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리뷰(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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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 약탈자 프레데터, 디즈니 수정주의 영화로 거듭나다 (디즈니플러스,2022)
디즈니+에서 지난 5일 공개된 ‘프레이’(Prey)는 1987년 개봉한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프레데터’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프레데터'는 1980년대 남미의 정글을 배경으로 미군(코만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외계 약탈자와 죽음의 전투를 펼쳤다. 이 'B급 영화'는 ‘외계침입자’의 독특한 형상과 공격방식, 그에 대항하는 인간의 모습이 꽤나 역동적이고, 창의적이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그 덕분에 ‘프레데타2’, ‘프레데터즈’, ‘더 프레데터’ 등이 30여 년간 이어질 수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라는 변종 스핀오프 작품도 나왔고 말이다. ‘프레이’ IP를 가지고 있는 20세기폭스가 디즈니로 넘어가면서 ‘프레데터’는 디즈니의 손에서 지구인 사냥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2022.10.24 -
[신체강탈자의 침입/외계의 침입자] 외계인+지구인 (돈 시겔 감독, 1956)
“외계인들은 그들의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어왔다. 가끔은 죄수들이 인간의 몸에서 나왔는데 그걸 탈옥이라고 했다.” - 외계+인 1부 (2022, 최동훈 감독) 최근 개봉된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는 그동안 한국 영화가 축적해온 상상력과 기술력이 최대한 응집된 SF물이다. ‘외계+인’을 보면 그동안 많이 보아온 영화들의 그림자가 보인다. 그런 영화를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우선 영화를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외계인과 지구인’의 접촉방식, 이유이다. 최동훈 감독의 콘셉트는 외계인들이 오래 전부터 그들의 죄수를 인간에 몸에 가두었단다. 이것은 베리 소넨필드의 ‘맨 인 블랙’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컨셉은 오래 전에 나왔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
2022.10.24 -
[그레이 맨] ‘라이언 고슬링+크리스 에반스, 혹은 ’루소 형제+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를 심심찮게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초호화 캐스팅에 제작비를 펑펑 쏟아 붓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조그만 모바일로만 본다면 사실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번엔 무려 2억 달러를 쏟아 부은 액션 대작이다. ‘어벤저스 인티피티 워’와 ‘엔드게임’의 앤서니 루소와 조 루소 감독이 작정하고 만든 액션물 ‘그레이 맨’(원제:The Gray Man)이다. 라이언 고슬링과 크리스 에반스가 온몸 액션을 선사하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 아낌없이 화약을 터뜨리고 자동차를 날려버린다. 게다가 아나 데 아르마스도 나온다. 그래도 모바일로 볼 것인가? ‘그레이 맨’은 마크 그리니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한 차례 브래드 피트가 감독을 하려고 했고,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여성주인공으로 각색되기도 ..
2022.10.24 -
[안테벨룸] 컬러퍼플 원더랜드
우리가 미국인이 아닌 이상 인종갈등을 ‘피부’로 실감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뿌리(Roots)’와 ‘남과 북’,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혹은 ‘만딩고’까지) 등의 시청각 교재를 통해 링컨의 위대함과 통합의 중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피상적일 뿐이다. ‘어스’(Us)와 ’겟아웃‘을 보게 되면서 ’피부 색깔‘이 찢어놓은 미국역사의 깊은 상처를 새삼 깨닫게 된다. 제라드 부시와 크리스토퍼 렌즈가 공동감독한 [안테벨룸]은 아물지 못한, 봉합하지 못한 미국의 흑역사가 아직도 미국인에게 크나큰 족쇄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 [안테벨룸]은 남북전쟁 당시의 남부연합군이 주둔한 듯한 마을을 보여준다. 여전히 ‘흑인’을 노예로 부리고 있다. 주인이 명하기 전에는 흑인노예는 말을 절대 해서는 안된다..
2022.10.24 -
[람보] 베트남 전쟁영웅, 본토에서 길을 잃다
실베스타 스탤론에게는 ‘록키’와 ‘람보’라는 두 개의 엄청난 프랜차이즈 영화가 있다. 특이한 것은 ‘록키’와 ‘람보’ 둘 다 첫 번째 작품은 엄청난 찬사를 받았지만 이어 만들어진 속편들은 엄청난 흥행수익을 안겨주지만 오리지널 같은 작품적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람보](원제:First Blood)는 1983년에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데 이달 말일까지만 서비스한단다. [람보] 아직 안 보신 분은 서두르시길.한 남자가 평화로운, 왠지 쓸쓸한 동네를 기웃거리고 있다. 덥수룩한 머리와 다듬지 못한 수염, 초라한 군복차림. 행색으로 보아 월남에서 막 돌아온 제대군인인 모양이다. 어렵게 찾아간 옛 전우의 집. 전우는 이미 죽었단다. 월남전 고엽제의 후유증으로 암에 걸려 죽었단..
