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419)
-
[종말의 끝] 종말의 중심에선 종말인 줄 모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How It Ends)
지진과 쓰나미가 자주 발생해서 그런지 일본에는 유독 ‘재난 콘텐츠’가 많다. 그런 콘텐츠 중에 라는 작품이 있었다. 수학여행을 다녀오던 주인공이 신칸센을 타고 터널을 지나는 순간 , 일본열도에 엄청난 재앙이 발생한다. 겨우 터널에서 빠져나와 바라본 풍광은 ‘묵시록, 그 이후’이다. 엄청난 규모의 천재지변, 지구적 재앙을 맞았을 때 기존의 질서체제가 유지될까. 만약 파워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제일 먼저 어떤 조치부터 취하게 될까. 그런 막연한 생각을 갖고, 다음 영화를 보자. 넷플릭스에 지난 13일 올라온 따끈따끈한 영화 (원제: How It Ends 감독: 데이비드 M. 로젠탈)이다. 넷플릭스에는 종종 맥락 없고, 뜬끔없는, 사전정보가 전혀 주어지지 않은 작품들이 별안간 등장한다. 도 그러하다. 영화에 ..
2018.07.18 -
[디트로이트] 1967년,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Detroit, 2017)
201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와 캐슬린 비글로 감독의 가 각기 9개 후보에 오르며 최대 경쟁을 펼쳤다. 두 사람은 한때는 부부였고, 영화동료였었다. 그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은 캐슬린 비글로에게 돌아갔다. 이 놀라운 여감독은 ‘폭풍 속으로’, ‘스트레인지 데이즈’, ‘제로 다크 서티’ 등의 작품을 통해 여느 할리우드 남자감독 못지않게 호쾌한 액션과 묵직한 영화적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그녀의 최신작품은 1967년의 불타는 미국을 다룬 (원제:Detroit)이다.베트남에서는 전쟁이 한창이던 1967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폭동이 일어났었다. 백인사회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던 흑인(African Americans,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일으킨 폭동이..
2018.07.11 -
[리뷰] 데드풀2 “(뻔뻔하게)우리는 가족영화다!”
* 스포일러 주의 * 마블이 창조한 수십 명의 히어로, 수백 명의 캐릭터 중에 ‘데드풀’(Deadpool)은 독특한 위상을 갖고 있다. 아이언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지구평화를 지키는 영웅(히어로)이 아니(었)다. 엑스맨 같은 신체적 고뇌를 갖고 있는 그는 거의 악당(빌런)에 가깝다. 최근 나온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보다 더한 놈이다. 마블 카툰 중에 ‘데드풀의 마블유니버스 죽이기’(Deadpool Kills the Marvel Universe)를 보면 그의 캐릭터가 극명하다. 그는 우리의 마블 히어로를 다 죽인다. 칼로, 폭탄으로, 입심으로.다행히 20세기폭스사의 ‘데드풀’은, 그리고 ‘데드풀2편’에서는 확실히 마블(팬)을 위해 ‘성질죽이기’(톤다운)에 나섰다. 악당이면서도 영웅으로 등장하는 ..
2018.07.11 -
[아논]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넷플릭스 SF(앤드류 니콜 감독 Anon 2018)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무비를 쏟아내고 있다. 넷플릭스에 최근에 올라온 작품 중에 앤드류 니콜의 (ANON)이 있다. 앤드류 니콜 감독에, 아만다 사이프리드 출연이라는데 어찌 클릭을 안 할 수 있으리오. 뉴질랜드 출신의 앤드류 니콜 감독은 ‘가타카’, ‘시몬’, ‘인 타임’ 등 꽤 독특하고, 흥미로운 SF를 만든 감독이다. 피터 위어 감독의 ‘트루먼 쇼’의 각본을 쓴 사람이기도 하니 그의 작품은 일단 기대를 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빅 브라더 같은 ‘디지털 감시사회’가 일상이 되어 버린 미래를 다룬다. 제목 ‘아논’은 ‘익명‘(anonymity)을 뜻할 것이다.주인공 살 프리랜드(클라이브 오웬)는 1급 형사. 그가 근무하는 경찰당국은 전지적 시점의 감시체제를 갖추고 있다. 한번 눈으로 쓰~윽 훑어만 봐도 대..
2018.07.11 -
[리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타노스, 악의 손길”
영화 (감독: 안소니 루소 & 조 루소)를 본 뒤, 마블 팬이라면 누구나 충격을 받을 것이다. 도대체 케빈 파이기는 이 거대한 우주영웅담을 어떻게 마무리 지으려고 이런 만행(?)을 저질렀을까. 특히나 ‘앞으로 벌어들일 돈’이 더 많을 것 같은 마블이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이 말이다. 이 영화는 개봉하기 한참 전부터 “누가 죽는다더라”의 영화였다. 자. 개봉되었다. 이제 부고를 돌려야할 타임인가.영화는 와 등의 이야기를 이어받는다. 토르와 동생 로키가 그들의 고향별 아스가르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그들의 우주선은 우주/역대/마블 최강의 빌런, 타노스의 공격을 받는다. 타노스가 누구인가. 이른바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저 혼자 다 끌어 모아 전 우주를 쥐락펴락할 야심에 불타는 놈 아닌가. 영화는 어벤져스..
