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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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칸] 조하르 사룩칸 이스 나트 테허리스뜨!
최근 인도 영화 한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카란 조하르 감독의 이란 작품이다. 한해에 영화가 500편 이상 만들어진다는 영화대국 ‘볼리우드’ 인도에서 작년 최고흥행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주인공은 인도에선 ‘장동건+이병헌’급 인기를 받고 있다는 사룩 칸이다. 한국에서의 인도영화는 극소수의 매니아들만 찾아보는 이국적 취향의 대상이다. 아마 를 대한민국 극장에서 본 영화팬이라면 인도영화 특유의 발랄, 쾌활, 유쾌함을 알 것이다. 인도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며, 그 안에서 진정한 환락을 즐기는 민족이다. 그런 나라에서 만든 은 조금 다른 영화이다.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 무슬림에 쏟아지는 서구인의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무하마드, 압둘라, 후세인이란 이름은 오사마 빈 라덴의 친..
2011.04.07 -
[녹원의 천사]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녀가 12살 이었을 때... (National Velvet)
세계의 미녀, 행성 최고의 미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지난 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할리우드 영화역사상 가장 뛰어난 미모를 가진 여배우로 평가받고 있으며 아무리 연예 찌라시에는 관심없어할 사람이라도 결혼을 예닐곱번씩이나 한 여자란 걸 세상이 다 아는 톱스타이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리즈 테일러로 불린다. 나도 어릴 땐 리즈의 영화를 꽤 본 것 같은데 의외로 리뷰올린 것 있나 찾아보니 란 멜로물 밖에 없더라. 세상에 이럴 수가. 지금 거론되는 리즈 테일러의 작품들은 모두 멜로 드라마이다. 그리고 문학성이 강한 작품들이다. 내가 기억하는 리즈 테일러 대표작은 아카데미 수상작 두 편이 아니다. 바로 란 작품이다. 리즈 테일러 사망보도를 듣자마자 떠오른 작품이 ‘인터내셔널 벨벳’이었다. 그런데 찾아보니..
2011.03.28 -
[킹스 스피치] “아아 마이크 테스트. 사랑하는 나의 국민 여러분......”
지난 주 일본 동북부엔 리히터 진도 9라는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고 곧바로 쓰나미가 몰려와서 해안마을은 초토화시켰다. 게다가 해안지역에 건설된 원전은 통제 불능의 상황에 빠져들었고 일본 열도 전체는 공포에 휩싸였다. 뉴스에 보도되는 일본인 특유의 ‘표출하지 않는 민족성’은 전 세계를 지진의 진도만큼이나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입헌군주국가 일본의 천황은 비디오 영상으로 “국민여러분 힘내세요.”라는 대국민메시지를 발표한 모양이다. 의외로 일본매체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것 같지 않다. 일본 천황이란 게 예전같이 민족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현재로선!) 1945년 전후 맥아더 장군이 천황제 폐지를 한때 검토했다가 거둬들여야 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정..
2011.03.18 -
[블랙 스완] 처녀와 창녀, 그리고 완벽한 백조
지난 주말(LA 현지시각) 열린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예상대로 여우주연상은 에서 열연한 나탈리 포트만에게 돌아갔다. 에서의 그 깜직 맹랑한 소녀 마틸다가 언제 저렇게 화려한 오스카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대견하기도하다. 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공연에서 여주인공 역을 간절히 원하는 한 소녀의 정신적 방황을 다룬 심리 드라마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발레에 대한 열정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여전한 환상적 연출력은 이 영화를 통해 소녀의 성장 공포를 절절히 그려낸다. 백조와 흑조의 완벽한 조합뉴욕발레단은 새로운 공연을 준비 중이다. 를 새롭게 해석하여 무대에 올리려는 감독은 주인공을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 중이다. 청순, 가련의 순백의 영혼을 지닌 백조 역으로는 니나가 적임임을 잘 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2011.03.01 -
[생텀] 제임스 카메론의 지구 속 3D탐험대
키아누 리브스가 멋지게 나왔던 1999년 작품 이후 한동안 ‘매트릭스 제작자 조엘 실버가 제공하는....’이라는 문구가 영화의 홍보 포인트가 된 적이 있다. 영화제작자란 게 도장만 찍으면 되는 것인지 몰라도 이 조엘 실버란 사람 이름을 단 영화가 꽤 쏟아졌다. 작년 전 세계를 3D열풍으로 몰아넣은 대작 의 영향은 어떨까. 확실히 극장가에 3D라는 후폭풍을 몰고 왔고 당연히 제임스 카메론의 이름값은 덩달아 뛰어올랐다. 이라는 영화가 곧 개봉되는데 포스트 상단을 뒤덮는 카피는 이렇다. 제임스 카메론 초특급 극비 프로젝트뭔가 굉장한 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름과 영화이다. 설 연휴 전날 시사회가 열렸다. 어찌 잔뜩 기대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도 거의 없고, 제임스 카메론의 ‘극비’..
2011.02.08 -
[127시간] 저 푸른 하늘을 ‘살아서’ 다시 보고 싶어서...
