밀리언 웨이즈] 세스 맥팔레인 웨스턴
‘세스 맥팔레인’이란 코미디언이 있다. 미국판 SNL에 나와서 질펀한 ‘섹드립’ 즈~질 화장실 개그를 선보이면 딱인 배우이다. 재작년 ‘19곰 테드’라는 코미디로 벼락 박스오피스 대박을 쳤던 인물이다. ‘19금 테드’는 말도 하고 생각도 하는 곰 테드와 사는 총각 마크 월버그의 이야기이다. 곰 인형이 말을? 그것도 음담패설만! 세스 맥팔레인은 귀여운 곰 인형의 입을 통해 남성 판타지를 펼친다. 그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이번에는 ‘서부극의 남성 판타지’를 시도한다. 여전히 성인용 개그와 화장실(배설) 유머를 범벅하여서 말이다. 정말 우리 스타일은 아니라는 느낌이 팍 오는 코미디이다. 그런데 누가 ‘19금 테드’가 그리 인기를 끌 줄 알았‘으리’오.아리조나 겁쟁이, 용감한 건맨이 될 수 있을까1882년 아리..
2014.06.09 -
[엣지 오브 투모로우] 톰 크루즈, 다모고찌 되다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의 보증수표인 톰 크루즈가 또 다시 SF로 돌아왔다. ‘본 아이덴티티’의 더그 라이만 감독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이다. 원래 이 작품은 일본의 사쿠라자카 히로시가 10년 전에 발표한 이른바 라이트노블이라 불리는 장르의 ‘All You Need Is Kill’이 원작이다. 오래 전 우리 나라에서도 번역출간 되었다가 절판되었고, 영화개봉에 맞춰 ‘엣지 오브 투모로우’로 다시 출간된 소설이다. 이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아베 요시토시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꽤 인기를 끌었다. 소설에서 일본 ‘망가’로, 그리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로 거듭 났으니 콘텐츠로서의 매력은 있는 모양이다. 작품의 설정은 이른바 ‘시간의 무한루프’를 다룬다. 전투에 참여한 신병이 첫 전투에..
2014.06.05 -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어~메이징!" (마크 웹 감독 The Amazing Spider-Man 2, 2014)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중국에서는 고전에서 뽑아낼 대중문화 콘텐츠가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런데 짧은 건국신화를 가진 미국에서는 도대체 무얼 가지고 그리도 많은 영화를 만들어낼까. 그 뒤에는 분명 이야기꾼, 창조자, 크리에이터가 많다는 것이리라. 마블 코믹스의 작가 ‘스탠 리’라는 인물도 그러하다. 이 사람은 참 많은 슈퍼히어로를 창조해내고, 끝도 없이 이야기를 창출해낸다. 만화책으로, 신문연재만화로, 라디오드라마로, TV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그리고 속편, 속속편에, 리부팅 시리즈까지. 1962년 만화책에서 처음 등장한 ‘스파이더맨’도 그러하다.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영화 3부작이 만들어진 것은 그 옛날 흑백시절 이야기도 아니다. 그런데 어느새 앤드듀 가필드가 마스크를 쓰고 스파이더맨이 되어 두 번째 뉴욕..
2014.04.23 -
[리뷰] 노아: 방주를 '탄' 사람들
특정 종교의 신자가 아니더라도 옛날에 ‘노아’란 사람이 커다란 배를 만들고 세상의 모든 동물들을 암수 한 쌍 씩 그 배에 실어서 전 지구를 뒤덮은 대홍수 속에서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 것이다. 이 이야기는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실린 이야기이다. 성서 속에는 불가사의한 일이 엄청 많은데 ‘노아’도 대표적인 성서 미스터리의 하나이다. 하느님을 믿든 다윈을 믿든, 인디애나 존스 같은 고고학자들은 그 당시의 흔적을 찾기 위해 중근동 지역을 오랫동안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대부분 터키의 아그리다그산 (아라랏산)에서 하느님의 기적을 보려고, 아니 믿으려고 한다. 그 사이에 할리우드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감히 ‘노아’를 스크린에 담았다. ‘레퀴엄’과 ‘블랙 스완’ 같은 영화를 만들었던 이 감독의 취향..