2018.07.11 -
[리뷰] 몬태나 “죽거나,죽이거나, 살아남거나”
미국 서부개척사 시대를 다룬 책 중 인디언의 몰락을 연대기적으로 가장 잘 설명한 디 브라운의 에는 인디언의 명운과 관련된 아주 유명한 말이 나온다.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이라는 말. 원래 이 말은 그 유명한 커스터의 상관이었던 셰리던 장군이 인디언 이주정책을 폭력적으로 밀어붙일 때 나온 말이다. 학살과 추위, 굶주림에 지친 토사위라는 이름의 코만치 추장이 셰리던 앞에서 떠듬떠듬 영어로 “토사위, 좋은 인디언”이라고 말했단다. 그때 셰리던이 한 말이 “내가 본 좋은 인디언은 다 죽었어”였단다. 이 말이 옮겨지면서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뿐이다”로 전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인디언멸망사의 헤드카피가 된 셈이다.존 웨인이 활약하던 서부극(웨스턴 무비)의 시대는 영원히 끝나버렸지만, 그래도 매년 ..
2018.07.11 -
[리뷰] 레이디 버드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
[스포일러 주의!] 영화는 뜬금없이 새크라멘토를 찬양(!)하는 문구로 시작된다. "캘리포니아에서 쾌락을 추구하는 자는 새크라멘토에서 크리스마스를 지내봐야 한다." 이 말은 새크라멘토 출신의 저널리스트 존 디디온의 말이란다. 화려한 LA와는 달리 (같은 캘리포니아에 있으면서도) 왠지 촌스러울 정도로 평온한 새크라멘토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글이리라. 영화는 바로 그 새크라멘토 출신의 ‘여성감독’ 그레타 거윅이 그린 여고생 성장드라마이다.크리스틴(시얼샤 로넌)은 새크라멘토의 서민 맥퍼슨 집안의 딸이다. 우리가 보아온 풍요로운 미국 중산층 가정보다는 (경제적으로) 더 위태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가족이다. 프로그래머인 아버지는 실직 위기이고, 어머니는 야간 잔업수당을 받아가며 집안 경제를 힘겹게 꾸려가고 있다. ..
2018.07.11 -
[리뷰] 쓰리 빌보드 “#ME_TOO 시대, 피해자의 방식”
5일 오전(한국시각) 열린 제90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마틴 맥도나 감독의 (원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는 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먼드)과 남우조연상(샘 록웰)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15일 개봉될 예정이다.영화는 미국 미조리 주 에빙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미조리에는 에빙이라는 마을이 없단다. 가공의 마을이다) 한적한 이 시골마을, 더욱 한적한 진입도로에 입간판 세 개가 서 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이 입간판에 새로운 광고가 들어선다. 붉은 바탕에 하얀색 글씨가 커다랗게 쓰여 있다. 놀랍게도 내용은 “죽을 때까지 강간당했다”, “아직도 못 잡냐”, “윌로비 뭐 하냐”라는 내용이었다. 관객은 곧바..
2018.07.11 -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 수조 속의 이티
초[민망한]능력자들’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제목으로 개봉된 조지 클루니 주연의 영화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The Men Who Stare At Goats)은 미소 냉전시대에 펼쳐진 우스꽝스런 군사적 대치 상황의 연장선상 모습이다. 미소대립이 극심하던 시기에 두 강대국은 ‘우주’에서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신경질적으로 싸웠다. 군사대결에서는 스텔스나 핵무기 개발뿐만 아니라 황당한 대결도 펼친다. 이른바 초능력전이다. 염력, 투시력 등 할리우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초능력 개발에 돈을 쏟아 부었다. (소련은 자신들이 그런 실험을 한다는 사실을 일부러 유출시켜 미국인 쓸데없는 데 정력을 낭비하게 했다고는 말도 있다) 여하튼, 그런 미소대치가 부른 황홀한 판타지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에 의해..
2018.07.11 -
[더 포스트] 취재원과 특종
우리나라엔 이른바 중앙지와 지방지가 명확하지만 미국에선 USA투데이 지(紙)가 창간되기 전까진 전국지가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전문지는 빼고) 우리가 아는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도 지역단위에서 명성을 떨치는 신문이다. 그런데, 뉴욕에서 발행되면서도 전국적인, 그리고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뉴욕타임즈와는 달리 워싱턴포스트는 지명도가 한참이나 떨어지는 진짜 ‘지역지’였다. 그런 워싱턴포스트가 뉴욕타임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특종보도 때문이었다. 닉슨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려나게 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터뜨린 것이 워싱턴포스트였다. 그런데, 이보다 앞서 또 하나의 특종이 있다. 바로 ‘펜타곤 문서’특종이다. 1971년의 일이다. 당시 미국 대통력은 닉슨이었고, 수렁에 빠진 월남전에..