현대인(도시인/직장인)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그래서인지 범죄의 양상도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에서 주인공 크리스천 베일은 펀드매니저였다. 하루에 수억 달러를 손아귀에서 굴려도 심적 부담감은 엄청나다. 그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책은 ‘재미로 하는’ 살인이었다. 결국 극약처방은 아웃도어 스포츠의 유행이다. 굳이 익스트림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주말이면 들과 산으로 야성을 찾아 떠난다. 여기 또 다른 현대인이 있다. 그의 직업은 엔지니어이다. 그는 주말이면 짐 싸들고 가방 챙겨 훌쩍 산으로 떠난다.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동행도 없이. 익숙하게 물병에 물을 넣고 등산장비를 챙겨서 산악자전거를 싣고 SUV를 타고 유타 주의 끝없이 붉은 바위로 이루어진 산으로 향한다. 그는 묵묵히 달리고, 뛰고, 걷고, 암..
2011.01.27 -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연평도포격으로 본 ‘페일 세이프’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4년 작품 는 이론의 여지가 없이 최고의 전쟁영화이며, 최고의 블랙코미디이다. 내용은 미국 전략공군사령부의 한 미치광이 장군이 어느 날 갑자기 출격 중인 B-52 전폭기에 뜻밖의 명령을 내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소련이 미국을 먼저 침략했으니 이미 훈련한대로, 기입력된 소련의 군사기지에 핵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B-52 조종사는 그 이전, 그리고 그 이후에, 그 어떠한 명령이나 수정지시를 받지 못한다. 그래서 온갖 난관을 뚫고 오직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 소련의 심장부에 핵폭탄을 투하하기 위해. 백악관과 펜타곤은 난리가 난다. B-52를 되돌리기 위해 별 짓을 다하지만.... 소련 서기장과 핫라인으로 “우리 공군대장이 미쳤고, 미친 명령을 내렸고, 날아가는 전폭기에는 ..
2010.12.13 -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톨스토이는 왜 객지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었는가
지난 달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기간에 중국에서 발행된 한 주간지의 커버스토리는 톨스토이였다. 정확한 제목은 >이다. 왜 뜬금없이 이런 문학기사, 혹은 혁명관련 이야기가 다루어졌는지 보니 11월 20일은 톨스토이가 타계한지 딱 100년이 되는 날이란다. 중국의 유명 시사주간지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룰 만큼 톨스토이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문학적 성취이든, 정치사상사 측면에서의 거대한 영향력이든 말이다. 미국에서도 톨스토이의 작품이 영화화되었었다. 물론 아주 오래전에 말이다. 그런데 작년에 톨스토이가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 1년 정도의 삶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만들어졌다. 마이클 호포먼 감독의 (원제 The Last Station)이라는 작품이다. 이미 재미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소문이 ..
2010.12.08 -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북을 둘러싼 추악한 전쟁
열심히 '인맥쌓기' 하라~ 돈은 내가 벌 테니...합창단, 전투기 타보기 등의 아이템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에서 최근 아저씨 연예인들에게 ‘디지털장비 익히기’ 미션을 주었다. 스마트폰으로 어플 받아보기, 이메일 계정만들기, MP3다운 받아보기, 디카 조작하기 등이다. 어찌 보면 젊은 유저들에겐 일상적인 테크닉이지만 또 다른 사람에겐 마치 ‘스페이스 셔틀’이라도 다루어야할 만큼 어려운 미션이었다. 그런데 ‘국민 할머니’ 김태원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한다. “지구를 지키려면 이런 것 보단 분리수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뜬금없는 말이지만 디지털시대의 심각한 화두를 던진 것이다.데이빗 핀처 감독의 신작 (The Social Network)는 꽤 흥미로운 영화이다. 니콘 DSLR을 들고 다니..
2010.11.09 -
[피라냐] 식인물고기 피라냐가 튀어나와요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 Piranha 3D, 2010)
(박재환 2010.08.25.) 원래 ‘이빨 물고기’ 피라냐는 아마존 등 남미 일대에 서식하는 어류이다. 그런데 흉측하게 생긴 이빨과 그럴듯하게 전해지는 그 무한 잡식성향 때문에 호러영화의 소재(주인공)로 곧잘 등장한다. 지구생태환경의 급격한 변화, 괴물을 만드는 유전자변형 등 현대적 접근도 용이한 게 이 놈이다. 그 무서운 물고기 피라냐를 요즘 영화제작 추세인 3D(입체)로 만든 영화 한편이 곧 개봉된다. 제목은 간단하다. 그냥 이다. 피라냐, 이건, 죠스가 아니다. 그런데 이빨이 무섭다 이런 괴생물체가 등장하는 영화의 기원을 더듬어 올라가는 것은 어렵지만 그냥 쉽게 1974년도 작품 에서 시작해보자. 피터 벤틀리의 소설 는 대양을 휘젓는 한 식인 백상어를 다룬다. 애송이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소설 를..