2014.03.28 -
‘다이애나’ 세상이 사랑한 황태자비 “내 인생은 나의 것”
실존인물을 다룬 영화가 곧잘 만들어지고 국내에 소개된다. 워낙 옛날 사람이라서 고증 자체가 불가능한 인물일 경우도 있지만 동시대의 인물이라 왠지 친근감이 가는 작품도 있다. 아마도 영국 찰스 왕세자와 동화 같은 결혼식을 올렸던 다이애나(1961~1997.8.31.)라는 인물도 그러할 것이다. 다이애나는 1981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죽으면)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이들의 결혼식은 암스트롱이 달나라에 발을 딛는 순간을 전한 것만큼 전 세계적 미디어 이벤트였었다. 그렇게 결혼한 세기의 로열 커플은 결혼 후 끊임없이 언론에 이름과 사진이 오르내렸다. 기품 있는 왕실의 여인으로. 그리고 대영제국의 빛나는 아이콘으로 말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1996년 이혼하였고, 더..
2014.03.25 -
[300 :제국의 부활] 식스팩, 섹스, 그리고 스파르타 (노암 머로 감독 300: Rise of an Empire 2014)
8년 전 웃통을 벗어 제친 식스팩 전사들의 ‘간지’ 철철 넘치던 영화 ‘300’의 속편이 개봉되었다. ‘300’은 ‘그래픽 노블’이라는 말을 대중화시킨 프랭크 밀러의 만화를 잭 스나이더 감독이 핏빛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었다. ‘300’은 판타지 그 자체였다. 스파르타 전사들의 복근에서 느낄 수 있는 인체미학에서부터 넘쳐나는 스톱모션이 창조해낸 근사한 액션씬까지. 레오니다스가 이끄는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은 모두 장엄한 죽음으로 영화는 끝났었다. 이 영화에서 묘사된 페르시아 대군과 스파르타 300전사가 펼친 테르모필레 협로의 살육전은 기원전 479년에 일어났던 일이다. 확실히 그 전장에서 스파르타의 전사들은 다 죽었다. 지휘자까지. 그럼 속편은 어떻게 만들까. 궁금했다. 누가 나오는지, 식스팩은 여전..
2014.03.09 -
[아메리칸 허슬] 즐거운 사기꾼들
사람의 ‘가장 나약한 점’을 노리고 법 집행기관이 펼치는 ‘함정수사’란 것이 꼭 불법인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곧잘 ‘함정수사’가 논란이 일기는 한다. 그런데 이건, 횡단보도에서 펼치는 함정수사 수준은 아니다. 주지사와 국회의원을 옭아 넣기 위해 가짜 ‘아랍족장’까지 등장시키는 스펙터클한 FBI작전이다. 내달 2일 열리는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는 데이빗 O.러셀 감독의 ‘아메리칸 허슬’( American Hustle, 2013)이라는 유쾌한 작품이다. 물론 수사의 목적은 ‘부정부패박멸, 사회정의실현!’ 하지만, 그 수단은 사기꾼을 동원한 함정수사이다. 그런데 FBI의 작전은 당초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사기의 판은 점점 커져만 간다.FBI, 사기꾼 동원하다듀크 엘링턴..
2014.02.26 -
[프랑켄슈타인] 클래식 프랑켄슈타인을 철저히 망친 'I, Frankenstein'
호러/공포영화에 있어 길이 남을 클래식 캐릭터를 꼽으라면 아마도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가 양대 산맥이 될 것이다. 둘 다 클래식 문학작품에서 자양분을 흡입한 ‘영혼을 오싹하게 하는 괴물캐릭터’이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흡혈귀 드라큘라는 그동안 수도 없이 영화화 되었다. 영화기술이 이만큼 발달했으니 한 번쯤 더 만들어진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더 강력해지거나, 더 깊어진 인간적 고뇌를 기대해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근 개봉된 스튜어트 베티 감독, 아론 에크하트의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을 보자. 스튜어트 베티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원안과 시나리오를 썼던 인물이다. 기대가 될 듯 말 듯한 경우일 것이다. 200년 전 프랑켄슈타인 괴물, 현대에 다시 나타나..
2014.02.08 -
2014년을 여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리뷰
중국의 대문호 루쉰의 작품 중에 ‘아큐정전’이 있다. 중국 대격변의 시기에 자신의 미래를 주체적으로 개척하지 못하고 끌려만 다니면서도 만사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인물 아큐의 이야기를 통해 중국 인민의 민족성을 통렬하게 비판한 걸작이다. 아큐란 인물은 얻어맞고도, 손해보고도, 결국은 처형되면서도 “에이, 저놈들이 못나서, 저놈들이 날 몰라서..”라고 자위하는 것이다. 얼핏 보면 만사낙관의 초긍정 캐릭터 같지만 중국문화사나 심리학에선 이 아큐를 ‘정신승리의 피폐자’로 본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그런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월터 미티’의 경우는 어떨까? 소심한 성격에 애인 하나 없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사귈 가망성도 없어 보인다. 게다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곧 잘..
