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듣보잡’ 우주영웅

2014. 8. 4. 18:55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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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코믹스 콘텐츠의 수익성은 놀라울 정도이다.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과 TV시대의 헐크를 보고 자란 관객들도 놀랄 지경이다. 분명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 그리고 ‘어벤져스’를 거치며 이들 만화영웅들의 돈벌이 능력은 인간의 능력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마블은 월등하게 파워 업된 할리우드 CG기술에 힘입어 일련의 옛 만화영웅들을 줄기차게 부활시키고 있다. 이번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라는 한국 영화팬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진 히어로를 스크린에 불러냈다. 역시 효과는 100%였다. 지난 주 미국에서 개봉되어 첫 주말에 94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지구인, 외계인, 은하영웅

 

지구, 1988년. 미국 미주리의 한 병원 침실에서 소년의 어머니가 죽어가고 있다. 소년은 엄마의 죽음이 못내 믿을 수 없어 병원 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때 나타난 UFO가 밝은 빛을 쏘더니 소년은 UFO에 딸려 올라간다. 소년 피터 퀼은 그렇게 우주해적 욘두에게 ‘납치’된 것이다. 그리고 26년간 우주를 떠돌며 뛰어난 항행술을 배운다. 그리곤 우주 무한파워의 결정체로 보이는 인티니티 젬을 훔치게 되면서 우주대전쟁의 한복판에 뛰어들게 된다. 그 보물을 쫓는 우주대악당 타노스는 가모라를 보내 피터를 잡아오게 한다.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을 펼치더니 이들은 잔다 혹성에서 붙잡히고 철벽보안을 자랑하는 교도소에 갇히게 된다. 이곳에서 의기투합한 재소자가 있었으니, 바로 피터 퀼, 가모라, 로켓, 그루트, 그리고 드랙스이다. 물론, ‘토니 스타크’처럼 유명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마블영화답게 이들도 곧 ‘요다’나 ‘R2D2’만큼 유명세를 떨치게 될 것이다. 여하튼 이들이 각자의 잔재주를 부려 철벽감옥을 탈옥하고 인피니티 젬을 둘러싼 쟁탈전이 ‘글로벌’을 뛰어넘어 ‘유니버설’하게 펼쳐진다.

 

마블 만화책, 그리고, 디즈니 스크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는 마블 만화책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1969년이다. 아놀드 드레이크(작가)와 진 콜란(그림)의 손에서 나온 첫 만화작품은 31세기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 2008년에 와서 마블의 작가 댄 애브넷과 앤디 래닝은 스타로드(피터 퀼), 로켓, 가모라, 드랙스 더 디스토로이어, 그루트로 구성된 지금의 ‘가오갤’을 새롭게 꾸렸다. 그리고 마블이 극장가에서 승승장구하던 2010년에 마블 스튜디오의 케빈 페이지 사장이 산디애고 코믹콘에서 이 작품의 영화화를 처음 언급하며 팬들의 관심을 한데 모은 것이다. 이처럼 마블의 만화방에는 영웅들이 넘쳐난다. 중국에서는 ‘삼국지’와 사마천의 ‘사기’에서 콘텐츠가 넘쳐나는데 역사가 일천한 미국에서는 만화책에서 콘텐츠가 넘쳐나는 셈이다.

 

‘가오갤’은 기존 영웅신화와 마찬가지로 영웅의 조건을 두루 갖추면서도, 특별한 차별점도 갖고 있다. 확장된 지구(그래봤자 미국이지만)의 우주를 지킨다는 영웅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가오갤’에서는 정의감에 불타는 고독한 영웅이라기보다는 조금은 허당기가 있거나, 사연 많은 악당이거나, 비루한 마이너들이다. 피터 퀼은 ‘스타워즈’의 한솔로(해리슨 포드)와 ‘백투더퓨쳐’의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폭스)를 섞은 이미지라고 말한다. 밀수와 도적, 그리고 내뺌이 전문인 마이너 인물이 어찌하다보니 ‘우주평화’라는 거대한 업적을 쌓게 되는 것이다. 우주영웅의 진화라면 진화인 셈. 피터 파커가 피자 배달하는 학생이자 얼굴 가린 지구영웅이듯이 마블영웅의 형편은 다양하다. 그리고, 함께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모두 만화적 상상력의 소산물들이다. 마블의 우주는 너무나 방대하여 따로 마블백과사전을 옆에 두고봐야할 정도이다. (물론, 요즘은 위키피디아나 인터넷을 찾아보면 쉽게 족보를 꿰찰 수 있다) 똑똑한 라쿤너구리와 말하는 나무까지 등장할 정도이니 이제 진짜 만화캐릭터가 지구평화를 지키는 영웅시대에 도달한 것이다.

 

참, 피터 퀼의 엄마는 지구인이고, 아빠는 외계인이란다. 앞으로 속편이 거듭 만들어지다 보면 “아임 유어 파더”라는 대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마블이 만화책을 찍어내며 만들어낸 캐릭터는 1만 개가 넘는단다. 물론, 개중에 A급은 몇 안 된다. 그런데 ‘가오갤’의 나무(그루트)까지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으니.. 영화 팬들은 마블의 영웅들을 죽을 때까지 봐도 다 못 볼 것 같다.  (박재환, 2014.8.4.)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7857
http://en.wikipedia.org/wiki/Guardians_of_the_Galaxy_(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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