2010.08.25 -
[피라냐2] 피라냐와 날치의 이종교배 호러물 (제임스 카메론 감독 Piranha Part Two: The Spawning 1981)
(2010.08.24.) 아마존 이빨물고기 ‘피라냐’가 미국 강에 출몰하여 리조트를 공포에 빠뜨린다는 조 단테 감독, 로저 코먼 제작의 B무비 (1978)(▶박재환 리뷰보기) 의 속편 (1981)를 소개한다. 원제는 혹은 로 소개된다. 길게 소개할 것도 없이 그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감독 데뷔작이다. 우와! 기대된다. 영화의 첫 장면은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바다 밑. 한 쌍의 남녀가 스킨 스쿠버를 즐기고 있다. 난파(침몰)한 오래된 배가 보이고 남녀는 우아하게 유영을 하더니 어느 격실에 이른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서로의 옷을 벗기더니 딥 키스와 함께 섹스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곤 곧바로 어떤 괴물체의 습격을 받는다. 물속임에도 “아~악!”하는 공포의 고함소리가 울리고. 이게 제임스 카메론의 ..
2010.08.24 -
[피라냐] 조 단테 감독의 B급 호러 (Piranha, 1978)
(2010.08.23) 이번 주에 여름에 딱 맞는 호러영화 가 극장에서 개봉된다. 는 이미 몇 차례 영화로 만들어진 괴수(?) 영화의 고전이다. 물론 ‘잘 만든 고전’이 아니라 ‘엉성하지만 화제가 되는’ 컬트이다. 1978년에 처음 만들어진 도 유명하지만 1981년에 만들어진 는 더 유명하다. 1편과 2편의 감독들은 모두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유명감독이 되었다. 1편의 감독은 조 단테, 2편의 감독은 ‘으~아’ 제임스 카메론이다. 조 단테는 의 감독이며 제임스 카메론은 과 의 그 카메론이다. 극장에서 를 보고나서 그 옛날 1편과 2편을 챙겨보았다. 과연 어떤 생물학적 진화와 영화적 발전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우선 1편부터. 피라냐 1편. 베트콩에 죠스를 보내버리자? 피라냐 1편은 (미국에서) 1978년 ..
2010.08.23 -
[정복되지 않는 사람들] 1763년, 미국에서는 인디언과 백인이 싸웠어요 (세실 B.데밀 감독 Unconquered 1947)
십계>라는 종교영화로 기억되는 세실 B.데밀 감독의 1947년 작품 정복되지 않는 자>(Unconquered)는 미국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 보기에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1763년, (지금은 펜실베니아주 피트스버그로 불리는 곳에 위치한) 군사요새(Fort Pitt)를 둘러싼 공방전을 다루고 있다. 1763년에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아메리칸 신대륙이 ‘발견-개척’되면서 ‘무한’ 대륙에 대한 정복전쟁이 계속되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7년 전쟁이 끝나면서 적어도 이 지역은 영국의 확고한 식민지가 되었다. 이 지역에 ‘원래’부터 살고 있던 수많은 인디언 부족들은 제각기 영국과 프랑스 편을 들었는데 주로 프랑스 밑에서 싸웠다. 그런데 그 전쟁에서 프랑스 편을 들었던 인디언..
2010.08.11 -
[인셉션] 천재를 위한 바보 같은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Inception, 2010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있다.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의 고달픈 자아 찾기를 다룬 영화 메멘토>로 평단의 대환영을 받았었다. 물론 그의 최고 작품은 다크 나이트>일 것이다. 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하여 만든 영화 인셉션>은 세계 영화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어제, 영화담당 기자에겐 이른 시간이 분명한 데 오전 10시에 시사회가 열렸다. 그런데 시사회장은 빈 좌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기대가 높았다.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답게 ‘비주얼’하며, ‘스마트’하며, ‘클레브’하며, ‘파워풀’하다. 할리우드 리포트>>지에서의 평처럼 이 영화는 적어도 3번은 봐야 제대로 된 영화평을 하거나 놀란의 미학적 완성도를 품평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영화평은 아침에 자다 말..
2010.07.14 -
[나잇 & 데이] ‘선남선녀’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톰 크루즈는 아주 오랫동안 - 1986년 이래 25년 동안 - 헐리우드의 흥행 보증수표로 통해왔다. 그런데 그도 나이 들어가면서 영화산업적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마치 성룡의 경우처럼. 톰 크루즈와는 때놓을 수 없는 영화 의 4편 제작이 화끈하게 발표되지 않는 이유로 그런 그의 생물학적 내구연한(?)과 관련이 있는 셈이다. 그런 톰 크루즈의 최신작은 여름시즌에 가장 적합한 화끈한 액션영화이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Knight & Day)에서 톰 크루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밀요원으로 등장한다. 몸쓰기, 총쏘기, 자동차 몰기, 모토사이크로 묘기 부리기, 그것도 모자라 비행기 조종까지. 게다가 여심(女心)을 읽는 재주까지 탁월한 만능 슈퍼 에이전트이다. 톰 크루즈만큼 늙(어보이)는 것이..
2010.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