2018.07.11 -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넷플릭스 택틱 (줄리어스 오나 감독 The Cloverfield Paradox 2018)
미드 가 인기리에 방송될 때 제작자 J.J.에이브럼스(이하 JJ)는 한국 팬들로부터 ‘떡밥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자세히 뜯어보면 탄탄한 복선이 깔려있었고, 어떤 일이든 충분한 암시를 진작에 주었다는 것이다. 자, 그의 또 다른 대표작 는 어떨까. 오리지널 가 나올 때만 해도 같은 ‘파운드 필름’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뭔가 괴기스러운 일이 벌어졌고, 사건 현장에서는 동영상 비디오테이프만 하나 달랑 발견된다. 그런데 그 비디오 속에는 “으악~” 이런 식이다. 가 나오면서 ‘떡밥 효과’가 급상승했다. 자, 이제 세 번째 이야기가 나온단다. (The Cloverfield Paradox, 클로버필드 파라독스)이다. 낚싯대 챙기시라!‘클로버필드’는 J.J.의 제작사 배드로봇의 인..
2018.07.11 -
[리뷰] 블랙 팬서, “와칸다 비브라늄, 그리고 자갈치 액션”
마블이 한층 한국과 가까워졌다. 14일 개봉하는 마블의 신작 (원제:Black Panther)는 한국의 부산에서도 찍었다. 물론 화면에서는 채 5분도 등장하지 않지만 에서 찍은 서울보다 훨씬 친근함을 안겨준다.‘블랙 팬서’는 마블로서도 획기적인 영화이다. 흑인을 주인공을 내세운 첫 번째 히어로 무비이기 때문이다. 물론, ‘팔콘’ 이나 ‘루크 케이지’도 있지만 커다란 스크린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흑인 캐릭터가 처음 이라는 말이다.‘블랙 팬서’는 어느 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영웅은 아니다. 만화책 시절의 마블코믹스에서 일찍이 1966년에 처음 등장한 캐릭터이다. 디즈니에 마블이 넘어간 뒤 여러 슈퍼히어로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단독 쇼를 펼치면서 자연스레 ‘블랙 파워’의 상징으로 블랙팬서가 당당히 나서게 된..
2018.07.11 -
[리뷰] ‘얼터드 카본’ 넷플릭스 사이버펑크 SF
넷플릭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신작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 새로 내놓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는 리처드 K. 모건의 사이버펑크 소설 ( Altered Carbon)이다. 2002년 출판된 이 소설은 필립 K.딕 상을 수상할 만큼 호평 받은 SF소설이다. 소설은 300년 뒤의 미래를 다루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정신/기억/의식을 코티컬 스틱이라는 메모리칩에 모두 저장할 수 있다. 그 장치는 목 뒤에 삽입된다. 미래세계 인간에게는 이 칩이 생명의 연장도구이다. 한 육신이 죽으면 그냥 ‘시신’이 아니라 ‘슬리브’ 상태가 된다. ‘얼터드 카본’이란 한 슬리브에서 스택을 새로 삽입하면 되는 것이다. 당연히 돈 많은 사람은 좋은 육신(슬리브)을 선택하고, 자신의 메모리가 저장된 ‘스틱’만 삽입하여 계속 살아가는..
2018.07.11 -
[리뷰] 다키스트 아워 “역사를 읽는 정치가”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주권국가의 ‘전쟁대비태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흥미로운 영화 한 편이 개봉되었다. 나치 히틀러가 유럽을 휩쓸 때 그 위험성을 간파한 불세출의 정치가인 처칠의 결단의 순간을 그린 영화 (원제: Darkest Hour 감독: 조 라이트)이다. 영화를 보면서 잘 몰랐던, 혹은 간과했던 역사의 순간이 펼쳐진다. 역사를 읽어야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영화인 셈이다.1940년의 영국이라면, 웬만한 영화팬들이라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가 보여준 역사의 편린을 인식할 것이다. (2차 대전의 영광을 다룬 스필버그의 이전의 이야기이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왜 40만 이상의 군인이 독일군의 포위공세에 밀려 허겁지겁 도망쳐 나온 군사작전을 ‘성공한 전쟁’이라고 하는지 영국인이 아닌 이상 의문이 ..
2018.07.11 -
[브라이트] 윌 스미스도 넷플릭스~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 Bright 2017)
넷플릭스의 전략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란 것을 꼭 극장에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것. 아니면, 적어도 신작영화가 극장에서만 최초 공개되는 것은 아니란 사실! 다른 (동영상)업체들이 극장 상영 이후의 영화들을 모아 2차 윈도우에 집중할 때 넷플릭스는 ‘넷플릭스 전용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 유명한 ‘하우스 오브 카드’같은 미드만을 생각했었지만 갈수록 야심이 커졌다. 물론, 열심히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를 긁어모을 뿐만 아니라, 톱스타를 캐스팅한 오리지널무비를 동시다발로 만들어 뿌린다. 올해에만 시리즈물을 제외하고서도 봉준호 감독의 를 비롯하여, 브래드 피트 주연의 이 공개되었고, 하반기엔 윌 스미스의 를 내세웠다. 는 제작비가 9천만 달러에 이르는 액션물이다. 의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Br..
2018.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