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웨이즈] 세스 맥팔레인 웨스턴

2014. 6. 9. 18:29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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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부에서 황당하게 죽는 백만 가지 유형 ‘밀리언 웨이즈’

 

‘세스 맥팔레인’이란 코미디언이 있다. 미국판 SNL에 나와서 질펀한 ‘섹드립’ 즈~질 화장실 개그를 선보이면 딱인 배우이다. 재작년 ‘19곰 테드’라는 코미디로 벼락 박스오피스 대박을 쳤던 인물이다. ‘19금 테드’는 말도 하고 생각도 하는 곰 테드와 사는 총각 마크 월버그의 이야기이다. 곰 인형이 말을? 그것도 음담패설만! 세스 맥팔레인은 귀여운 곰 인형의 입을 통해 남성 판타지를 펼친다. 그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이번에는 ‘서부극의 남성 판타지’를 시도한다. 여전히 성인용 개그와 화장실(배설) 유머를 범벅하여서 말이다. 정말 우리 스타일은 아니라는 느낌이 팍 오는 코미디이다. 그런데 누가 ‘19금 테드’가 그리 인기를 끌 줄 알았‘으리’오.

 

아리조나 겁쟁이, 용감한 건맨이 될 수 있을까

 

1882년 아리조나. 아직은 서부극의 전통이 남아있는 곳이다. 보안관이든 악당이든 총 먼저 뽑아 쏘는 놈이 이기는 그런 정의가 통하는 곳. 타운에는 술집도 있고 보안관 사무소도 있고, 좀 떨어진 곳에는 목장도 있다. 알버트 스타크(세스 맥팔레인)는 겁쟁이 양치기. 결투를 펼칠 용기가 없는 그는 여친(아만다 사이프리드)마저 빼앗기고 의기소침하다. 그때 이 마을에 흘러들어온 눈에 띄는 매혹적 여장부 애나(샤를리즈 테론). 알버트는 애나에게서 용감해지는 방법, 총 빨리 쏘는 비결을 배운다. 하지만 애나의 남편이자 정말 총 잘 쏘는 악당 클린치(리안 니슨)의 등장으로 알버트는 더 빨리 죽게 생겼다. 서부극의 정석대로 흘러갈까. 아니면 세스 맥팔레인의 스타일로 끝날까.

 

서부극 비틀기, 관객 목 비틀기

 

존 웨인 영화에서 항상 보게 되는 유타의 모뉴멘트 밸리의 붉은 산 장면부터 시작되는 이 영화는 서부극의 정석을 따르는 듯하지만 실상은 웃기려고 작정하고 만든 서부극일 뿐이다. 영화제목 ‘서부에서 죽는 백만 가지 방식’( A Million Ways to Die in the West)처럼 다양한 죽음이 등장한다. 그렇다고 건맨의 결투로 죽거나 교수형 당하는 악당의 모습은 없다. 용감해서 죽거나 비겁해서 죽는 것도 아니다. 면도하다 죽고, 얼음운반하다 깔려죽고, 소뿔에 치어죽고, 그냥 죽고, 이유 없이 죽고. 그런 식이다. 수정주의 웨스턴도 아니고 스파게티도 아니다. 악당 이름 클린치 웨스우드가 굳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와는 연관되는 것도 아니다. 서부극이랄 것도 없는, 단지 그 시대의 탈을 쓴 SNL스타일의 세스 맥팔레인 코미디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비참한 캐릭터는 알버트의 여친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빼앗은 뺀질이 서부맨 닐 패트릭 해리스이다. 그 옛날 ‘천재소년 두기’였던 그 배우는 정말 비참한 코미디 연기를 한다. 설사약을 먹은 뒤 결투를 펼치게 된 그가 만인의 앞에서 민망한 포즈로 ‘화장실유머’를 펼친다. 기겁하거나 환호하거나!

 

세스 맥팔레인이 말도 안 되게 인디언부락에 떨어져서 인디언 말을 하는데 그중 “미-라-쿠-니-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어디  이로쿼이인디언 말인 줄 알겠지만 실상은 영화 ‘19금 테드’에 같이 나왔던 여배우 ‘미라 쿠니스’를 부른 것이다. 참 마지막엔 장고 ‘제이미 폭스’가 깜짝 출연한다. 그게 사실 이 영화에서 제일 놀라운 장면이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가장 즐거운 ‘서부극의 유산’이라면 마을 무도회 장면일 것이다. 웃기든말든 말이다. (박재환, 2014.6.9.)

 

 

 

밀리언 웨이즈 A Million Ways to Die in the West, 2014
감독: 세스 맥팔레인
출연: 세스 맥팔레인, 샤를리즈 테론, 아만다 사이프리드,리암 니슨, 닐 패트릭 해리스, 사라 실버맨, 지오바니 리비시
2014년 6월 12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꽤나 질펀한 섹드립의 향연 '밀리언 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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