2022.10.24 -
[더 배트맨] 토호세력에 맞선 고독한 자경단원
[박재환 2022.03.07] ‘DC Comics’는 1937년부터 끊임없이 미국식 영웅들을 창조해왔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이 DC에서 태어난 영웅들이다. 코흘리개의 만화책을 뛰어넘어 세대를 이어가며 팬들을 사로잡았던 영웅들은 할리우드로 진출하여 글로벌한 영웅놀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나 마블과의 경쟁을 통해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적 차원의 정의놀음에 열중하고 있다. 마블에 항상 열세인 DC에서 내놓은 영웅담 최신담은 ‘더 배트맨’이다. 제목부터 거룩하다. 만화책 속 영웅 배트맨은 1939년에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다. 밥 케인과 빌 핑거가 창조해낸 배트맨은 고담 시티에서 악을 응징하는 브루스 웨인의 이야기이다. 80년의 세월이 지날 동안 브루스 웨인은 브루스 웨인대로 고민이 깊어지고, 배트맨은 배..
2022.05.22 -
[코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 (션 헤이더 감독,2021)
[박재환 2022.02.28] ‘코다’는 농인(聾人) 부모 아래서 태어난 자녀(Children Of Deaf Adults)를 일컫는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와 ‘기억의 전쟁’을 만든 이길보라 감독이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 ‘코다’이다. 이길보라 감독이 쓴 책 를 보면 ‘코다’의 처지를 엿볼 수 있다. 이길보라 감독은 태어나면서 줄곧 ‘침묵의 세계(농사회)와 ’소리의 세계‘(청사회) 사이에서 말을 옮기는 것’이 정체성이 되었다고 말한다. 션 헤이더 감독의 영화 [코다]도 그런 인물이 주인공이다. 미국 해안마을에 사는 루비(에밀리아 존스)의 아빠, 엄마, 오빠는 모두 농인이다. 고등학생 루비는 이들 가족의 ‘침묵의 세계’와 ‘소리의 세계’를 연결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매일 새벽 루비는 아빠, 오빠와 함께 작..
2022.05.22 -
[맥베스의 비극] 애플TV+에서 만나는 코엔 감독의 세익스피어극
세계적인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1606년 무렵에 처음 공연한 ‘맥베스’가 다시 한 번 영화로 만들어졌다. ‘맥베스’라면 적어도 오손 웰즈 버전(1948)부터 최근의 저스트 커젤 감독 버전까지 수도 없이 많이 만들어졌다. ‘맥베스’ 리스트에는 로렌스 올리비에가 그의 (두 번째) 아내 비비안 리와 함께 찍으려고 했던 미완의 ‘맥베스’도 있다. 그 넓고도 깊은 셰익스피어의 바다에 코엔 감독이 뛰어든 것이다. 그동안 형 조엘 코단은 동생 에단 코엔과 함께 ‘블러드 심플’을 시작으로 ‘바톤 핑크’, ‘파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 많은 걸작을 만들었다. 이번 신작 [맥베스]는 조엘 코엔이 동생과의 협력 없이 혼자 작업한 첫 작품이다.이 영화는 작년 9월 뉴욕필름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었고, 12월 미..
2022.01.24 -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 영화로 20세기 유럽사 공부하기 (매튜 본 감독,2021)
최근 콘텐츠업계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것은 아마도 ‘설강화’일 듯. 역사적 사실/사건을 다루는데 있어서의 창작의 자유, 혹은 한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해묵은 논쟁거리를 던져준다. 여기에 조금이나마 그 한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 최근 개봉되었다. 매튜 본 감독의 흥행 프랜차이즈 ‘킹스맨’의 신작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원제:The King's Man)이다. 물론, 철저한 할리우드 오락물이다. 2015년 개봉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는 세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영국 런던의 고급 양복점 지하에 아지트를 구축하고 전 세계를 상대로 악당을 처치하는 현대판 비밀조직을 보여준다. CIA나 MI5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것은 국가 차원의 공인기관이 아닌, ‘정의로 뭉친 신사들의 집단’이라는 것..
2022.01.24 -
[매트릭스 1편] 숟가락으로 매트릭스를 구부리는 방법
영화 1편이 공개된 것은 1999년이었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이 개봉되기까지 22년이 걸렸다. 그동안 영화판은 많이 바뀌었다. CG로 구현하는 세상이 훨씬 하이퍼 리얼리티가 되었고, 극장 대신 OTT가 영화팬을 더 끌어들이고 있으며, 와쇼스키 ‘형제’가 사라졌다. [매트릭스 리저렉션] 개봉에 앞서 극장에 잠시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의 [매트릭스]가 개봉되었다. 사실 더 달라진 것도, 더 새로운 것도 없지만, ‘오리지널 매트릭스’ 속으로 들어가 본다. 대도시, ‘하트 오브 더 시티’호텔. 허름한 방 안에서 노트북을 앞에 둔 트리니티(캐인 앤 모스)는 자신을 체포하려온 경찰을 공중 부양하듯이 떠오르더니 회전하며 순식간에 총을 든 경찰들을 압도한다. 그리고 이어 선글라스를 쓴 요원의 추적을 피해 도시..
