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리뷰(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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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지다성] 왕가위 각본에, 스타 장국영이라.. (龍鳳智多星 The Intellectual Trio
(박재환 2005) 우리나라 비디오 출시제목이 는 다소 흥미로운 작품이다. 한때 인기 있던(홍콩영화가 엄청나게 인기 있을 때를 일컫음!) 장국영의 이름을 달고 출시된 이 영화의 원제목은 다분히 '홍콩'스런 (용봉지다성)이다. 굳이 우리말로 옮기기가 애매한 이 영화의 영어 제목(The Intellectual Trio)이 이 영화의 내용을 다소 일려준다. 버디 형사와 킬러, 그리고 소매치기 자매 예숙군(倪淑君)과 임억련은 홍콩을 무대로 소매치기를 하고 살아가는 자매. 오늘도 여자 몸매에 혼을 잃는 홍콩의 '어리버리'한 남자들의 상대로 소매치기를 한다. 홍콩 공항에서는 방금 싱가포르에서 중요한 두 사람이 도착한다. 한 사람은 프로페셔널 킬러로 곧 누군가를 죽일 임무를 맡게 된다. 또 한 사람은 홍콩으로 지원나..
2008.02.21 -
[이도공간|異度空間] 장국영, 임가흔 감독:나지량 (Inner Senses,2002)
(박재환 2003.6.23.) 장국영의 은 일본에서 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범어(梵語, 산스크리트어)로 ‘업'(業)이란 뜻이다. 불교용어에서 ‘업(보)’란 ‘현재를 옭아메는 과거의 죄악’ 정도의 뜻으로 쓰인다. 영화를 보고나면 일본식 제목이 꽤 그럴 듯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홍콩 언론에서 재구성한 지난 4월 1일 화요일, 장국영의 행적은 다음과 같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낮 12시 홍콩 동라만의 한 레스토랑에서 디자이너(莫華炳)와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장국영이 손수 차를 몰고 그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단다. 그리곤 오후 4시에 중환문화주점(中環文華酒店) 24층에 위치한 피트니스 룸에서 운동을 하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그의 연인(당)과 통화를 하였고 저녁에 배드민턴을 함께 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5시쯤..
2008.02.21 -
[황비홍2] 진정한 '영웅'은?
[Reviewed by 박재환 2002-12-4] 을 다시 본 이유는 간단하다. 곧 개봉될 장예모 감독의 과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은 '진시황'을 둘러싸고 그를 죽이려는 '자객들'의 이야기이다. 물론 이연걸, 양조위, 장만옥, 장쯔이, 이연걸, 견자단 등이 자객이다. 천하를 혼란과 살육의 지경에 몰아넣은 독재자, 절대권력의 황제를 암살하려는 것이 장대한 중국사에 있어 당랑거철인 것은 분명하고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진시황의 폭악무도한 집정이 있었기에 향후 2,000년간 중국은 대중화제국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객들은 자신의 출신지역(우리 식으로 따지자면 지역성)을 탈피하지 못한 분권주의자임에 분명하다. 오늘날의 시점으로 보자면 진시황을 무조건 독재자로 몰아세울 수는 없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오..
2008.02.21 -
[황비홍] Once Upon A Time In China (서극 감독 黃飛鴻)
(박재환 1998.6.30.) 을 다시 보았다. 서극 감독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으며 홍콩영화 新황금시대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을 보며 '홍콩의 몰락'과 동시에 '중국의 힘'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황비홍은 실존인물이다. 연배는 이홍장과 손문 사이의 어느 때이다. 중국이 한창 외침을 당할 때, 무력한 淸 정부는 끝없이 중국의 땅과 문물을 외세 침입자들에 내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요즘 와서 중국대륙 사학자들의 평가이기도 하지만, 당시의 외세란 것은 민주주의의 신봉으로 무장한 현대국가가 아니라 깡패 제국주의의 강탈에 불과하였고, 중국이 그 당시 할 수 있는 것은 드넓은 대륙을 조금씩 조금씩 내놓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흉악한 서구의 늑대들이 제풀에 지쳐 쓰러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
2008.02.21 -
[홍희관] 황비홍만큼 유명한 인물 '홍희관'
유튜브 동영상 보기 [Reviewed by 박재환 2005-1-19] 쇼 브라더스 영화 리뷰 들어~갑니다. 장철 감독의 작품에서 당가(唐佳)와 함께 액션감독을 하던 유가량은 영화계 진출 때부터 호시탐탐 감독 입봉을 꿈꾸었다. 쇼 브라더스가 홍콩 무협영화계를 호령할 때 장철의 지위는 그야말로 아무도 범하지 못할 존재였다. 그런데 을 읽다보면 장철은 자신의 스태프가 감독으로 독립해 나가는 것에 대해 그다지 탐탁히는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어쨌든 장철의 많은 작품에서 무술감독을 맡았던 유가량은 75년 [신타](神打)를 시작으로 장철의 그늘을 벗어나서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른바 '陽剛美學'으로 일가를 이룬 장철 감독과는 또 다른 액션-무협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 [소림삼십육방..