2013.12.31 -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궁극의 판타지
중간계, 골룸, 엘프(요정), 드워프(난쟁이), 오크, 마법사, 호빗, 사우론..... 이제 ‘스마우그’도 익숙한 단어가 될 것이다.‘영화의 변방’이라 불릴 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 감독에게 어마어마한 금전적 수익과 아카데미 트로피를 17개나 안겨준 시리즈 세 편은 키 작은 호빗 족 프로도가 하인들을 이끌고, 때로는 마법사 간달프의 도움을 받아 샤이어를 떠나, 골룸에게서 ‘빼앗은’ ‘마법의 반지’를 화산 속 용암 속으로 갖다버리는 진기한 모험을 스펙터클한 화면에 담고 있다. 원작소설 은 영국의 언어학 교수이자 판타지 소설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톨킨 (J.R.R. Tolkien)이 1954년에 쓴 작품이다. 톨킨은 기이하게도 자신의 소설 작품을 통해 하나의 완벽한 세계관을 완성시킨다. 마치 창세기 이..
2013.12.11 -
[캡틴 필립스] 오 마이 캡틴! 영웅의 조건
아프리카 대륙 동쪽, 소말리아 앞바다에 해적이 설친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석해균 선장의 화학물질 반선 삼호주얼리호(1만 1000톤 급)가 해적에게 납치되고 6일 만에 우리 해군 청해부대가 전격적으로 ‘아덴만의 여명’작전을 펼쳐 그 해적들을 잡아온 것은 2011년 1월의 일이다. 대명천지 문명사회에 해적질이라니. 석 선장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미국 할리우드에서 먼저 영화로 만들어졌다. 삼호주얼리호보다 2년 앞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미국 화물선 머스크 앨라배마 호 이야기이다. 오만에서 케냐로 가던 이 배는 소말리아 해적 네 명의 공격을 받아 선장이 납치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자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미국은 네이비실을 보내 군사작전에 나선다..
2013.10.24 -
[그래비티 리뷰]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이 위대한 영화의 리뷰를 하기 전에 무례한 이야기부터 하자면, 현재 우리 지구인의 머리 위에는 수많은 우주쓰레기가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궤도에 진입하기 전부터 미국과 소련은 수많은 인공위성을 하늘로 쏘아 올렸다. 요즘 와서는 하다못해 북한조차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시대가 되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그렇게 쏘아올린 위성들이 임무가 다 되거나 배터리가 떨어져서, 혹은 고장이 나서 우주미아 쓰레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충돌/추돌한다면? 실제 우주에선 요격실험도 이뤄지고 충돌도 일어난다. 큰 조각 작은 조각이 두서없이 떠돌아다니고, 낡은 우주선 표면의 페인트조각이 떨어져나간다. 볼트 너트 같은 작은 조각까지 합치면 수백만 개의 잠재적 위험물체가 우주공간을 떠다니고 있단..
2013.10.17 -
[나우 유 씨미] 쇼~타임!
(순수한) 어린이가 (세상의 이치를 안다고 할) 어른이 되는 순간은 두 가지 케이스일 것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산타가 아니라 부모님이 준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과 프로 레슬링이란 것이 순전히 쇼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말이다. 그런데 어른이 다 되어서도 혼란에 빠지는 것이 있다면 마술이다. 눈앞에서 직접 본 ‘쇼’이지만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환상 쇼에 대해 나름대로 논리적인 분석, 물리학적인 추론을 펼치지만 마술사의 노하우와 상황적 분위기에 휩쓸려 마냥 판타스틱한 세상에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최근 그런 환상적인 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라는 할리우드 작품이다. “마술사인 내가 이제 마술을 선사할 것이고, 이제 여러분은 아무 것도 없는 여기에 토끼가 나타나..
2013.08.26 -
[퍼시픽 림] 철이 영희 크로스~
올 여름도 어김없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대거 극장가에 몰려와서 자기네들끼리 치열한 육박전을 펼친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또한 그런 블록버스터 백병전의 한 축이다. 델 토로 감독은 멕시코 출신으로 일찍이 같은 영화를 통해 판타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영화감독이다. 재능 있는 감독에게는 기회를 주는 할리우드는 그를 모셔다가 ,, 같은 판타지를 맡겼다. 그의 신작 의 제작비는 무려 1억 8천만 달러! 스필버그도 아니고, 캐머런도 아니면서 이런 천문학적 버젯의 영화를 떠안다니. 영화에 대한 기대나 감독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던 모양이다.외계 괴물 vs. 초거대 로봇태평양 심해의 갈라진 틈 사이에 놀라운 생물체가 은거하고 있었다. 이곳은 우주로 열린 포털이며 호시탐탐 지구정복을 꿈꾸는 우주괴물 ‘카이..
201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