2022.01.22 -
[아웃사이더] 스티븐 킹의 수사방식 (웨이브)
스티븐 킹은 할리우드에서 각광받는 인기 작가이다. 그는 SF판타지, 호러, 추리 장르에서 장인의 솜씨를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끊임없이 드라마로, 영화로 만들어진다. ‘캐리’, ‘샤이닝’, ‘미스트’, ‘쇼생크탈출’, ‘그린 마일’, ‘미저리’, ‘그것’, ‘스탠 바이 미’ 등이다. 이들 작품 외에도 “원작이 도대체 어땠기에 이렇게 엉망인가?”싶은 작품 목록도 따로 있을 정도이다. 그런 그의 작품은 이제 OTT(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웨이브에는 ‘아웃사이더’(원제:The Outsider)가 올라와 있다. 스티븐 킹이 2018년 쓴 소설이고, 작년 초 HBO에서 방송되었으니 최신작인 셈. 장르는 범죄드라마이다. 그런데 스티븐 킹 원작답게 단순한 범죄드라마가 아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2022.01.22 -
[파워 오브 도그] 브로큰하트 마운틴 (제인 캠피온 감독, 넷플릭스)
(스포일러 경고. 자세한 영화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993년 [피아노]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제인 캠피온 감독이 오랜만에 신작을 내놓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12월 1일 공개되는 ‘파워 오브 도그’(원제: The Power of the Dog)이다. 이 영화는 지난 17일부터 일부 극장에서 선 공개 되고 있다. 호주 출신의 여성감독이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남자다움’에 대한 섬세한 접근을 한다. ‘파워 오브 도그’는 초극세사의 소프트함과 카우보이의 와일드함이 우아하게 직조되어 있다. 1925년의 미국은 독립전쟁과 인디언 학살(대량이주)을 끝내고 도시화와 산업화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몬태나는 여전히 서부시대의 향수와 카우보이의 정서가 남아있다. 이곳에서 필(베네딕트 컴버배치)..
2022.01.22 -
[이터널스] “인간을 만들고, 진화시키고, 마블영화 보게 하고....”
마블의 26번째 슈퍼히어로 무비 [이터널스](원제:Eternals, 클로이 자오 감독)가 이달 초 개봉되었다. 이 영화를 더 재밌게 보려면 ‘가오갤’(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을 다시 보거나, 원작 코믹스를 찾을 필요는 없다. 차라리 ‘단군신화’를 보는 게 나을 듯하다. 하늘의 황제 환인은 항상 인간세상에 뜻을 두고 있는 서자 환웅에게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며 천부인(天符印) 세 개와 함께 삼천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지금의 묘향산)으로 내려 보낸다. 그곳에서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인간 세계를 교화시키는 것이다.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고 마늘을 던져주는 것이 이야기가 하이라이트이다. 한국 사람이면 다 아는 이야기이다. 지금으로부터 반만년 전 이야기이다. 미국은 사이즈가 훨씬 큰 신화를 만들었다. ..
2021.11.20 -
[더 하더 데이 폴] 넷플릭스 블랙 웨스턴 무비
한 때 할리우드에서는 서부극이 쏟아져 나왔었다. 존 웨인, 게리 쿠퍼, 알란 랏드 같은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카우보이, 보안관, 건맨으로 분해 정의의 총잡이로 영화팬을 열광시켰다. 그러다가, 서부극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서부영화는 마치 미국역사책에서나 찾아보는 아이템으로 변해버렸다. 그런 서부극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스파게티 웨스턴’으로 불리던 킬링타임용 영화들이 쏟아질 때도 있었고, 수정주의 서부극이란 것도 있었고, 흑인의 분노를 대변하던 익스플로이테이션의 한 하위장르로 ‘Blaxploitation’도 있었다. 2021년에 넷플릭스에서 뜬금없이 내놓은 (원제:The Harder The Falls)이 바로 그런 장르에 속할 듯하다. 시대상을 반영하듯, 아니면 넷플릭스가 그런 시대의 흐름을 적극 활용한 지..
2021.11.20 -
[듄] 무앗딥의 각성, 퀴사츠 해더락의 탄생 (드니 빌뇌브 감독,2021)
“a long time after in a galaxy far far away...”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2015)로 영화팬을 열광시킨 드니 빌뇌브 감독은 소설을 영상화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테드 창의 아주 짧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컨택트](Arrival)로 만들었고, 필립 K. 딕의 매혹적인 소설(안드로이느는 전기양을 꿈꾸는가)과 그 영화(블레이드 러너)를 바탕으로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그 기세를 이어 마침내 SF소설계의 오르지 못할 산으로 여겨지던 [듄]의 영화화에 뛰어든 것이다. [듄]은 프랭크 허버트가 쓴 연작소설이다. [듄]을 필름에 담을 때는 마치 김용의 무협소설을 영화 혹은 TV드라마로 만들 때처럼 취사선택의 기로에 서야한다. 세상에 없는 ..
202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