2008.02.21 -
[구멍(洞)] 대만영화가 춤을 춘다!
[Reviewed by 박재환 2000-12-]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영화제작 환경 속에서 차이밍량이나 후샤오시엔, 그리고 이번 깐느를 통해 대가의 반열에 올라선 양덕창 같은 대만 영화감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무한한 창의적 능력이기도 하거니와, 외국 영화기획자들의 선의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전 개봉된 양덕창의 이 일본 자본의 도움으로 영화화가 가능했다면, 이 영화는 프랑스의 자본과 기획력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영화의 원제 구멍(洞)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차이밍량 감독의 영원한 오브제 '물'이 빠질 수 없다. 그리고, 같은 구멍을 뜻하는 혈(穴)과는 달리, '洞'에는 '보존'과 '숨김', 나아가 '동화'의 느낌을 감지할 수 있다. 그것은 순전히 중국문자에 대..
2008.02.21 -
[추격 8월 15] 터미네이터 홍콩 버전 (마위호 감독 追擊 8月15, Hidden Heroes 2004)
(박재환 2004.8.30.) 작년 중국과 홍콩 간에는 국가간 무역거래에서 이루어지는 ‘최혜국대우’에 해당하는 CEPA가 체결되었다. 이에 따라 홍콩영화는 급속도로 중국 영화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 배우를 주연'급' 배우로 출연만 시키면 홍콩영화는 중국영화로 동등하게 취급되어 영화개봉에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도 이 CEPA 때문이다. 최근 홍콩 영화제작자들은 처음부터 중국 극장용 버전을 따로 만들든지, 아예 중국 영화시장에 맞춰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을 한다. 대부분의 홍콩영화들은 이제 불법 동영상 범람을 막기 위해 홍콩과 거의 동시에 중국에서 개봉된다. 물론 이 과정에 몇 가지 난관은 있다. 영화등급제도가 없는 중국 현실에 따라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다룬 영화는..
2008.02.21 -
[하류] 차이밍량의 세기말 (채명량 감독 河流/ The River 1997년)
(박재환 1998) 이 영화에 대해 궁금해할 사람을 위해 줄거리를 옮긴다. 사오강은 부모와 함께 타이페이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포르노 비디오업자를 애인으로 갖고 있는 어머니는 집에 들어오면 방에 들어앉아 포르노 비디오만 본다. 퇴직 후 무료한 나날을 보내는 아버지는 게이 사우나를 드나든다. 그는 방 천정에 물이 새는 것을 막으려고 이리저리 시도해 본다. 어느 날 사오강은 길에서 우연히 고교동창 시앙키를 만난다. 그는 그녀가 일하는 영화촬영 현장에 놀러간다. 감독은 마네킹으로 물에 뜬 시체를 연출하는데 번번이 실패한다. 진짜 같지 않다는 것이다. 감독은 사오강에게 시체 역을 부탁한다. 촬영이 끝난 후 사오강은 시앙키와 섹스를 한다. 다음날 그는 목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약도 발라보고 침도 맞아보지만 ..
2008.02.21 -
[맹귀학당] ‘3류’ 왕가위, ‘배우’ 왕가위 (유진위 감독, 猛鬼學堂 1988)
(박재환 2001-8-14) 아마 정성일 전 키노 편집장이 저 제목을 본다면 굉장히 화낼 것 같다. 그 분은 진짜 왕가위의 열성 팬이니깐 말이다. 왕가위 감독 작품을 극장에서 처음 본 것은 춘천에서 본 이었다. 몇 번씩 꼬였던 내 인생에서 뒤늦게 찾아온 왕 감독은 나에게 다시 한 번 영화에 대한 환상을 품게 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각설하고.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홍콩영화’라면 주성치 아니면 왕가위로 대변되는 소수의 ‘오타쿠’급 수준의 팬을 거느린 키치 혹은 엽기문화의 아이콘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래도 한때는 의 비장미에 두 주먹 불끈 쥐고 눈물 흘리던 시절이 있었고, 왕조현의 각선미에 가슴 뛰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그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홍콩영화’는 어떤 영화인가. 몇몇 ‘홍콩’..
2008.02.21 -
[해피 투게더] 사랑, 그 너머 (왕가위 감독,春光乍洩 1997)
(박재환 2003.2.2.) 어쩌다보니 를 여러 수십 번 보았고 리뷰만 서너 차례 썼다. 그리곤 오늘 또다시 국내 비디오 출시본 보고 다시 한 번 에 대해 쓴다. 왕가위 감독이 라는 소품을 끝내고 촬영감독 두가풍(크리스토퍼 도일)과 장국영, 양조위 등을 이끌고 홍콩의 정반대 아르헨티나로 날아가서 악전고투 끝에 를 완성한 것은 97년 칸 영화제 개막 직전이었다. 왕가위의 변덕과 장인정신은 출연배우들을 완전히 탈진시켰을 뿐 아니라 그의 팬들에게는 하나의 신화를 남겼다. 왕가위 감독의 신작은 언제 끝날지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는 것. 다행히 그 해 깐느는 왕가위에게 감독상을 바쳤다. 깐느 수상 이후 곧바로 홍콩에서는 (1997년) 5월 말에 개봉되었고 우리나라 왕가위 영화 전매그룹인 모인그룹이 7월 상영을 목표..
2008.02.21 -
[해상화] 후샤오시엔의 드라마 (후효현 감독 海上花 The Flowers of Shanghai1998)
(박재환 1998.9.22.) *** 1998년 부산영화제 때 하루에 영화 네 편 씩 보고,그 날 밤 컴퓨터에 앉아 네 편 내리 리뷰 쓸 때 쓴 글입니다.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후 를 다시 보지 못해 고칠 수가 없군요. 지금 다시 쓴다면 이 영화의 각본 작업을 한 장애령 이야기와 함께 원작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부분을 첨부할 것 같군요. *** 이번 (1998년 3회) 부산영화제동안 가장 기대를 했던 영화 중의 하나가 바로 후효현(후샤오시엔) 감독의 신작 이다. 원제는 이다. 일반적으로 海는 호(扈)와 함께 상해지방을 뜻한다. 그러니 원제의 뜻은 “상해에 뜬(혹은 피어난) 꽃”이다. 원작소설 (혹은 당시 기방세계의 구술담인지도 모르겠다)은 이다. 그것을 후샤오시엔의 다른 작품처럼 역시 일본 자본..
2008.02.21 -
[무간도3] 지옥에 빠진 유덕화
[Reviewed by 박재환 2004-3-10] 유위강과 맥조휘가 공동감독을 맡은 [무간도] 씨리즈는 오랫동안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홍콩 영화계에 희망을 안겨준 반가운 영화이다. 2002년 연말에 개봉되었던 [무간도] 1편은 4천만 홍콩달러를 벌어들여 오랜만에 홍콩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곧바로 주위의 우려 속에 [무간도]의 두 주인공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에 해당하는 [무간도2]를 만들었고, 이 속편도 괜찮은 흥행 수익을 올렸다. 영화적 재미로 보자면 이 2편의 재미가 적잖게 있다. 지난 연말 유위강과 맥조휘는 다시 한번 주위의 우려와 관심 속에 씨리즈의 종결 편에 해당하는 [무간도3 종극무간]을 내놓았다. 3편에는 중화권의 대스타- 이른바 영화황제-황후 급에 해당하는 ..
2008.02.20 -
[무간도Ⅱ혼돈의 시대] 被遺忘的時光
[Reviewed by 박재환 2003-12-10] 지난 (2003년 12월) 8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는 유덕화, 양조위, 황추생, 여명, 진혜림, 유가령 등 홍콩 톱스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무간도3]의 거창한 시사회가 열렸다. 살인과 음모로 가득한 흑사회 조폭드라마가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수도 한가운데에서 성대한 홍보전을 펼쳤다는 것은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어쨌든 추락하는 홍콩영화에 날개를 달아준 [무간도]는 영화팬으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선 곧바로 홍콩 영화답게 속편 제작이 이어졌다. [무간도]의 대모인 맥조휘 감독은 원래 무간도의 뒷이야기(3편)에 흥미를 느꼈지만 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완결된 작품을 구성하기 위해 프리퀄에 해당하는 2편을 만들어내기로..
2008.02.20 -
[무간도] 영웅의 죽음
[Reviewed by 박재환 2003-1-13] 작년 12월 12일 홍콩에서 개봉된 는 어제(2003.1.12)까지 5,234만 홍콩달러를 벌어들여 재작년 역대 최고 흥행수익을 올린 의 개봉성적에 도전하고 있다. 오랫동안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던 홍콩 영화계는 새로운 영화방식으로 오랜만에 활짝 웃고 있다. 사실 는 폼만 남발하는 카메라맨 유위강이 메가폰을 잡았고, 거의 분간하기 힘들 정도의 비슷비슷한 영화에 열심히 출연하는 양조위, 유덕화 등이 출연하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홍콩 스타일의 액션물이다. 그런데 왜 이 영화가 홍콩영화팬에게 이런 엄청난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장예모의 을 가볍게 따돌리면서 말이다. 대중문화에서 성공하는 작품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무엇인지 한번 진지..
2008.02.20 -
[정전자] 도신 = 주윤발 (왕정 賭神/征戰者 God of Gamblers 1989)
(박재환 2002.9.6.) 중국인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있는 '것'이 등려군의 노래와 김용의 무협지란다. 그럼, 중국인이 항상 있는 '곳'은 어딜까. 정답은 도박장이라고 한다. 이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도박을 좋아한다. 라스베가스든 마카오든, '동'과 '서'를 가리지 않고 도박장에는 항상 중국인이 우글거린다. 그런 국민성, 혹은 민족성에 맞물러 도박영화(갬블러 무비)가 유난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도 그런 경향성을 유지하지만 홍콩영화는 유난히 장르영화가 유행성을 타며 메인스트림을 형성해왔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도박영화이다. 1989년에 두 편의 도박영화 대표작이 나란히 개봉되었으니 바로 과 이다. 이 중 을 먼저 리뷰한다. (睹神)은 우리나라에 로 소개되었따. 그리고, ..
2008.02.20